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현대시

한국현대시와 시조 1수

임기종 2016. 4. 27. 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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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봉(道峰)     - 박두진(朴斗鎭)

 

산새도 날아와

우짖지 않고,

구름도 떠 가곤

오지 않는다.

 

인적(人跡) 끊인 곳

홀로 앉은

가을 산의 어스름.

 

호오이 호오이 소리 높여

나는 누구도 없이 불러 보나

울림은 헛되이

빈 골 골을 되돌아올 뿐.

 

산그늘 길게 늘이며

붉게 해는 넘어가고,

황혼과 함께

이어 별과 밤은 오리니,

 

삶은 오직 갈수록 쓸쓸하고,

사랑은 한갓 괴로울 뿐.

 

그대 위하여 나도 이제도,

긴 밤과 슬픔을 갖거니와,

이 밤을 그대는, 나도 모르는

어느 마을에서 쉬느뇨?

 

(시집 {}, 1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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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 /신 재 후

 

잎 잎에 머문 바람

붉은 엽서 펼쳐놓고

 

옹색한 바위틈에

색동 입혀 기다리네

 

스스로

적막을 깔고

홀로 앉은 새가 된다

 

타다가 재로 남을

자취야 없으련만

 

달력 속 글자마다

향기 쏟고 가슴 열어

 

그 가을

만났던 자리

줄기마다 향기 맺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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