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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바다 - 김남조(金南祚)
겨울 바다에 가 보았지
미지(未知)의 새,
보고 싶던 새들은 죽고 없었네.
그대 생각을 했건만도
매운 해풍(海風)에
그 진실마저 눈물져 얼어 버리고
허무(虛無)의
불
물 이랑 위에 불 붙어 있었네.
나를 가르치는 건
언제나
시간 …….
끄덕이며 끄덕이며 겨울 바다에 섰었네.
남은 날은
적지만
기도를 끝낸 다음
더욱 뜨거운 기도의 문이 열리는
그런 영혼을 갖게 하소서.
남은 날은
적지만
겨울 바다에 가 보았지.
인고(忍苦)의 물이
수심(水深) 속에 기둥을 이루고 있었네.
(시집 {겨울 바다}, 19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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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백정(冬栢亭)와서 /鄕山 김재수
반질반질 빛나는 검푸른 잎새들이
해묵은 갯 비린내 밀물 좇아 올라오면
반가워
봄볕을 안고
꽃 등불을 매달아.
갈매기 울어대는 눈부신 앞바다에
발갛게 솟는 해가 자맥질을 치며 오면
마량포(馬梁浦)
주꾸미 떼도
춤을 추며 찾아와.
수 만년 푸른 물을 바람 따라 마시며
그리움 뒤엉켜서 일어서는 물결 타고
파도 속
묵은 이야기
귀 기우려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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