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 건강 이야기

생활속 보양음식 30가지

임기종 2014. 5. 9.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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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속 보양음식 30가지

지은이 홍종희

우리의 몸과 마음을 살리는 음식문화 이야기 그리고 요리와 레스토랑

 

 

 

 

 

 

 

 

 

 

 

 

 

 

 

책을 내며 하루 세 끼 식사는 신이 선물한 최고의 선물

언제부턴가 삶의 지혜가 간절히 필요할 때 멀리서 찾지 않고 가까운 주변을 둘러보게 되었습니다. 어깨에 가득 들려 있던 무거운 긴장을 푼 채 바라보니, 우리 일상 속에는 전에는 미처 보지 못했던 엄청난 가치가 존재하더군요. 건강과 행복추구라는 미명 하에 갖가지 비법들이 새로이 소개될 때마다 사람들은 잔뜩 부풀어 오른 풍선처럼 반응합니다. 그런데 현란한 조언이 아니더라도 일상생활 속에서 건강과 행복을 충분히 가꿀 수도 있음을 우리는 간과하는 게 아닐까요? 거창한 방법을 찾는 것이 아닌, 가장 기본적인 방법을 활용하는 것은 어떨지요. 바로 신이 인간에게 허락해준 하루 세 번의 식사를 충실히 활용하는 겁니다.

현대인들은 대충 적당하게 끼니를 해결하거나 아예 거르기를 반복합니다만. 번거로울 수 있는 이 시간은 역으로 생각해보면 그 어떤 시간보다 건강과 생활에 도움이 되는 시간이 될 수 있습니다. 바로 어쩔 수 없이 준비하고 맞이해야 하는 거추장스러운 시간이 아닌, 모든 교류의 중심이 되는 시간으로 말입니다.

자연의 에너지를 가득 담고 자라는 다양한 식재료를 매개로 나와 자연이 만나고, 더불어 음식을 만들고 나누는 과정 속에서 나와 함께하는 가족, 주변 사람들이 서로 마음을 나눕니다. 이러한 자연스러운 교류는 생활에 활력을 선사하는 신체의 건강은 물론 사회적 관계의 건강에까지 영향을 미쳐 생활을 탄력 있게 가꾸어줍니다.

기왕이면 여기서 머무르지 않고 조금 더 진일보하여 식재료와 음식에 얽힌 문화와 에피소드에 대해 알고 즐길 수 있다면 배뿐만 아니라 머리와 가슴속의 지식과 문화에 대한 욕구도 한층 더 풍성하게 채워질 수 있을 것입니다. 그저 단순히 먹고 마시거나 어색하게 서로 마주하며 앉아 있기보다는 오랜 역사를 거쳐온 지금 이 자리의 음식이 어떤 사연과 의미를 가졌는지 테이블에 함께 마주 앉는 이들과 이야기를 나누어보면 어떨까요? 어느새 어색했던 표정이 호기심과 즐거움으로 바뀌면서 한층 더 즐거운 식사 시간으로 가꿔지는 변화를 체험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 책은 우리가 생활 속에서 흔히 먹는, 혹은 쉽게 접할 수 있는 30가지 음식을 간추려 쓴 것입니다. 귀중한 손님을 모시기 위해 어떤 음식이, 어떤 레스토랑이 좋을지 고민하던 많은 지인들에게 건강, 자연, 문화, 관계 교류의 장이 될 수 있도록 엄선한 메뉴와 레스토랑을 소개한 것으로, 지난 2년여에 걸쳐 여려 잡지 등에 소개되었던 내용을 중심으로 새로 구성한 것입니다. 모쪼록 책상 위에서 장식되는 책이 아닌, 필요할 때마다 즐겨 찾는 책이 되었으면 합니다. 그리고 이 책의 내용이 하루 세 번씩 갖는 교류의 시간을 가꾸는데 작은 도움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20065월 홍종희

 

 

추천사 생활 속 여유와 삶의 질, 잘 먹는 것이 첫걸음

살아 있는 동안 해야 할 일은 참 많습니다. 그리고 사람들은 그 일을 마치 절체절명의 사명인 양 수행하며 살아갑니다. 어쩌면 삶에 있어서 정말 중요한 것은 여유와 삶을 즐길 줄 아는 자세일지도 모르는데 말입니다.

우리 조상들은 새나 쥐를 잡을 때도 도망갈 구멍을 남겨두거나, 농작물을 수확할 때도 짐승이 먹을 것을 남겨두곤 하는 여유를 가지고 삶을 즐겼습니다. 그러한 여유가 그 누구도 생각하지 못한 오묘한 문화를 만들어낸 것이며 지금, 현대에 와서 더욱 조명 받는 뛰어난 식문화를 이룩해낸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람이 살면서 목고 사는 것보다 중요한 것이 있을까요? 아마 건강과 삶의 질을 결정하는 데에 먹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없으리라 봅니다. 건강을 위해 하는 운동도 일단 먹어야 가능한 일이니 말입니다.

많이 먹기보다는 한 번을 먹어도 좋은 것, 깨끗한 것을 잘 먹는 것이 대세인 요즘, 사람들의 관심은 어느 곳에서 얼마짜리를 먹는가 하는 것이 아닌, 어떤 방식으로 어떤 음식을 먹는가 하는 것으로 점점 옮겨지는 것 같습니다. 그만큼 먹는 장소먹을거리에 대한 정보에 목말라 있는 것도 현실이지요. 하지만 넘치는 정보 속에 정말 내가 원하는 것은 찾기란 너무나 어려운 일인데, 그런 점에서 [생활 속 보약음식 30가지]는 이러한 목마름을 해소해줄 수 있는 단비 같은 책입니다. 모든 칼럼마다 곁들여진 맛깔스러운 역사와 음식에 얽힌 해박한 이야기, 그리고 의사와 푸드스타일리스트가 제안하는 생활 속 건강법과 집에서 실천할 수 있는 쉽고도 맛있는 레시피까지. 하나도 버릴 것 없이 알차고 유용한 정보이며, 재미있는 읽을거리이자 실천할 수 있는 좋은 가이드 역할까지 해줄 것이라 믿습니다. 건강, 그리고 생활 속 여유와 삶의 질을 높이는 것. 뭐 별거 있겠습니까? 잘 먹는 것이 그 첫걸음이지요. ‘밥이 보약아니겠습니까. 20065월 신라호텔 총주방장 서 상 호

 

 

 

 

 

 

 

 

 

contents

1장 식탁위의 보배

01 지친 현대인을 위한 땅의 선물 마늘 깊은 욕망의 드라큘리아

02 밭에서 나는 쇠고기 콩 콩밭 매는 아낙네야, 베적삼이 흠뻑 젖는다

03 콜레스테롤 합성 억제 효과 보리 보리밭 사잇길로 걸어가면

04 원활한 순환과 배설을 위한 민간처방 옥수수 뻥튀기와 팝콘 사이

05 몸안의 해독제 메밀 메밀꽃 필 무렵 산허리는 온통 은빛이어라

06 우리 입맛의 고향 쌀 그린파파야 향기

07 쌀가루의 화려한 변신 떡 미운 놈 떡 하나 더 주세요

08 역시 한국인에겐 밥이 보약 밥과 국 우리 것이 좋은 것이여!

09 시간이 만든 맛 젓갈 & 장아찌 맛과 영양을 살린 마법의 저장법

10 세계 5대 건강식품 김치 세계를 놀라게 한 발효 과학

 

2장 지친 기력을 되살리는 보양식

11 흰 피부를 만드는 식이섬유의 보고 과일 거울아 거울아, 누가 제일 예쁘니?

12 건강 유지를 위한 필수 과목 채소 사랑한다, 사랑한다, 사랑한다

13 겨울 동안 깨진 몸의 균형을 다시 살려내다 나물 봄 처녀 제 오시네

14 재료에 구애받지 않는 고칼로리 즉석식 전 앞뒤로 골고루 익어가는 그리움

15 일본 열도 장수의 비결 생선 펄떡이는 생명 속에 고스란히 숨 쉬는 맛

16 전문가의 손길로 빛을 발하는 복 복사꽃 향과 함께 찾아오는 서시의 유방

17 성장기 어린이에게 최고의 식품 바다가재 함께하면 외롭지않아요

18 떨어진 기력을 되살리는 최고의 보양식 오리고기 미운 오리 새끼의 환골탈태

19 돼지고기와 채소의 환상적인 조합 만두 그 안에 모두 있었네

20 우리 몸에 꼭 필요한 필수 영양식 쇠고기 잔인한 육식인가, 진정한 미식인가

 

3장 오감으로 먹는 음식

21 눈으로 음식을 먹다 꽃 꽃피는 봄이 오면

22 칼슘과 단백질의 원천 치즈 마음까지 녹이세요

23 영양 성분이 그대로 소화되는 다이어트식 파스타 동서양을 묶는 국수 한 가닥

24 입맛을 자극하는 강한 향신료 카레 남녀노소 모두에게 사랑받는 맛

25 진정한 신의 감로주 초콜릿 오후 4, 초콜릿을 먹어라

26 효모가 선사하는 즐거운 대용식 베이커리 빵이 없다고? 그럼, 고기를 먹지?

27 세계 3대 산해진미 캐비아 & 트뤼플 & 푸아그라 만한전석과 물 만 찬밥

28 항암 효과와 성인병 예방 효과 차 잔 속에 출렁이는 유토피아

29 혈액순환과 노폐물 배출 돕는 카페인 커피 악마처럼 검고 지옥처럼 뜨거우며 사랑처럼 달콤하다

30 몸과 마음의 약 와인 신의 축복인가, 악마의 저주인가

인덱스

 

우리 먹을거리는 단순한 음식이 아닌, 병을 치료하고 허한 몸을 추스르는 역할을 하는 보약입니다. 한식의 재료를 살펴보면 그 이유를 알 수 있습니다. 기름과 불을 많이 사용하고 자극적인 소금이나 후추 등은 가급적 사용하지 않으며 마늘, 고춧가루 등 몸에 좋은 향신료가 많이 들어갑니다. 또한 굽고 지지고 튀기는 음식보다는 가볍게 데치거나 담백하게 끊이는 국물요리가 많지요. 그래서 한 끼의 밥은 그 무엇보다 소중한 보약의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Part1 식탁 위의 보배

지친 현대인을 위한 땅의 선물 마늘 / 밭에서 나는 쇠고기 콩 / 콜레스테롤 합성 억제 효과 보리

원활한 순환과 배설을 위한 민간처방 옥수수 / 몸 안의 해독제 메밀 / 우리 입맛의 고향 쌀

쌀가루의 화려한 변신 떡 / 역시 한국인에겐 밥이 보약 밥과 국 / 시간이 만든 맛 젓갈 & 장아찌

5대 건강식품 김치

 

 

지친 현대인을 위한 땅의 선물 마늘 Medical Tip

 

마늘은 땅속에서 자라는 식물입니다. 때문에 강력한 양의 기운을 지니고 있어 혈관계, 소화기와 순환기에 두루 좋은 식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마늘의 알리신이라는 성분은 비타민 B1의 흡수를 돕는데, 비타민B1은 피로감을 해소해주는 역할을 하므로 피곤을 잘 느끼는 사람은 마늘을 꾸준히 먹으면 도움이 됩니다. 또한 혈관을 깨끗하게 하고 혈액순환을 돕기 때문에 몸이 냉한 사람에게도 잘 맞습니다. , 위가 약 한 사람의 경우 마늘의 매운맛이 자극이 될 수 있으므로 반드시 익혀서 먹도록 합니다.

한방에서는 손발이 차고 아랫배와 허리가 아픈 사람에게 꿀에 재워 숙성시킨 마늘을 약으로 썼습니다. 또한 구운 마늘을 장복하면 자잘한 병을 예방한다고도 하였을 정도로 마늘은 다양한 효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의 식생활에서는 이미 마늘이 다양하게 쓰이고 있으므로, 평소보다 마늘의 양을 약간 늘리는 정도로도 충분한 양을 섭취할 수 있습니다.

 

깊은 욕망의 드라큘리아

얼마 전 출간된 소설 가운데에 눈길을 끄는 것이 있었습니다. 드라큘라가 여전히 생존해 있다는 가설 하에 아버지의 과거와 딸의 현재가 조금씩 맞물리며 번갈아 기술되는 형식으로 흥미진진하게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소설이었죠. 이 소설에서 드라큘라는 우리가 알고 있는 단편적인 모습과는 조금 다른 측면으로 조명되고 있습니다. 바로 역사 속에 깊숙이 개입된 모습인데요, 작가는 흑사병을 비롯해 유럽에서 일어났던 각종 대란, 그리고 여전히 비밀에 감춰져 있는 여러 단체들을 드라큘라와 연결시켜 사건을 이끌어나갑니다. 꽤나 흥미진진한 내용이어서 재미있게 읽었는데, 다 읽고 나니 왠지 역시 드라큘라다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삶에 대한 그의 어마어마한 욕망이 수천 년 전 이미 죽었을 그를 현세에 자꾸 살려놓고 있다는 생각과 함께요.

잘 알다시피 드라큘라는 흡혈귀의 대명사로 불리는 가상의 인물입니다. 흡혈이라는 것은 여러 가지 의미를 지닙니다. 생명에 대한 집착일 수도 있고, 혹은 젊어지고자 하는 욕망일 수도 있습니다. 전설 속의 한 부인이 젊음을 유지하기 위해 처녀의 피로 매일 목욕을 했다는 이야기도 있지 않던가요? 이처럼 피와 관계된 이야기들은 대부분 지독하리만큼 강한 욕망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피의 색깔인 붉은색이 주는 느낌 때문일까요, 아니면 피라는 것이 가지고 있는 생명과의 연관성 때문일까요. 어쨌든 이 피를 주식으로 하는 드라큘라는 지금도 여전히 회자되고 있습니다. 오랜 전설로 전해 내려오는 드라큘라 이야기는 루마니아에 실존하였던 드라큘라라는 잔인한 백작이 그 시작이라는 설도 있기는 하지만 상당 부분은 후세 사람들이 마음대로 지어낸 것이 더 많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드라큘라를 죽이려면 심장에 말뚝을 박아야 한다든가, 드라큘라가 십자가와 마늘을 무서워한다는 것 등이지요. 여기서 주의 깊게 생각해봐야 할 것은 드라큘라를 겁에 질리게 하는 것이 바로 마늘이라는 점입니다.

보통 신화나 설화에 나오는 영우, 또는 괴물들은 약점을 하나씩 가지고 있게 마련입니다. 그리스신화의 아킬레스는 어이없게도 발목 부분의 힘줄이 약점이었고, 성서에 나오는 삼손은 머리카락이 힘의 원천이었지요. 또한 늑대인간은 은으로 만든 총알이 약점이었고요. 이처럼 어떠한 행위나 물건 혹은 신체의 일부가 약점이 되는 경우는 많으나 드라큘라처럼 음식이 약점인 경우는 찾아보기 힘듭니다. 하지만 드라큘라의 주식이 피인 것을 감안해보면 마늘이 왜 드라큘라의 약점인지 쉽게 알 수 있을 것도 같습니다. 아마도 마늘에 들어 있는 질병 예방 효과와 살균 효과를 옛 사람들이 알았던 것이 아닐까요?

마늘은 우리나라 건국 신화에도 나오는 식품입니다. 천상황제의 아들인 환웅이 지상으로 내려와 정사를 보기 전, 호랑이와 곰이 내려와 사람이 되고 싶다고 간청을 하자 환웅은 마늘과 쑥만 먹으며 백 일 동안 동굴 속에서 수행을 하라고 시킵니다. 이때부터 두 동물은 마늘과 쑥만을 먹으면서 동굴 안에서 사람이 되기를 기도했고, 중간에 뛰쳐나온 호랑이는 사람이 되지 못했지만, 끝까지 버틴 곰은 사람이 되어 환웅과 결혼했다는 이야기가 우리의 건국신화이지요.

이 이야기 속의 마늘은 식품이라기보다는 일종의 종교적, 주술적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드라큘라에게는 약점이었던 마늘이 우리나라에서는 사람을 만드는 묘약으로 인식되었다는 게 재미있습니다. 마늘이 가지고 있는 마력은 이렇듯 긍정적인 모습이든, 부정적인 모습이든 동서양을 막론하고 강하제 작용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건국 신화를 통해 우리 조상들이 마늘을 약용화하였다는 것도 짐작할 수 있습니다. 마늘을 각종 음식에 골고루 사용한 우리 조상들의 지혜가 얼마나 훌륭한 것인지는 두말할 필요도 없겠지요.

마늘은 독특한 향을 지닌 백합과 식물입니다. 그 강한 향으로 인해 이미 선사시대 때부터 향신료로 귀하게 사용되어왔죠. 야생 산마늘을 채취해 먹던 것을, 사람들이 직접 재배하여 가까이 두고 먹게 된 것은 고대 이집트와 그리스 시대 때부터입니다. 특히 이집트에서는 피라미드를 건설하는 노예들에게 체력 보강 식품으로 마늘을 꾸준히 먹게 하였다는 기록이 남아 있습니다. 이미 이집트 사람들은 마늘이 몸에 좋다는 것을 알고 있었던 셈이네요. 때문에 마늘은 이집트의 피라미드 안에서도 종종 그 모습을 보입니다. 특히 어린 나이에 죽은 투탕카멘 왕의 무덤에서는 마늘이 부장품으로 함께 들어 있는 것이 발견되기도 했습니다.

마늘의 알싸한 냄새는 알리신이라는 성분 때문입니다. 알리신은 원래 생마늘 안에서는 알린이라는 성분으로 존재합니다. 그런데 단백질 성분의 일종인 이 알린이 자르거나 익히거나 다지는 행위를 통해 조직이 바뀌면서 알리신이라는 성분으로 변하는 것이죠. 알리신은 마늘 특유의 매운맛과 향을 내는데, 익히 경우 냄새와 맛은 많이 옅어지고 영양학적으로 이로운 성분만 남습니다. 알리신은 심혈관과 뇌혈관 질환, , 당뇨 등의 치료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알레르기와 노화 억제, 강장, 살균에도 뛰어난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된 바 있습니다. 알리신은 휘발성이 있는 까닭에 먹은 후 땀을 통해 냄새가 배출되거나 피부에 냄새가 조금씩 배어들기 때문에 마늘 향에 익숙하지 않은 서양 사람들은 김치와 마늘을 늘 섭취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에게서 예민하게 마늘 냄새를 맡기도 합니다. 물론 서양 사람들도 마늘을 먹기는 하지만 그들의 마늘은 우리나라의 마늘처럼 냄새가 강하지는 않다고 하네요. 향신료 계열의 식품은 각 나라마다 이용하는 것이 조금씩 다릅니다. 하지만 마늘의 경우는 서양뿐 아니라 인도, 중국, 동남아시아, 남미지역은 물론 지중해 지역에 이르기까지 폭 넓게 이용되고 있습니다. 이는 그만큼 마늘이 동서양을 막론하고 사랑받는다는 증거라고 할 수 있겠지요.

우리나라 사람은 평소 식생활을 통해 마늘을 많이 섭취하는 편입니다. 일반적인 반찬이나 김치 등으로 섭취하는 마늘 양만으로도 기준량에 도달할 정도지요. 하지만 그래도 마늘을 더 섭취해야 할 필요가 느껴진다면 구운 마늘이나 초절임한 마늘을 먹는 것이 좋습니다. 아무래도 익히지 않은 마늘은 위와 장에 자극을 줄 수 있기 때문이지요. 몸에 좋다고 과용하는 것은 오히려 해가 된다는 것을 잊지 말고 적정량을 섭취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Food in My Kitchen

마늘 올리브오일 통구이

마늘은 익혀서 먹으면 특유의 향과 매운맛은 줄고 단맛이 돌게 됩니다. 여기에 몸에 좋은 올리브오일과 부드러운 치즈를 곁들이면 술안주로도 간식으로도 좋은 마늘 요리가 됩니다.

* 마늘 20, 올리브오일 1, 파르멘산 치즈 적당량, 바케트(또는 호밀빵 등 조금 딱딱한 빵) 적당량, 소금 약간

1. 올리브오일을 넉넉히 2/1컵 정도 두른 팬에 마늘을 넣어 노릇해질 때까지 튀깁니다.

2. 올리브오일을 2/1컵 정도 따로 끓입니다.

3. 그릇에 튀긴 마늘을 담고 소금을 뿌린 뒤 끓인 오일을 마늘의 아랫부분이 약감 잠길 정도로 붓습니다.

4. 파르메산 치즈를 뿌립니다.

5. 치즈가 녹아 마늘과 엉기면 빵에 얹어 먹습니다.

 

Author's Choice - Restaurant

매드 포 갈릭

'마늘에 미치다'라는 뜻의 '매드 포 갈릭mad for garlic'은 말 그대로 마늘이 가득한 마늘 요리 전문점입니다. 일단 입구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사방에 걸어둔 마늘 다발이 눈에 들어오고 익숙한 마늘 향이 코끝에 달라붙는, 마늘을 위한 마늘에 의한 마늘 요리가 가득한 곳입니다. 마늘 특유의 냄새를 약화시키기 위해 소금과 안초비, 월계수잎 등으로 매리네이드한 후 올리브오일에 튀겨서 쓰는 마늘은 쓴맛과 매운맛은 줄고 단맛과 마늘 특유의 향은 은은하게 살아있어 감칠맛을 더해줍니다.

홍합에 마늘과 고추를 듬뿍 넣은 홍합찜은 와인과 토마토소스가 마늘과 어우러져 푸짐함을 더합니다. 새콤달콤하면서도 마늘의 알싸한 맛이 잘 살아 있어 자꾸만 집어먹게 되는 요리입니다. 또한 매리네이드한 마늘을 올리브오일과 치즈로 감사 구운 드라큘라 킬러는 드라큘라도 죽을 각오를 하고 먹는다는 음식 이름답게 구운 마늘과 치즈가 입 안에서 감기는 맛이 일품입니다. 이외에도 각종 파스타와 피자, 스테이크 등도 모두 마늘이 듬뿍 들어가 마늘 맛을 마음껏 즐길 수 있습니다.

 

밭에서 나는 쇠고기 콩

Medical Tip

콩은 40% 이상의 높은 단백질과 불포화지방산을 함유한 식품입니다. 뿐만 아니라 각종 영양 성분이 골고루 들어 있어 콩을 일컬어 신이 내린 선물이라 말하는 사람이 있을 정도입니다. 양질의 단백질이 많이 들어 있는 까닭에 흔히 밭에서 나는 쇠고기라고도 하지요.

콩으로 만드는 가장 대표적인 음식은 두부인데요, 두부에는 콩 단백질이 응축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칼로리도 낮아서 다이어트 식품으로도 각광받고 있습니다. 소량 포함되어 있는 지방도 대부분 불포화지방산이며 그 반 이상은 리놀레산이 차지하고 있고요. 또한 현대인의 식생활에서 자연히 과잉섭취 될 수밖에 없는 콜레스테롤을 씻어내는 역할을 하는데다가 칼슘과 비타민도 풍부해서 성장기 어린이에게도 좋은 식품입니다. 하지만 콩에는 다른 식품보다 인의 함유량이 많기 때문에 신장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를 콩류의 식품을 주의해서 섭취해야 합니다. /

 

콩밭 매는 아낙네야, 베적삼이 흠뻑 젖는다

억울한 누명을 쓰고 감옥에 들어갔던 한 여자가 출소 이후 복수를 계획하는 내용의 <친절한 금자씨>라는 영화가 있습니다. 이 영화의 중요한 소품 중 하나가 두부인데요, 감옥과 콩은 유난히 연결성이 많은 것 같습니다. , 감옥에 갔다는 이야기를 돌려서 콩밥 먹으러 갔다라고 하지 않습니까? <친절한 금자씨>에서도 출소한 금자에게 가장 먼저 건네지는 것은 하얗고 따뜻한 두부입니다. 그리고 마지막에 금자가 속죄하듯 얼굴을 파묻어버리는 것은 두부 모양으로 만든 케이크입니다. 그렇다면 왜 이 영화에서 두부가 복수의 시작과 끝을 알리는 소도구로 쓰인 것일까요? 아마도 두부가 가지고 있는 뭉개지거나 깨어지기 쉬운 성질은 복수의 덧없음을, 그 자체가 지닌 하얀색은 속죄의 의미를 담고 있는 것이 아닐까요?

