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현대시

한국현대시와 시조 1수

임기종 2016. 1. 29. 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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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와 나비 - 김기림(金起林)

 

아무도 그에게 수심(水深)을 일러준 일이 없기에

흰나비는 도무지 바다가 무섭지 않다.

 

()무우 밭인가 해서 내려갔다가는

어린 날개가 물결에 절어서

공주(公主)처럼 지쳐서 돌아온다.

 

삼월(三月)달 바다가 꽃이 피지 않어서 서글픈

나비 허리에 새파란 초생달이 시리다.

 

({여성}, 193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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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지난날의/정 대 천

 

아득한 아버지는 우리들의 아버지는

별보고 나가셨다 논밭에 꿈을 싣고

별빛을 밟고 오시다 호미 끝을 털면서.

 

아들따 다섯 남매 결곡하게 크는 모습

일터서 솟구치던 숨 가쁨도 사라지고

날마다 자라는 기쁨 맛볼 때도 머잖아.

 

부지런 거친 손에 알뜰살뜰 모은 돈은

한 뙈기 두어 뙈기 기름진 땅 사는 재미

큰 우산 아버지 밑에 오순도순 살았다.

 

집안일 바깥일에 막힘없이 뜻을 펴사

우리 삶 등불 밝혀 앞길 열고 멀리 떠나

아버지 그리운 나날 꿈결에나 뵈옵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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