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학과 재치

음과 양이 서로 만나

임기종 2025. 5. 7. 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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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옛날에 한 여염집 주인으로 병석이라 부르는 자가 있었다. 그는 종종 왕래하는 참기름 장사하는 여인과 드디어 눈이 맞아 매양 그 짓을 할 기회만 노리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집안이 텅비었는데 그 여자 참기름 장수가 또 오거늘 달콤한 말로 그 여자를 꼬여서는 손을 이끌고 방으로 들어가 그 짓을 하게 되었다. 그런데 이 사내 녀석의 물건이 어찌나 큰지 목침덩이만 하므로 여자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어 한 번 겁을 집어먹고 여인은 그 짓을 이루지 못한 채 그냥 돌아갔다. 여러 날을 치료를 하다가 그 후에 그 집에 내왕하면서 매양 그 안주인만 보면 웃음을  참지 못하므로 안주인이 괴상히 여겨,

"요새 와서 그대가 매양 나만  보면 웃는 것은 무슨 까닭이오?"

하고 물었다. 그러자 여자  상인은 서슴치 않고 말했다.

"  사실대로 말하리다. 그렇다고 나를 꾸짖거나 책망하지는 마시오. 전번에 병석씨가 사람이 없는 틈을 타서 나를 꾀여 한 번 자자고 하여 박절하게 거절치  못해 부득이 한 번 허락하였더니 그것의 크기가 고금에 짝이 없는 지라. 도저히  당해낼 수가 없어서 나는 좋아해 보지도 못하고 나의 그것만 중상을 입었으니 그 후에 주인마님을 보고 이 일을 생각하면 저절로 웃음이 쏟아져 나옵니다대체 주인마님은 어찌 견디시나요?"

이 말에 여주인은 웃으면서,

"그대는 알지 못할 거이오. 나로 말하면 열댓 살 적부터 서로 만나서 작은 음과 작은 양이 교합하다가 나도 모르는 사이에 양은 점점 자라고 음도 또한 커져서 자연히 항상 그렇게 된 것이오. 이젠 도리어 헐렁하게 되었다오."

하니 여상인 이 웃음을 머금고 말하기를,

"이치가 자못 그럴 듯 하군요. 내 또한  어려서 서로 만나서 지금에 이르도록 습관적으로 쐬이지 못하였음을 한할 뿐입니다."

하니 듣는 자가 모두 허리를 붙잡고 웃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