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해, 사랑해, 용서해 미안해, 사랑해, 용서해 그렇게 힘들었나 이 짧은 말 한마디 입안에 맴도는데 말하지 못한 용기 미안해, 그 말 못해서 가슴을 치고 있다. 다정히 대해주면 지금도 행복할 걸 가슴이 답답해서 눈물이 맺혀있다 사랑해, 그 말 못하고 아쉬워만 하면서. 모든 게 내 탓이오 그러면 다 될 것을 알량한 자존심에 입을 닫아 버렸다 용서해, 그 말 한마디 입안에 담은채로. 현대시조 2021.09.04
삶의 스승 삶의 스승 꼭 감은 두 눈으로 노래를 흥얼대며 지팡이 뒤를 쫒아 혜안의 길을 가는 인생의 스승 한분을 전철에서 만났다. 사지가 멀쩡하고 몸도 튼튼하지만 입가에 팔자주름 깊이 파인 골짜기 어딘지 꿀리는 마음 거슬리는 지팡이. 신발이 닳았다고 가슴이 답답할 때 발 없는 어떤 이가 건네는 환한 미소 오늘도 돌아다보니 사방에 삶의 스승. 현대시조 2021.09.03
와각지쟁(蝸角之爭) 와각지쟁(蝸角之爭) 달팽이 머리위서 싸움이 벌어졌다 머리로 치받으며 주먹이 오고 가니 선혈이 낭자히 흘러 한강물이 붉구나. 천둥에 벼락치고 우레가 요란하니 지나던 강아지가 혀를 끌끌 차더라 같잖은 싸움을 보며 매일 웃고 있다고. 현대시조 2021.09.03
요양원 시대 요양원 시대 힘들어 귀찮아서 나 살기가 바빠서 격리된 은둔 장소 부모를 처분하고 걱정을 많이 덜었다 천륜으로 엮인 짐. 그나마 그 정도는 자랑일 수 있겠다 하루를 일해야만 목구멍 풀칠하는 불효자 어떤 인생은 부러움에 지친다. 원해서 태어남도 살다가 늙는 것도 내 뜻과 무관하니 피할 수가 없구나 생사고(生死苦) 진리인 것을 이제보니 알겠다. 현대시조 2021.09.02
생각과 현실 생각과 현실 생각을 잡아야 해 혼자가게 두지 마 목덜미 꼭 붙들고 멀리가게 하지 마 그래야 네가 걸을 때 한결 쉬워지거든. 생각이 하는 말은 그대로 다 믿지 마 현실은 생각하곤 너무 많이 달라요 생각은 현실이 아니야 사실이라 믿지 마. 현대시조 2021.08.31
마스크(동시조) 마스크 마스크 쓰고 나서 좋은 일이 생겼어 얼굴의 반 이상을 마스크로 가리니 친구의 화 난 얼굴이 조금밖에 안보여. 그런건 좋은 건데 나쁜 것도 있더라 화가 나 우락부락 인상을 찌뿌려도 마스크 쓰고 있으니 안 그런 줄 알잖아. 현대시조 2021.08.31
인생 인생 백년도 못살면서 천년을 살 것처럼 걱정을 움켜쥐고 앙탈을 부려왔네 이 욕심 언제쯤에야 손을 놓게 될런지 . 바람이 불어오면 바람이 부는 대로 흐르는 강물처럼 낮은 곳을 찾으며 비워야 찬다는 것을 깨달아야 할텐데. 현대시조 2021.08.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