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네가 한량이네 자네가 한량이네 자네가 한량이네 이매(夷昧)탈 탈바가지 얼굴에 안 붙도록 애쓰며 사시게나 탈 안을 흐르는 속내 알아볼 이 없으니. 산다는게 외롭네 혼자 가는 길이라 눈물을 흘린다고 그 뉘가 알아주나 그러네 그저 그러네 한량입네 하고 살아. 이매탈: 안동 하회 별신굿에서 바보탈 현대시조 2024.01.12
老覺人生 萬事非(노각인생 만사비) 老覺人生 萬事非(노각인생 만사비) 나이 들어 생각하니 인생 별것 아니데 금새라도 죽을 듯 조급해 하다가도 시간이 지나고 나니 아무 일도 아니여. 현대시조 2024.01.10
그런 사람이 좋다 그런 사람이 좋다 가슴이 시리도록 맑은 사람이 좋다 떠난 뒤 편지 한장 보내지 않았어도 가끔씩 생각이 나는 그런 사람이 좋다. 가슴이 아프도록 맑은 사람이 좋다 단풍이 다진 가을 마지막 잎새처럼 스산히 텅빈 가슴에 흔적 조금 남겨둔. 현대시조 2024.01.06
빈센트 반 고흐 빈센트 반 고흐 작아도 큼직하게 펼쳐진 풍경화에 주제와 바탕사이 살아난 배색(背色)의 묘(妙) 굵직한 마띠에르가 무게를 더합니다. 가난과 고뇌 속에 쓸쓸히 살아오다 한쪽 귀 잘라 내고 총으로 마감한 삶 자화상 눈빛 거기서 당신을 봤습니다. 한 점의 그림조차 팔지 못한 당신과 느긋이 앉아있는 탕귀 영감을 보면서 예술이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됩니다. 현대시조 2024.01.05
직무유기(職務遺棄) 직무유기(職務遺棄) 술 취한 임금님이 정자에서 잠이 들자 식사담당 신하가 옷 벗어 덮어준다 그때는 충성스럽다 칭찬이 자자했다. 훗날에 이번 일의 문제가 들어나고 벌 받는 두 사람은 의관과 식사담당 하나는 직무유기고 다른 자는 월권(越權)이다. 급여를 받은 자는 제 역할이 있는데 매사에 참견하고 못 믿어 간섭하고 사장이 직원 일을 하면 직무유기 아닌가. 현대시조 2024.01.04
겨울나무 겨울나무 시위다 저항이다 하늘향한 반항이다. 잎 하나 남김없이 뺏기고 난 설움에 분연히 우뚝 일어선 윤회(輪廻)의 궐기이다. 촘촘히 날을 세운 무수한 저 창끝은 시간에 저항하는 마지막 반항이다 허공에 메아리치는 애절한 외침이다. 현대시조 2024.01.03
단란(團欒) 단란(團欒) 노부부 마주 앉은 소박한 밥상위에 고등어 자반구이가 오랜만에 올랐다 이것 좀 자셔 보씨요 요새 맛이 들었소. 아니여 당신 먹어 생선 좋아 허잔여 영감님 손사래에 머쓱해진 마나님 어느새 영감 수저위에 생선살이 올랐다. 고것 참 맛이 있네 당신도 얼른 들어 서로가 권하다가 밥그릇이 비는데 밥상 위 생선구이는 아직 반이 남았다. 현대시조 2024.01.02
삼인행필유아사 (三人行必有我師) 삼인행필유아사 (三人行必有我師) 모두가 감사하고 매사가 고마운 걸 늦게나마 어렴프시 깨닫게 되었으니 이제야 철이 드나봐 뭔가 알 듯 한 것이. 사방에 스승이니 더없이 고마운 일 숨 쉬고 걷는 것도 감사할 따름이야 이제사 이걸 알듯해 부끄러운 일이지만. 현대시조 2023.1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