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껍데기는 가라 - 신 동 엽
껍데기는 가라.
사월도 알맹이만 남고
껍데기는 가라.
껍데기는 가라
동학년(東學年) 곰나루의, 그 아우성만 살고
껍데기는 가라.
그리하여, 다시
껍데기는 가라.
이곳에선, 두 가슴과 그곳까지 내논
아사달 아사녀가
중립의 초례청 앞에 서서
부끄럼 빛내며
맞절할지니
껍데기는 가라.
한라에서 백두까지
향그러운 흙가슴만 남고
그, 모오든 쇠붙이는 가라.
<1967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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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장미 김교한
앙상하게 다 시드는데 외로이 핀 장미 한 송이
텅 빈 뜰 가에서 바람 불어 설렁해도
그 자리 떠나지 않고 스치는 눈길 거둔다.
끝내 솟구친 울음 얼룩으로 다 삼키고
저항 없이 낙엽져 간 그림자를 딛고 서서
싸늘한 계절이 와도 못다 한 말 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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