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시조

늙은 아부지의 마음

임기종 2023. 8. 20. 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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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은 아부지의 마음

 

‘야들아, 명절에는 내려올 생각마라’

온종일 아부지는 밖을 내다보다가

기어코 지팡이 하나 골라서 짚으셨다.

 

찻길이 막힌다고 오지마라 했어도

행여나 저기 올까 멀리서 소리날까

한길 가 낡은 의자에 아부지가 앉았다.

 

힘없는 두 다리로 비틀비틀 거리며

먼 하늘 바라보다 돌아섰지 생각에

달빛이 괜히 슬프다 눈앞에 아지랑이.

 

( 아부지는 돌아가신지 오래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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