원래 출소 후 두부를 먹는 것은 감옥에서 오랜 시간 제대로 된 영양보충을 하지 못했던 사람에게 양질의 단백질을 먹이고자 하는 데서 시작된 일이라고 합니다. 옥중에서 콩밥을 먹는 것도 같은 이치고요. 요즘에야 다양한 잡곡과 메뉴로 그 말이 무색해졌지만 말입니다.

두부는 콩으로 만드는 대표적인 요리 중 하나입니다. 지금부터 약 2천 년전, 중국 한나라의 류안이라는 사람이 도가 수련을 하면서 맛본 후 대량 생산을 하게 했다는 것이 두부의 기원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고려 말. 이색의 문집인 <목은집>에서 그 흔적을 발견할 수 있는데 대사구두부내향(큰 대, 집 사, 구할 구, 콩 두, 썩을 부, 올 내, 건량향)’이라는 시 가운데 나물국 오래 먹어 맛을 못 느껴 두부가 새로운 맛을 돋우어주네. 이 없는 사람 먹기 좋고 늙은 몸 양생에 더없이 알맞다라는 구절이 등장합니다. 늙은 몸 양생에 좋다고 기술한 것을 보니 이 시기에도 두부는 영양 공급원으로서 역할을 톡톡히 했었나 봅니다.

몇 년 전 일본에 잠시 들르러 갔다가 오래 묵은 두부집에 간 적이 있었습니다. 딱 보아도 평생을 두부만 만들어온 듯한 노인이 큰 솥에 콩을 삶고, 세월의 두께가 잔뜩 얹힌 기계로 콩을 갈고, 틀에 부어 두부를 만드는 과정을 다 볼 수 있는 손두부집이었지요. 오며 가며 그냥 지나쳐 가다가 어느 날 아침, 너무나 정겨운 모습이 보이기에 저도 모르게 한참을 머물러 서서 지켜보았습니다.

두부 만드는 할아버지는 그날도 여느 때와 같이 열심히 두부를 만들고 계셨습니다. 그때 손녀인 듯한 열 살 남짓한 어린아이가 팔랑거리며 할아버지에게 뛰어왔지요. 노인의 손은 간수와 콩물에 퉁퉁 불어 어디가 손바닥이고 어디가 마디인지 구분도 잘 되지 않을 정도였는데 그 손녀는 할아버지의 손을 꼭 잡고 가만히 쓸어주더군요. 그러자 그 할아버지는 손녀를 한 번 꼭 안아주고 뭐라고 말을 하더니 틀에서 두부를 한 조각 잘라냈습니다. 그러고는 접시에 담아 손녀에게 내미는데, 세상에나, 어쩌면 그렇게도 맛있게 먹는지..... 뜨거운 모양인지 호호 불어가며 두부를 먹는데, 글쎄 그걸 보고 있는 할아버지의 눈빛이 살살 녹아내리더군요. 그때 생각했습니다. ‘저 할아버지는 평생 두부 만들면서 한 고생을 다 보상받았구나. 지금 저 아이가 먹고 있는 것은 두부가 아니라 사랑이구나라고 말입니다.

그런 장면을 보았는데 어찌 두부를 사지 않을 수 있나요. 조심스레 가게로 다가갔습니다. 큰 소리로 맞아주는 할아버지에게 두부 한 모만 달라고 했지요. 김이 설설 나는 두부 한 모를 포장하시던 할아버지는 조금 작은 두부를 하나 더 넣어주시면서 맛을 보라고 하시더군요. 얼마 전에 개발한 깨두부라나요. 그때 먹은 두부는 정말 최고였습니다. 그 나이가 돼서도 연구에 연구를 거듭하면 신제품을 개발하는 그 열정과 평생 한 길만 걸어온 장인만이 가질 수 있는 자신감이 버무려진 두부인데 어련했겠습니다. 그때부터 저는 콩이라고 하면 거의 조건반사처럼 두부를 떠올리게 되었습니다. 사실 콩 음식의 종류도 참 많은데 말이죠. 그러고 보면 사람의 선입관은 참 바뀌기 힘든 것 중 하나인 듯도 하네요.

콩의 종류는 참 많습니다. 흔히 알고 있는 대두, 완두, 강낭콩 등을 비롯해서 녹두나 팥도 모두 콩의 한 종류입니다. 땅콩도 역시 콩의 일종이고요. 이러한 콩들은 원래 야생에서 들콩으로, 즉 덩굴로 자라던 것이었는데 처음에는 채취해 먹다가 점차 재배하기 시작해 오늘날 우리가 먹는 콩으로 정착하게 된 것입니다. 특히 콩은 보리를 수확한 후 심어서 보리를 심기 전에 거두는 작물인데, 보통 한여름 뙤약볕에서 가꾸어주어야 자라는 작물입니다. ‘콩밭 매는 아낙네야. 배적삼이 흠뻑 젖는다라는 노랫말은 한참 더울 때 김을 매주어야 하는 콩밭에서 힘겹게 일하는 모습을 묘사한 것입니다.

요즘에야 콩 농사를 전문적으로 짓는 농가도 있긴 하지만 보통 콩은 벼를 심고 난 비탈이나 자투리땅에 많이 심었다고 합니다. 땅 한 조각이라도 놀리지 않고 이용하려는 지혜였겠지요. 어쨌든 한여름의 기운을 듬뿍 머금고 자란 콩은 그 자체로도 맛있는 곡식이지만 두부를 비롯한 음료, 과자 그리고 우리네 생활에서 빼놓을 수 없는 각종 장류를 만드는 재료로 요긴하게 쓰입니다. 그야말로 없어서는 안 될 식물인 것이지요.

그러고 보면 우리가 손쉽게 사 먹는 모든 식재료들은 그것을 가꾸고 만들기 위해 애쓴 또 다른 수많은 사람들의 노고에 의한 것임을 새삼 깨닫습니다. 두부 한모를 먹기 위해 콩을 재배하고 수확하고 그러고 나서 불리고 빻고 간수를 쳐서 누르는 그 모든 과정을 해야 한다고 생각해보세요. 생각만 해도 머리가 지끈거리지 않나요? 쌀 한 톨 흘리지 말고 농부에게 감사하고 어부에게 감사하며 먹으라던 옛 어른 말씀이 떠오르네요. 옛 어른 말씀에 틀린 것 하나 없다는 교훈도 문득 생각나고 말이죠.

 

 

 

Food in My Kitchen

콩국

콩국은 국수를 말아 콩국수를 해먹거나 혹은 두유처럼 그냥 마셔도 좋습니다. 여름철 별미 음식이지요? 콩국을 먹기 위해 여름이 기다려진다는 사람도 많을 정도로 사랑받는 음식입니다.

* 흰콩(또는 검은콩)2, 6, 소금 약간

1. 콩을 반나절이나 하룻밤 정도 물에 불립니다.

2. 불린 콩을 삶는데 너무 많이 삶으면 메주 냄새가 나니 약간 살캉거리는 정도로만 삶아줍니다.

3. 삶은 콩의 껍질을 벗깁니다. 찬물에 여러 번 흔들어 씻으면 잘 벗겨집니다(요즘은 믹서의 성능이 좋아 껍질을 벗기지 않고 그대로 사용해도 됩니다)

4. 껍질 벗긴 콩을 믹서에 넣고 물을 함께 넣어서 갑니다.

5. 간 콩물에 소금간을 합니다.

 

Author's Choice - Restaurant

진주회관

높은 빌딩이 모여 잇는 서울 서소문동 삼성 본관 뒷길, 점심시간이면 넥타이를 맨 근처 직장인들로 늘 붐비는 이곳에 긴 행렬 하나가 눈에 뜁니다. 바로 40년간 콩국수 하나로 한자리를 지켜온 진주회관의 콩국수를 먹기 위해 기다리는 줄입니다. 진주회관의 콩국수는 주문과 동시에 뽑는 쫄깃한 면발과 구수하고 진한 콩국으로 유명하지요. 진주회관의 조걸 대표는 현재 사용 중인 콩을 찾아다니는 데만 10년이 걸렸다고 합니다. “경기도 이남의 콩은 맛이 없어요. 콩은 추운 지방의 것일수록 맛있지요. 결국 강원도에서 토종 황태콩을 발견했고 전량 계약 재배를 맺었습니다라고 진솔하게 이야기 합니다. 이곳 콩국수는 느끼하지 않고 먹을수록 고소한 맛이 더해져 평소 콩국수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도 한 그릇 다 비울 정도입니다. 점심 시간에는 약 450석에 달하는 자리에 빈 틈이 없을 정도로 붐비니, 이곳 콩국수가 당길 때에는 조금 서두르는 게 좋겠군요. 참 콩국수는 4월부터 10월까지만 맛볼 수 있다는 것, 잊지 마세요.

지하철2호선 시청역 9분 출구로 나와 직진, 서소문 삼성 본관 뒷길에 있습니다. 02-753-5388

 

콜레스테롤 합성 억제 효과 보리

Medical tip

보리는 차가운 성질을 가진 곡식이기 때문에 해열과 이뇨, 소염 등에 효과가 있는 곡식입니다. 숨이 차거나 나른한 증상을 잘 겪는 사람, 입 속에 병이 잘 나는 사람은 보리를 꾸준히 먹으면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보리에는 콜레스테롤이 합성되는 것을 억제하는 토코트리에놀이 다량 함유되어 있고 칼슘, 칼륨, 섬유질, 비타민 B군 등이 쌀보다 더 많이 들어 있습니다. 특히 혈압을 유지하는 칼륨이 다량 함유되어 체내의 알칼리도를 유지시키는 데도 도움이 됩니다.

보리는 밥으로 지어 먹어도 좋고 보리를 볶아 물에 우려서 보리차를 마셔도 좋습니다. 보리차의 경우 열이 많이 나거나 기침이 심할 때 자주 마시면 효과를 볼 수 있지요. 한방에서는 보리길금(맥아)인 엿기름을 끓여 마시는 방법으로 산모들의 젖을 말리거나 젖몸살을 치료하기도 합니다.

 

보리밭 사잇길로 걸어가면

이제는 고인이 되신 정주영 전 현대그룹 회장의 젊은 시절 에피소드 중 보리와 깊은 연관이 있는 이야기가 하나 있습니다. 한겨울에 방문한 외국 사절단을 위해 묘지의 봉분에 보리를 입혀 푸른 묘지를 만들어낸 일이 그것입니다. 그 기지도 놀랍지만, 겨울에 푸른 곡식이 있다는 사실이 어쩌면 더 신기했던 것 같습니다. 만일 보리의 파종 시기와 그 생장 기간을 모르는 사람이었다면 꿈도 꾸지 못했을 일이겠지요.

보릿고개, 보리숭늉, 꽁보리밥, 삼베바지의 보리 방귀....... 한국인에게 보리는, 보리가 들어가는 수많은 말에서부터 알 수 있듯 삶의 흔적이 짙게 풍겨나는 곡식입니다. 지금에야 사시사철 못 먹는 곡식도 없고 하다못해 과일조차 제철 과일의 영역이 사라졌으니 별 의미가 없지만 추수한 쌀을 아껴 먹으며 보리가 자라기를 기다리던 우리 조상들에게 보리는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구휼 곡식이었을 것입니다.

제철 과일과 곡식이라는 말을 하니 갑자기 떠오르는 것이 하나 있네요. 예전에 초등학교 다닐 때 다음 중 제철 과일이 아닌 것을 고르시오하는 식의 시험 문제가 종종 나오곤 했었는데 요즘도 그런 문제가 나오는지 모르겠습니다. 이제는 그런 문제가 별 의미가 없을 것 같으니 말이에요. 딸기는 봄, 수박은 여름, 가을엔 감, 겨울엔 귤이라는 각 계절의 대표 과일은 이제 계절에 관계없이 집 앞 슈퍼마켓에서 언제나 만날 수 있으니까요.

세상이 좋아진 건지 더 복잡해진 건지는 알 수 없지만 조금 서운하기도 합니다. 기다리는 기쁨을 잃었으니까요. 사실, 자기가 좋아하는 과일을 1년을 기다려 만난다는 것은 참으로 두근거리는 일이었습니다. 저만 해도 과일 중 가장 좋아하는 포도를 먹을 날을 한겨울부터 손꼽아 기다리던 기억이 있으니까요. 그렇게 기다려서 1년 만에 만난 포도는 어쩌면 그렇게도 까맣고 예쁘게 오롯이 그릇에 담겨 있던지. 한 송이 손에 들고 그해 첫 포도의 첫 한 알을 따 먹는 그 순간의 기쁨을 무엇에 비교할 수 있겠습니까. 원래 과일이건 채소건 생선이건 제철에 나는 것을 골고루 돌려 먹어야 하는 것인데 그런 순환구조가 흐트러진 건 어떻게 생각하며 기술의 발전이 준 이점이 아니라 먹을거리의 정도를 잃어버린 인류가 감수해야 하는 손해가 아닐까 싶습니다.

본래 중앙아시에서 재배되었던 보리는 그 재배 역사만 해도 1만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삼국시대 즈음부터 재배된 것으로 나타나 있고, 중국의 <논어><맹자>에서도 오곡으로 벼, 기장, 보리, , 피를 꼽을 정도로 보리는 오래 전부터 곡식으로 식용되어왔으니 그 역사가 참으로 오래되었습니다. 가끔 벼가 오곡에서 빠지는 경우는 있어도 보리가 빠지지는 않는 것으로 미루어보아 보리는 쌀보다 더 중요한 작물이 아니었나 싶네요. 벼는 자랄 수 있는 토양과 기후가 한정적인 반면 보리와 밀 등은 수확할 수 있는 지역이 더 폭 넓기 때문일 것이라는 주장도 있습니다.

옛 사람들이 보리를 중하게 여겼다는 증거는 한자에서도 찾을 수 있습니다. 보리는 맥(보리맥)‘이라는 한자를 사용하는데, 이 한자에는 올 래자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상형문자로서 일반적으로 형태를 묘사한 글자가 많은 한자 가운데에서 곡식인 보리에 오다라는 뜻이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이 특이하지요. 이는 <시경>의 시 <사문>에서 그 유래를 찾을 수 있다네요.

주나라 무왕이 은나라의 포악한 왕인 주왕을 치고 나라를 세워 이상적인 통치를 실현했을 대 하늘에서 내모(올래 소우는소리 모)?를 내렸다고 하는데 내모는 맥, 즉 보리모종을 뜻합니다. 그러고 보면 보리는 하늘에서 내린 곡식인 셈이지요. 하지만 이미 은나라 갑골문자에 보리에 대한 언급이 되어 있으므로 하늘에서 왔다기보다는 하늘만큼 멀리 있는 어떤 곳에서 전해져 왔다고 풀이하는 경우가 더 옳겠네요. 하지만 어떻게 풀이되든, 보리가 귀하고 중요한 작물이었음은 분명한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에서 보리는 중국과는 달리 가난과 아픔의 상징인 경우가 더 많았습니다. 오죽하면 보리를 수확하기까지의 그 서너 달을 보릿고개라고 칭했을까요. 하지만 보리가 없었다면 가을걷이 때까지 마냥 기다려야 했을 테니, 보리는 배고픈 사람들에게 하늘에서 내려준곡식이었음은 틀림없었겠네요. 또한 보리를 수확하고 나면 온갖 구황작물들을 수확할 수 있는 시기가 오니 보리의 수확은 어쩌면 배고픔의 끝이라는 신호와도 같았을 것입니다.

보리는 섬유질이 풍부하기 때문에 위에 오래 머무르지 않고 곧장 장으로 내려갑니다. 장으로 내려간 보리는 장에 자극을 주고, 자극받은 장은 활발하게 움직이지요. 보리밥을 많이 먹으면 방귀가 잦다는 것은 이 때문입니다. 따라서 보리는 대장암, 장염, 변비 등의 각종 장 질환에 좋은 효과를 나타내지요. 보리밥은 주로 나물과 된장을 곁들여 먹는데 모두 유산균도가 섬유질이 풍부해서 배는 부리되 칼로리는 낮고, 피를 맑게 하며 위와 장을 활발하고 건강하게 운동시킨다는 점에서 건강을 생각했을 때 영양학적으로도 훌륭한 음식입니다.

보리는 현대를 사는 사람들에게 혹자에겐 옛 추억의 그리움일 수도 있고, 혹자에겐 건강을 위해 일부러 챙겨 먹는 건강식일 수도 있습니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보리는 오랜 세월 우리와 함께 해온 음식이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는 겁니다.

 

Food in My Kitchen

보리수단

보리수단은 우리 전통 음료로서 여름에 특히 좋습니다. 오미자와 보리를 이용하여 만든 음료로 만들기도 쉽고 맛도 좋아 손님 접대뿐 아니라 집에서 수시로 마시기에도 부담이 없지요.

* 보리1, 녹말 5큰술, 설탕(또는 꿀)약간, 오미자 4/1

1. 보리는 심이 없어질 때까지 삶고 소쿠리에 건져 찬물로 미끈거림이 없어질 때까지 헹구어냅니다.

2. 헹구어 건져둔 보리에 녹말을 살살 묻혀서 끊는 물에 삶습니다. 녹말을 너무 많이 묻히면 씹히는 맛이 좋지 않으니 얇게 묻히도록 하세요. 보리수단을 좀 더 크게 마들고 싶으면 이와 같은 과정을 두세 번 반복하면 됩니다.

3. 오미자는 미리 하룻밤 정도 상온에서 물에 담가 물을 우려둡니다. 붉은 물이 곱게 우러나면 꿀이나 설탕을 넣어 단맛을 더해줍니다.

4. 보리를 오미자 물에 띄워서 냅니다.

 

Author's Choice - Restaurant

사월에 보리밥

옛날 보리밥을 충실하게 재현하면서 자체 개발한 메뉴로 어른뿐 아니라 젊은 층의 입맛까지 사로잡은 곳입니다. 이곳에서는 보리밥과 나물, 열무김치, 된장으로 이루어진 보리밥 세트뿐 아니라 자칫 부족하기 쉬운 단백질과 지방의 고른 섭취를 위해 고기류를 준비해두고 있습니다. ‘바싹 불고기돔베고기인데 바싹 불고기는 너비아니처럼 양념한 고기를 백탄을 이용한 숯불에 구워서 돌판에 얹어 내오는 것으로 달콤하면서도 부드러운 맛이 보리밥과 잘 어울립니다. 돔베고기는 도마라는 뜻의 제주도 방언인 돔베에서 알 수 있듯 보쌈용 돼지고기를 도마 위에 올려 내는 것으로 묵은지와 갓김치를 함께 제공합니다. 백김치의 시원한 맛과 갓김치의 향긋한 맛, 잘 익은 돼지고기와 소래에서 직접 공수하는 새우젓의 신선한 맛이 입 안 가득 만족감을 줍니다.

이곳 보리밥은 많이 먹어도 속이 부대끼지 않는 게 특징입니다. 넓은 홀뿐 아니라 8인용의 오붓한 룸도 준비되어 있으니 회식자리로도 손색없겠지요. 옛 추억을 떠올리며. 아니면 건강을 위해 오늘 한 끼 보리밥을 먹어보는 것은 어떨까요.

지하철 2호선 강남역 5번 출구에서 나와 두 번째 골목으로 우회전해서 50미터쯤 들어가면 왼쪽 건물 3층에서 바로 찾을 수 있습니다. 02-596-5292

 

원활한 순환과 배설을 위한 민간처방 옥수수

Medical Tip

옥수수는 여름에 삶거나 구워 먹기에 좋은 간식입니다. 통째로 먹어도 좋지만 통조림으로 만들어 먹거나 가루를 내어 먹어도 좋고, 빵이나 과자, 각종 수프 등 요리에 이용하기에도 적당합니다. 옥수수는 녹말과 포도당, 지방, 칼슘이 주성분으로 위장이 약한 사람은 소화를 시키기에 조금 부담스러울 수도 있지만 가루로 섭취할 때는 소화율이 높아지며 의외로 팝콘처럼 튀겨 먹을 때 가장 소화가 잘됩니다.

옥수수는 단백질이 부족하기 때문에 단백질 보충식품과 함께 먹는 것이 좋은데 가장 궁합이 잘 맞는 것은 우유입니다. 우유에는 필수 아미노산뿐 아니라 옥수수에 부족한 리신이 풍부하므로 옥수수와 잘 맞습니다. 그러고 보니, 왜 옥수수맛 우유는 안 나오는 걸까요? 고구마 맛 우유도 있는 것 같던데.......

 

뻥튀기와 팝콘 사이

<웰컴 투 동막골>이라는 영화를 보면 상황의 심각함에도 불구하고 마음이 따뜻해지고 참 행복해집니다. 이념이 대립하는 전쟁이라는 상황. 하지만 그 안에서도 인간은 인간이고 사람은 다 같은 생각과 같은 정서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때문이지요.

배경은 가상의 마을인 강원도 산골짝의 동화 같은 동네 동막골. 시대는 한국전쟁이 한창일 때입니다. 하지만 워낙 깊은 산중에 있는 까닭에 동막골 사람들은 전쟁이 무엇인지, 밖의 세상이 어찌 돌아가는지도 모르고 그저 하루하루 평화롭게 살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 평화는 인민군과 국군 몇 사람 그리고 연합군 측의 미군 한 사람이 거의 동시에 마을에 들어오면서부터 조금씩 변하기 시작하지요. 평화로움 속에 스며들지 못하고 겉돌며 서로를 향해 총구를 들이대던 국군과 인민군은 미친년이 버선 벗어 빗물을 닦아주든 말든, 서로를 경계하기에 급급합니다.

그렇지만 이러한 냉랭한 상황은 창고에서 터진 수류탄 한 방으로 해결됩니다. 수류탄으로 인해 튀겨져 마치 눈처럼 내리는 팝콘은 겨울 양식인 온수수의 만화적인 표현임과 동시에 앞으로 함께 연합해나가야 할 두 진영을 향한 축포이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이상하지요? 극장 안 모든 사람이 우와~” 하며 웃음을 터뜨릴 때 저는 문득 아니, 저게 어떻게 팝콘이 될꼬? 뻥튀기가 더 정감 있지 않으려나?’ 하면서 혼자 영화 속의 정서에 딴죽을 걸었으니 말이죠. 그렇게 생각하고 보니 만약 남미 쪽 사람이 이런 영화를 만들었다면 팝콘 대신 나초를 뿌리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더군요.

그러고 보면 옥수수만큼 여러 나라에서 다양한 모양으로 먹는 곡식도 드물지 않을까 싶습니다. 특히 인간이 먹는 곡물 중에서 옥수수처럼 사람의 신체에도 좋고 동물의 건강에도 좋은, 그야말로 두루두루 좋은곡물은 드뭅니다. 사료로 쓰이는 곡물의 경우 사람이 먹기에는 조금 거칠거나 영양의 균형이 이루어지지 않을 수가 있고, 사람이 주식으로 먹는 곡물의 경우도 역시 동물이 먹기에는 영양의 균형이 맞지 않을 수가 있기 때문이지요.

