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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 - 이시영 -
앞산길 첩첩 뒷산길 첩첩
돌아보면 정든 봉 첩첩
아재야 아재야 정갭이 아재야
지게목 떨어진다 한 가락 뽑아라
네 소리 아니고는 못 넘어가겠다
기러기떼 돌아 넘는 천황재 아홉 굽이
내 오늘 너를 묶어 이 고개 넘는다만
언제나 벗어나리,
가도 가도 서러운 머슴살이 우리 신세
청포꽃 되어 너는 언덕 아래 살짝 필래
파랑새 되어 푸른 하늘 훨훨 날래
한 주인을 벗어나면 또 다른 주인
한 세월 섬기고 나면 더 검은 세월
못 살아가겠다고 못 참겠다고
너도 울고 낫도 울고 쩌렁쩌렁 울었지만
오늘은 찬 바람에 봉두난발(蓬頭亂髮) 날리며
말없이 너도 넘고 나도 넘는다.
뭇새들 저러이 울어 예
차마 발 떨어지지 않는 느티목 고개,
묶인 너 부여안고 한 번 넘으면 그만인 아, 죽살잇고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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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문/김선희
돌배나무 가지 사이로 숨어 보는 열사흘 달
목마름 더는 못해 내게로 달려온다
파문 뒤
하늘 땅 무너지고
알 수 없는 내가 된다.
소리내어 흐느끼는 달의 울음소리
나의 상념은 흔들리고 지워지고...
그리움
목 축이는 건
달빛이면 안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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