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겨울 일기 -문정희-
나는 이 겨울을 누워 지냈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어 버려
염주처럼 윤나게 굴리던
독백도 끝이 나고
바람도 불지 않아
이 겨울 누워서 편히 지냈다.
저 들에선 벌거벗은 나무들이
추워 울어도
서로 서로 기대어 숲이 되어도
나는 무관해서
문 한번 열지 않고
반추동물처럼 죽음만 꺼내 씹었다.
나는 누워서 편히 지냈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어 버린
이 겨울
-------------------------------
나를 이기지 못하고 / 김 인 숙
신열을 동반한 지독한 통증
열병을 앓는 중이다
기다리던 바람은
끝내 불어오지 않고
단 하루
쉽게 건너는 법
못 배웠다 아직도
오십년을 다스렸어도
나를 이기지 못하고
제법 많은 길 걸었는데
또 다시 길을 잃어
언제쯤
나를 이길 수 있나
종점은 다 와 가는데...
'한국현대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한국 현대시와 시조 1수 (0) | 2016.09.27 |
---|---|
한국 현대시와 시조 1수 (0) | 2016.09.26 |
한국 현대시와 시조 1수 (0) | 2016.09.22 |
한국 현대시와 시조 1수 (0) | 2016.09.21 |
한국 현대시와 시조 1수 (0) | 2016.09.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