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 121

나이드니

나이드니 세상이 달라 보여 가슴벅찬 일이 많아 숨 쉬고 사는 것도 두발로 걷는 것도 모두가 감사하더이 돌아보니 고맙고. 나이를 먹는 것이 나쁜 것만 아니야 젊어서 못 본 것이 이제야 보이거든 세상은 만만하지도 어렵지도 않다는 게. 만고의 진리조차 가만히 깨닫게 돼 생각으로 되는 일은 아무것도 없으니 노력을 하지 않고선 가질 생각 말라는 것.

현대시조 2024.03.31

내 모습 그대로 보여주자

영국에서 권위 있는 상 중 하나인 '휘트브레드 문학상(코스타 상)'은 1971년에 제정되었는데 비슷한 문학상인 '부커상'보다 좀 더 대중적 성격을 지닌 상입니다. 1987년도에 이 상을 받은 '크리스토퍼 놀란' 작가는 '시계의 눈 밑에서(Under the Eye of the Clock)'라는 자전적 소설로 수상하게 되었습니다. 그는 출생할 당시 산소 부족으로 인해서 뇌성마비 장애를 갖고 태어났습니다. 말할 수도, 몸을 움직일 수도 없었기 때문에 그는 오직 눈으로만 의사 표현을 할 수 있었습니다. 그가 10살이 되던 해였습니다. 그에겐 특별한 의사소통 수단이 생기는데 바로 작은 막대기 하나였습니다. 이 작은 막대기를 이마에 붙여 알파벳 하나하나를 누르며 자기 생각을 전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많은 시와 ..

좋은글 2024.03.30

사흘을 굶은 여우

어느 날 욕심 많은 여우가 포도밭을 지나가다 담 너머로 탐스럽게 익은 포도 열매를 발견했습니다. 여우는 포도밭 안으로 들어갈 방법을 모색했고 울타리 사이에 난 구멍을 찾았습니다. 그리고 여우는 구멍 사이로 들어가려 했지만 여우의 몸이 구멍보다 컸기에 들어갈 수 없었습니다. 이를 보곤 여우는 한 가지 꾀를 내었는데 사흘을 굶어 몸이 구멍을 통과할 정도로 홀쭉하게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그 결과, 성공적으로 구멍을 통과해 포도를 실컷 먹었습니다. 배부른 여우는 다시 포도원을 빠져나오려고 했지만 빵빵해진 배가 구멍에 걸려 나올 수 없었습니다. 결국, 여우는 사흘을 다시 굶어 몸이 홀쭉해져서야 포도밭을 나올 수 있었습니다. 적절한 욕심은 어떤 일을 추진하는 데 좋은 원동력과 동기부여가 되지만, 지나치면 오히려 일..

카테고리 없음 2024.03.29

5분

도스토예프스키의 일화를 알고 계시나요? 그는 28살 때에 내란 음모의 혐의를 받아 사형선고를 받았습니다. 사형집행 예정시간을 생각하면서 시계를 보니 자신이 이 땅 위에 살 수 있는 시간이 5분이 남아 있었습니다. 28년간을 살아 왔지만 이렇게 단 5분의 시간이 천금같이 생각되어지기는 처음이었습니다. 이제 5분을 어떻게 쓸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사형장으로 같이 끌려 온 동료에게 마지막 인사를 한 마디씩 하는 데 2분이 걸리고 오늘까지 발을 붙이고 살던 땅과 눈으로 볼 수 있는 자연을 마지막 한 번 둘러보는 데 2분을 쓰기로 하였습니다. 마지막 인사를 하는 데 벌써 2분이 지나갔습니다. 이제 자기 자신의 삶을 정리해 보려고 하는데 문득 3분 후에 어디로 갈 것인가 하는 생각이 나면서 눈앞이 캄캄해지고 아찔해..

좋은글 2024.03.28

아내와 아침 식사

유난히 바쁜 어느 날 아침... 8시 30분쯤 되었을 때 어르신 한 분이 엄지손가락의 봉합침을 제거하기 위해 병원을 방문했습니다. 어르신은 9시에 약속이 있다며 빨리해 달라고 나를 무척이나 재촉했습니다. 시계를 계속 들여다보는 어르신 모습에 내가 직접 치료해 주기로 마음먹고 궁금해 물어보았습니다. "왜 이렇게 서두르시는 거예요?" "근처 요양원에 입원 중인 아내와 아침 식사를 함께해야 합니다." 어르신의 아내는 알츠하이머병에 걸려 요양원에 입원 중이라고 하셨습니다. 그래도 왜 이렇게 서두르시는지 궁금하여 다시 물었습니다. "어르신이 약속 시간에 늦으시면 아내께서 역정을 많이 내시나 봐요?" "아니요, 제 아내는 나를 알아보지 못한 지 벌써 5년이나 되었습니다." "아니 아내께서 어르신을 알아보시지 못하는..

카테고리 없음 2024.03.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