아침식사 대용으로 먹는 시리얼, 영화 관람 때나 기타 간식으로 배놓을 수 없는 팝콘, 녹말과 기름, 구수한 차까지....... 옥수수가 원료인 음식은 셀 수 없이 많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산간지방과 화전 등지에서 손쉽게 길러 먹을 수 있어 서민들의 배고픔을 달래주는 구황작물로도 사랑받았습니다. , 아메리카 원주민 민화에는 옥수수에 대한 전설로 이런 이야기가 전해져 내려오더군요.

어느 날 혼자 살고 있는 남자의 오두막에 긴 머리의 아름다운 여인이 나타났고, 남자는 여자에게 자기와 함께 살아달라고 간청을 했답니다. 그러자 그 여자는 자기의 말을 들어주면 함께 살아주겠다고 대답했지요. 여자가 남자에게 부탁한 것은 자기가 들판에 불을 지를 테니 자신의 머리채를 잡고 그 불 사이를 끌고 다니라는 것이었습니다. 차마 불붙은 벌판에서 여자의 머리채를 끌고 다닐 자신이 없었던 남자는 처음에는 그 청을 거절했습니다. 하지만 여인의 간곡한 부탁에 결국 그녀의 머리채를 잡고 불붙은 벌판을 끌고 다녔습니다. 그러자 남자가 여자를 끌고 다닌 자리마다 곧은 식물이 하나씩 자라기 시작하였고, 그 식물이 바로 옥수수였다는 것입니다.

이 전설은 불에 타버린 메마른 땅에서도 잘 자라는 옥수수의 성질뿐 아니라 긴 수염을 가지고 있는 옥수수의 외양 그리고 뜨거운 태양의 기운을 가득 머금고 열매 맺는 옥수수의 성질가지 은유적으로 잘 표현하고 있습니다. , 실제로 생각하면 좀 끔찍하고 엽기적인 장면이지만 말입니다.

옥수수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뛰어난 품질의 녹말입니다. 대신 음식을 통해 반드시 섭취해야 하는 필수 아미노산인 리신과 트립토판의 함유량이 거의 없기 때문에 옥수수를 먹을 때는 반드시 양질의 단백질을 함께 섭취해야 합니다. 때문에 옥수수로 만든 시리얼을 우유와 함께 먹는다든가, 옥수수 알갱이와 고기, 달걀을 함께 요리해 먹는다든가 하는 방법은 옥수수에 포함된 영양소를 더 잘 흡수하고 이용할 수 있는 방법임과 동시에 균형 잡힌 식단을 만드는 요령이기도 합니다.

한방에서는 옥수수를 당뇨 환자에게 좋은 음식으로 분류합니다. 옥수수 자체가 혈당을 낮춰주기 때문이지요. 또한 콜레스테롤 수치를 떨어뜨리기 때문에 성인병 예방에 효과가 더 높다고 하는데요, 옥수수 열매보다는 오히려 옥수수 수염이 효과가 더욱 높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옥수수 수염을 잘 말려서 10g 정도를 달여 하루에 여러 번 나누어 마시면 신장계통 순환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 지금까지도 가장 널리 알려진 민간 처방이기도 합니다. 그러고 보니 어렸을 때 화장실을 자주 가던 저에게 할머니께서 옥수수 수염 달인 물을 한 사발씩 먹이셨던 것이 생각납니다. 조금은 찝찔하고 또 조금은 고소한 맛이었던 것 같은데 이제는 그 맛도 기억이 가물가물 하네요.

옥수수에 들어 있는 섬유소는 위장뿐 아니라 대장의 배출 활동도 돕기 때문에 옥수수는 이래저래 순환과 배설에 이로운 역할을 합니다. 하지만 뭐니 뭐니 해도 옥수수는 한 솥 가득 삶아 뜨거울 때 후후 불며 줄줄 뜯어 먹는 맛이 최고지요. 달착지근하게 달라붙는 그 맛. 생각만 해도 웰컴 투 옥수수입니다.

 

Food in My Kitchen

옥수수 수프

옥수수와 궁합이 잘 맞는 우유, 거기에 지방질을 보충해줄 수 있는 베이컨과 각종 채소를 넣어 만든 옥수수 수프는 균형 잡힌 한끼 식사로 부족함이 없습니다. 맛도 물론 훌륭하고요.

*옥수수 통조림 1(또는 옥수수 알맹이 12/1), (또는 닭육수) 2, 우유 2/1, 양파 등 자투리 채소 약간, 설탕. 소금. 버터 약간씩 생크림 약간

1. 통조림 옥수수는 건져서 물기를 빼놓습니다. 생 옥수수를 사용할 때는 삶은 후 알맹이를 떼어둡니다.

2. 양파를 비롯한 각종 채소를 조금만 준비해 채 썬 후 버터를 두른 팬에 볶습니다. 될 수 있으면 감자나 당근 등 무르지 않는 채소를 이용하는 것이 깔끔합니다.

3. 채소를 볶던 팬에 옥수수를 넣어 볶다가 물을 붓고 한소끔 끓입니다. 이때 닭 육수를 사용하면 감칠맛을 더할 수 있습니다.

4. 끓인 수프를 믹서에 살짝 한 번 갈아냅니다. 이때 옥수수 알갱이를 조금 남겨두면 나중에 씹는 맛을 더할 수 있습니다. 환자식이나 이유식일 경우는 곱게 간 후 체에 한 번 걸러내면 좋습니다.

5. 갈아낸 수프에 우유를 넣고 한 번 더 끓이면서 설탕과 소금으로 간 하세요.

6. 수프를 그릇에 담고 생크림을 약간 뿌려 맛을 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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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사로까

까사로까에는 다른 음식점에는 대부분 있는데 없는 것이 몇 가지 있습니다. 바로 전자레인지와 통조림입니다. 이곳의 요리는 100% 천연재료만 사용해 만들기 때문에 인공 조미료는 물론이고 흔한 과일 주스 팩도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멕시코 음식에서 빼놓을 수 없는 할라페뇨조차 통조림을 쓰지 않고 기후와 조건을 까다롭게 따진 국내 농장에서 직접 재배해서 쓴다고 하네요. 가장 주된 재료인 옥수수와 밀도 직접 매장에서 반죽, 토르티야를 만들어 그날그날 제공하는 것을 원칙으로 합니다. 망고나 라임이 들어가는 소스 역시 생망고와 생라임을 직접 짜고 갈아서 만들어 신선한 맛이 가득하고, 토르티야와 함께 곁들이는 아보카도 소스인 콰카몰레도 신선한 아보카도와 직접 으깬 콩으로 만들어 맛이 생생합니다. 저는 나초나 토르티야를 잘 먹지 않는 편인데 까사로까의 것은 입에 잘 맞더군요. 알고 보니 시중의 나초나 토르티야는 보통 만들어둔 것을 데워서 내기 때문에 기름 냄새나 곡식 비린내 같은 게 나는 경우가 많은데 이곳은 직접 만들어 그런 냄새가 없기 때문이랍니다. 이곳에서 맛볼 수 있는 또 하나의 매력적인 아이템은 바로 살사소스입니다. ‘살사멕시카나를 비롯하여 한국인의 입맛에 맞는 여러 살사소스가 각종 음식의 맛을 더욱 감칠맛 나게 만들어 줍니다.

지하철 5호선 여의도역 4번 출구에서 나와 200미터 거리에 있습니다. 02-780-8133

 

몸 안의 해독제 메밀

Medical tip

메밀은 한의학적으로는 청혈, 즉 피를 맑게 하고 해독을 하며 몸 안의 기생충을 죽이는 역할을 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는 메밀의 성질이 차고 건조해서 독성을 훑어버리는 역할을 하기 때문인데 이 때문에 자주 체하거나 울렁증이 잦아 쉽게 토하는 사람, 혹은 변비나 종기가 잘 생기는 사람에게 효과가 있습니다. 또한 몸에 열이 많은 사람의 경우 메밀의 찬 성질이 열을 낮추어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더위를 많이 타는 사람에게도 잘 맞는 음식입니다. 하지만 몸이 냉하거나 위장이 강하지 못한 사람, 알레르기 체질인 사람의 경우 메밀을 먹었을 때 오히려 성질이 맞지 않아 불편할 수도 있습니다. 이때는 오히려 메밀을 삶은 뜨거운 물을 마시는 것이 더 낫습니다. 메밀 삶은 물은 수용성 비타민이 가득 들어 있는 천연 영양 음료이기 때문입니다.

메밀꽃 필 무렵, 산허리는 온통 은빛이어라

산허리는 온통 메밀밭이어서 피기 시작한 꽃이 소금을 뿌린 듯이 흐뭇한 달빛에 숨이 막힐 지경이다. 붉은 대궁이 향기같이 애잔하고 나귀들의 걸음도 시원하다. 길이 좁은 까닭에 세 사람은 나귀를 타고 외줄로 늘어섰다. 방울소리가 시원스럽게 딸랑딸랑 메밀밭께로 흘러간다.’

이효석의 소설 <메밀꽃 필 무렵>중 일부분입니다. 이 소설에서 작가는 하룻밤의 사랑을 추억하며 살아가는 장돌뱅이와 그의 아들일지도 모르는 젊은 남자의 아련한 이야기를 메밀꽃 흐드러지게 핀 메밀밭을 배경으로 풀어냅니다. 평생 홀로 떠돌아다녀야 하는 외로운 사람들. 단 한 번의 인연을 주춧돌 삼아 그리움을 먹고 사는 그들의 애잔한 사연이 메밀밭의 정경과 어우러져 마음을 울리는 감동을 만들어냅니다.

학교 다닐 때 교과서에 나온 이 소설을 읽으며 메밀밭의 정경이 늘 궁금했었습니다. 생각해보세요. 흐드러진 하얀 꽃 사이를 아버지와 아들일지도 모르는 두 사람이 나귀와 함께 걸어갑니다. 나귀의 목에서는 방울이 딸랑거리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풀던 두 사람은 서로가 자신의 혈육일지도 모르는 강한 유대감에 오히려 침묵할지도 모르지요. 달빛은 은은하고 사위는 고요합니다. 마치 정지된 한 폭의 그림처럼 아름답지 않나요? 언젠가 한번 꼭 봉평에 가보리라, 꼭 가서 메밀밭을 보고 오리라 작정한 지 오래지만 정작 직접 보고 오지는 못했습니다. 아직도 그저 메밀꽃 필 무렵 아름다운 그 풍광을 방송해주는 텔레비전만 애꿎게 노려보고 있네요.

메밀의 원산지는 히말라야, 동아시아 북부, 바이칼 호 주변 등 추운 지방입니다. 하지만 대부분이 야생 메밀이고 재배 메밀의 경우 온난 지역에 주로 분포되어 있지요. 메밀은 크게 달단 메밀과 보통 메밀로 나뉘는데 우리가 먹는 메밀은 보통 메밀입니다. 달단 메밀은 중세 때 달단인(타타르족)에 의해 유럽에 전해진 것으로 씁쓸한 맛이 있어 사료로 많이 이용되고 있습니다. 보통 메밀은 5월 중순에서 하순 사이에 파종하여 7, 8월에 수확하는 여름 메밀과 7월 중에 파종하여 10월에 수확하는 가을 메밀이 있는데 단백질과 영양가가 높아 요즈음에는 계절을 가리지 않고 많이 먹는 편입니다. 주로 어린잎은 채소로, 잎과 꽃은 약재로 쓰이며 특히 메밀꽃으로는 질 좋은 꿀을 생산합니다.

메밀의 주성분은 전분과 다당류, 단백질 등이며 통메밀을 가루로 낼수록 검은 빛이 돌지요.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함경도 지방에서 많이 재배, 섭취하다가 강원도로 내려와 강원도 지역의 특산물로 자리 잡았습니다. 메밀은 국수, 냉면, , 만두 등의 음식 재료뿐 아니라 민간요법으로도 종종 사용되어왔는데 <본초강목>에서는 메밀의 성질이 차고 달며 오장의 기능을 단련시키고 혈압을 조절한다고 나와 있고 <외태묘요>에는 습창에 메밀가루와 명반을 섞은 후 풀로 반죽하여 붙이면 효과가 있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특히 메밀은 흡착, 배출하는 성질이 있어 순환기 계통의 원활한 활동에 도움을 준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때문에 음식을 먹은 후 쉽게 울렁거리거나 먹은 것을 자주 토하는 증상이 있는 사람에게 좋은 음식인데, 껍질을 덜 벗긴 것이 섬유소를 비롯한 각종 영양소가 풍부해서 몸에 더 이롭습니다. 그러고 보면 곡식의 껍질이 본 알맹이보다 오히려 영양소가 더 많은 경우가 종종 있네요. 쌀도 백미보다는 현미가 더 영양이 많다고 하지 않습니까.

어쩌면 희고 깨끗한 것을 찾는 동안 건강에 좋은 것들을 잃어버리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때로는 발전이라는 것이 오히려 해가 될 때도 있는 것 같습니다. 특히 음식 문화에서는 그런 것이 더욱 심한 것 같아요. 더 맛있는 것, 더 깨끗한 것, 더 귀한 것을 찾는 요즘 사람들의 심리가 오히려 건강과는 무관하게 흐르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드네요. 솔직히 화학조미료와 표백제로 겉보기에만 번듯할 뿐 영양 면에서는 흙 묻은 무와 꽁보리밥만큼도 안 되는 음식들이 어디 한 둘인가요. 그래도 조금 다행인 것은 이러한 것을 깨닫고 조금씩 식생활의 방향을 바로 잡고자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입니다. 작은 움직임이지만 그런 움직임이 하나 둘 모이면 어느 날, 큰 파도가 될 날이 오겠지요.

이야기가 잠시 본론을 벗어났네요. 다시 메밀 이야기로 돌아와 보겠습니다. 우리가 메밀을 찾는 계절은 주로 여름입니다. 날씨가 점점 더워지면서 메밀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것은 메밀이 가지고 있는 찬 성분이 몸의 열을 낮춰주고 몸 안에 쌓인 노폐물들을 순화시켜 배출하기 때문인데, 이럴 때일수록 따뜻한 성질의 음식과 함께 섭취해서 장기가 놀라지 않도록 보호해주어야 합니다.

메밀국수와 함께 따뜻한 성질의 겨자를 곁들여 먹거나 찬 음식인 배추로 만든 김치보다는 따뜻한 성질의 뿌리채소인 무로 만든 무김치를 곁들여 먹는 것이 그러한 이유 때문이지요. 옛 어른들이 막국수를 먹을 때 국수 삶은 물을 같이 마셨던 거나 요즘 막국수에 겨자를 섞어 먹는 것 등은 모두 음식의 궁합을 잘 맞춘 한 예라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국수 삶은 물에는 메밀에 들어 있는 수용성 비타민인 비타민 B군과 루틴 등이 들어 있으므로 국수 삶은 물은 될 수 있으면 마시는 것이 좋습니다. 몸이 찌뿌드드하다거나 속이 울렁거려 입맛이 없다면 시원한 메밀국수와 Em거운 메밀 삶은 물로 속은 다스려보는 것은 어떨까요. 새로운 힘이 솟을지도 모르지 않습니까?

 

Food in My Kitchen

메밀국수

메밀은 찰기가 없어서 직접 뽑아 먹지 않는 한 메밀 함량 100%의 제품을 구입하기는 거의 불가능합니다. 시중에 있는 메밀 건면은 대부분 다른 전분이 섞인 것이므로 감안하도록 합니다.

* 메밀국수 150g, 5, 다시마(10x10cm) 1, 가다랑어포(가쓰오부시) 2큰술, 간장 2큰술, 조미술 1큰술, 4/1, 고추냉이(와사비) 1작은술

1. 냄비에 물과 다시마, 가다랑어포를 넣고 끓인 뒤 다시마와 가다랑어포는 건져 국물을 만듭니다.

2. 간장과 조미술, 강판에 간 무와 고추냉이를 분량대로 넣어 무즙 소스를 만듭니다.

3. 메밀국수는 삶아서 찬물에 헹구어 미끈거림을 제거합니다.

4. 차갑게 만든 l의 다시마 가다랑어포 국물에 무즙 소스를 넣고 메밀국수를 담가 먹습니다.

5. 취향에 따라 실파나 고추 채를 넣어도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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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밀소반

성남시 분당구에 위치한 메밀소반에서는 메밀로 만든 음식들을 골고루 맛볼 수 있는데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 메뉴는 냉메밀입니다. 시원한 육수에 메밀국수를 말아 먹는 것으로 가다랑어포의 감칠맛이 더해져 여름 더위를 한결 물리칠 수 있는 힘을 줍니다. 또한 두부로 만든 국물에 메밀국수를 말아먹는 두부메밀국수는 단백질이 풍부한 두부와 메밀을 접목시킴으로써 영양가를 높인 것인데 맛도 아주 좋습니다. 저는 오히려 냉메밀보다 이 두부메밀국수가 특이하고 더 맛있더군요. 부드럽고 자극이 없어서 부담스럽지 않게 먹을 수 있었습니다.

이곳에서는 메밀국수를 좀 더 색다른 방법으로 접근하고자 하는 노력으로 메밀 롤도 마련하고 있습니다. 메밀국수를 롤처럼 말아 마치 김밥 먹는 기분으로 먹을 수 있도록 한 메뉴인데 새로운 시도와 더불어 맛도 좋아 고객들이 많이 찾습니다. 후식으로 나오는 메밀과자역시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입니다.

지하철 분당선 정자역에서 미금역 방향으로 가다가 두 번째 블록에서 우회전하여 50미터 정도 직진하면 보이는 우측 건물 1층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031-715-9999

 

우리 입맛의 고향 쌀

Medical tip

쌀은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없어서는 안 될 주식입니다. 서구화된 식생활로 인해 삼시 세 끼 매번 쌀을 먹기는 힘들지만 그래도 여전히 밥은 우리에게는 중요한 주식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하지만 요즘 들어 몸에 해로운 세 가지 식품인 삼백(백미. 설탕. 밀가루)에 쌀이 포함되면서 흰쌀만을 섭취하는 추세는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쌀을 속껍질을 벗기지 않은 것을 현미라고 하는데, 이 현미는 섬유질과 무기질, 비타민 등이 풍부해서 각종 질병 예방과 변비에 좋습니다. 하지만 식감이 껄끄러워서 조리하는 데 좀 더 신경을 써야 하는 단점이 있지요. 이러한 현미뿐 아니라 흑미, 고대미라 불리는 붉은 쌀 등 각종 컬러 쌀을 비롯해 동충하초, 녹차, , 비타민 같은 것들을 입힌 기능성 쌀 등 요즈음에는 쌀의 종류도 여러 가지로 세분화 되어 있어 취향과 건강 상태에 따라 골라 먹기가 좋습니다.

 

그린파파야 향기

언젠가부터 뻔한 스토리와 사상을 담고 있는 할리우드 영화보다는 다소 지루하더라도 서정성과 낯선 풍광이 담긴 영화들을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그 시초는 아마<그린 파파야 향기>라는 영화였던 것 같습니다. 한 소녀가 하녀 일을 하면서 성장하고, 그러다 결국 마님이 된다는 간단한 스토리의 영화인데, 소녀가 하는 일 중 대부분이 부엌일이니만큼 요리하는 장면이 꽤 많이 나오는 영화였습니다.

이 영화를 처음 본 날, 제게는 참 많은 일이 있었습니다. 오랫동안 추진해왔던 일이 무산되었다는 통보를 받았고, 중요한 약속이 깨지면서 마땅히 시간을 보낼 곳조차 없었던 그런 어정쩡함 속에 있었지요. 아무 생각 없이 시간이나 때우려고 본 영화였는데 그때의 제 복잡한 심리와 맞았는지 그 무난하게 흘러가는 영상이 오히려 편안함을 주더군요.

그런데 문제는 영화를 보고 나온 뒤였습니다. 일단 볼 때는 편안함을 느꼈는데, 보고 나오니 몇 배로 더 심란해지는 겁니다. 게다가 배까지 고프기에 일단 허기부터 채우자 싶었죠. 그러다 제 눈에 뜨인 것이 베트남 쌀국수였습니다. 방금 본 영화의 영향도 있고 해서 아무 생각 없이 쌀국수 집에 들어갔습니다. 혼자 앉아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더군요. 처음 먹어보는지라 대충 주문했는데 기억에 아마도 쇠고기 양지가 들어간 것으로 주문했던 것 같네요. 드디어 큰 그릇에 가득 담겨 나오는 국물과 국수...... 일단 한 숟가락을 먹었습니다. 몸이 따뜻해지더군요. 그런데 이게 웬일입니까. 쌀국수 한 그릇을 놓고 먹는데 그렇게 외로울 수가 없는 겁니다. 갑자기 밀려드는 서글픈 감정 창피하게도 눈물 뚝뚝 흘려가며 쌀국수 한 그릇을 비웠습니다. 다 먹고 나니 속은 좀 후련해지더군요. 그때의 영향일까요. 지금도 답답한 일이 생기면 제일 먼저 뜨거운 국물의 쌀국수가 생각나니 말입니다.

서양의 음식 문화가 밀가루 중심인 데 반해 동양은 쌀 중심입니다. 사계절이 뚜렷하거나 고온 다습한 기후는 쌀의 생장과 수확에 좋은 환경을 만들어 주지요. 그래서 동양에서는 쌀을 중심으로 쌀에 부합할 만한 채소, 생선, 고기를 맞추어가는 형식으로 음식 문화가 발전했고, 그 결과 서양에 비해 목축 및 공업의 발달은 더디었으나 쌀을 이용한 음식 문화는 대단히 발전하였습니다.

쌀은 밀, 옥수수와 함께 세계 3대 곡물에 속하는데 90% 정도가 아시아의 각국에서 생산되며 그 대부분이 역시 아시아에서 소비됩니다. 22종의 벼과 식물 중 크게 두 종류 정도만 재배되고 있는데, 동남아시아의 중심으로 재배되는 것은 사티바종으로 우리나라나 일본에서 먹는 종류 역시 이것이며 그중에서도 찰기가 있는 자포니카형을 먹습니다. 인디카형은 같은 사티바종이면서도 끈기와 찰기가 부족한데 우리가 흔히 얘기하는 안남미라고 부르는 가벼운 쌀이 그것입니다.

녹말의 성질과 쌀알 내의 조직 구조가 달라 이런 차이가 생기는 것인데 전 세계적으로 우리나라와 일본의 경우가 차진 밥을 선호하고, 대부분은 인디카형의 가벼운 쌀을 선호합니다. 특히 우리나라와 일본의 경우는 벼의 껍질을 벗겨낸 정도에 따라 쌀을 구분해 먹는데 쌀은 껍질을 제거한 정도에 따라 현미, 7분 도미, 정백미등을 구분됩니다. 요즘에는 원하는 만큼 도정을 하기도 하고, 현미에 포함된 각종 섬유질과 무기질, 비타민 등을 섭취하기 위해 도정하지 않은 쌀을 먹기도 하지요.

쌀이 주식이라는 공통분모를 가진 덕분에 동양의 음식 문화는 쌀이 중심이 되어 다양한 모습으로 발전해왔습니다. 우리나라는 삼면이 바다이고 산이 많은 지형의 영향으로 인해 쌀을 비롯해 각종 곡류와 고기, 생선을 골고루 섭취할 수 있는 식문화가 발달하였고, 때문에 음식의 종류와 조리법이 상당히 다양하게 발전하였습니다. 중국은 넓은 영토와 다양한 민족이 서로 융합하고, 떨어져 나가면서 다양한 식문화가 혼합되었고, 따라서 재료 자체가 제한적이지 않고 그에 따른 요리법도 무척 다양합니다.

