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시조 1426

북한산 숨은 벽

북한산 숨은 벽 백운대 끼고 돌아 인수봉 어디쯤에 숨은 벽 귀한 자태 숨은 듯 있다기에 중력을 거스르면서 북한산에 올랐다. 멀리서 보기에는 바위덩이 뿐인데 줄을 선 사람들이 땀 흘려 올라가고 계곡수 힘에 겨운지 깊은 숨을 토하더라. 올라선 백운대 옆 하늘 끝이 여긴가 눈앞에 구름이니 이승이 발아래다 신선이 이랬으려나 없는 수염 훑는다. 산길을 걷다보니 인수봉 우뚝하고 조화 속 숨은 벽은 꽁꽁 숨어 버렸다. 도선사 범종소리만 색즉시공(色卽是空) 이르고. 무엇을 보기위해 절벽을 찾았을까 나서지 않으려고 숨어버린 비경에 가득한 욕심을 잘라 남겨두고 왔더라.

현대시조 2021.09.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