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겨울 바다 김남조
겨울 바다에 가 보았지.
미지(未知)의 새,
보고 싶던 새들은 죽고 없었네.
그대 생각을 했건만도
매운 해풍(海風)에
그 진실마저 눈물져 얼어 버리고
허무의
불
물 이랑 위에 불 붙어 있었네.
나를 가르치는 건
언제나
시간…….
끄덕이며 끄덕이며 겨울 바다에 섰었네.
남은 날은
적지만
기도를 끝낸 다음
더욱 뜨거운 기도의 문이 열리는
그런 영혼을 갖게 하소서.
남은 날은
적지만
겨울 바다에 가 보았지
인고(忍苦)의 물이
수심(水深) 속에 기둥을 이루고 있었네
-시집 <겨울바다>(1967)-
-----------------------------------
봉길리행/ 박 권 숙
한 시대가 가고 또 다시 한 시대가
유명의 깎아지른 물 한 고비 넘다 보면
등뒤엔 잊혀진 것들 기척만 남은 가을
바다의 후손들은 봉길리에 가서 운다
디딜 곳 하나 없는 울음의 영토에서
비로소 고요해지는 능바윗속 뼈 한줌
모래가 모래들을 바람이 바람들을
은칼로 베어내는 예각들의 먼 안쪽
한 시대 해안을 덮은 아, 축축한 가을
'한국현대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한국 현대시와 시조 1수 (0) | 2016.09.23 |
---|---|
한국 현대시와 시조 1수 (0) | 2016.09.22 |
한국 현대시와 시조 1수 (0) | 2016.09.20 |
한국 현대시와 시조 1수 (0) | 2016.09.19 |
한국 현대시와 시조 1수 (0) | 2016.09.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