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3 38

해바라기 전설

해바라기 전설 크리티 물의 요정 해를 타는 아폴론 간절한 크리티의 애달픈 반쪽 사랑 상사병 깊어진 채로 결국 꽃이 되었다. 하늘만 우러르는 무한의 기다림을 추호도 몰라주는 무정한 님 아폴론 순정녀 가슴속에서 자신만의 해가 된다. 언젠간 이뤄지리 염원을 품고서서 환하게 웃는 얼굴 깊은 속내 감추고 오늘도 태양을 향해 보내는 정이 깊다.

현대시조 2022.03.17

새벽 (시)

새벽 새벽이 좋다 나는, 빛도 소리도 없는. 아무도 말하지 않고 나도 아무 말 하지 않는다. 컴퓨터 자판이 토닥거리는 소리가 좋다 이른 봄 새벽에는 귀뚜리도 울지 않는다. 이른 봄 새벽에는 매미도 잠을 잔다. 그러다가 뽀얗게 동이 터오면 나의 희열은 정점을 찍는다. 붉은색에 흰색을 많이 섞고 노란색 약간 섞어 서서히 서서히 조금씩 조금씩 밝아오는 여명이 좋다. 이젤에 걸어 놓은 캔버스가 살며시 구도를 잡는다. 어둠이 허공으로 물러난다. 이제서야 숨이 쉬어진다. 눈이 떠진다. 나는 새벽이 좋다.

현대시조 2022.03.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