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현대시

한국 현대시와 시조 1수

임기종 2017. 2. 14.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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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란이 피기까지는 - 김영랑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나의 봄을 기둘리고 있을 테요

모란이 뚝뚝 떨어져 버린 날

나는 비로소 봄을 여읜 설움에 잠길 테요

오월 어느날 그 하루 무덥던 날

떨어져 누운 꽃잎마저 시들어 버리고는

천지에 모란은 자취도 없어지고

뻗쳐 오르던 내 보람 서운케 무너졌느니

모란이 지고 말면 그뿐 내 한해는 다 가고 말아

삼백 예순 날 하냥 섭섭해 우옵네다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기둘리고 있을 테요 찬란한 슬픔의 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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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경수

 

맑은 하늘 고이 도려

보름달로 메워 놓고

 

한마음 손끝에 모아

별이 총총 고운 밤에

 

원 모아

가꾸는 화원(花園)

향이 깊은 꽃이 피네.

 

심어 가는 한 올 한 올

애틋한 시린 손길

 

그순정 곧은 뜻이

죽향(竹香)으로 돋아날 제

 

봉오리

정 맑은 속살

하마 필 듯 여린 가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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