일본의 경우는 섬나라라는 특징답게 해산물을 이용한 요리가 발달하였습니다. 높은 습도 때문에 담백하고 깔끔한 요리가 주로 발전하였고, 화산 토양인 까닭에 다양한 채소와 식물이 생산되어 사계절 요리가 뚜렷하게 구분되어 나타납니다. 또한 신분제도가 오래도록 존재하였으므로 일반 서민이 먹는 음식과 귀족 계층이 먹는 음식도 각각 다르게 발전하였고요. 귀족이 먹는 음식의 경우 담은 모양과 재료, 준비 과정까지 하나하나가 예술작품을 탄생시키듯 정교하고 세심하여 요리예술로까지 불리며 현재에도 고급 요리의 대명사로 그 명맥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동남아시아의 경우 한국, 중국, 일본과는 조금 다른 모습을 보여줍니다. 고온 다습한 열대우림 기후인데다가 3~4개월의 짧은 건기를 제외한 대부분의 계절이 우기라는 특징 때문에 음식에 맵고 짜고 달거나 자극적인 향신료를 많이 사용하고, 각종 과일을 풍부하게 이용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과일로 취급하는 파파야도 그들은 반찬처럼 요리해서 먹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쌀 요리가 빠지는 적은 거의 없는데 특히 쌀을 볶거나 쌀 전분으로 국수를 만들어 섭취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러한 쌀국수, 라이스페이퍼, 동남아식 볶음밥은 들어간 재료에 비해 칼로리가 낮고 소화도 밀가루 음식보다 용이하며 맛도 좋기 때문에 몇 년 전부터 꾸준히 인기를 끌어왔습니다. 특히 쌀로 만든 국수는 국물 요리뿐 아니라 살짝 튀기거나 볶음 요리도 국수가 퍼지지 않고 재료와 어우러져 담백한 맛을 이끌어내기 때문에 각종 요리에 다양하게 이용되고 있지요. 그러고 보니 한동안 쌀국수를 먹지 않았네요. 답답한 일이 그만큼 없었다는 증거로 삼고 감사해야 하는 걸까요. 언제든 가슴이 답답해지는 날이 오면 뜨거운 국물을 먹으러 한번 가야겠습니다. 이참에 영화도 한번 더 볼까 싶네요. <그린파파야 향기>.......

 

Food in My Kitchen

새우 쌀국수 튀김

새우는 고단백의 해산물입니다. 머리와 꼬리를 함께 섭취할 경우 콜레스테롤의 수치를 낮출 뿐만 아니라 키토산을 함께 먹을 수 있기 때문에 새우를 먹을 때는 통째로 먹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 중하 10마리, 쌀국수 약간, 올리브오일 3큰술, 말리 허브(로즈메리. 바질. 오레가노 등)약간, 간장 2큰술, 레몬즙 1큰술, 가다랑어포(가쓰오부시)우린 국물 2/1, 녹말 5큰술, 그림소스 (플레인 요구르트 3큰술, 마요네즈 1큰술, 다진 양파 1큰술), 파르메산 치즈 약간

1. 새우는 깨끗하게 씻어 더듬이를 떼고, 머리와 꼬리를 남겨 몸통만 껍데기를 벗깁니다. 등 쪽으로 꼬치를 넣어 내장을 제거합니다.

2. 올리브오일에 말린 허브와 간장, 레몬즙, 가다랑어포 우린 국물을 넣고 새우를 담가 30분 정도 재워둡니다. 너무 오래 재우면 새우 살이 물러지니 주의합니다.

3. 쌀국수는 미지근한 물에 담가 부드럽게 만들어 물기를 뺍니다.

4. 재워둔 새우를 건져 파르메산 치즈를 뿌립니다.

5. 새우 몸통에 쌀국수를 돌돌 말아 녹말을 한번 뿌려 튀김 옷을 입힙니다. 170c의 기름에 넣어 바삭하게 튀긴 뒤 기름기를 뺍니다. 크림소스를 곁들이면 더욱 맛있게 즐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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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엔탈 스푼

신사동에 위치한 오리엔탈 스푼은 각종 쌀로 만든 국수류를 비롯해 중국, 일본, 태국, 인도네시아, 베트남의 특징 있는 쌀 요리들을 두루 맛볼 수 있는 곳입니다. 다양한 요리를 갖추고 있는 이곳에는 인기 메뉴가 따로 없습니다. 모든 메뉴가 골고루 소비되는데 그중에서도 가장 많이 찾는 것은 포보(Pho Bo)’라는 베트남식 쇠고기 쌀국수입니다. 재료의 맛이 뚜렷하게 느껴지는 담백한 국물을 여느 쌀국수에서는 쉽게 맛볼 수 없는 것이었습니다. 특히 입에 남는 잔 맛이 없고 국물이 진하면서도 짜지 않아서 끝까지 비우게 되더군요.

이곳의 수프는 모두 감칠맛이 진하게 배어 있는데 이는 인스턴트 수프가 아니라 모든 재료를 직접 우려서 만든 수프이기 때문입니다. 코리앤더라고 불리는 고수를 듬뿍 넣어 먹으면 더욱 독특한 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신사동 씨네시티 건물 뒤쪽, 천 번 골목에서 왼쪽으로 들어서면 바로 오른쪽에 위치합니다. 02-512-0916

 

쌀가루의 화려한 변신 떡

Medical tip

떡의 기본 재료는 쌀가루입니다. 떡에 따라 만드는 방법이 조금씩 다르기는 하지만 보통 떡은 시루에 쪄서 만드는 경우가 많습니다. 쌀을 가루 내어 물고 각종 재료를 넣고 섞어서 시루에 찌면 떡이 완성됩니다. 떡은 일반적으로 동량의 밥보다 더 많은 양의 쌀을 섭취하게 합니다. 적은 양의 떡이 의외로 많은 칼로리를 가질 수 있다는 것이지요. 또한 조직 자체가 촘촘하면서 쫀득쫀득하고 차진 식감을 지니는데 이 점이 떡의 맛을 배가시키기도 하지만 자칫 소화능력이 약한 사람이나 씹는 힘이 부족한 어린이, 또는 노약자는 식도에 부담이 되거나 소화가 잘 되지 않을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우리 조상들이 인절미 등의 찰떡과 소화 효소가 풍부한 동치미 등을 함께 먹은 까닭이 여기에 있습니다.

 

미운 놈 떡 하나 더 주세요

자라면서 가장 이해가 되지 않았던 속담이 바로 미운 놈 떡 하나 더 준다라는 속담이었습니다. 밥보다도 빵보다도 떡을 더 좋아하는 저로서는 예쁜 놈한테 떡을 줘야지, 미운 놈 한테 왜 떡을 준담하는 생각이 들었지요. 사실 어른이 된 지금도 이 속담만큼은 잘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머리로는 이해하지만 가슴으로는 이해하지 못한다고나 할까요. 그런데 제가 이 속담을 머리로라도 이해한 것은 아마 어린 시절의 한 사건을 겪은 다음부터였던 것 같습니다.

어렸을 때 저희 옆집에는 굉장히 장난꾸러기인 사내 녀석이 한 명 있었습니다. 그 아이가 치는 장난은 어린아이의 장난이라고 봐주기엔 무리다 싶을 정도로 그 강도가 심한 것도 있어서 동네 어른들이 모두 요주의 인물로 찍어둔 녀석이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부모님이 모두 일을 나가시고 할머니와 내내 둘이 있으면서 쌓인 불만을 그렇게 풀었던 것 같기도 합니다. 하지만 당시 그 친구는 말 그대로 공포의 대상이었습니다. 그런데 불행인지 다행인지 그 녀석이 저를 좋아하게 되어버렸습니다. 어린아이의 사랑이란 그때나 지금이나 괴롭히고 놀리는 것으로 표현되는지라 그 아이의 사랑을 받으면 제 눈에서는 하루도 빠짐없이 눈물이 흘렀습니다. 보다 못한 저희 엄마가 그 친구를 집으로 부르시더군요. 저는 잘됐다! 넌 이제 큰일났다하는 마음이었지요. 그런데 이게 무슨 일인지 저희 엄마는 그 친구를 불러서 배불리 음식을 해 먹이시고, 글쎄 지저분한 그 아이를 벗겨 목욕까지 씻겨주시는 게 아닙니까? 그러고는 언제 사두셨는지 새 옷까지 싹 입혀주시고는 친구끼리는 놀리지 말고 사이좋게 서로 위하면서 지내야 한다고 말씀하시는 겁니다.

보고 있던 저는 기가 막힐 노릇이었지요. 그렇게 조르던 제 원피스는 안 사주시면서 남의 아이에게 새 옷이라니요. 있는 대로 골이 나 있는 제게 엄마가 그러시더라고요. 저 녀석이 사랑이 고파서 그런 거라고. 원래 미운 놈 떡 하나 더 주는 거라고. 그런데 참 이상하지요. 그 당나귀같이 날뛰던 녀석이 어느새 얌전해진 겁니다. 물론 장난은 여전했지만 적어도 제게는, 그리고 저희 엄마에게는 깍듯하고 착하게 굴더군요. 그때 어렴풋이 알았죠. 떡 하나를 더 주는 의미를. 그다음부터 떡을 먹게 되면 항상 그 속담과 함께 그 녀석이 생각납니다. 어디서 무얼 하며 살고 있을까요.

떡을 만들려면 하룻밤 불린 쌀의 물기를 빼고 갈아서 먼저 고운 쌀가루를 만들어야 합니다. 소금을 넣어 찰기를 더하고, 본연의 단맛을 이끌어낸 후 천역 색소로 먹음직스러운 빛깔을 냅니다. 이 가루들을 반죽하고 모양을 내서 빚지요. 종류에 따라 소가 들어가거나 고명을 얹기도 하고 때로는 튀기기도 합니다. 또 어떤 것은 여러 번 치대어 쫄깃함을 더하기도 하고요. 시루나 찜기에 김을 올려 찌거나, 찐 반죽을 치대어 쫄깃함을 더하거나, 기름에 지지거나 그 방법과 맛은 조금씩 다르지만 이 모든 것을 우리는 떡이라고 부릅니다.

떡의 역사는 오래되었습니다. 삼국이 성립되기 이전인 부족국가 시대부터 떡이 만들어졌지요. 떡의 주재료인 곡물뿐 아니라 찌는 기구인 시루, 곡식을 가는 갈판과 갈돌 등이 유물로 남아 있는 것에서 짐작하는 것이긴 하지만요. 그 이후로 농경이 중심이었던 우리 사회와 떡은 그 관계를 꾸준히 발전시켰습니다. 거문고 선생인 백결이 너무도 가난하여 세모에 떡을 치지 못하자 거문고로 떡을 치는 소리를 연주하여 부인을 위로했다는 이야기나, <해동역사> <지봉유설> <목은집> <규합총서>등의 문헌에 남아 있는 떡과 관련된 이야기들은 떡이 우리 조상에게 일상의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요즘엔 점차 떡이 사라져 가고 잇습니다. 떡은 어느새 일상 음식이 아닌 설이나 추석 같은 명절에만 먹는 음식이라고 여기게 되었습니다. 아마도 우리의 식생활이 크게 변한 탓이겠지요. 과거, 삼시 세 끼 외에 간식이 변변치 않았던 시절의 떡은 평소 흔하게 맛보지 못했던 달콤함과 더불어 든든함까지 안겨주는 고마운 간식 겸 주식 대용 음식이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식생활이 서구화된 요즈음에는 빵이며 과자, 사탕 등 밥 외에 먹을 것이 많아졌고, 상대적으로 손이 많이 가는 떡을 해 먹는 경우는 드물게 된 것이지요. 간혹 필요한 경우 조금씩 포장된 떡을 사서 이용하는 경우는 있으나 시루에 김을 올리고, 멥쌀과 찹쌀을 불려 소금 간을 해서 갈아 안치는 과정을 거쳐 떡을 직접 만드는 사람은 이제 거의 없습니다.

하지만 떡은 모양과 맛, 영양에 있어서 결코 서양의 빵이나 과자보다 못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각종 과일과 채소, 곡식을 이용하여 첨가물 없이 순수하게 만들기 때문에 빵이나 과자와는 비교할 수 없이 영양가가 높고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음식이기도 합니다.

앞에서도 이야기했지만 저는 떡을 밥보다도, 빵보다도 좋아합니다. 입 안에서 퍼지는 구수하면서도 달착지근한 맛도 맛이지만 그 색색의 고운 모양이 입맛을 더 당기기 때문입니다. 화려한 케이크보다 떡이 더 좋은 것은 역시, 미운 놈 떡 하나 더 주는 심정인 걸까요?

 

Food in My Kitchen

오미자 시럽에 재운 경단

찹쌀로 만드는 경단은 만들기도 간단하면서 조금만 먹어도 든든합니다. 달콤한 주스와 과자 대신 오미자 시럽에 재운 찹쌀경단이라면 간식과 후식, 전천후 음식으로 손색이 없습니다.

* 오미자 2/1, (오미자 담가 우린 물) 2, 찹쌀가루 3, 뜨거운 물 3/2, 5 큰술, 소금 약간

1. 찹쌀가루는 소금을 약간 섞어 체에 내린 후 뜨거운 물 3/2컵로 익반죽합니다. 오래 치대어 끈기를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2. 오미자는 미리 물(2)에 담가 색을 우러나게 한 후 건져냅니다.

3. 오미자 물을 꿀을 섞어 단맛을 냅니다.

4. 반죽을 조금씩 떼어 둥글게 빚어 가운데 오목하게 손가락으로 눌러 모양을 냅니다. 끓는 물에 넣어 삶습니다. 다 삶아지면 찬문에 헹궈 쫀득함을 더해줍니다.

5. 3의 오미자 시럽에 4의 경단을 얹어서 냅니다.

 

Author's Choice - Restaurant

동병상련

늘 함께 떡을 사랑하자라는 뜻을 지닌 ?동병상련(한가지 동, 떡 병, 서로 상, 사모할 연)‘에서는 현대적이면서도 전통에 충실한 각종 떡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마늘바게트 같은 맛이 감도는 마늘케이크‘, 달콤한 꿀과 밤이 어우러진 꿀밤케이크‘, 각종 과일이 들어간 과일설기케이크와 흑미의 쫀득함이 입안에 가득 퍼지는 흑미케이크등 총 열 입곱 가지의 떡 케이크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주문을 받은 후 당일에 만드는 떡 케이크는 특별한 날 선물하는 용도뿐 아니라 손님 접대용으로도 그만입니다.

떡 케이크뿐 아니라 15종의 개별 포장된 떡과 15종의 한과도 준비되어 있는데, 한번 맛보면 모든 종류를 하나씩 다 먹어보아야 할 만큼 맛도 모양도 뛰어납니다. 카페테리아 같은 실내에서 떡을 종류별로 주문한 후 다양하게 마련된 전통 음료와 함께 즐기는 맛은 고급 카페 못지않습니다. 식사대용으로도 든든해서 밥 먹고 카페로 이동해서 차 마시는 과정을 한번에 해결할 수 있는 장점도 있습니다.

이곳의 떡은 모두 당일 새벽에 만듭니다. 앙증맞고 보기만 해도 먹음직스러운 개별 포장된 떡들은 이곳에 앉아 전통 음료와 함께 먹어도 좋지만 날시 좋은 날, 인사동 거리를 걸어 다니며 먹어도 좋습니다. 음료 역시 테이크 아웃이 가능하니, 떡과 전통 음료를 들고 거리를 활보하는 새로움을 경험하는 것도 시도해볼 만합니다.

인사동 쌈지길 지하 1층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02-733-8383

 

역시 한국인에겐 밥이 보약 밥과 국

Medical tip

한식은 보통 밥과 국 그리고 네다섯 가지의 반찬으로 이루어집니다. 밥은 쌀밥, 혹은 현미나 콩, 각종 잡곡을 넣은 혼식으로 지을 수 있는데, 영양학적으로 하얀 쌀밥보다 현미나 잡곡이 섞인 혼식이 좋다는 것은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겠죠. 현미는 쌀겨에 들어 있는 비타민과 미네랄, 섬유질 등의 이로운 영양 성분을 섭취할 수 있게 하고, 잡곡은 흰쌀밥에 부족한 영양을 보충해주기 때문입니다. 또한 한국인의 밥상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김치의 경우 이미 널리 알려졌다시피 각종 이로운 발효균들이 소화를 돕고, 몸속의 유해균을 없애줍니다.

한식의 밥상에는 이렇게 밥과 국, 김치 외에 나물무침, 단백질을 섭취할 수 있는 고기류나 알류가 함께 오릅니다. 또한 후식으로는 과일 정과나 화채 등을 먹으므로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비타민, 무기질이 골고루 포함된 최고의 식단인 셈이지요. , 각종 장류에 포함된 나트륨의 양이 일일 권장량을 초과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의식적으로 싱겁게 먹는 습관을 들어야 합니다.

 

우리 것이 좋은 것이여!

조선 옷 우에 에프롱을 들르고 히사시가미에 고무신 신은 웨트레쓰양! 놀애를 불를가? 딴스를 할가? 새빨안 술이나 마시어 볼가?’

1925115<조선일보>에 개제된 만화로 본 경성에 덧붙여진 글의 일부입니다. 개화기 조선의 모습은 꼭 이와 같았을 것입니다. 조선 옷 위에 서양식 앞치마를 두르고, 커피를 서빙하는 웨이트리스, 갓에 도포를 휘날리며 반짝거리게 광을 낸 구두를 신은 초로의 노인, 다쓰러져 가는 초가집에서 화사한 양장 차림으로 나오는 -던 걸’, ‘-던 뽀이’, 어느 시기나 그렇듯 과거와 현재가 급격하게 변동하는 과도기의 시대는 늘 과거의 세계와 지금의 세계, 앞으로 올 세계가 섞인 모습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자본주의의 급격한 성장과 늘어나는 공급들, 그 공급을 따라갈 수 없었던 수요, 이로 인해 세계의 경제 균형은 점점 깨어져 갔고 이러한 변화는 동양의 작은 반도 국가인 조선 역시 그냥 지나치지 않았습니다. 세계정세의 급물결과 조선 내에 잔존하던 전통은 근대와 전근대가 섞인 문화, 과거의 것이 있어야만 근대적인 것을 부각시킬 수 있는 아이로니컬한 상황을 만들어내며 조금씩 개화기의 물결을 타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물결을 가장 먼저 탄 것은 사람들의 패션을 비롯한 의식주였습니다.

사실 언젠가부터 우리는 외식이라는 문화에 굉장히 익숙해진 것 같습니다. 그것도 서양 음식을 먹는 그런 외식 말이지요. 영화 속 1960~1970년대 가족들은 언제나 중국집으로 외식을 하러 가더군요. 조금 잘사는 집은 탕수육을 합 접시 시켜 놓고 그런 집 아이들은 능력 있는 가장에게 박수로 화답합니다. 하지만 못사는 집 아이들은 창문 밖으로 침만 꼴깍꼴깍 넘기며한 젓가락만 먹어봤으면하고 그저 바라봅니다.

그러던 것이 각종 서구식 외식업체에 조금씩 그 자리를 넘겨주더군요. 하진 저만해도 어디서 뭘 먹을까?’ 하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곳이 이탈리안 식당 아니면 프랜치 식당이니까요. 그러면 프랑스, 이탈리아, 중국, 이들 나라의 공통점은 무엇일까요. 바로 음식 문화가 전세계에 퍼져 있다는 사실일 겁니다. 전 세계 어디를 가든지 이들 나라의 음식을 맛볼 수 있지요. 우리도 누군가를 근사하게 대접하고 싶은 날, 기념하고 싶은 날, 정말 고급스럽게 한 끼를 즐기고 싶은 날, 주저하지 않고 이탈리안 레스토랑이나 프렌치 레스토랑을 찾지 않습니디까. 그리고 어색한 칼놀림과 살짝 헷갈리기도 하는 잔과 포크의 종류와 순서를 되새기며 식사를 하지요. 나중에는 무엇을 먹었는지도 헷갈리는 이름을 가진 음식을 말입니다.

그에 비해 한식은 어떤가요. 외국인들에게 한식을 먹어봤느냐고 물어보면 대부분 김치, 불고기, 비빔밥 등 뻔한 메뉴만 나열합니다. 사실, 한식은 그 어느 나라 음식보다 다양한 메뉴를 가지고 있습니다. 게다가 단순한 음식이 아닌, 병을 치료하고 허한 몸을 추슬러주는 역할을 하지요, 한식의 재료를 살펴보면 이를 쉽게 알 수 있습니다. 기름과 불을 많이 사용하고, 소금이나 후추 등은 가급적 사용하지 않으며 인삼, , 계피, 당귀 등 한약재들과 고춧가루, 마늘, 생강 등 몸에 좋은 향신료가 들어갑니다. 또한 굽고 지지고 튀기는 음식보다는 가볍게 데치거나 담백하게 끓이는 국물 요리가 일품이지요.

균형을 갖춘 상차림을 보면 더할 나위 없는 건상식입니다. 고기류를 이용한 음식은 자연히 육식이 비교적 용이하였던 궁중을 중심으로 발전해 서서히 서민들에게도 전파되었고, 채식은 서민을 중심으로 그 종류와 조리법이 다양하게 발달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먹고 사는 것이 가장 긴박한 문제였던 가난한 서민들에게 있어서 한 끼의 밥은 그 무엇보다 소중한 보약의 역할을 했습니다. 자연히 우리 조상은 그 한 끼의 식사에 몸에 이로운 영양소를 골고루 포함시키기 위해 고민하였고, 결국 한식의 상차림은 이러한 조상들의 고민과 연구가 집결된 보약 같은 식단이라고 보아도 좋겠네요.

오늘, 식탁에 올려진 각종 반찬들을 다시 한번 유심히 살펴봅시다. , 낯선 나물이 올라와 있거나, 밥에 쌀 외에 다른 무언가가 섞여 있다면 관심을 가지고 먹어보는 것은 어떨까요. 건강을 향한 첫걸음은 내가 먹는 한 끼의 식사, 그 식사의 식단에 달여 있습니다. 밥이 보약이라고 하지 않던가요!

 

Food in My Kitchen

청국장 담그기

한식의 기본은 각종 장류입니다. 하지만 간장과 고추장, 된장을 만들어 먹기는 쉽지 않습니다. 우선 좋은 메주를 만들거나 구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인데요, 청국장은 의외로 간단하게 만들어 먹을 수 있으니 한번 시도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 대두(소립종)적당량

1. 대두를 12시간에서 20시간쯤 불립니다. , 여름에는 반나절 정도만 불리면 되고요

2. 불린 콩을 한두 시간 정도 푹 삶아서 건져둡니다.

3. 깨끗한 볏짚 속에 삶은 콩을 넣어 40c정도의 온도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합니다. 볏짚을 구하지 못할 경우 그냥 발효시켜도 무방하며, 기존의 청국장을 콩안에 조금 섞어주어도 좋습니다.

4. 2~3일후 콩이 갈색으로 변하면서 콩 사이에서 실이 만들어지면 완성입니다

 

Author's Choice - Restaurant

민간다헌

민가다헌()와인나라가 운영하는 와인 레스토랑입니다. 퓨전 한식과 함께 고즈넉한 분위기에서 와인을 즐기고 때로는 전통차도 함께 즐기기에 더할 나위 없는 곳입니다. 와인의 명가인 와인나라가 운영하는 레스토랑이니만큼 각종 음식에 어울리는 와인은 걱정하지 않아도 좋습니다.

