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현대시

한국 현대시와 시조 1수

임기종 2016. 11. 11. 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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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집 - 기 형 도

 

사랑을 잃고 나는 쓰네

잘 있거라, 짧았던 밤들아

창밖을 떠돌던 겨울안개들아

아무것도 모르던 촛불들아, 잘 있거라

공포를 기다리던 흰 종이들아

망설임을 대신하던 눈물들아

잘 있거라, 더 이상 내 것이 아닌 열망들아

장님처럼 나 이제 더듬거리며 문을 잠그네

가엾은 내 사랑 빈집에 갇혔네

<19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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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엽고() /김 광 수

 

 

스치는 실바람에도

잡목들은 수런거린다

 

뜬구름 거머쥐려

허공을 휘저으며

 

저마다

가지각색(可知各色)

명분으로 치장한다

 

어느날 무서리 온단

소문만 떠돌아도

 

눈치 빠른 잎새들은

황갈색 변장을 하고

 

우우우

비명을 떨구며

사방으로 흩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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