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시조

어느 산사에서

임기종 2020. 8. 2. 0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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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산사에서

 

산그늘 내려앉아 좌선하는 연못에

돌탑이 품고 있던 이끼 낀 탑 그림자

가만히 내려놓으니 물속의 산을 탄다.

 

왼 종일 쏘다니던 동자승은 잠들고

부연(附椽)끝 풍경(風磬)소리 떨림이 멈춰서면

노을도 서산을 베고 잠자리를 채비한다.

 

노승은 등가려워 싸리가지 효자삼고

쿨럭이는 기침소리 처마 끝에 걸리면

산사(山寺)는 어둠을 안고 산이 되어 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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