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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마 오쟁이를 지고 나르던 젊은이가 시냇가 건너 밭에서 김을 매던 부부를 발견했다. 농부의 아내를 보니 몹시 아리따워 간음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아 한가지 꾀를 내었다. 그리고는 대뜸 건너편을 향해
"대낮에 무슨 지랄들을 하는 거냐?"
고 소리를 질렀다. 그 얘기를 들은 농부는 개울을 건너와 씩씩거리며 무슨 헛소리냐고 따졌다. 젊은이는 설명하기를, 예전부터 대마는 향성분이 있어 그 향이 사람을 혼미하게 하여 헛것을 보이게 만든다고 하였다. 못 믿겠다면 자기가 이번엔 가서 부인과 김을 메어 볼 테니 어떻게 보이는지 확인하라고 하였다. 그리하여 이번엔 농부가 대마 오쟁이를 지고 젊은이는 밭으로 가 부인을 마음껏 희롱하고 돌아왔다. 젊은이가 농부에게 무엇이 보이냐고 묻자,
"자네 말이 맞네 그려. 대마 오쟁이가 사람을 혼미하게 만들더군"
하고 대답했다.
- 고금소총 (古今笑叢)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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