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담(肉談) . 도대체 뭔 소린지
거시기라는 마을에 모로쇠란 사람이 있었다. 그는 맹인이었으나 땅에 떨어진 개털도 찾을 수 있고 귀가 먹었지만 개미가 씨름하는 소리까지 들을 수 있었다. 코가 막혔으나 쓰고 단 냄새를 맡을 수가 있었고 말 못하는 벙어리인데도 구변이 떨어지는 폭포수와 같더라. 다리(?)를 절지만 아들, 딸 구남매를 뒀고 집은 낡아 초라해도 항상 눈같이 하얀 털을 가진 말을 타고 다녔는데 그 모습이 숯섬에 먹칠한 것 같았다. 언제나 자루도 날도 없는 낫을 띠도 매지 않은 허리에 차고 2월 3,7일에 산에 들어가 풀을 베니 양지쪽에는 눈이 아홉 자나 쌓였고 응달에는 풀이 무성해 키 넘을 정도였다. 드디어 낫을 들어 풀을 베려 하는데 머리, 몸통, 꼬리도 없는 다리가 세 개나 달린 뱀이 나타나 보일락 말락 하더니 갑자기 덤벼들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