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그림 그리고 이야기

김치맛의 비밀

임기종 2017. 9. 6. 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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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로부터 우리나라에서는 소금의 절대량이 모자라서 절절  맸다. 부족한 식염은 중국의 청도산 소금인 '청염'을 수입하여 보충했으며, 소금이 귀한 까닭에 전매 제도를  실시했다. 따라서 소금을 이용한 음식은 매우 귀한 것으로 취급되었다예전에는 무와 배추를 양념하지 않고  통으로 소금에 절여서 묵혀 두고 먹었는데 이런 김치를 '짠지'라고  불렀다. 짠지는 고추가 도입되기  전까지 요긴한 저장 식품으로 우리 조상들의 건강과 입맛을 지켜 주었다. 그렇다면 지금의 '김치'는 어디에서, 언제부터 식탁에 오르게 된 것일까? 김치는 본래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즐겨 먹는 부식물이며, 예전에는 김치를 ''라고 불렀다. 통째로 소금에 절인 무를 '짠지'라고 부르는 것은 당시의 유산이다. 고려 시대 이규보의 <동국이상국집>에서 김치 담그기를 '감지'라고 했고, 17세기의 요리서인 <주방문>에서는 김치를 '침채'라 했다. 침채가 '딤채'로 변하고, '딤채'는 구개음화하여 '짐채'가 되었으며, 다시 구개음화의 역현상이  일어나서 '김채'로 변화여 오늘날의 '김치'가 된 것이다. 그러니까 김치란 '담근 것'이란 뜻이다. 다시말해 초기의 김치는 배추를 소금에 절인 형태였지만, 훗날 고추의 유입으로 말미암아 오늘날의 김치가 되었다. 고추는 원래 남아메리카에서 자라던 다년생초이며  언제 우리나라에 들어왔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다만 16세기 전후에 일본과 중국을 거쳐 유입된 것으로 짐작된다. 고추가 우리나라에 들어온 것은 16세기이지만 바로 김치에 쓰인 것은 아니었다. 17세기 말엽까지도 김치에  고추를 쓴 것은 없었고 소금에 절인 김치와 동침(동치미)이 있었다. 고추는 18세기로 접어들면서 김치에 쓰이기 시작했는데, 당시 소금 품귀 현상이 원인이었다. 즉 소금의 대체품으로 고추가 쓰인 바 그것이 고추 소비를 촉진시켰던 것이다. 고추가 소금대용으로 김치의 방부제 역할을 한 까닭이다. 또한지금과 같은 통배추김치가 생긴 것은 배추가 개량, 발달된 근대에 이르러서이다. 기후가 추운 고장에서는 깨끗하게  잘 삭은 젓갈의 날젓국을 그대로 써서 젓갈의 효소 작용을 이용하여 김치의 맛을 향긋하게 하며, 더운 고장에서는 반드시 젓갈을 달여서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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