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시조

북한산 숨은 벽

임기종 2021. 9. 17. 2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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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산 숨은 벽

 

백운대 끼고 돌아 인수봉 어디쯤에

숨은 벽 귀한 자태 숨은 듯 있다기에

중력을 거스르면서 북한산에 올랐다.

 

멀리서 보기에는 바위덩이 뿐인데

줄을 선 사람들이 땀 흘려 올라가고

계곡수 힘에 겨운지 깊은 숨을 토하더라.

 

올라선 백운대 옆 하늘 끝이 여긴가

눈앞에 구름이니 이승이 발아래다

신선이 이랬으려나 없는 수염 훑는다.

 

산길을 걷다보니 인수봉 우뚝하고

조화 속 숨은 벽은 꽁꽁 숨어 버렸다.

도선사 범종소리만 색즉시공(色卽是空) 이르고.

 

무엇을 보기위해 절벽을 찾았을까

나서지 않으려고 숨어버린 비경에

가득한 욕심을 잘라 남겨두고 왔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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