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글

철학우화 71

임기종 2014. 9. 12. 07:36
728x90

소리

  어떤 정신병원에서 정신병자 한 사람이 눈을 내리뜨고 귀를 벽에 바짝 대고 있었다. 감독관이 계속 지켜보고 있자니 그 사람은 꼼짝 않고 그 자세를 취하고 있었다. 마침내 감독관은 호기심을 버릴 수 없어서 환자에게 물었다.

  "무슨 일인가?"

  그 정신병자가 말했다.

  "쉬잇!"

  감독관은 다시 물었다.

  "무엇을 하고 있는 거야?"

  그가 말했다.

  "소리를 듣고 있소. 당신도 한번 들어 보시오."

  그래서 감독관도 벽에다 귀를 대고 들어보았지만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그는 말했다.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데!"

  그 정신병자가 말했다.

  "나도 마찬가지요. 하지만 혹시 언젠가는 들릴지 모르잖소. 그래서 나는 계속해서 귀를 기울이고 있는 것이오."

그대 계속해서 귀를 기울이면, 마침내 소리가 들릴 것이다. 그때가 되면 그대는 완전히 미친 것이다. 모든 종교는 그들의 성인들과 수도승들을 미치광이로 몰아가고 있다. 세상이 이렇게 큰 혼란에 빠진 것은 우연이 아니며 종교에게 그 절대적인 책임이 있는 것이다.

'좋은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말투는 내용을 담는 그릇이다  (0) 2014.09.15
철학우화 72  (0) 2014.09.15
철학우화 70  (0) 2014.09.11
기분 좋게 살아가는 사람의 법칙   (0) 2014.09.04
철학우화 67  (0) 2014.09.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