민가디헌에 들어서면 세상의 시끄러운 소리는 잠시 잊게 됩니다. 마당 한구석을 환하게 만드는 각종 나무와 꽃들은 비라도 오는 날이면 빗방울을 잎마다 방울방울 맺은 모습으로 운치마저 더하지요. 행복한 느낌, 충족되는 느낌을 받을 수 있는 몇 안 되는 장소입니다. 음식 역시 깔끔하고 고급스럽습니다. 역동과 변화가 가장 심했던 개화기의 건축물에서 안정과 편안함을 느끼며 식사를 하고 잠시 쉬어 갈 수 있다는 것이 오히려 아이로니컬하게 느껴질 정도로 이곳에서 머물다 가는 시간은 평화롭고 만족스럽습니다.

어쩌면, 우리가 지금 살고 있는 이 시기도 또 다른 개화기가 아니겠습니까? 하루가 다르게 바뀌어가는 세상을 무작정 따라가며 어쩌면 우리는 우리를 지탱해주고 있는 과거를 잊고 있을지도 모르지요. 오늘. ‘민가다헌을 한번 찾아가보면 어떨까요. 조상들이 느꼈던 변화와 격동의 시기를 음미하며 오늘을 살아가는 나를 한번 되짚어보는 것은 아마 소중한 경험이 될 것입니다. 인사동 경인미술관 골목으로 쭉 들어가면 왼쪽으로 한옥 한 채를 찾을 수 있습니다. 02-733-2969

 

시간이 만든 맛 젓갈&장아찌

Medical tip

젓갈은 소금으로 인해 단백질이 이미 각종 아미노산으로 분해된 상태이기 때문에 양질의 단백질을 섭취할 수 있는 음식입니다. 특히 생선을 통째로 젓갈로 만드는 경우 칼슘이 풍부해서 벼를 튼튼하게 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우리나라의 젓갈 외에도 이탈리아에는 안초비라는 젓갈이 있고, 장아지 역시 일본의 우메보시, 중국의 자차이, 독일의 사워크라우트 등 각 나라마다 고유의 것이 존재합니다.

우리나라 젓갈의 경우 소금이 많이 들어가서 염도가 높기 때문에 고혈압이나 당뇨가 있는 경우 섭취를 자제하는 것이 좋습니다. 우메보시는 알카리성 식품으로 살균력이 뛰어나 건강식으로 많이 애용되고 있습니다. 외국의 가장 대표적인 저장식품은 피클인데 오이뿐 아니라 당근, 셀러리, 고추 등 다양한 피클이 있으며 소금을 자제해야 하는 사람들의 경우는 식초에 절인 피클 종류를 대신 먹는 것도 좋습니다.

 

맛과 영양을 살린 마법의 저장법

해마다 가을 무렵이면 주부들의 손길이 바빠집니다. , 지금에야 사 먹는 사람도 많아졌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아직 많은 주부들은 김장이 가을이 가기 전에 마쳐야 할 큰 숙제 중에 하나입니다. 김치를 가득 담가두면 겨우 내 반찬 걱정이 별로 없기 때문이지요. 슈퍼마켓에 가면 언제든 각종 채소를 살 수 있는 오늘날에도 그러니 옛날에는 오죽했을까요.

저는 도시에서 나서 도시에서 자랐기 때문에 그런 정서를 깊게 경험해보지는 못했지만 책이나 텔레비전 등에서 보면 겨울에 마당에 묻어둔 각종 저장식품을 꺼내어 먹는 재미가 참 쏠쏠하겠더군요. 고구마며 무, 살짝 언 홍시에 배추, 동치미까지....... 품목도 참 다양하더라고요. 그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저희 집도 각종 김치며 장아찌, 무말랭이 등은 만들어 먹습니다. 특히 장아찌는 철마다 담그는 종류가 달라지는데 사 먹을 법도 하지만 각종 건강을 위해서는 직접 만들어 먹는 것이 확실히 더 낫더군요. 주부가 가족을 사랑한다는 것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수단이 음식 아닙니까.

저장식품의 역사는 식생활의 역사와 맥락을 같이 합니다. 사냥을 하고, 채집을 하고, 농사를 지어 곡식을 길러 먹게 되었을 때 사람들은 남은 음식을 어떻게 두어야 할지를 고민하기 시작했고 그로 인해 생겨난 것이 갖가지 저장 방법입니다. 우선 처음에는 가장 간단하게 말려서 보관하는 방법을 이용했습니다. 곡식이나 고기를 말려서 보관하면 그냥 두는 것보다 꽤 오랫동안 두었다 먹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지요. 그러다가 점점 말리기 전에 불에 약간 익히는 과정을 더한 훈제, 소금을 뿌려 저장하는 염장, 얼려서 보관하는 냉동 등을 활용하게 되었고, 발효라는 과정을 인지하면서부터는 식초를 사용하여 초절임을 하거나 설탕을 이용해 당절임을 하는 등 음식을 보관하는 방법은 다양하게 발전해왔습니다. 현재 인류가 사용하는 저장 방법은 무척 다양하지만 그중에서 가장 대표적인 것은 아무래도 소금을 사용한 염장일 겁니다.

염장법은 말 그대로 소금을 이용해 식품의 부패를 막고 좀 더 나은 상태로 보관하는 방법입니다. 그렇다면 소금은 어떻게 식품의 부패를 막는 것일까요? 소금 자체에 방부제 역할을 하는 성분이 있는 것일까요? 하지만 알려진 바에 따르면 소금자체는 방부 작용을 하지 않는다네요. 다만, 식품 자체가 함유한 수분을 밖으로 배출시키는 삼투압 작용을 통해 오래도록 변질되지 않게 하고, 식품의 세포가 변화를 일으켜서 본래 가지고 있던 것과는 다른 맛을 낼 수 있도록 하는 것뿐이라는군요. 그리고 이 점이 염장법을 통해 식품을 저장했을 때 얻는 또 다른 장점이기도 하고요.

염장법으로 얻을 수 있는 가장 대표적인 식품은 젓갈입니다. 젓갈은 보통 소금을 직접 식품에 뿌려 만드는 살염법으로 만들어집니다. 반면 장아찌 같은 음식은 소금물(또는 간장물)에 채소를 절여 만드는 염수법으로 만들어지지요. 전 세계적으로 젓갈을 먹는 나라는 대부분 날씨가 더운 지방이라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그 한 예로 베트남이나 태국 등의 동남아시아 국가에는 우리나라의 생선 액젖 같은 조미료가 온갖 요리에 흔하게 쓰이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와 중국에서도 오래 전부터 젓갈을 먹기 시작했는데 기원전 3~5세기경에 쓰인 중국의 고사전인 <이아>에 보면 생선 젓갈을 뜻한다고 추정되는 단어가 나옵니다. 하지만 그 이전에 중국의 농업서인 <제민요술>동이에서는 소금을 사용한 축이라는 저장법을 사용한다고 적은 기록이 있는데 여기서 동이는 중국에서 우리나라를 부르는 말로 알려져 있습니다. 때문에 젓갈의 기원은 우리나라에서 먼저 시작되었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이처럼 일찍부터 젓갈을 만들어 식생활에 응용했던 우리 조상들은 무려 150종이 넘는 젓갈을 만들어 먹었다고 합니다. 이는 잡을 수 있는 어패류는 거의 대부분 젓갈로 만들어 먹었다는 말이 됩니다. 이 가운데 조기젓, 어리굴젓 등은 명나라로 수출이 될 정도였다고 하니 우리 조상들의 젓갈 담그는 솜씨가 얼마나 뛰어났는지 잘 알 수 있지요.

이렇게 해산물로 주로 젓갈을 만들어 먹었다면 채소류는 소금물에 절여 장아찌를 만들어 먹곤 하였습니다. 장아찌는 제철 채소를 각종 장에 절여 먹는 것을 말합니다. <농가월령가>에 보면 소채 과실 흔할 적에 저축을 생각하며/ 박 호박고지 켜고 외가지 짜게 절여/겨울에 먹어보고 귀물이 아니 될까라며 장아찌를 예찬하는 부분이 나옵니다. 또한 고려 중엽의 <동국이상국집>에는 좋은 장을 얻어 무를 묻어 여름에 좋고 소금에 절여서는 겨울을 대비한다라며 구체적으로 장아찌에 대한 내용을 언급하고 있습니다.

장아찌라는 말 자체도 장을 의미하는 장아와 무언가에 짜게 절인 채소를 의미하는 디히’, 혹은 가 결합해서 만들어진 단어라고 합니다. 이 말에서 알 수 있듯 장아찌의 재룐,s 무궁무진합니다. 현재 알려진 것만 해도 200여 종이 넘는데, 이는 먹을 것이 부족했던 과거에 먹을 수 있을 것 같은 식물은 무조건 저장하여 먹던 까닭도 있었겠지요. 장아찌는 재료의 원래 맛을 가장 잘 지키면서 익히지 않고 먹을 수 있도록 배려한 음식입니다. 앞서 이야기한 젓갈 역시 익히지 않은 생식품을 소금에 절임으로써 그 자체의 발효를 끌어내어 독특한 맛과 영양분을 만들어내는 음식이지요. 어떻게 보면 가장 간단한 방법으로 가장 맛좋게 음식을 저장하는 방법일 수 있네요.

우리가 매일 먹는 김치 역시 발효를 거친 저장식품의 하나인데, 김치의 영양학적인 연구는 이미 많이 나와 있습니다. 치즈나 요구르트 역시 발효를 거친 식품으로 이미 건강에 이롭다는 사실이 밝혀져 있고요. 패스트푸드가 만연하는 현대 사회에 젓갈과 장아찌는 어쩌면 기본으로 돌아가는 것이 가장 정답에 가깝다는 무언의 충고를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갓 지은 밥에 장아찌 하나, 김치 한 접시, 맛깔나게 무친 젓갈 하나면 정성과 사랑이 듬뿍 든 밥상이 아닐까요?

 

Food in My Kitchen

오이장아찌

소금물에 절여 만드는 오이장아찌는 여름철 입맛 없을 때 냉국을 해 먹으면 적절한 짠맛이 입맛을 살려주지요. 새콤 달콤 매콤하게 먹어도 입맛 돋우는 좋은 반찬이 됩니다.

* 오이(조선오이로 통통한 것) 20, 굵은 소금 적당량, 일반 꽃소금 1, 10

1. 오이는 깨끗하게 씻어둡니다. 소금으로 문질러 씻으면 겉에 있는 돌기와 불순물이 쉽게 닦입니다.

2. 소금을 골고루 뿌려 반나절 정도 절인 후 물기만 대충 닦아서 세운 채로 용기에 넣습니다.

3. 110의 비율로 만든 소금물을 끓여서 그대로 용기에 붓습니다.

4. 일주일 정도 후 물만 따라서 다시 끓인 후 식혀서 오이에 부어 줍니다.

5. 끓여서 식힌 물을 다시 부어주는 것을 몇 번 더 반복하면 오래 먹을 수 있습니다.

6. 열흘쯤 지나면 오이를 꺼내어 냉국에 띄우거나 고춧가루 참기름, 깨소금 등으로 무쳐서 먹습니다.

 

Author's Choice - Restaurant

소래포구

서울에서도 맛있고 좋은 젓갈을 만날 수 있겠지만 시간이 된다면 전국 각지의 젓갈 전문 시장을 한번 가보는 것은 어떨까 싶은 생각이 드네요.

소래포구는 인천 앞바다에서 잡힌 신선한 어패류뿐 아니라 김장철이면 전국 각지에서 새우젓을 사러 몰려드는 사람들로 유명한 곳입니다. 예전에 김장철에 멋 모르고 한 번 갔다가 세상에, 산더미처럼, 싸여 있는 새우젓과 그 새우젓을 가득 사가는 수많은 사람들 때문에 너무너무 놀랐던 기억이 나네요.

그런데, 새우젓도 담그는 시기와 새우 종류에 따라 이름이 다르다는 것을 혹시 아세요? 오젓(음력 5), 육젓(음력 6), 추젓(삼복이후), 동백하젓(겨울)등으로 나누는데 그중 가장 맛있는 건 육젓이라고 하더군요. 통통하고 단맛이 도는 새우로 만들어서 그렇다나요.

바닷가 나들이 겸, 맛있는 젓갈도 구입할 겸 요번 주말에는 한번 가보시는 것이 어떨까요? 각종 축제를 비롯한 어획 어종 등에 대해 문의하려면 www.soraefestival.com을 방문해 보시는 것도 좋겠네요.

경인고속도로를 타고 인천항 쪽으로 진행, 2경인고속도로에 들어선 후 서해안 고속도로로 달리다가 월곶IC로 나와 기찻길을 따라가면 소래포구가 나옵니다.

세계 5대 건강식품 김치

Medical tip

김치는 다양한 맛을 가진 식품입니다. 알싸한 맛과 채소의 천연 단맛, 양념에 의한 시원한 이나 매운맛, 짠맛, 그 외에도 우리나라 사람들만이 느낄 수 있는 곰삭은 깊은 맛까지, 김치가 지닌 맛은 참으로 다양합니다. 이러한 김치의 맛은 각종 젓갈과 고춧가루가 만들어낸 젖산 발효 때문인데요, 이러한 복합적인 맛을 내는 채소 음식은 전 세계적으로 김치가 유일하다고 보아도 좋겠네요.

김치는 알칼리성 음식으로 각종 비타민과 무기질, 유산균 등이 풍부합니다. 또한 섬유질도 많아서 다이어트식으로도 좋은데다, 김치에 포함된 고춧가루의 캅사이신 성분이 지방을 분해하기 때문에 김치야말로 다이어트에 가장 좋은 식품일 수 있습니다. 다만, 소금과 젓갈이 듬뿍 들어가기 때문에 자칫 지나치게 많이 먹으면 염분 과다 섭취가 될 수 있고, 위와 장이 좋지 않은 사람들에겐 자극적일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세계를 놀라게 한 발효과학

유럽으로 떠나는 배낭여행이 이제 대학생이라면 한 번쯤 경험해보는 것으로 슬슬 자리 잡는 듯합니다. 아직 일부 학생들에게 해당하는 이야기라고는 하지만, 배낭여행 성수기인 7, 8월의 유럽은 거의 리틀 코리아가 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하더군요. 그러고 보니 벌써 몇 년 전에 들은 이야기이긴 하지만, 대학생 때 배낭여행을 다녀왔다는 한 친구가 들려준 이야기가 갑자기 떠오르네요.

이 친구는 혼자서 나름대로 오랜 시간 준비한 끝에 시중에 나와 있는 가이드북 하나만 달랑 들고 유럽으로 떠났다더군요. 그 가이드 북에는 저녁 비행기로 영국에 도착하면, 숙소에 들어가기 전에 템스 강에서 야경을 즐기고 가는 것이 낫다라는 조언이 있었다네요. 그 친구, 가이드북에 충실한답시고 무거운 배낭을 메고 템스강에 갔는데, 세상에 그 넓은 강가에 한국인이 가득하더랍니다. 정말 80% 이상이 배낭을 메고 와서 앉아 있는 한국인이었다는 겁니다. 커피 한잔과 함께 로맨틱한 강가의 밤을 상상했던 그 친구, 한강과 다름없는 그 풍경에 어이가 없었다고 하더라고요.

뿐만 아니라 더 놀라웠던 것은 처음 보는 한국인들이 스스럼없이 다가와 김치 있느냐고 묻더라는 겁니다. 알고 보니 그들은 이미 유럽을 한 바퀴 돌고 마지막 코스로 영국을 택한, 즉 한국 떠난 지 한 달쯤 된 학생들이었던 거죠. 철저하게 현지식을 먹고 오리라 다짐하고 떠난 탓에 김치를 가져 가지 않았던 그 친구가 김치 없다고 대답하자 그들, 말도 못하게 실망한 얼굴이 되더랍니다. 그러면서 오히려 자신들이 가지고 있던 김치맛 참치캔하나를 쥐어주며 여행 잘하라고, 김치 없이 어떻게 다니느냐고 걱정을 하더랍니다. 현지 음식에 지나치게 적응을 잘한 덕분에 그 김치맛 참치캔은 여행 중간쯤 김치를 너무나도 그리워한 또 다른 한국인에게 줘버렸다지만요.

그리고 그 친구가 들려준 또 하나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여행 다니는 동안 현지인에게 종종 사진을 찍어달라고 부탁하곤 했는데 그때마다 외국인들이 어떻게 알았는지 , , 스리하고는 김치~”하면서 사진을 찍어주더랍니다. 그 모습이 너무 웃겼다고 하더군요. 처음에는 깜짝 놀랐는데 오히려 그들이 “Korea! Kimch!"라며 씩 웃더라네요. 그만큼 우리의 김치가 세계에 알려져 있다는 증거가 되겠지요. 간혹 김치가 아닌 일본의 기무치로 알고 있는 사람들에게 열을 내며 한국의 김치가 원조임을 알려주었다는 것은 곁다리 이야기고요.

과연, 김치는 그 정체가 무엇이기에 한 달 남짓한 여행 기간조차 한국인에게는 그리움의 대상이 되는 것일까요? , 도대체 어떤 음식이기에 한 나라를 대표하는 식품이 된 것이며, 어떤 맛의 기억을 심어주기에 어렸을 때 조국을 떠난 입양인 조차 한국을 떠올리며 어눌한 발음으로 김치라는 말을 하며 조국을 기억하는 것일까요?

우리나라 김치의 역사는 꽤 오래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김치를 채소를 저장하기 위한 염장법 중 하나로 본다면 서양의 피클류나 가까운 일본의 츠케모노, 중국의 각종 채소 절임도 김치의 일종이라고 볼 수 있겠네요. 하지만 이들 절임음식과 김치가 결정적으로 다른 이유는 바로 발효라는 과정에 있습니다. 모 김치 냉장고 회사가 케치프레이즈로 내건 발효 과학이라는 말은 김치의 속성을 잘 나타내준 말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삼국시대나 고려시대 때의 김치는 지금 우리가 먹는 김치와는 조금 다른 모습이었다고 합니다. 배추나 고춧가루가 없었기 때문에 맑은 소금물에 절여 국물과 함께 먹는 동치미 종류나 된장 등에 절여 먹는 장아찌 종류가 주를 이루었던 것으로 보여집니다. 김치의 어원에서도 이렇게 절여 먹는 음식이 김치의 시작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요. 소금물에 채소를 담근다는 뜻의 침채(가라앉을 침, 나물 채)’팀채로 발음되었다가, 다시 짐치그리고 김치로 변했다고 하는 의견이 있습니다. 한편 중국에서 절인 채소를 의미하는 단어가 우리 말로 옮겨지면서 김치로 변했다는 설도 있다네요.

그 어원이 어디에 있건 어쨌든 김치는 우리 조상들의 지혜와 노하우가 듬뿍 들어간 건강식품인 것은 틀림없습니다. 얼마 전에 미국의 한 건강 전문 잡지에서 선정한 세계5대 식품 중에도 포함되었을 뿐 아니라 사스와 조류 독감 등이 우리나라에서 크게 확산되지 않는 이유가 김치라는 말까지 있을 정도니까요.

김치의 종류는 참 많습니다. 우리가 흔히 먹는 배추김치, 무김치, 총각김치, 파김치, 갓김치, 부추김치뿐만 아니라 감으로 만드는 감김치, 과일김치, 순무김치 등 시대와 지역에 따라 특이한 김치들이 다양하게 존재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김치들이 지금의 모습, 즉 고춧가루가 들어간 알싸한 맛의 김치로 만들어진 것은 얼마 되지 않은 일입니다. 1600년대 들어 고추가 우리나라에 유입된 후부터 지금과 같은 김치의 꼴이 갖추어지게 되었다고 하네요. 그전에는 백김치나 혹은 물김치, 짠지나 장아찌 종류의 김치를 먹었겠지요.

고추가 우리나라에 유입되면서 우리 김치는 더욱 다양해지고, 더욱 맛있어집니다. 곰삭은 맛을 위해 각종 젓갈도 넣게 되었고, 시원한 맛을 위해 해물이나 과일을 더해 김치를 담그는 방법도 만들어졌으며 각 지역과 집안 특유의 김치 만드는 법이 생길 정도로 종류와 방법이 다양해졌지요. 그에 따라 사람들마다 좋아하는 김치도 천차만별이더군요. 저 같은 경우는 젓갈이 듬뿍 들어간 익은 김치를 좋아하지만 제가 아는 어떤 분은 갓 담은 겉절이 같은 김치 외에는 드시지 않는 분도 있고, 또 친구 하나는 젓갈이 들어가지 않은 담백한 김치만 먹기도 한답니다. 하지만 김치를 싫어하는 사람은 거의 못 본 것 같네요. 매운맛 때문에 거리는 어린아이나 건강문제로 염분과 매운맛을 자제해야 하는 환자 분들을 빼고는 말이죠. 한국사람 치고 김치 싫어하는 사람이 과연 있을까요?

미국 흑인들 사이에는 솔푸드(soulfood)’라는 것이 있다고 합니다. 흑인 조상들이 노예생활을 할 때부터 먹고, 전해 내려온 음식으로 그들의 영혼을 살찌우는 음식이라고 합니다. 김치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공통적인 솔 푸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그러고 보니 김치는 각종 영양분이 풍부한 몸에 좋은 음식일 뿐만 아니라 한국인을 한국인답게 만들어주는 영혼의 음식이기도 하는군요. 참 신통합니다. 우리김치.

 

Food in My Kitchen

김치카나페

김치는 의외로 어떤 요리와도 잘 어울리는 신통한 음식입니다. 하얀 쌀밥은 물론이고, 스파게티나 피자 같은 서양 요리와도 궁합이 잘 맞지요. 살짝 행군 새콤한 김치를 잘 구운 방 위에 얹어 퓨전 카나페를 만들어 보세요.

* 잘 씻은 김치 한 그릇, 마뇨에즈 3큰술, 겨자 2/1큰술, 설탕 2작은술, 모차렐라 치즈 가루 낸 것 5큰술, 식빵 4~6

1. 김치는 고춧가루가 빠질 정도로 물에 행군 다음 꼭 짜서 다집니다.

2. 식빵은 앞뒤로 노릇하게 구워 틀로 찍거나 작게 잘라 모양을 만듭니다.

3. 다진 김치에 마요네즈, 겨자, 설탕을 넣고 약간 걸쭉한 페이스트 상태로 만든 후 빵 위에 얇게 바릅니다.

4. 모차렐라 치즈를 가루 내어 김치 페이스트 위에 얼린 후 180c로 예열한 오븐에 10분 정도 익힙니다.

 

Author's Choice - Restaurant

이하연의 봉우리 찬 김치

이하연의 봉우리 찬 김치에서는 정말 맛있고 정갈한 김치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사실 김치는 집집마다 집안 전통대로 담가 먹는 것이 제격입니다. 어느 집은 육수를 넣고, 어느 집은 어떤 젓갈을 넣고, 또 어떤 집은 오직 마늘과 고춧가루로만 맛을 내는 등 백 개의 가정이 있다면 김치 맛도 역시 백 가지인 것이지요. 하지만, 요즘 사람들이 어디 김치를 다 담가 먹나요, 사 먹기도 하고, 얻어 먹기도 하지만 기생충 김치 파동 이후 그것도 어딘가 꺼림칙하니 쉽게 먹어지지는 않더라고, 이럴 때, 정말 정갈하면 맛있는 김치를 만날 수 있다면 그리고 그 김치가 누구의 입맛에나 잘 맞는 진짜 김치의 맛을 가지고 있다면, 아마 한국 사람 중에 이런 김치를 놓치고 싶은 사람 없을 거예요.

