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현대시

한국현대시와 시조 1수

임기종 2016. 6. 10.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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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위하여 - 김남조(金南祚)

 

나의 밤기도는

길고

한 가지 말만 되풀이한다.

 

가만히 눈을 뜨는 건

믿을 수 없을 만치의

축원(祝願).

 

갓 피어난 빛으로만

속속들이 채워 넘친 환한 영혼의

내 사람아.

 

쓸쓸히

검은 머리 풀고 누워도

이적지* 못 가져 본

너그러운 사랑.

 

너를 위하여

나 살거니

소중한 건 무엇이나 너에게 주마.

 

이미 준 것은

잊어버리고

못다 준 사랑만을 기억하리라.

나의 사람아.

 

눈이 내리는

먼 하늘에

달무리 보듯 너를 본다.

 

오직

너를 위하여

모든 것에 이름이 있고

기쁨이 있단다.

나의 사람아.

 

* 이적지 : 이제까지, 이제껏.

(시집 {풍림의 음악}, 19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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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인 고등어의 꿈 /김 정 숙

 

 

내가 꿈꾸는 아침은 등 푸른 빛깔이다

시퍼렇게 칼날 선 눈빛

찬바다를 건너가고

그대는

소금에 절인 내장 없는 이름으로.

 

 

드러낸 눈물 불판 위 순하게 타올라

한 점 살 푸른 물결

동침을 꿈꾸며

대서양

한복판 뜨거운 바람 굿을 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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