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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집힌 비석
왕실묘역 모퉁이 초라한 묘소하나
글 한줄 없는 비문 뒷면에 정경부인(貞敬夫人)
석공의 장난이었나 앞뒤 바뀐 묘비(墓碑)석
정일품 정승부인 부러운 그네 삶이
봉분은 무너지고 뗏장마저 시들었다
묘소를 보며 느끼는 인생무상 그 허무.
훗날에 이런 대접 받을 줄 알았다면
차라리 편할 것을 풀떼기 죽 초가삼간
무명씨(無名氏) 세 글자 비문 얼마나 간절할까.
(도봉산 둘레길 중 왕실 묘역길을 걷다가
비석이 뒤집힌 어느 정경부인의 묘소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