이하연의 봉우리 찬 김치의 이하연 대표는 거의 매일 김치를 담그는 김치 장인입니다. 매일 새벽 신선한 재료를 사서, 오전에 다듬고 오후에 버무려 땅에 묻는 과정을 날마다 반복하며 정말 맛있는 김치를 만들어냅니다. 갈치 포기김치, 돌산 갓김치, 얼갈이 통배추김치, 고들빼기 김치, 열무보리밥 물김치, 해물보쌈 김치 등 각종 김치뿐 아니라 죽순장아찌, 가죽 장아찌, 오이소박이 같은 입맛 돋우는 찬거리까지 만들어냅니다. 김치에 쓰이는 모든 재료는 유기농 채소와 연근해에서 잡힌 싱싱한 은갈치 등으로 만든 깔끔한 젓갈을 사용해 깊고 깔끔한 감칠맛을 냅니다. 이하연 씨의 노하우와 정성이 들어간 김치는 www.design.co.kr에서 사실 수 있습니다.

웬지 몸이 허하고 기력이 달린다고 느껴질 때가 있으시죠? 바로 우리의 활동량에 비해 몸의 필수 영양소가 부족해서 그런 것입니다. 그렇다고 절대 약으로 보충하려고 하지 마세요. 생활 속에서 식품으로 섭취할 수 있는 것을 약에 의존하지 말고, 골고루 균형 잡힌 식사를 제때 하는 것만으로도 건강의 반이 이루어지니까요. 거기에 알맞은 운동과 충분한 수면이 더해지면 금상첨화겠지요.

 

Part2 지친 기력을 되살리는 보양식

흰 피부를 만드는 식이섬유의 보고 과일 / 건강유지를 위한 필수 과목 채소

겨울동안 깨진 몸의 균형을 다시 살려내다 나물 / 재료에 구애받지 않는 고칼로리 즉석식 전

일본 열도 장수의 비결 생선 / 전문가의 손길로 빛을 발하는 복

성장기 어린이에게 최고의 식품 바다가재 / 떨어진 기력을 되살리는 최고의 보양식 오리고기

돼지고기와 채소의 환상적인 조합 만두 / 우리 몸에 꼭 필요한 필수 영양식 쇠고기

 

흰 피부를 만드는 식이섬유의 보고 과일

Medical tip

매일 아침 사과 한 알을 먹으면 만병이 없어진다는 말이 있지요. 그것은 사과 껍질에 들어 있는 식이섬유가 배변 활동을 돕고 장 속 유산균을 증식시켜 장을 건강하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장의 상태가 좋으면 우선 혈색부터 달라지고 생활에도 활기가 돌게 됩니다.

사과 외에도 키위나 레몬, 감에는 비타민 C가 풍부해서 피부 미용에 특히 좋습니다. 토마토는 리코펜과 베타카로틴 성분이 풍부해 항암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고요. 블루베리는 눈의 건강에 특히 좋은 과일이라는 눈을 많이 쓰는 사람들이 꼭 먹어야 하는 과일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이들 과일에는 당 성분이 많아 단맛이 많이 돌기 때문에 지나치게 많이 먹으면 당뇨 환자나 비만 환자들에게는 오히려 해가 될 수도 있으니 주의해야 합니다.

 

거울아 거울아 누가 제일 예쁘니?

동서양을 막론하고 인간이 가지는 가장 오래되고 강한 욕망은 무엇일가요? . 명예. 사랑..... 그 모든 것이 해당되겠지만 가장 원초적이고 집요한 욕망 중 하나가 바로 외모에 대한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특히 여자들이 외모에 대해 가지는 욕심은 때로는 무서울 정도로 집요하지요. 이는 동화에서도 예외 없이 잘 나타나 있습니다. 아름다운 여자 아이를 탑에 가두어 놓은 마녀의 욕망은 결국 자신 몰래 사랑을 한 탑 속의 라푼젤과 왕자에게 상해를 입힙니다. 이복동생인 신데렐라를 제치고 예쁘게 꾸며 왕자의 눈에 들고자 했던 두 언니는 결국 유리 구두가 아닌 쇠구두를 신게 되고요. 우리나라 전래 동화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어여쁜 팥쥐를 못생긴 콩쥐가 괴롭히고, 박씨전에는 못생긴 허물을 뒤집어쓴 채 남편을 비롯한 온 식구에게 구박을 받아야 하는 미인도 등장합니다.

하지만 동서양을 막론하고 외모에 가장 집착했던 동화의 주인공은 아마도 백설공주의 계모가 아닐까 싶네요. 아무리 의붓딸이라지만 자신보다 예쁘다고 대답하는 거울의 말을 듣고 공주를 죽이려고 몇 번씩 시도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왕비가 백설공주를 죽이기 위해 동원한 무기가 참 인상 깊습니다. 바로 사과인데요, 잘 익은 사과에 독을 발라 백설공주를 독살하는 것이 왕비가 택한 방법입니다. 사과를 비롯한 과일들이 미인을 만든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과일에 비타민이 풍부하다는 것을 알았던 것일까요. 백설공주는 마음 한구석에는 사과를 먹고 예뻐지고 싶다는 욕망이 있었을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그러니 몇 번씩 왕비의 계략에 걸려들고, 난쟁이들의 주의를 받았음에도 결국 사과를 받아서 먹었겠지요.

그러고 보면 사과는 아름다움과 참 많은 관련이 있는 것 같습니다. 헤라와 아테나, 아프로디테는 서로의 아름다움을 가지고 싸우다가 청년 파리스에게 결정권을 줍니다. 파리스는 권력과 부를 주겠다고 한 헤라, 영광과 명예를 주겠다고 한 아테나, 아름다운 여자를 주겠다고 한 아프로디테 중 아프로디테의 손을 들어주고 그녀에게 황금 사과를 건네줍니다. 덕분에 파리스는 아름다운 여인인 헬레네를 얻었지만 결국 트로이 전쟁에 휘말리게 되었으니 과연 이득이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하여간 여신들마저 아름다움과 사과를 연결지어 서로 경쟁했다는 점은 흥미롭지 않나요?

과일은 분명 주식이 아닙니다. 그리고 사람들마다 각자 기호에 따라 선호하는 과일이 모두 다릅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과일은 비타민과 무기질이 풍부해서 체내에 꼭 필요하나 섭취하기 힘든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할 수 있게끔 한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최근 들어 무슨 과일에는 어떤 성분이 많고 어떤 과일은 살이 찌고 또 어떤 과일은 먹어서는 안된다며 구분하는 사람들도 많이 있는데 이보다는 조금씩 골고루 먹는 것이 좋다고 전문가들은 권하더군요. 모든 과일에는 각자 가지고 있는 특성이 한 가지씩은 있다고 생각하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과일 표면을 덮고 있는 색소가 녹색 계통이냐 황색 혹은 적색이나 담황색이냐, 혹은 이러한 색소들이 중복되느냐에 따라 조금씩 색소가 가진 영양소가 달라지거나 중복될 뿐입니다. 이러한 영양을 포함한 색소가 주로 분포되어 있는 곳이 껍질이기 때문에 과일은 껍질째 먹는 것이 좋다고 하는 것이고요, 물론 농약이나 기타 다른 이물질이 신경 쓰여서 그렇게 못하는 사람도 많지만 껍질에 붙은 잔류 농약과 이물질은 식촛물이나 소금물, 혹은 베이킹소다 등으로 닦아 흐르는 물에 행궈주면 대부분 제거가 된다고 합니다. 껍질을 벗겨낸 과일을 먹는 것보다 훨씬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해서 앞으로는 저도 될 수 있으면 껍질까지 먹어보려고요. 과일 마니아들이 먹는 것처럼 귤이나 수박 껍질까지는 어려워도 사과 정도면 시도할 만하지 않을까요?

이러한 색소에 영양소가 풍부하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과일 역시 컬러별로 골고루 먹는 것이 몸에 이롭습니다. 특히 선명하고 뚜렷한 색을 가진 과일일수록 몸에 좋은 활성물질이 풍부하다고 하네요. 또한 갓 수확한 과일보다는 햇빛 아래에서 충분히 숙성된 과일이 영양소의 성분이 더 높고요. 여기에 바로 제철 과일을 먹어야 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하지만 과일이 모든 사람에게 무조건 다 좋은 것은 아닙니다. 바나나의 경우는 탄수화물의 함량이 높아서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이나 혈당을 조절해야 하는 사람은 삼가야 할 과일입니다. 지나치게 단 과일도 체내의 당 수치를 높이기 때문에 당뇨 환자들은 주의해야 하고요. 또 신장 기능이 원활하지 않은 사람은 수박처럼 수분이 지나치게 많은 과일은 피해야 한다고 하더군요.

그렇지만 이러한 몇몇 경우를 제외하고는 과일은 채소와 더불어 필수 미량원소를 섭취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수단 중 하나입니다. 언젠가 어떤 의사분이 말씀하시길 몇 종류의 비타민을 챙겨 먹는 것보다 과일 하나를 먹더라도 껍질째 맛있게 씹어 먹는 것이 훨씬 건강에 이롭다고 하시더군요. 정작 생활 속에서 식품으로 섭취할 수 있는 것도 지나치게 약에 의존한다면서요. 맞는 말이지요. 사실 골고루 균형 잡힌 식사만 제때 해도 건강의 반은 이미 이루어진 것입니다. 거기에 알맞은 운동과 충분한 수면이 더해지면 더할 나위없겠지요.

시간과 약속에 쫓겨 바쁘게 살 수밖에 없는 현대인들에게 제시간 지;켜서 하는 식사, 운동, 수면은 어쩌면 꿈같은 이야기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잘 먹고 잘 살기 위해 돈도 벌고 일도 하는 것이지, 돈 벌고 일하기 위해 먹고 사는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식의 논쟁이 될 수도 있겠지만 어쨌든 삶의 가치는 늘 기본적인 것에 두어야 하겠지요. ‘잘 먹고 잘 살라는 말이 타인을 빈정거릴 때 하는 말이 아닌, 진심으로 축복을 빌어주면서 하는 말이 되는 날이 올 때 우리는 정말 모두가 잘 먹고 잘 살게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럼 그 첫 번째 실천으로 사과부터 하나 먹읍시다. 껍질 째 우적우적 씹어서!

 

Food in My Kitchen

과일 샐러드

과일은 신선한 것을 먹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하지만 익히는 요리와도 잘 어울리기 때문에 다양하게 응용할 수 있지요. 특히 토마토는 올리브오일과 만나면 그 영양 효과가 배가되므로 익혀 먹는 것이 더 좋습니다.

* 키위 1. 바나나 1개 딸기 10. 파인애플 5/1, 방울토마토 15. 요구르트 드레싱(플레인 요구르트 1, 설탕 2/1큰술, 레몬즙 1큰술, 소금 4/1작은술, 허브약간)

1. 준비한 과일을 껍질을 벗기거나 맑은 물에 씻어 먹기 좋은 크기로 자릅니다.

2. 준비한 드레싱 재료를 한데 담아 고루 섞습니다.

3. 과일을 그릇에 어우러지게 담고 드레싱을 끼얹은 뒤 허브로 장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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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락동 농수산물 시장

같은 사과라도 백화점에서 사는 것과 동네 슈퍼마켓에서 사는 것, 또 행상에서 사는 것이 많게는 5천원 이상도 차이가 나는 과일, 하지만 과일은 생산자에게서 소비자로 오는 과정이 몇 단계를 거치는가에 따라 가격이 차이가 나는 것이지 맛과 가격이 반드시 정비례하는 것 같지는 않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래서 언젠가부터 미끈하고 예쁜 백화점의 과일보다는 유기농 매장의 울퉁불퉁하고 거친 녀석들을 고르게 되더군요. 특히 사과나 배, 감같이 껍질이 얇아서 농약 침투가 걱정되는 것들은 더더욱 그렇지요.

그러다가 얼마 전, 가락동 농수산물 시장을 알게 되었는데, ! 아주 오래 전에 갔던 그 모습 그 기억을 싹 사라질 만큼 변했더라고요. 시대에 발 맞춘 듯 유기농 매장도 생기고, 홈페이지도 있고, 시장내부도 많이 깨끗해졌더군요. 게다가 가장 매력적인 건 가격! 바로 가격이었어요. 도매상이 대부분이라는 적은 양을 사기에는 좀 불편하지만, 가게마다 적은 양을 담아두고 소포장하여 파는 것도 찾아보니 꽤 있답니다. 맛도 좋고 믿을 수 있는데다 싸기까지 하니 근처 사시는 분들이 아니면 거리가 좀 멀어서 그렇지 나들이 삼아 한 번 나가볼 만하더라고요. 국산 과일뿐 아니라 망고나 아보카도, 야자같은 것들도 만날 수 있으니 참고하시고요.

지하철 8호선 가락시장역에서 나오시면 바로 있으니 찾기도 편합니다.02-3435-0400

 

건강 유지를 위한 필수 과목 채소

Medical tip

샐러드는 흔히 다이어트식이라고 알려져 잇습니다. 물론 채소와 과일을 주로 이용하는 샐러드가 다이어트에 중요한 식단이기는 합니다. 하지만 샐러드만 지나치게 집중해서 섭취할 경우 심각한 영양 불균형을 가져올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합니다. 우선 채소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성분은 수분입니다. 수분과 각종 미네랄, 비타민이 들어 있는데 상대적으로 탄수화물, 단백질, 칼슘 등 필수 영양소는 절대 부족하지요. 그렇기 때문에 채소만을 섭취할 경우 기력이 떨어지거나 오히려 요요현상이 더 잘 일어나는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채소 샐러드를 먹을 때는 달걀이나 베이컨, 빵 등 필수 영양소를 섭취할 수 있는 다른 식품을 함께 먹도록 하고 대신 드레싱을 칼로리가 낮은 것으로 고르도록 합니다. 간혹 드레싱을 잘못 선택하면 일반 식사보다 오히려 칼로리가 더 높아지니까요.

 

사랑한다, 사랑한다, 사랑한다

사실 채소를 그다지 좋아하는 편은 아닙니다. 식성 자체가 워낙 육식을 즐기는 지라 채소는 정말 가뭄에 콩 나듯 먹는 것이 다였지요. 하지만 점점 나이를 먹고 건강을 생각하다 보니 채소는 이제 먹고 안 먹고를 선택할 수 있는 기호의 문제가 아니라 필수적으로 반드시 먹어주어야 하는 음식이더군요. CF에서 사랑한다면 하루 세 번 뭘 마시라고 하던데 이건 사랑의 문제를 넘어 건강하게 잘살려면 적어도 일주일에 세 번은 먹어야겠더라고요. 학점으로 따지면 교양 과목이 아니라 필수 과목이라고나 할까요.

그래서 처음에는 각종 드레싱을 만들어 드레싱 맛으로 채소를 먹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드레싱을 듬뿍 얹어 먹는 건 오히려 좋지 않다고 하더군요. 결국 생채소를 그냥 우적우적 먹는 것이 가장 좋다는 건데, 아직 그 자체의 순수한 맛을 즐기기엔 내공이 부족한지 영 손이 가지 않더군요. 그래도 조금씩 육식을 줄이고 채소의 섭취량을 늘리기 위해 노력하는 중입니다. 육식을 많이 하면 콜레스테롤 수치도 높아지고 피도 탁해진다는 소리를 들으니 신경을 안 쓸 수가 없어서 말이에요. 그런데 해롭다고 하는 이 콜레스테롤도 우리 몸을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라고 하더군요. 세포의 막을 형성하는 데 없어서는 알 될 물질이면서 여성 호르몬의 원료가 되기도 한다네요. 보통 체내에서 90%이상이 사용되고 나머지 10% 내외가 혈액을 따라 이동하다가 필요한 부분에서 다시 사용되곤 하는데, 혈액을 타고 돌아다니다가 망가진 부분을 보수하거나 무언가를 더 만들어야 할 때 이용되는 것이지요.

하지만 이러한 콜레스테롤의 양이 음식 섭취를 통해 비정상적으로 많아지면 그때부터는 건강에 적신호가 켜지게 되는 겁니다. 필요 이상으로 섭취된 콜레스테롤이 혈관 벽에 붙어 쌓이면서 점점 딱딱해지다가 결국에는 혈관이 막혀 파열되기도 하는 것이지요. 이게 고지혈증, 동맥경화인데 우리의 식생활이 점점 기름진 것, 열량이 높은 것을 많이 섭취하는 형태로 변화해가면서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보수를 위해 쌓아둔 자재가 통행을 막는 장애물이 되는 격이라고나 할까요. 이러한 혈관 질환을 예방하려면 무엇보다 식생활 개선이 중요합니다. 특히 의사들이 입 모아 이야기하는 것은 소식. 채식. 저염식의 삼소입니다. 특히 신선한 채소에는 식이섬유와 수분, 각종 미네랄과 비타민이 가득 들어 있어 혈관을 맑게 하고 몸 안의 노폐물을 정화시키는 역할을 한다고 하네요. 따지고 보면 인간의 식생활은 육식 이전에 채식, 화식 이전에 생식 이었습니다. 정착생활을 하기 전, 그리고 수렵생활을 하기 전 초기의 인류는 풀을 따 먹고, 나무 열매를 채취해서 먹었지요. 하지만 정착생활을 하면서 점점 가축을 사육하고, 불의 발견으로 음식을 익혀 먹으면서 인간은 소화 능력과 섭취 능력을 조금씩 상실해갔습니다. 익히지 않은 것을 씹고 소화하는 능력은 익혀서 부드러워지고 조직이 와해된 것을 섭취하면서 조금씩 퇴화되었고, 늘 주식처럼 먹었던 채소와 과일은 이제 주식에서 밀려나 부식으로 다시 익혀서 양념처럼 곁들여 먹는 식품으로 변해버렸지요

하지만 건강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즘, 대세는 다시 예전의 식생활로 서서히 돌아가고 있습니다. 천천히, 조금씩, 가장 자연에 가까운 것으로, 골고루 먹는 것이 바로 그것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식생활 환경의 변화에 과학적인 논리와 힘을 실어주는 이론도 여러 가지가 나오고 있는데 그중 장 주목받는 것이 바로 컬러 푸드입니다. 컬러 푸드는 말 그대로 색깔 있는 음식을 섭취하는 것을 말합니다. 심장은 붉은 음식, 간은 녹색 음식, 폐는 흰색 음식, 위는 노란색 음식과 조화를 이룬다는 이론과 함께 이미 미국 등지에서는 10여 년 전부터 파이브 어 데이(Five a Day)’ 캠페인이 펄쳐져 왔다네요. 이는 하루에 다섯 가지 이상 컬러의 채소, 과일, 곡류를 골고루 섭취하자는 운동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가장 먼저 그린 푸드가 주목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녹차, , 클로렐라 등 녹색 식품이 눈길을 끌면서 이들을 이용한 각종 음식들이 쏟아져 나왔지요. 그 후 다양한 컬러 푸트가 주목을 받으면서 음식에서는 기피 대상이었던 검은색의 음식까지 각광받게 되었습니다. 컬러 푸드는 빨강, 노랑, 초록, 보라, 검정, 흰색 등의 컬러로 분류하는데 빨강은 딸기, 토마토, 적파프리카가 대표적인 식품으로 노화를 막고 산성을 중화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단호박과 말린 살구, 파인애플이 속해 있는 노란색 계열의 식품은 식욕을 촉진시키고 소화를 도와 위장 장애가 있는 사람에게 적당하며, 초록은 키위, 브로콜리 등으로 피를 맑게 하고 피로를 회복시키는데 좋다고 하네요. 보리는 강낭콩, 포토, 붉은 치커리, 블루베리 등이 속한 색깔군으로 면역성과 심장 강화에 좋은 영향을 줍니다. 그리고 검정은 검은콩, 검은 깨, 흑미 등으로 노화예방에 좋고, 흰색은 몸을 정화하고 세균을 대한 저항력을 키워주며 치즈, , 양송이 등이 속해 있습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신선한 것을 꾸준히 섭취하는 것입니다. 채소를 즐기지 않는다면 의도적으로라도 채소를 먹는 습관을 들여보는 것은 어떨까요? 각종 채소를 골고루 담아 한 끼 분량의 샐러드를 만들어두고 먹는다든가, 간식으로 토마토, 브로콜리, 단호박 같은 것을 먹는 등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은 다양합니다. 저 역시 노력하고 있는 부분이기도 하고요. 중요한 것은 가장 쉬운 것부터 꾸준히 실천하는 것이 아닐까요? 내 몸을 내가 가장 사랑해주어야지. 누가 그리 해주겠습니까.

 

Food in My Kitchen

채소스틱

채소 스틱은 전체 음식으로도, 간식으로도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는 가장 간편한 채소 메뉴입니다. 단순히 채소를 자르기만 해서 소스에 찍어 먹으면 되니까요.

* 오이. 당근. 셀러리 등 각종 채소(길게 자를 수 있는 것) 적당량, 마요네즈 5큰술, 땅콩버터 4큰술, 달걀 2, 머스터드 소스 4큰술, 1큰술, 버터 2/1큰술

1. 각종 채소는 손질해서 길게 잘라둡니다. 될 수 있으면 길이를 맞춰주는 것이 좋습니다.

2. 달걀은 삶아서 노른자는 체에 내려 가루를 내고 흰자는 잘게 다져둡니다.

3. 머스타드와 꿀2/1을 섞어 허니 머스터드를 만들고, 버터와 꿀2/1을 섞어 허니버터를 만들어둡니다. 허니버터는 냉장보관할 경우 일주일 정도는 두고 먹을 수 있습니다.

4. 땅콩버터는 여러 번 휘저어 부드럽게 만들어둡니다. 땅콩 조각을 잘게 다져 넣으면 씹는 맛이 더 좋아집니다.

5. 소스를 조금씩 담고 잘라둔 채소스틱을 곁들이세요.

 

 

Author's Choice - Restaurant

하나로 마트

잔류농약, 수입 농산물에서의 중금속 발견.....사실 먹고사는 데 있어 가장 기본적인 것이 숨 쉬고 먹는 것인데, 먹는 것이 오염되었다는 소식이 들릴 때마다 정말 가슴이 철렁 합니다. 건강을 위해서 신선한 음식을 골고루 먹고 규칙적으로 운동을 해야 합니다. 특히 제철에 나는 각종 채소와 과일을 듬뿍 먹는 것이 좋은데, 믿을 수 있는 우리 농산물이라면 걱정 없이 마음껏 먹을 수 있겠지요? 하나로 마트는 우리 농산물전문 매장입니다. 지역 곳곳에 매장이 있고, 매일 산지에서 각종 농수산물이 올라오기 때문에 안전한 먹을거리들을 믿고 마련할 수 있습니다. 특히 채소는 제철에 나는 제철 채소는 물론이고 지역별로 특색있는 상품들이 매 계절, 분기마다 다

양하게 마련되기 때문에 보다 편하게 구입할 수 있습니다. 가족들과 내 건강을 위해 직접 장을 보는 수고는 오히려 즐거움이겠지요? 지하철 3호선 양재역에서 성남, 분당 쪽 도로를 따라 직진하다가 청계산으로 가는 오른 쪽에 있습니다. 02-3498-1105

 

 

겨울 동안 깨진 몸의 균형을 다시 살려내다 나물

Medical tip

건강을 지키는 가장 좋은 방법은 제철에 나는 것을 제때 적당한 양으로 골고루 먹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각 계절마다 나는 각종 나물을 섭취하는 것은 건강에 대단히 이로운 식생활 습관입니다. 섬유소가 들어 있어 포만감을 줄 뿐 아니라 잎사귀, 줄기, 때로는 뿌리까지도 먹기 때문에 식물의 각 부위에 응축된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할 수 있거든요. 그리고 각각의 나물마다 조금씩 다르기는 하지만 해독, 해소작용, 오장의 나쁜 기운을 몰아내는 작용, 정장 작용 등의 이로운 점을 공통적으로 많이 가지고 있습니다. 특히 나물을 무칠 때 쓰는 간장, 된장, 참기름, 들기름 등은 영양소의 균형도 맞춰주고 맛도 더욱 살려주지요.

