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그림자

봄비 소리 졸졸졸 뚜벅뚜벅 이 소리가 아니고 우르릉 쏴아쏴아 저 소리도 아닌데 사그락 사그락 소리 가슴이 설레어요.

생각의 집착을 끊어라 한잠도 못 이루고 걱정으로 밤을 샌 날 시간지나 돌아보니 아무 일도 없었다 생각은 생각일 뿐이다 마음이 만든 허구. 어니 젤린스키의 느리게 사는 즐거움에 세상일 모든 걱정 10분이면 된다는데 사람은 온갖 걱정을 붙들고 살아간다. 생각을 깊이하면 나쁜 일만 커지고 걱정이 다가와서 사실처럼 보인다 생각은 생각일 뿐이다 마음이 만든 착각.

격(格) 존대를 해줬더니 하늘 높은 줄 모르고 간섭을 안하니까 세상권리 다가진 듯 아니다, 올바른 의식(意識) 그게 바로 격(格)이다. 세끼 밥 먹는다고 다 사람이 아니고 판검사 지냈다고 신(神)이 되지 않는다 올바른 의식(意識)의 소유자 갖는 권리 격(格)이다. 살아선 누구든지 나름대로 격이 있다 시인은 시인의 격 화가는 화가의 격 그중에 합당한 격을 받은 이는 누군가.

봄이다 얼마 전 제주도에 유채꽃 만발하고 어제는 남쪽에서 개나리가 피었대 꽃들도 비행기를 타나봐 어느새 옆에 왔어.

삶의 여유 언젠가 천상병이 이런 말을 하더라 아침에 시 두편 썼어 그러면 되지 뭐 그리고 막걸리 한잔 하루를 준비했다. 누가 날 보지 않나 머뭇대지 않았다 하얀색 통 고무신 반쯤 걷힌 바지 끝 이 세상 소풍왔다가 즐거웠다 하면서. 억만금 쌓아두고 칼날위에 사는 삶 막걸리 한잔으로 세상욕심 버린 삶 죽은 자 말이 없더라 스스로 깨치라고.

봄소식 새봄이 온다는 걸 어찌 알 수 있나요 편지로 보내나요 이메일을 쓰나요 아무도 알려주지 않는데 벌써 봄이 왔어요.

꽃샘바람 가슴이 설레는 걸 나더러 어쩌라고 삭막한 겨울 내내 얼마나 참았는데 불테면 불어보라지 그런다고 안피나.

아니면 말고 정치인 위세(僞勢) 크다 마패찬 듯 설친다 거짓도 사실처럼 이 악물고 외치더니 급하면 부르짖는다 아니면 말고지 뭐. 국민을 핑계 삼아 상전노릇 하더니 무조건 모르쇠요 아니면 말고지 뭐 소문에 들었지만은 그 위세 대단하다.

새싹 연두색 새싹들이 빠끔히 솟아난다 동네 꼬마 하나가 쪼그리고 앉았다 겨우내 추운 땅속에서 어떻게 살았을까.

꽃샘추위 신이화 영그는 게 샘이 나 그러면서 말로만 아니란다 가던 길 끝이란다 그 속을 누가 모르나 그냥 참고 말지 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