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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화 - 조지훈
꽃이 지기로서니
바람을 탓하랴
주렴 밖에 성긴 별이
하나 둘 스러지고
귀촉도 울음 뒤에
머언 산이 다가서다.
촛불을 꺼야 하리
꽃이 지는데
꽃 지는 그림자
뜰에 어리어
하이얀 미닫이가
우련 붉어라.
묻혀서 사는 이의
고운 마음을
아는 이 있을까
저어하노니
꽃이 지는 아침은
울고 싶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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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사람 김민정
온종일
기다렸다
슬픔이 밀려왔다
전화벨도 울리지 않는 절해의 고도
나의 긴
기다림 속으로
펄펄 눈이 내렸다
마을 어귀
망부석처럼
서 있는 눈사람
그의 몸 구석구석을 휘돌아 흐르는
하이얀,
그리움의 비둘기
순교의 절창이 빛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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