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漢字)

한국 현대시와 시조 1수

임기종 2016. 10. 18. 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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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화 옆에서 - 서정주 -

 

한 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봄부터 소쩍새는

그렇게 울었나 보다.

 

한 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천둥은 먹구름 속에서

또 그렇게 울었나 보다.

 

그립고 아쉬움에 가슴 조이던

머언 먼 젊음의 뒤안길에서

인제는 돌아와 거울 앞에 선

내 누님같이 생긴 꽃이여.

 

노오란 네 꽃잎이 피려고

간밤엔 무서리가 저리 내리고

내게는 잠도 오지 않았나 보다.

-<경향신문>(1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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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나무 / 김세환

 

 

새들은 전설 속에 사랑도 묻고 떠난다.

오색 깃발 펄럭이며 함성을 몰고 간 후

목이 긴 해거름 자락 가지 끝에 걸린다.

 

못 떠난 인연들이 언약처럼 둘어앉아

어둠이 창을 내린 텃밭에 불을 켠다.

철 이른 꽃 소식 듣고 발이 시린 그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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