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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는 추적추적 내리고 부부는 할 일이 없어 방안에서 뒤척이자니 자꾸 그 생각이 났다.
하지만 아홉살 만복이가 놀러 나가지도 않고 두 눈을 말똥하게 뜨고 있으니 어쩔 도리가 없었는데 쫓아낼 궁리를 하던 아버지가 심부름을 보내고 그 짓을 하려고
"얘야, 저 건넛마을 천씨 집에 가서 장도리 좀 빌려 오너라"
비는 오는데 심부름을 가라니 심드렁해진 아들이 눈치만 보고 있자.
"야, 이놈아! 빨리 안가고 뭐해!"
하고 강제로 내몰고는 급하게 합궁을 시도하여 한참 분위기가 무르익는데
"에헴"
하며 아들놈 목소리가 들리는 거라 화가 난 아버지가
"야, 이놈아! 심부름 안 가고 거기서 뭘 하느냐?"
그러자 아들놈이 콧방귀를 귀며
"쳇, 아부지만 하나? 비오는데 건넛마을 천씨 집에선 그 짓 안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