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현대시

한국 현대시와 시조 1수

임기종 2017. 2. 1.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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껍데기는 가라 - 신 동 엽

 

껍데기는 가라.

사월도 알맹이만 남고

껍데기는 가라.

 

껍데기는 가라

동학년(東學年) 곰나루의, 그 아우성만 살고

껍데기는 가라.

그리하여, 다시

껍데기는 가라.

 

이곳에선, 두 가슴과 그곳까지 내논

아사달 아사녀가

중립의 초례청 앞에 서서

부끄럼 빛내며

맞절할지니

 

껍데기는 가라.

한라에서 백두까지

향그러운 흙가슴만 남고

, 모오든 쇠붙이는 가라.   

 

<19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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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장미 김교한

 

앙상하게 다 시드는데 외로이 핀 장미 한 송이

텅 빈 뜰 가에서 바람 불어 설렁해도

그 자리 떠나지 않고 스치는 눈길 거둔다.

 

끝내 솟구친 울음 얼룩으로 다 삼키고

저항 없이 낙엽져 간 그림자를 딛고 서서

싸늘한 계절이 와도 못다 한 말 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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