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현대시

한국 현대시와 시조 1수

임기종 2016. 11. 21. 0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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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바다 - 김남조

 

겨울 바다에 가 보았지

미지(未知)의 새

보고 싶던 새들은 죽고 없었네

 

그대 생각을 했건만도

매운 해풍에

그 진실마저 눈물져 얼어버리고

허무의 불 물이랑 위에

불붙어 있었네

 

나를 가르치는 건

언제나 시간

끄덕이며 끄덕이며 겨울 바다에 섰었네

 

남은 날은 적지만

기도를 끝낸 다음 더욱 뜨거운

기도의 문이 열리는

그런 영혼을 갖게 하소서

 

겨울 바다에 가 보았지

인고(忍苦)의 물이

수심(水深) 속에 기둥을 이루고 있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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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람의 바다 / 서 벌

 

 

남녘, 그의 바다를 한 삽 뗏장으로 떠

고향 두고 올 때 품에 넣어 왔었던가.

서울도 그에겐 한려수도, 날마다 그러했네.

인왕산 인수봉이 얼른 바위섬 되고

남산 수락산 다름 아닌 섬이어서

키 큰 집 키 작은 집 모두, 섬 사이의 해초였네.

 

태풍에 마음의 기둥 갯바위로 어지러울 땐

동대문 남대무도 다만 한 척 배였다네.

용케도 뒤집히지 않아 머리 세고 빠졌을 뿐.

 

버스 지하전차 옆으로만 기는 게들.

속엔 든 사람들 알처럼 빽빽하네.

숨 가쁜 틈바구니에 끼인 그, 어느 굽에 그는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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