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
봄 행여나 지체될까 목련화로 등을 켜고 급하게 서둘러서 개나리도 보냈어 행길이 환히 밝았네 저기 금방 오나봐. 여름 붓끝을 고른후에 진심(盡心) 듬뿍 묻히고 바람결에 글을 쓰니 속내가 절절(切切)하다 눈감고 읽는 글 위에 어리는 아지랑이. 가을 하고픈 말 하 많아서 하늘만 바라본다 속내를 다 밝히면 마음을 여시려나 낙엽에 일일이 적어 바람결에 날리자. 겨울 나 혼자 써 내려온 순백의 공간 위에 점점이 찍혀버린 지울 수 없는 흔적 흰 눈이 다시 내리길 또 한번 꿈을 꾼다. 속내: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사정이나 일의 실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