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시조

보릿고개

임기종 2020. 8. 15.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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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릿고개

 

어릴적 우리 집엔 아들셋 딸이 두명

닭고기 먹으려고 생일만 학수고대

그것도 딸들한테는 생각도 못한 사치.

 

큼직한 토종닭이 푹 삶아 물러지면

엄마는 문을 닫고 어서 먹어 했는데

어쩌다 한번 먹는 걸 누굴 생각 하리야.

 

한참이 지난 후에 사실을 알았었지

엄마도 동생들도 구경도 못했단 걸

말복날 닭백숙보니 생각나는 그 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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