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현대시

한국 현대시와 시조 1수

임기종 2016. 12. 13. 0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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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인수

 

그의 상가엘 다녀왔습니다.

 

환갑을 지난 그가 아흔이 넘은 그의 아버지를 안고 오줌을 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의 여러 요긴한 동작들이 노구를 떠났으므로, 하지만 정신은 아직 초롱 같았으므로 노인께서 참 난감해 하실까봐

"아버지, , 쉬이, 어이쿠, 어이쿠, 시원허시것다아"

농하듯 어리광 부리듯 그렇게 오줌을 뉘였다고 합니다.

 

온몸, 온몸으로 사무쳐 들어가듯 아, 몸 갚아드리듯 그렇게 그가 아버지를 안고 있을 때 노인은 또 얼마나 더 작게, 더 가볍게 몸 움츠리려 애썼을까요. , , 끊기는 오줌발, 그러나 그 길고 긴 뜨신 끈, 아들은 자꾸 안타까이 땅에 붙들어매려 했을 것이고 아버지는 이제 힘겹게 마저 풀고 있었겠지요. -

 

! 우주가 참 조용하였겠습니다.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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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목과 바람 / 우흥순

 

잠깨라 눈을 떠라

살랑살랑 간지르고

 

뜨겁다 몸 가려라

걱정하는 여름 바람

 

단풍 옷 곱게 차리니

얼른 벗어라 보챈다.

 

제 멋에 겨운 바람

아양덜고 걱정하며

 

보채다 위협하지만

나목은 흔들릴 뿐

 

그 어떤

큰 명령에만

알몸 동면 감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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