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현대시

한국 현대시와 시조 1수

임기종 2016. 11. 17. 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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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들은 따뜻하다 정호승 

                    

하늘에는 눈이 있다

두려워할 것은 없다

캄캄한 겨울

눈 내린 보리밭길을 걸어가다가

새벽이 지나지 않고 밤이 올 때

내 가난의 하늘 위로 떠오른

별들은 따뜻하다

 

나에게

진리의 때는 이미 늦었으나

내가 용서라고 부르던 것들은

모든 거짓이었으나

북풍이 지나간 새벽거리를 걸으며

새벽이 지나지 않고 또 밤이 올 때

내 죽음의 하늘 위로 떠오른

별들은 따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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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풀/유 선

 

 

들풀은 부대끼면서도

제 맘을 열지 않는다.

 

가슴에 별을 품고

햇볕에 몸을 말릴 뿐.

 

한 자리 굳게 지키며

제 둘레를 넓혀간다.

 

그들은 어둠 속에서도

신음하는 일이 없다.

 

차라리 죄인인 양

침묵으로 절규하며

 

아픔을 깊숙이 가두고

인내로만 뻗어간다.

 

밟히면 누웠다간

이슬 먹고 다시 일며

 

밝은 날 활짝 웃고

흐린 날은 움츠릴 뿐.

 

아무리 박토라 해도

사랑으로 충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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