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시조

에밀레 종

임기종 2024. 12. 7. 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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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밀레 종

 

삶의 흠(欠) 메꾸려고 아기를 바쳤을까

누구의 탓이더냐 서러운 이 떨림은

육보시(肉布施) 마치고 나니 첫 울음이 ‘에밀레’

 

살생은 죄악이라 수행(修行)의 길(道)일진데

아기의 설운 넋을 떨림으로 느끼니

‘에밀레’ 울음소리가 이명(耳鳴)으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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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

신라 혜공왕이 자신의 할아버지 성덕대왕신종을 만들 때 시주받았는데,

시주하러 다니던 스님이 들른 어떤 한 집은 찢어지게 가난했다.

그 집에서는 과부 아낙이 아기와 같이 있었는데

'마음 같아서는 시주하고 싶지만 있는 건 갓난아기뿐이네요

라고 아기라도 시주받아 가겠냐는 투로 말했다.

스님은 이 말을 듣고 다른 곳으로 떠나 열심히 시주를 받아 종 주조에 보탰다.

그런데 종이 도무지 완성되질 않아 점을 쳐 보니

'받아올 시주를 받아오지 않았다'라는 게 아닌가?

살펴보니 저 아기를 시주하겠다던 집밖에 안 남기에

그 아이를 받아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래서 스님은 아이를 시주한다던 그 집을 찾아가 여인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아이를 빼앗듯이 강제로 데려왔고 울음을 삼키며 아이를 쇳물에 던진 뒤

종은 무사히 완성되었다.

이후 종은 어미를 그리워하는 아이의 소리처럼

에미일레라('어미의 탓이다'라고 원망한다는 해석도 있다.)하고 울렸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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