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현대시

한국현대시와 시조 1수

임기종 2016. 6. 13. 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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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바다 - 김남조(金南祚)

 

겨울 바다에 가 보았지

미지(未知)의 새,

보고 싶던 새들은 죽고 없었네.

 

그대 생각을 했건만도

매운 해풍(海風)

그 진실마저 눈물져 얼어 버리고

허무(虛無)

물 이랑 위에 불 붙어 있었네.

 

나를 가르치는 건

언제나

시간 …….

끄덕이며 끄덕이며 겨울 바다에 섰었네.

 

남은 날은

적지만

기도를 끝낸 다음

더욱 뜨거운 기도의 문이 열리는

그런 영혼을 갖게 하소서.

 

남은 날은

적지만

겨울 바다에 가 보았지.

 

인고(忍苦)의 물이

수심(水深) 속에 기둥을 이루고 있었네.

 

(시집 {겨울 바다}, 19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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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백정(冬栢亭)와서 /鄕山 김재수

 

반질반질 빛나는 검푸른 잎새들이

해묵은 갯 비린내 밀물 좇아 올라오면

반가워

봄볕을 안고

꽃 등불을 매달아.

 

갈매기 울어대는 눈부신 앞바다에

발갛게 솟는 해가 자맥질을 치며 오면

마량포(馬梁浦)

주꾸미 떼도

춤을 추며 찾아와.

 

수 만년 푸른 물을 바람 따라 마시며

그리움 뒤엉켜서 일어서는 물결 타고

파도 속

묵은 이야기

귀 기우려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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