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보니 살다보니 마음은 청춘인데 골 깊은 팔자주름 생각이 여전하니 나만 모른 내 모습 깨닫는 순간순간에 가슴이 섬뜩섬뜩. 아득히 멀어 뵈던 고개도 내리막길 남은 날 생각하니 앞가리는 후회뿐 풀리지 않는 답답함이 중력보다 무겁다. 현대시조 2021.09.13
여수 여수 싱그런 바다내음 물 맑은 한려수도 장군도 그 너머로 대교가 장엄하다 진남관 너른 뜰 위엔 충무공이 계실 듯. 하멜이 상륙했던 종포 바다 위에는 바다를 가로질러 케이블카 나르고 종소리 은은한 여운 종고산을 감싼다. 서대회 금풍생이 장어탕 한 뚝배기 갯장어 샤부샤부 감치는 바다의 맛 거기가 바로 거기가 꿈의 고향 여수다. 현대시조 2021.09.11
아따, 왜 그런다요 아따, 왜 그런다요 아따, 왜 그런다요 그냥 내버려 두제 소슬한 바람에다 하늘대는 살사리 꽃 뭣인가 있는 거지라? 가을 오는 개비네. 현대시조 2021.09.10
산책길 노파 산책길 노파 동트기 한참 전에 떠나 버린 새벽 잠 찌뿌둥한 몸뚱이 힘들게 일켜 세워 휘어진 오(O)자 다리로 뒤뚱이며 걷는다. 이제는 힘이 들어 보행기 친구삼고 몇 발짝 안 걸어도 어제와 다른 오늘 멈춰서 뒤돌아본다 한 평생 걸어온 길. 현대시조 2021.09.07
미안해, 사랑해, 용서해 미안해, 사랑해, 용서해 그렇게 힘들었나 이 짧은 말 한마디 입안에 맴도는데 말하지 못한 용기 미안해, 그 말 못해서 가슴을 치고 있다. 다정히 대해주면 지금도 행복할 걸 가슴이 답답해서 눈물이 맺혀있다 사랑해, 그 말 못하고 아쉬워만 하면서. 모든 게 내 탓이오 그러면 다 될 것을 알량한 자존심에 입을 닫아 버렸다 용서해, 그 말 한마디 입안에 담은채로. 현대시조 2021.09.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