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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非子 중에서 -상과 벌로 다스리면 반드시 다스려진다

임기종 2015. 11. 10.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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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非子 중에서 -상과 벌로 다스리면 반드시 다스려진다

 

역산의 농민들이 밭의 경계를 서로 침범하고 서로 싸움이 잦았는데, 순이 거기에 가서 농사를 짓자 1년 만에 밭고랑 싸움이 바로잡아졌다.

황하 물가의 어부들이 낚시터를 가지고 서로 다투었는데 순이 거기에 가서 고기를 잡자 1년 만에 낚시터를 연장자에게 양보하게 되었다.

동이의 도공이 만든 그릇은 품질이 나쁘고 일그러졌는데 순이 거기에 가서 질그릇을 굽자 1년 만에 그릇이 견고해졌다고 한다.

공자가 감탄하여 이렇게 말했다.

밭 갈고, 물고기 잡고, 질그릇 굽는 것은 순의 본직이 아니다. 그런데 순이 가서 이런 일을 한 것은 나쁜 습속을 고쳐 주고자 함이었으니 순은 진실로 어진 사람이로구나. 몸소 수고스러운 일을 하니 백성들이 그에게 복종하였다. 그래서 이를 성인의 덕화라고 하는 것이로구나.”

어떤 이가 유자에게

그때 요는 어디에 있었느냐?”

물으니,

요는 천자였다고 하였다.

그렇다면 공자가 요를 성인이라고 함은 어째서인가. 성인이 사리를 밝게 살피어 천자의 지위에 있음은 장차 천하로 하여금 그릇된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지금 농민과 어부는 다투지 않고, 질그릇은 일그러지지 않게 되었다면 순은 또 무슨 덕으로 백성을 교화시켰단 말인가. 만일 순이 백성들의 나쁜 습속을 고쳐 주었다면 이는 곧 요임금에게 실덕이 있었다는 것이 된다. 순을 어질다고 한다면 요임금의 명찰함을 부인해야 하고, 요임금을 성인이라고 한다면 순의 덕화를 부인해야 할 것이니, 양쪽이 동시에 병립할 수는 없는 것이다.”

초나라에 방패와 창을 파는 자가 있었다. 자기 방패를 자랑하여

나의 방패의 견고함으로 말하면 어떤 물건도 이것을 뚫지 못한다. ”

하고, 또 창을 자랑하여

내 창의 예리함은 어떤 물건이라도 뚫지 못할 것이 없다.”

고 하였다. 어떤 사람이 말하기를,

자네의 창으로 자네의 방패를 찌르면 어떻게 되겠는가

하니, 그 사람이 대답을 하지 못하였다고 한다.

대체로 어떤 물건에도 뚫어지지 않는 방패와 어떤 물건도 뚫지 못하는 것이 없는 창은 세상에 동시에 있을 수는 없다. 지금 요와 순의 양쪽을 다 칭찬할 수 없음은 창과 방패를 자랑하는 이야기와 같은 것이다.

또 순이 백성의 그릇된 습속을 고침에 있어 1년 만에 한 가지씩이면 3년에 세 가지의 허물을 바로잡은 셈이 된다. 순의 수명은 다할 때가 있고 천하의 그릇된 것은 끝이 없다. 유한한 몸으로써 끝이 없는 허물을 쫓는다 해도 시정되는 것은 적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상과 벌을 가지고 천하를 다스리면 반드시 이것이 이루어진다.

명령을 내려

법의 규정에 맞는 자는 상을 주고 맞지 않는 자는 죽인다

고 하면, 법령이 아침에 내려 저녁이면 습속이 고쳐질 것이고, 저녁에 내려 아침이면 고쳐질 것이다. 그리하여 열흘이면 온 천하가 다 고쳐질 터인데 어찌 1년이나 기다릴 것이겠는가.

그렇거늘 순은 이런 방법을 요에게 말하여 백성들로 하여금 명령에 따르도록 하지 아니하고 몸소 수고하였으니, 이 역시 백성 다스리는 술책이 없었던 것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또 몸소 노고함으로써 백성을 감화시킨다는 것은 요순도 하기 어려운 일이지만, 권세를 잡고 앉아서 백성들을 바로잡는다는 것은 용렬한 임금에게도 하기 쉬운 일이다.

장차 천하를 다스리고자 함에 있어 용렬한 군주도 쉽게 할 수 있는 길을 버리고 요순도 하기 어려운 방법을 말하는 사람과는 더불어 정치를 말할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