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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들은 따뜻하다 - 정호승
하늘에는 눈이 있다
두려워할 것은 없다
캄캄한 겨울
눈 내린 보리밭길을 걸어가다가
새벽이 지나지 않고 밤이 올 때
내 가난의 하늘 위로 떠오른
별들은 따뜻하다
나에게
진리의 때는 이미 늦었으나
내가 용서라고 부르던 것들은
모든 거짓이었으나
북풍이 지나간 새벽거리를 걸으며
새벽이 지나지 않고 또 밤이 올 때
내 죽음의 하늘 위로 떠오른
별들은 따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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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풀/유 선
들풀은 부대끼면서도
제 맘을 열지 않는다.
가슴에 별을 품고
햇볕에 몸을 말릴 뿐.
한 자리 굳게 지키며
제 둘레를 넓혀간다.
그들은 어둠 속에서도
신음하는 일이 없다.
차라리 죄인인 양
침묵으로 절규하며
아픔을 깊숙이 가두고
인내로만 뻗어간다.
밟히면 누웠다간
이슬 먹고 다시 일며
밝은 날 활짝 웃고
흐린 날은 움츠릴 뿐.
아무리 박토라 해도
사랑으로 충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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