 

 

봄 처녀 제 오시네

얼마 전 인터넷에서 한편으로는 웃음이 나면서 또 한편으로는 가슴 한구석이 짠해지는 기사를 읽었습니다. 미국으로 이민 가 있는 자식들을 따라 물 건너 가신 어르신들의 이야기였습니다. 기사 제목은 잘 생각나지 않지만 대충 처벌할 길도 없어 골머리.....’ , 이런 식의 제목이었던 것 같습니다. 내용인즉슨, 미국에 있는 공원마다 봄이면 한국 할머니들이 봉지 하나씩 들고 나와 그렇게 쑥이며 각종 나물을 캐신다는 것이었습니다. 미국 사람들 눈에야 그것들이 다 잡초이고 쓸 데 없는 풀이지만 어디 우리 어르신들에게는 그렇습니까. 된장국에 넣으면 국 건더기요, 무쳐 먹으면 나물이고, 말려두면 겨우내 먹을 귀중한 저장 식품인 것을요.

미국 사람들도 처음에는 웬 잡풀을 저렇게 뽑나 하고 그냥 두었나 봅니다. 하지만 그 수가 점점 늘어나고, 게다가 일부 어르신들이 공원 한쪽에 조그맣게 텃밭까지 일구어 고추도 가져다 심고, 상추 두어 포기, 깨 모종 하나.......이런 식으로 무언가를 재배하면서 문제가 되기 시작한 겁니다. 그때부터 우리 어르신들과 미국 경찰들의 신경전이 시작된 거지요. 공원 한 귀퉁이 버려진 땅에 무언가를 심었으니 뽑으라고 하긴 해야 하는데 말도 잘 안통하고, 게다가 한두 사람이 심는 것이 아니니 일일이 단속하기도 어려워 미국 경찰들은 난감해했습니다. 어르신들에게도 나름의 이유가 있었지요. 어차피 버려진 땅에 다른 것도 아니고 길러 먹을 것 심겠다는데 야박하게 군다는 겁니다. 그리고 어차피 제초기로 다 베어낼 거 좀 캐간다는데 그것도 안 되느냐며 반발하셨던 거지요. 문화적 차이라고 웃어넘기기엔 가슴 한구석이 조금 찡해지는 이야기였습니다. 왠지 모르게 그분들이 수확하고 기르고 싶어 하는 것은 고국의 정이 아닐까 싶어서요.

묵은 나물을 먹는 대보름은 우리 선조들에게는 설날만큼 큰 의미를 지닌 날이었습니다. 음력으로는 115일인 정월 대보름은 한자어로는 안원이라고 하며 이는 음력 715일인 중원. 음력 1015일인 하원과 연결성을 가집니다. 이는 모두 도교적인 명칭으로 여기에는 달의 차고 기우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했던 선조들의 사상이 깃들어 있지요. 한 해가 시작되는 11일은 시작이라는 것 자체로 의미를 가지는 것이 당연했지만 달의 움직임을 보고 농사의 절기와 때를 가늠하는 음력에서는 달이 가득 찬 때 역시 무척 중요하게 생각했습니다. 정월 대보름이 그렇고, 추석 또한 보름달이 뜨는 때라는 것에서 그 사실을 알 수 있지요.

그러고 보면 지금처럼 기구가 발달하지 않았을 때에 우리 조상들은 어쩜 그렇게 신통하게도 계절과 기후를 맞추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음양의 조화에서 태양이 양이며 남성적인 의미를 가진다면, 달은 음의 기운을 가진 여성으로 대변 됩니다. 대문에 달이 가득 차는 것은 출산력, , 식물의 번성 그리고 대지와 연관되고요. 그래서 한 해가 시작되고 완전한 구 모양의 달을 통해 대지가 가장 많은 기운을 받는 날이 정월 대보름이 된 것이지요.

이 정월 대보름의 풍습은 우리에게 전해 내려오는 세시풍속의 4분의 1을 차지할 정도로 풍부합니다. 설날에는 가족과 개인을 위한 패쇄적인 형태의 풍습들이 많다면, 정월 대보름에는 마을 공동체가 함께 누릴 수 있는 개방적이고 집단적인 풍습들이 많습니다. 서로의 이름을 불러 대답하는 사람에게 더위를 파는 풍습이나 달맞이하기, 쥐불놀이 등이 그렇습니다만 그중에서도 우리 조상들의 지혜가 가장 돋보이는 것은 바로 묵은 나물을 먹는 풍습입니다. ‘진채식이라고도 하는 이 풍습은 겨우내 제대로 된 채소를 먹지 못해 비타민류의 섭취가 부족했을 몸의 균형을 맞춰주고, 지난해 말려두었던 나물을 먹고 봄에 돋을 새 나물을 만나기 위한 것입니다. 하지만 취, 호박고지, 고비, 고사리, 도라지, 가지, 시래기 등 아홉 가지 이상의 나물을 기름에 볶아 먹는 이 풍습은 바쁜 현대 사회에서 점점 그 자취가 희미해져 가고 있지요. 나물을 말려두는 집도 적을뿐더러 믿을 수 있는 깨끗한 나물을 사기도 어렵 고 조리해 먹는 과정도 번거롭다는 인식 때문이겠지요.

나물은 신선한 채소를 제대 섭취하지 못했던 조상들이 채소를 사시사철 섭취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이었을 뿐 아니라 각종 식용 풀의 맛을 가장 잘 끌어내는 뛰어난 조리법이기도 했습니다. 특히 육식을 금했던 절에서는 나물로 만든 각종 음식이 매우 발달하였으며 이는 지금도 여러 산사 요리로 전해 내려오고 있는데, 이들 음식이 건강식으로 각광받는 것은 물론입니다.

우리 조상들이 가장 즐겨 먹는 나물로는 각종 버섯류, 두릅, , 시금치, 숙주, 도라지, 더덕, 오이, 호박, 호박잎, 죽순, 미나리, 쑥갓, , 가지, 연근, 콩나물, 고사리, 고구마, 감자 등 그 종류가 매우 많은데요, 이러한 나물은 비타민과 무기질이 풍부할 뿐 아니라 섬유소도 다량 함유되어 있어 건강에 아주 유익합니다. 뿐만 아니라 나물을 무치거나 조리할 때 함께 이용하는 마늘, , 참기름 등을 자칫 나물만으로는 섭취하기 힘든 고열량의 우수한 지방산을 함께 섭취할 수 있게끔 도와주지요, 게다가 최근에 들어서는 특정 버섯이나 나물에 항암 효과가 있다는 것이 밝혀지는 등 각각의 나물에는 아직 알려지지 않은 건강 지식이 가득 들어 있습니다.

하루 한 끼가 힘들다면 일주일에 단 하루만이라도 갓 무친 나물과 잡곡밥으로 건강한 밥상을 만들어보는 것은 어떨까요? 맛은 물론이고 건강까지 함께 잡을 수 있는 일석이조의 식탁이 될 것입니다. 갑자기 외국에 나가 계신 어르신들께 잘 차린 나물 밥상 한 끼 대접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집니다.

 

 

Food in My Kitchen

대보름맞이나물

나물을 무칠 때는 적당한 잘 데치는 것이 중요합니다. 말린 나물이라면 우선 불리는 과정을 거친 후에 조리를 하도록 하세요.

* 각종 나물(보통 대보름 나물은 호박고지. 박고지, 말린 가지. 말린 버섯, 고사리, 고비, 도라지, 시래기, 고구마 순 등 보통 아홉 가지를 먹지만 취향에 맞게 콩나물이나 시금치 등을 넣어도 상관없다.) 적당량, 양념(국간장, 새우젓, 다진 마늘, 다진 파, 소금 적당량씩), 식용유, 들기름(또는 참기름), 통깨 약간씩

1. 말린 나물은 물에 불리고 생나물은 끊는 물에 살짝만 데쳐냅니다. 너무 오래 데치면 영양소가 빠져나가니 재빨리 데치는 것이 중요합니다.

2. 준비한 양념을 적당량씩 덜어 나물에 넣어 무칩니다. 달궈진 팬에 기름을 살짝 두르고 나물을 넣어 볶습니다.

3. 볶은 나물에 참기름이나 들기름을 살짝 둘러 향을 내고 통깨를 뿌려 무치세요.

 

 

Author's Choice - Restaurant

산에 나물

제철의 나물을 먹을 수 있는 집. ‘산에 나물은 그래서 계절과 시기에 따라 제공되는 나물이 자주 바뀝니다. 이번에는 무슨 나물이 나올까 기대를 하면서 매 계절 다른 나물을 맛보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이곳에서는 나물 자체의 맛을 살리기 위해 가장 기본적인 조리법만 고수합니다. 말린 나물을 살짝 물에 불려서 소금과 기름만으로 조리하는데, 이상하게도 그 어떤 조미료를 넣은 것보다도 감칠맛이 있습니다. 이게 바로 자연의 맛인가 싶을 정도로 말입니다.

각종 나물은 물론이고, 맛깔스러운 제철반찬과 밥, 담백한 찌개류와 함께 직접 만들어주는 후식까지 골고루 맛볼 수 있는데 다소 과식하는 기분이 들 정도로 푸짐하고 맛이 좋습니다. 소화도 잘 되고요. 간이 강하지 않아 연세 드신 어른과 함께 식사하기에는 더할 나위가 없습니다. 정원이 보이는 6인실과 10명에서 20명까지 수용할 수 있는 룸을 갖추고 있어 특히 어르신들을 대접하기에 아주 좋습니다. 뿐만 아니라 외국 손님에게 우리나라의 정갈한 음식을 대접하기에도 적절하답니다.

종로구 한국일보 건물에서 청와대 쪽으로 직진하다가 우회전, 삼청 파출소를 지나 조금만 더 가다 보면 왼쪽에 우리은행 건물이 있고 그 바로 옆 건물입니다. 02-732-2542

 

 

재료에 구애받지 않는 고칼로리 즉석식 전

Medical tip

비 오는 날 생각나는 음식을 말해보라면 열 명 중 아홉 명은 아마 빈대떡이라고 대답할 것입니다. 얼마 전, 이 현상에 대한 과학적인 분석이 나왔는데, 사람들이 비 올 때 빈대떡을 떠올리는 이유가 소리 때문이라고 하더군요, 즉 비 오는 소리가 빈대떡을 기름에 부칠 때 나는 지글지글 하는 소리와 비슷하게 인지되어 빗소리와 빈대떡 지지는 소리를 연관 짓게 된다는 이야기인데요, 이처럼 빈대떡은 우리 일상에 그리고 과거와 현재에 모두 긴밀하게 연관된 음식입니다.

하지만 각종 재료와 밀가루 또는 녹말, 거기에 기름을 두르고 재료가 익을 때까지 기름 안에서 익히는 이 요리는 칼로리가 대단히 높습니다. 때문에 일반적인 크기로 한 장만 먹어도 한 끼 칼로리를 훌쩍 넘길 뿐 아니라 두세 장을 먹을 경우 하루 섭취할 칼로리와 염분을 초과한다는 점을 주의해야 합니다. 특히 명절 때 가장 신경을 써야겠네요.

 

 

앞뒤로 골고루 익어가는 그리움

아주 그리운 맛, 똑같은 재료로 해 먹는데도 예전에 먹었던 그 맛이 아닌, 그리움만 더해지는 그 맛, 아마도 명절과 잔치 때 금세 부친 부침개 한 장 얻어 들고 먹던 그 맛은 평생 잊지 못할 기억의 한 부분을 차지하지 않을까 싶네요. 어디 온전한 거 한 장이나 먹으면 다행이게요. 부치다가 찢어진 것, 모양이 예쁘게 나오지 않은 것을 날름 집어 들고 행여나 뺏길까 봐 얼른 입에 집어넣었더랬습니다. 그 고소한 기름내가 어쩌면 그렇게도 입맛을 돋웠는지.

그뿐만이 아닙니다. 도시락 반찬통에 나란히 놓여 있던 동그랑땡은 그 국적 불명의 이름에도 불구하고 최고의 반찬이었습니다. 채소를 잘 먹지 않는 자식을 위해 채소를 잘게 다지고 또 다져서 다진 고기와 섞어 반죽한 다음 달걀물 풀어 부쳐낸 엄마의 정성 때문일까요. 동그랑땡은 친구와 나눠 먹기에도 아까운 반찬이었지요.

이상하게 비 오는 날이면 진짜 부침개 생각이 간절해지곤 합니다. 뭐 꼭 제대로 재료를 넣어야 맛인가요. 냉장고 안을 차지하고 있는 각종 자투리 채소며 반찬을 싹 쓸어 넣고 휘휘 반죽 만들어 기름 두르고 부쳐내면 훌륭한 부침개가 됩니다. 김치가 들어가면 김치부침개, 채소가 들어가면 채소부침개, 나물이 들어가면 나물부침개, 그야말로 이현령비현령이지요. 빈대떡, 부침개, 지짐, 오코노미야키, 피자의 공통점은 아마도 이처럼 각종 재료를 넣고 반죽해 화덕이나 뜨거운 판 위에서 부치거나 익힌 음식이라는 것, 그리고 각 나라마다 죽 이어져 내려오면서 오랜 세월 사랑받아온 음식이라는 것일 겁니다.

빈대떡의 유래는 빈자떡에서 왔다는 설이 유력합니다. 빈자는 가난한 사람들을 뜻하는 빈자라는 설도 있고, 현재의 정동 지역을 빈대골이라 불렀을 때 이곳에 부침개 장사가 많아 그리 불렀다는 설도 있습니다. 또한 18세기의 서명웅이 지은 <방언집석>에는 녹두를 재료로 써서 만든 빙저라는 지짐이 빙자, 다시 빈자로 바뀌어 내려왔다고도 기록되어 있습니다. 어원적인 측면에서 빈대떡은 중국에 그 기원을 둔다는 설이 유력한데 중국 콩가루 떡인 알병이 와전되어 빈대떡으로 굳어졌다는 설이 있지요. 하지만 이 모든 것은 빈대떡에 대한 설일 뿐 어느 것 하나 정확하게 정의 내려진 것은 아닙니다.

부침개는 을 뜻하는 말로 빈대떡과는 엄연한 차이점이 있습니다. 빈대떡이 녹두를 주재료로 그 안에 고사리, 쇠고기, 돼지고기, 나물 등을 넣고 부친 것이라면 부침개 혹은 전은 기름에 지진 음식을 통칭합니다. 김치전, 배추전, 부추전, 파전, 화전 등이 지진 음식인 전에 속하겠지요. 우리가 흔히 쓰는 말인 지짐, 찌짐은 전의 방언이며 사전에는 전, 저냐, 전유어 등으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오코노미야키는 일본식 지짐이라고 생각하면 되는데 한자로 풀어서 쓰면, 좋을 호자에 구워 먹는다는 뜻이 붙어서 만들어진 말입니다. 말 그대로 내가 좋아하는 것을 구워 먹는다는 것인데 이름에서 알 수 있듯 각 지역마다, 가정마다 혹은 개개인의 취향에 따라 들어가는 재료와 만드는 방법이 다양합니다. 오코노미야키는 일본의 에도시대부터 일반 서민 가정에서 만들어 먹었을 정도로 대중적인 음식인데, 최근 들어 국내에도 조금씩 소개되면서 인기를 얻어가고 있습니다. 오코노미야키를 만드는 방법은 간단합니다. 일단 원하는 재료를 기름 두른 팬 위에 올려 익히다가 그 위에 밀가루 반죽을 부어 어우러지게 익히고 둥글게 지져낸 후에 그 위에 가다랑어포, 즉 가쓰오부시와 소스를 얹어 먹으면 됩니다. 뜨거운 지짐 위에서 오그라들며 하늘거리는 가다랑어포는 시각적으로도 식욕을 돋우는 데 한몫을 합니다.

오코노미야키야 알려진 것이 그다지 오래되지 않았지만 피자는 우리에게 이미 익숙한 음식입니다. 쉽게 말하면 이탈리아식 지짐정도 되겠네요. 하지만 우리가 알고 잇는 피자는 정통 이탈리아식이라기보다는 미국식에 가까운 모습입니다. 요즘에야 빵이 얇은 이탈리아 식 피자가 그나마 좀 흔해졌으나 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빵이 두툼하고 온갖 재료가 듬뿍 올라간 미국식 피자를 찾는 것이 더 쉬웠지요. 하지만 피자의 본래 모습은 이탈리아식의 얇은 빵도 아니고 미국식의 두꺼운 빵도 아닌 포카치아라는 납작한 종류의 빵이었다고 전해집니다. 포카치아의 foca이라는 뜻의 라틴어 focas에서 유래된 것으로 밀가루에 이스트와 소금, 올리브오일만을 넣어 구운 불로 구운 빵이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프랑스에 바게트가 있는 것처럼 이탈리아에는 포카치아가 있었다고 생각하면 쉽겠네요. 이탈리아 사람들은 이처럼 단순히 구운 빵에 각종 해산물이나 채소를 올려 먹었는데 이것이 이탈리아 피자의 전신입니다.

오늘과 같이 토마토소스가 주재료로 쓰이는 피자는 1830년경에 이탈리아 나폴리 지방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이는 주재료인 토마토가 이탈리아 상륙한 것이 18세기 초였기 때문인데, 부르봉가의 페르난도 1세와 그의 왕비는 이 토마토소스를 너무나도 좋아해서 변장을 하고 잠행을 하여 피자를 사 먹을 정도였다고 합니다. 이렇게 나폴리 지역에서 명맥을 이어오던 토마토소스 피자는 1889, 당시 움베르토 1세와 함께 나폴리를 방문했던 마르게리타 왕비에 의해 비로소 널리 알려지는 계기를 맞게 됩니다. 당시 가장 유명한 피자 요리사였던 라파엘로 에스포지토는 왕비의 입맛에 맞추기 위해 이탈리아를 상징하는 붉은색, 흰색, 녹색이 골고루 들어간 피자를 만들어서 바쳤는데 이것이 오늘날 바질, 토마토소스, 모차렐라 치즈가 들어간 삼색 피자인 마르게리타 피자로 그 전통을 이어오고 있다고 하네요.

이처럼 세계 각국에는 지짐의 문화가 존재합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대표적인 지짐뿐만 아니라 각 나라마다 고유한 지짐 한두 개는 모두 가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지짐 문화는 전 세계에 광범위하게 펼쳐져 있습니다. 모처럼 쉬는 날, 냉장고 안에 얼려두었던, 혹은 냉장실 구석에 박혀 있던 재료들을 모두 모아 부침개 파티를 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재료에 구애받지 말고 커다랗게 만들어 나누는 기쁨을 누려보자고요!

Food in My Kitchen

냉장고 비움 지짐

이것저것 요리를 하고 나면 자투리 채소들이 남게 마련입니다. 당근 반개, 파 한두 뿌리,달래 한 줌....... 무언가 요리를 하기도 애매한 이 재료들로 근사한 음식을 만들어보세요.

* 밀가루 2, 부침가루 2/1, 1, 부추 한 움큼, 당근, 대파. 호박 약간씩, 배추김치 송송 썬 것 2/1, 식용유 5큰술

1. 냉장고와 냉동실을 뒤져 조금씩 남은 자투리 채소와 재료를 모읍니다.

2. 재료를 다듬어서 씻어서 송송 썬 뒤 김치를 꼭 짠 것과 섞습니다.

3. 밀가루에 부침가루와 물을 분량대로 섞습니다. 분량을 잘 맞추면 지짐이 바삭하고 맛있게 됩니다. 부침가루 자체에 소금간이 되어 있는 경우가 많으므로 소금은 더 넣지 않습니다.(재료에 따라 가감하세요)

4. 3에 준비한 재료를 모두 넣고 반죽한 뒤 달군 팬에 부칩니다. 처음부터 너무 강한 불에 부치면 기름도 많이 먹고 겉만 익히므로 약한 불에 기름을 조금 두르고 충분히 부치는 것이 포인트입니다.

 

 

Author's Choice - Restaurant

종로 빈대떡

사실 빈대떡을 뭐 하러 돈 주고 사 먹느냐고 하신다면 할 말 없습니다. 그야말로 빈대떡은 돈 없으면 집에 가서 온갖 재료 섞어 넣고 부쳐 먹는 음식이라고 알고 계시는 분들이 더 많으니까요. 하지만 빈대떡이야말로 얼마나 적당히, 얼마나 맛있게 부쳐 내느냐에 따라 그 맛이 천차만별로 달라지는 음식이라고 확실히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종로 빈대떡35년 전통의 빈대떡 전문점입니다. 월래 빈대떡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는데 이곳의 빈대떡을 먹어본 후로는 가끔 빈대떡이 생각날 정도로 아주 맛이 있었습니다.

빈대떡 안에 들어가는 재료는 그야말로 뻔한 것이라 사실 집에서도 한두 번 시도해 보았지요. 그런데 이상하게 재료도 더 풍성하게 넣고, 정말 열심히 부쳤는데 그 맛이 안 나더군요. 나중에 알고 보니 불의 차이가 맛의 차이를 가져온 것 같았습니다. ‘종로 빈대떡에서는 강한 성능의 가스버너로 고열로 구워내어 빠른 시간에 익고, 바삭하게 익는 것이 특징이거든요. 아무래도 집의 가스레인지로는 좀 따라가기 힘든 화력이 만든 맛인 게지요. 그리고 고급 식용유를 사용해서 느끼하거나 기름지지 않고 감칠맛이 도는 것이 특징입니다. 비 오는 날, 좋은 사람들과 빈대떡에 소주 한잔, 정말 기막힌 궁합 아닐까요?

지하철 1. 3. 5호선 종로 3가역 출구에서 창덕궁 방향으로 나오면 본점이 있습니다. 02-743-7430

 

 

일본 열도 장수의 비결 생선

Medical tip

생선은 다른 어떤 식품보다도 신선도가 중요합니다. 고기에 비해 단백질 조직이 무른 까닭에 상하기가 쉽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신선한 생선을 골라 구입 즉시 먹거나 잘 보관하는 것이 생선을 잘 먹기 위한 첫 번째 조건입니다. 싱싱한 생선은 우선 눈과 아가미가 맑고 깨끗해야 하며 비늘이 반짝이고 살 전체에 탄력이 있어야 합니다. 구입한 생선은 반드시 냉장 보관한 후 바른 시간 안에 먹는 것이 좋고, 오래 보관해야 할 경우는 잘 손질하여 냉동실에 보관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때는 마리 단위로 분리해서 보관하는 것이 편리합니다. 고등어나 삼치 등의 등푸른 생선에는 두뇌발달에 좋은 DHA 아니라 고급 아미노산과 각종 비타민이 풍부하게 들어 있습니다. 생선을 조리할 때는 단시간에 빠르게 조리해야 영양소를 좀 더 잘 흡수할 수 있습니다.

 

 

펄떡이는 생명 속에 고스란히 숨쉬는 맛

평범한 초밥 요리사의 아들이 갖은 시련을 넘어 진정한 요리사로 거듭나는 내용의 만화가 있습니다. 어느 기업에서는 이 만화를 필독서로 지정하기까지 했다고 하더군요. 이미 그러한 조명을 받기 전에 그 만화를 모두 독파한 까닭에 뒤늦게 열풍에 휩쓸리지는 않았지만 만화를 읽으면서 느꼈던 두근거림과 조마조마함은 다시 떠오르더군요.

