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현대시

한국 현대시와 시조 1수

임기종 2017. 1. 26. 0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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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화 - 조지훈

 

꽃이 지기로서니

바람을 탓하랴

 

주렴 밖에 성긴 별이

하나 둘 스러지고

 

귀촉도 울음 뒤에

머언 산이 다가서다.

 

촛불을 꺼야 하리

꽃이 지는데

 

꽃 지는 그림자

뜰에 어리어

 

하이얀 미닫이가

우련 붉어라.

 

묻혀서 사는 이의

고운 마음을

 

아는 이 있을까

저어하노니

 

꽃이 지는 아침은

울고 싶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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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사람 김민정

 

온종일

기다렸다

슬픔이 밀려왔다

전화벨도 울리지 않는 절해의 고도

나의 긴

기다림 속으로

펄펄 눈이 내렸다

마을 어귀

망부석처럼

서 있는 눈사람

그의 몸 구석구석을 휘돌아 흐르는

하이얀,

그리움의 비둘기

순교의 절창이 빛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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