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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란이 피기까지는 - 김영랑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나의 봄을 기둘리고 있을 테요
모란이 뚝뚝 떨어져 버린 날
나는 비로소 봄을 여읜 설움에 잠길 테요
오월 어느날 그 하루 무덥던 날
떨어져 누운 꽃잎마저 시들어 버리고는
천지에 모란은 자취도 없어지고
뻗쳐 오르던 내 보람 서운케 무너졌느니
모란이 지고 말면 그뿐 내 한해는 다 가고 말아
삼백 예순 날 하냥 섭섭해 우옵네다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기둘리고 있을 테요 찬란한 슬픔의 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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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繡) 한경수
맑은 하늘 고이 도려
보름달로 메워 놓고
한마음 손끝에 모아
별이 총총 고운 밤에
원 모아
가꾸는 화원(花園)
향이 깊은 꽃이 피네.
심어 가는 한 올 한 올
애틋한 시린 손길
그순정 곧은 뜻이
죽향(竹香)으로 돋아날 제
봉오리
정 맑은 속살
하마 필 듯 여린 가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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