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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담(肉談)83. 배가 부르니

한 선비가 첩을 들여놓으려고 먼저 그 아내를 설득하기 위해 엄숙하게 말했다." 사람들 말이, 남자가 첩을 들여놓으면 존귀해진다고 합디다. 내가 지금 첩을 들여놓으려는 것은 당신을 멀리하려는 것이 아니라 당신을 존귀하게 하려는 것이오. 첩이 당신 하는 일을 대신하고 음식 의복도 대신 마련해 줄 테니, 당신은 앉아서 지시만 하면 되는데 이 어찌 존귀해지는 것이 아니겠소?"아내는 이 얘기를 듣고 화를 내면서 덤벼들었다."여보, 나는 존귀해지는 것도 싫고 편안해지는 것도 싫습니다. 무릇 음식을 먹으면 배가 불러지는 것은 남녀가 모두 같은데, 내가 음식을 먹어 보니 아침밥 잘 먹은 날은 저녁밥이 맛이 없습디다. 우리들의 잠자리도 마찬가지로, 당신이 첩과 맛있게 자고 나면 음식 먹어 배부른 것처럼 나하고는 무슨 재..

해학과 재치 2025.01.09

소금 장수의 딸

어느 마을에 부잣집 아들이소금 장수 집 딸을 너무도 사랑해서그녀와 결혼하려고 했습니다.부잣집에서는 심하게 반대했는데그날부터 부잣집 아들은 아무것도 먹지 않고 버티자할 수 없이 결혼을 허락했습니다.하지만, 결혼을 반대한 부잣집에서는이후 며느리에게 심한 시집살이를 시켰습니다.시집살이가 어찌나 지독한지 마을 전체에 소문이 자자했고,소금 장수 부부도 알게 되었습니다.시름에 빠진 소금 장수 집 부인은 남편에게'사돈댁을 우리 집에 초대해 음식 대접을 하자'라고제안했습니다.하지만, 부잣집에서는 소금 장수부부의 초대를 거절했습니다.그 후에도 여러 번 간청하자, 부잣집 부부는마지못해 초대에 응했습니다.소금 장수 부부는 사돈 내외가 오자,갖가지 음식을 잔뜩 차려 밥상을 올렸습니다.사돈 내외는 음식을 입에 한 번씩 가져가더..

좋은글 2025.01.08

육담(肉談). 기생의 마음

전목(全穆)이 충주에 가서 기생 금란(金蘭)을 사랑해 정이 깊이 들었다. 전목은 충주를 떠나는 날 밤 기생 배 위에 엎드려 속살을 맞대고 다음과 같은 맹세를 했다."금란! 조심하여 다른 남자에게 몸을 허락하지 말아야지.""예, 서방님, 소녀 비록 연약한 여자이나 저 월악산(月嶽山)이 무너져도.. 서방님을 향한 일편단심은 결코 변치 않을 것입니다. 염려 마시고 두고 보소서."이렇게 서로 철석같이 맹세하고 이튿날 헤어졌다. 그런데 전목이 충주를 떠났다가 몇 달 후에 다시 그 기생을 찾아가니, 기생 금란은 이미 단월 역승(단월역 책임자)의 품에 안겨 있었다. 이 사실을 안 전목은 화가 나서, 얼마 전 이별할 때 철석같이 약속한 것을 왜 저버렸느냐고 추궁하는 내용의 시를 써서 금란에게 보냈다.‘들으니 네가 단월..

해학과 재치 2025.01.08

육담(肉談). 김삿갓의 잔꾀

김삿갓이 제자와 함께 팔도강산 유람을 떠나는 길이었다.한참 가다 보니 한 아낙네가 김을 매는데 엉덩이가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는 것이었다. 제자가 그것을 보고는 김삿갓에게 장난스레 말했다."선생님, 저 부인 엉덩이는 어떻게 생겼길래 저렇게 분주스러운지 다 벗겨서 볼 수가 있겠습니까?""하, 그까짓 거 못 봐? 자네 나하고 같이 가서 보자."김삿갓이 앞장 서 숨이 차도록 다가갔다. 그는 불문곡직하고 김을 매는 아낙네의 엉덩이를 탁 치며 고함을 쳤다."아하, 이제야 찾았구나. 이년아, 빨리 가자."다짜고짜 김삿갓이 손을 잡아끌자 아낙네는 어이가 없었다."아니, 당신이 대관절 뭐길래 이렇게 희롱하는 거요."아낙이 화를 내자 김삿갓이 도리어 호통을 쳤다."야, 이년아! 희롱이고 뭐고 빨리 가자. 나라의 임금이 사..

해학과 재치 2025.01.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