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학과 재치

육담(肉談) . 낫 좋으라고 가는거지

임기종 2024. 11. 5. 0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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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건달이 기생집에서 오입을 한 후 주섬주섬 옷을 주워 입고 그냥 나가려고 한다. 기생이 꽃값을 달라고 하니 건달이 도리어 역정을 내며

", 이년아, 들어봐라. 귀 후비개로 귀를 후비면 귀가 시원하지 귀 후비개가 시원하냐. 내가 너를 후벼 줬으니 네가 도리어 나한테 돈을 줘야지"

", 이 종내기야. 꿀단지에 혀를 들이밀면 단지가 달다 그러냐, 혀가 달다 그러냐. 네가 내 꿀단지 맛을 봤으니 돈을 내야 될게 아니냐"

"그러면 나는 단맛을 봤고 너는 귀가 시원했으니 피장파장이다. 그러니까 돈 줄 일도 받을 일도 없네 뭐. 낫을 숫돌에 갈면 낫이 닳나 숫돌이 닳나. 둘 다 닳지"

"이런 숙맥 보게나. 그래 숫돌에 낫 갈았다고 낫이 숫돌에게 낫값을 받는 것 봤어. 숫돌이 낫한테 숫돌 쓴 값을 받지. 그리고 낫 좋으라 갈지 숫돌 좋으라고 가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