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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봉(道峰) - 박두진(朴斗鎭)
산새도 날아와
우짖지 않고,
구름도 떠 가곤
오지 않는다.
인적(人跡) 끊인 곳
홀로 앉은
가을 산의 어스름.
호오이 호오이 소리 높여
나는 누구도 없이 불러 보나
울림은 헛되이
빈 골 골을 되돌아올 뿐.
산그늘 길게 늘이며
붉게 해는 넘어가고,
황혼과 함께
이어 별과 밤은 오리니,
삶은 오직 갈수록 쓸쓸하고,
사랑은 한갓 괴로울 뿐.
그대 위하여 나도 이제도, 이
긴 밤과 슬픔을 갖거니와,
이 밤을 그대는, 나도 모르는
어느 마을에서 쉬느뇨?
(시집 {해}, 1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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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 /신 재 후
잎 잎에 머문 바람
붉은 엽서 펼쳐놓고
옹색한 바위틈에
색동 입혀 기다리네
스스로
적막을 깔고
홀로 앉은 새가 된다
타다가 재로 남을
자취야 없으련만
달력 속 글자마다
향기 쏟고 가슴 열어
그 가을
만났던 자리
줄기마다 향기 맺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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