만화의 이야기 구조는 아주 단순합니다. 권선징악, 금의환양, 지수성가의 전형적인 소년 성장 만화입니다. 소년에게는 집안을 위협하는 위험이 늘 기본으로 깔려 있고, 매시기마다 도전해야 할 과제가 생깁니다. 그리고 소년이 적당한 수준에 올랐을 때 작가는 전국 대회라는 무궁무진한 시합의 장을 마련합니다. 이때부터 사실 내용은 뻔해집니다. 강력한 라이벌 그리고 도와주는 손길을 통해 기막히게 승리를 따내는 것, 그게 다입니다.

하지만 그 안을 채우고 있는 내용은 그야말로 화려합니다. 펄떡이는 새우와 손에 피를 흘리며 낚아내는 고등어, 다양한 요리와 기발한 아이디어가 꿈틀거리는 조리법은 다양한 일본 요리, 그중에서도 스시와 초밥의 세계를 정말 다채롭게 보여줍니다. 만화를 본 후 생선가게에서 생선 하나를 골라도 그 기준이 달라졌다면 이미 저에겐 만화가 아닌 그 이상의 의미로 남은 것이겠지요. 특히 어떤 과제가 주어져도 행복하게 요리를 하는 주인공은 말 그대로 요리사의 귀감이 될 만합니다.

생선을 다량 섭취하기 때문에 일본 사람들이 장수한다는 건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생선에는 양질의 단백질, 비타민A, 베타카로틴, 불포화지방산 등 영양소가 풍부하기 때문에 생선은 채소만큼이나 중요한 영양 공급원입니다. 특히 일본은 생선을 익히지 않고 살짝 절이거나 회를 쳐서 날로 먹는 문화가 발달되어 있습니다. 사면이 바다인 섬나라인 만큼 해산물을 충분히 접할 수 있기 때문이겠지요. 뿐만 아니라 각종 해산물을 요리하는 방법과 저장하는 방법도 지역별로 다양하게 발달되어 있습니다.

일본 에도 시대 문서를 보면 스시라는 단어가 등장합니다. 스시의 어원은 초 산, ’, 맛이 시다에서 유래되었다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인데, 이후에 1719<백과자서>라는 책에 나온 스시에 관한 풀이를 보면 '는 식초, 시다라는 뜻이고, ’는 어조사격으로 이 말 자체가 생선이나 밥이 시다라는 뜻을 지니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어느 요리, 어느 재료건 간에 해당하는 사항이지만, 생선은 특히 신선도가 중요합니다. 그러고 보니 학교 다닐 때 가사 수업시간에 신선한 재료 고르는 법을 달달 외웠던 것이 생각나네요. 고기는 붉고 지방층이 누렇지 않은 것, 생선은 눈이 싱싱하고 눌렀을 때 탄력이 있는 것이었던가요? 어쨌든 신선한 생선의 공급이 용이 하였던 바닷가 지역에서는 날로 먹거나 살짝 익혀 먹는 방법이 발달했습니다. 하긴, 잡자마자 먹는다면 신선한 생선 고르는 법 같은 것은 필요 없기도 하겠네요. 하지만 내륙으로 들어가거나 산간지방으로 들어갈수록 생선은 귀한 음식이 되었고, 자연히 오래도록 저장하기 위해 여러 저장법이 발달하였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생선을 저장할 때 소금을 이용해 절여서 보관하는 염장법이 발달한 반면, 일본은 짜게 절이는 방법보다는 식초의 산미를 이용하여 부패를 막고 보다 오래도록 본 재료의 맛을 살리면서 저장하는 방법을 이용했습니다. 흔히 생선회나 초밥에 곁들여 먹는 고추냉이 역시 이러한 저장보관의 측면에서 사용되었다고 볼 수 있겠고요.

스시는 크게 마레스시하야스시로 나눌 수 있는데 전자는 소금에 절여 자연 발효시킨 것이고 후자는 밥에 초를 섞어 각종 재료를 섞어 만드는 것으로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초밥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이 두 종류 가운데 하야스시는 다시 몇 가지로 분류가 됩니다. 그중에서도 김을 이용한 것을 따로 노리마키라고 하는데 우리의 김밥 같은 형태는 후토마키’, 가느다란 형태에 재료도 한두 가지만 사용한 것은 호소마키’, 안에 생선을 넣은 것은 데카마키’, 삼각뿔 모양으로 마른 김에 손으로 만 것은 데마키라고 합니다. 그리고 밥이 바깥쪽으로 나오게 만드는 것을 우라마키라고 하는데 이 우라마키는 최근 롤 마키라는 이름으로 초밥의 종류가 아닌 하나의 독립된 음식으로 각광받고 있습니다. 특히 서양 사람들이 즐긴다고 하니 신기한 노릇이지요.

그러고 보면 음식처럼 선뜻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도 없는 듯 하지만 한번 받아들이면 급속도로 흡수하게 되는 것도 역시 음식인 것 같습니다. 조상님들 말씀에 곳간에서 인심 난다는 말씀이 있는데, 어쩌면 세계화 공략 중 가장 먼저 신경 써야 하는게 이 음식이 아닐까요? 세계의 중심부에 스시집이 아닌 한식집이 자리 잡고, 세계의 중심부에 스시집이 아닌 한식집이 자리잡고, 세계인의 입맛을 한식이 사로잡았을 때 그 때가 대한민국 인심 나는 때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잠시 해봅니다. 햄버거 집 대신 부침개집이 가득한 세계 곳곳. 생각만 해도 흐믓하지 않습니까?

 

 

 

 

Food in My Kitchen

연어즈케

연어는 일반 마트나 백화점에서 비교적 쉽게, 계절에 구애받지 않고 구할 수 있는 생선입니다. 다른 생선에 비해 지방분이 많아서 스테이크나 소스를 얹는 튀김 등에 적당하며 다양한 요리에 이용할 수 있습니다.

* 연어 250g, 간장 1큰술, 맛술1큰술, 식초 3큰술, 레몬즙 1큰술, 설탕 1큰술, 홍고추, 양파 1개씩, 대파 뿌리 1, 가다랑어포(가쓰오부시)국물 1, 녹말 약간

1. 연어는 한입 크기로 잘라서 녹말을 묻혀 튀겨둡니다.

2. 간장과 맛술, 가다랑어포 국물, 식초, 레몬즙, 설탕, 통고추, 반으로 자른 양파, 대파 뿌리를 한꺼번에 넣고 끓여 소스를 만듭니다.

3. 튀긴 연어를 그릇에 담고 그 위에 소스를 얹어 냅니다. 취향에 따라 무순이나 각종 채소를 곁들여도 좋습니다.

4. 따뜻하게 먹어도 맛있지만 차게 먹어도 별미입니다.

5. 다진 파슬리나 송송 썬 족파 등을 얹어 먹어도 좋습니다.

 

 

Author's Choice - Restaurant

알마끼

알마끼 R*MAKI’에서는 퓨전이라는 이름 아래 마구 뒤섞인 정체불명의 롤이 아닌 제대로 된 롤과 스시를 맛볼 수 있습니다. 이곳의 롤은 첫째 푸짐합니다. 유기농 채소와 신선한 재료들이 아낌없이 들어간 롤은 그 크기와 양에서 이미 포만감을 안겨줍니다. 보통 인원수대로 주문하면 남을 만큼 넉넉해서 연인끼리 갔을 때 남자 분들이 좋아하시더군요. 일반 롤집은 남자들이 먹기엔 조금 적은 느낌이 있거든요.

날치알과 연어가 들어간 캘리포니아롤’, 김치와 참치드레싱이 익숙하면서도 새로운 감칠맛을 주는 김치마키 롤’, 두꺼운 새우가 바삭하게 튀겨져 시리얼로 토핑 되어 보기만 해도 푸짐한 크런치 슈림프롤’, 무지개처럼 각종 생선들이 말린 레인보롤등은 미각과 후각, 시각을 한꺼번에 만족시켜줍니다.

롤을 즐기지 않는 사람을 위한 광어, 참치, 연어, 장어 등이 다양하게 구비된 스시세트도 있으니 다양한 맛을 즐기기에도 좋고요. 뿐만 아니라 해물누룽지탕’, ‘팔진육탕면등 얼큰하고 시원한 맛의 국물 요리는 각종 음식들과 맛의 균형을 맞추어주기 때문에 누구에게나 입맛에 잘 맞아 구성원에 구애받지 않고 갈 수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지하철 3호선 남부터미널 역에서 서울고등학교 쪽으로 진행하다 보면 서울고등학교 정문 맞은편에 있습니다. 02-525-9287

 

 

전문가의 손길로 빛을 발하는 복

Medical tip

복어의 알에는 데트로톡신이라는 독이, 간에는 레파르키산이라는 독이 있습니다. 특히 산란기인 5월에는 독이 더욱 많기 때문에 주의해서 먹어야 합니다. 복의 경우 집에서 먹기보다는 전문가가 만든 음식을 사 먹는 편이 안전하다는 것을 두말할 나위가 없지요.

복어는 열이 많아 종기, 치질 등이 생기는 사람에게 좋습니다. 염증을 치료하고 가라앉히며 정신을 맑게 할 뿐 아니라 신장 기능을 보해줍니다. 또한 수분 배설을 촉진하는데, 이때 몸 안의 노폐물을 함께 끌고 나가므로 혈액 순환과 노폐물배출에 도움을 줍니다. 담백하고 칼로리가 적기 때문에 다이어트에도 도움이 되며 미나리 등의 해독 작용이 있는 채소와 함께 먹으면 더 좋습니다.

 

 

복사꽃 향과 함께 찾아오는 서시의 유방

이 맛 비할 데 없지만/ 뱃속에 끝없는 재앙 감췄으니/ 아주 좋은 건 나쁜 점도 있는 법/ 이 말 실로 기릴 만하네.’

송나라 시인인 매요신이 복어를 소재로 쓴 작품의 일부입니다. 중국 송나라 시의 기틀을 잡은 매요신은 구양수의 참모 역할을 했을 만큼 지략이 뛰어난 인물이었습니다. 남들은 관심을 갖지 않는 복어, 지렁이, 벼룩 등을 소재로 담백하고도 딱 떨어지는 시를 쓴 것으로도 유명합니다.

송대 이후 각 시화에 빈번하게 등장하는 이 시는 구양수의 <육일시화>에서 가장 먼저 언급되었습니다. 구양수는 복어는 늦봄에 나와 물에서 때지어 놀며 버들 꽃을 먹고 살이 찐다. 남방인들은 대개 억새 싹과 함께 탕을 끓이는 것이 제일 맛있다고 한다. 때문에 시를 아는 사람이 말하길 이미 첫 두 귀에서 복어의 좋은 점을 다 말했다라며 복어의 장점을 이야기했습니다. 또한 송나라의 뛰어난 시인이었던 소동파는 한 번 죽는 것과 맞먹는 맛이라며 복어의 맛을 극찬했고, 복어의 풍만한 외양을 서시의 가슴에 비유해 복어를 서시의 유방이라고 칭하기도 했습니다.

우리 선조는 역시 복어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남겼는데 <규합총서>에서는 복어와 백반, 기름, 장과 미나리를 듬뿍 넣어 끊여 먹으면 맛이 좋고, 식어도 비리지 않다며 맛을 극찬했고, <동국세시기>에는 복사꽃이 떨어지기 전에 파란 미나리와 기름, 간장을 넣고 복어로 국을 끊이면 진미라며 그 맛을 기술한 흔적이 남아 있습니다.

복어는 익히 알고 있듯 독이 있는 어류입니다. 복어는 18분 안에 사람을 사망하게 하는 맹독을 갖고 있습니다. 특히 내장과 알에 그 독이 집중적으로 존재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독은 복어가 자체적으로 가지고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바닷속 미생물에 의해 후천적으로 생기는 것입니다. 때문에 복어의 맛을 찬양했던 우리 조상들도 피와 알에 독이 있어 잘못 먹으면 죽는다. 한때의 맛을 탐하여 중독되니 안타깝다’ <증보산림경제>중에서 라든가. ‘하고 많은 요리 중에 왜 하필 복어를 먹는가라며 복어가 가지고 있는 독성에 대하여 언급을 하였습니다.

사람의 식탐이란 어디까지인지, 이러한 위험을 감수하고라도 맛있는 것은 먹어야 하는 모양입니다. 복어의 알을 먹으면서 뒷목이 찌릿해오는 느낌을 즐기는 사람도 있다고 하니 사람이 음식에 부리는 욕심과 사치는 어디까지일지, 또 그 모험은 어디까지 일지가 궁금합니다.

사실 식탐과 쾌락은 늘 함께 다니며 인류의 역사를 만들어갔습니다. 특히 로마시대의 음식 문화는 호사를 넘어 욕망이 가득 넘치는 퇴폐적 쾌락으로까지 흘러갔습니다. 식탁의 화려함을 위해 처음에는 식기와 공간 장식에 공을 들였습니다. 훌륭한 그릇, 번쩍이는 식기를 시작으로 점점 인간의 욕심은 음식 자체로까지 번져갔습니다. 포도주로 손을 씻고 누워서 씹은 음식을 삼키지 않고 뱉는 일도 행해졌습니다. 삼키면 배가 부르니까요. 게다가 광대한 영토를 가졌던 로마제국의 명성에 걸맞게 모든 식재료는 각각 본토에서 수입해서 사용했습니다. 리비아의 석류와 영국의 굴, 인도의 향료와 스페인의 채소, 이런 최고급의 재료들은 로마인들은 사치와 향락을 위해 아낌없이 사용되었고, 이중의 태반은 먹는 것으로 제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니라 눈을 즐겁게 하고 파티 주최자의 참가자의 욕망을 채우는 도구로 사용되었습니다. 이미 음식의 본질은 사라진 것이지요. 그리고 결국 로마는 사치와 향락 속에 역사의 안쪽으로 사라지게 됩니다. 먹다가 죽은 셈이지만 때깔이 그다지 곱지는 않았을 거라는 생각이 드네요.

물론 복어를 먹는다고 해서 모두 사치와 향락에 빠지는 거라는 비약은 결코 아닙니다. 게다가 복어의 독이 항상 위험한 것만은 아니거든요. 이미 복어, 그중에서도 검복의 알은 외용약으로, 껍질은 젤라틴으로, 쓸개는 혈전을 용해하는 한약재로 다양하게 쓰이고 있습니다. 독으로 독을 다스리면 약이 된다는 이치랄까요. 특히 검복은 더 이상 진화하지 않는, 이미 진화가 끝난 생물로서 그 어떤 생선보다 조직이 단단하고 향이 좋아 위에서 언급한 쓰임새뿐 아니라 식용으로도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생성입니다.

복어의 일반 성분은 수분과 단백질입니다. 그리고 타우린, 리신, 알라닌, 글리신 등의 각종 아미노산이 풍부해서 담백하고 독특한 맛을 냅니다. 칼로리는 적고 단백질과 무기질, 비타민이 풍부해서 부담스럽지 않을 뿐 아니라 복어가 가지고 있는 독 성분이 몸 안의 독소를 빨아들여 배출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신체 정화에도 알맞은 식품입니다. 복의 독은 일반 독과는 달리 소변이나 대변 등으로 배출되는 것뿐 아니라 모공을 통해서 빠져나가기 때문에 독을 빨아들이는 데는 27분 정도밖에 걸리지 않지만 그 모든 작용은 3일에 걸쳐 꾸준히 일어납니다.

하지만 이러한 복의 장점에도 불구하고 독에 관한 선입관 때문에 선뜻 믿고 먹기가 어려운 것이 사실이지요. 하지만 전문가가 조리한 복 요리는 안심하고 먹어도 될 뿐만 아니라 몸 안의 독소를 배출하는 기능이 뛰어나기 때문에 건강에도 유익합니다. 특히 복으로 끊인 지리의 경우 맑고 담백한 맛뿐만 아니라 몸 안에 침전된 알코올 성분을 빠르게 분해, 배출하기 때문에 술 마신 다음날 해장국으로도 훌륭합니다. ‘복을 먹으면 복이 온다는 우스개 소리가 있을 정도지요. 과도한 식탐은 자제해야 하겠지만 자신의 건강을 위한 약간의 욕심은 가끔 부려보는 것이 어떨까요. , 선한 욕심과 탐욕은 조금 다르지 않습니까?

 

 

Food in My Kitchen

복어국

복어는 집에서 직접 요리를 해 먹기는 위험한 생선입니다. 하지만 맑은 지리를 끓여 먹는 것은 굳이 복어가 아니라 흔히 구할 수 있는 북어로도 맛있게 끓일 수 있습니다.

* 북어(황태 또는 북어채) 1마리, 달걀 1, 대파 1, 국물용 멸치 20마리, 다시마(4x4cm) 1, 마른 새우 5마리, 국간장. 후춧가루. 다진 파. 다진 마늘. 소금. 참기름 약간씩

1. 북어는 불려서 방망이로 두들겨 부드럽게 하거나 북어채를 물에 살짝 불린다.

2. 준비한 북어에 다진 파와 다진 마늘, 소금을 약간씩 넣어 무쳐둡니다.

3. 달걀은 멍울 없이 잘 풉니다.

4. 냄비에 북어 머리와(없다면 넣지 않아도 됩니다) 멸치, 새우, 다시마를 넣고 찬물을 넣어 끓입니다. 끓기 시작하면 다시마만 건져내고 10분 정도 더 끓입니다. 다 끓으면 뚜껑을 덮고 5분 정도 육수가 우러나길 기다렸다가 체에 걸러 맑은 육수를 만듭니다.

5. 만들어둔 육수에 국간장과 북어를 넣고 끓이다가 대파를 어슷하게 썰어 넣어 다시 한

번 끓입니다. 달걀을 풀어 휘저은 뒤 마지막으로 참기름을 약간 넣어 향을 냅니다.

 

 

Author's Choice - Restaurant

강포

복 요리집 강포에서는 걱정 없이 복어를 즐길 수 있습니다. 전국 복어의 70%정도를 납품하는 도매업과 음식점을 함께 운영하고 있는 까닭에 이곳의 복어는 늘 1등급의 검복, 즉 참복만 취급합니다. 그중에서도 1kg 이상의 복으로만 회를 뜨기 때문에 어떤 것보다도 쫄깃한 질감과 맛, 향을 즐길 수 있습니다. 특히 이곳 주인은 강포가 유명한 집이 되기보다는 건강하게 먹고 건강하게 살 수 있는 법을 전파하는 것을 더욱 중요하게 여긴다고 하네요. 그래서 식재료는 물론 인테리어까지 사람의 몸에 가장 적합한 상태로 유지합니다.

회뿐만 아니라 일본에서 직접 가져온 연기가 없는 숯으로 구운 화로소금구이’, 직접 양념을 하여 튀긴 가라아케’, 태운 지느러미를 정종에 넣어 마시는 히레사케등 복요리의 처음부터 끝가지를 모두 맛볼 수 있습니다. 특히 화로소금구이는 다른 곳에서는 맛볼 수 없는 담백한 맛이 일품입니다. 건강과 분위기, 맛을 한꺼번에 느끼기에는 더할 나위가 없습니다.

역삼동 스포월드 센터 주차장 입구 바로 옆에 위치하며 영등포점도 함께 운영하고 있습니다. 건강과 분위기, 맛을 한꺼번에 느끼기에는 더할 나위가 없습니다. 역삼점 02-566-3396, 영등포점 02-2632-4454

 

 

성장기 어린이에게 최고의 식품 바다가재

Medical tip

성장기 어린이에게는 균형 잡힌 식사가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특히 양질의 단백질을 적절하게 공급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단백질을 과다하게 섭취할 경우 자칫 비만으로 갈 수도 있고 아토피 같은 부작용이 일어날 수도 있으며, 단백질을 지나치게 제한할 경우에는 정상적인 성장이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에 좋은 단백질, 특히 필수 아미노산인 리신, 류신 등이 풍부하게 들어 있는 음식을 섭취할 필요가 있습니다.

바다가재는 이러한 필수 아미노산분 아니라 머리를 맑게 하고 내장 기능을 원할하게 하는 키토산 역시 풍부하게 들어 있어 성장기 어린이에게 더할 나위 없는 식품입니다. 뿐만 아니라 칼로리가 낮아 다이어트식으로도 좋으며 알코올 해독 작용도 뛰어나 온 가족이 함께 즐기기에 적당한 식품입니다.

 

 

함께하면 외롭지 않아요

바다가재는 수심이 깊은 곳에 사는 생물입니다. 때문에 고대 북유럽에서는 바다가재를 종종 괴물로 묘사하기도 했습니다. ‘크라켄이라는 전설의 생물은 북유럽 신화에서 마치 섬과 같은 거대 괴물로 오징어 또는 가재를 닮았다는 이야기가 전해지는데 이는 깊은 수심에서 사람의 손을 타지 않고 자란 거대한 바다가재가 수면 위에 비친 모습 등을 보고 상상한 것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요즘에는 바다가재를 식용으로 흔하게 접할 수 있지만 고대 사람들에게는 바다가제도 하나의 신비로운 생물로 여겨졌던 것이지요.

하지만 한의학에서는 바다가재를 단순히 전설 속의 생물로만 여겨지는 않았습니다. 한의학에서는 해양 생물을 광대한 의학 식품의 창고로 보았는데 이 중 바다가재는 전신 균형과 신장 허약에 좋은 용하라는 이름으로 명기되어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차갑고 서늘한 성질을 가지고 있는 해양 생물의 공통된 특성도 지니고 있으므로 열을 내리고 독소를 내보내는 역할을 한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최근 들어서 해양 생물들의 광대한 자원을 활용, 의학적으로 분석하고 이용하려는 움직임이 더욱 활발해지고 있는데 특히 바다가재의 경우는 자신의 사지를 자발적으로 절단하고 재생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 더 깊은 연구 대상이 되고 있다고 하네요. 일반적인 포유동물과 해양 생물과는 다른 신경 조직을 가지고 있다는 증거이기 때문입니다.

바다가재 요리는 많은 사람들로부터 각광받고 있는데 가장 큰 이유는 바다가재가 가지고 있는 각종 영양성분 때문입니다. 바다가재는 칼로리와 콜레스테롤이 낮고 단백질과 미네랄이 풍부한 식품입니다. 특히 리신, 류신, 메티오닌, 아르기닌 등의 필수 아미노산이 풍부해서 성장기 어린이에게 좋습니다. 뿐만 아니라 철분과 마그네슘, 칼슘, 아연, 비타민 ADHA까지 풍부하게 들어 있습니다. 또한 갑각류 특유의 성분인 키토산이 머리를 맑게 하고 뼈와 근육의 형성을 도우며 저지방, 저칼로리 음식이므로 칼로리를 조절해야 하는 식단으로도 좋습니다. 과도한 콜레스테롤과 고열량의 식품에 노출되어 있는 현대인들의 균형식으로 안성맞춤인 셈이지요. 또한 바다가재의 알은 노화 방지 효과가 뛰어난 핵산이 풍부해서 여성에게 특히 좋습니다. 그리고 한의학적으로 분류된 것처럼 바다가재는 찬 성질이 있어서 몸의 열을 내리고 알코올을 해독하는 데에도 뛰어난 효능을 발휘하지요. 때문에 술안주로도 많이 이용되고 있습니다.

최근 들어 바닷가재 전문점이 많이 생겨나기는 했지만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바닷가재는 그리 흔하지 않은 식재료였습니다. 지금도 저렴한 편은 아니지만요. 흔하지 않고, 쉽게 먹기가 어렵다는 점 때문인지 영화나 드라마의 식사 장면에서는 오히려 빈번하게 등장하는 메뉴이기도 했습니다.

두 남녀가 전망 좋은 식당에 앉아 식사를 합니다. 전망은 주로 한강의 불빛이 보이는 스카이 라운지의 저녁 풍경쯤 되겠네요. 나비넥타이를 맨 웨이터가 정중하게 와인을 따라주고 사라지면 마주 앉은 두 남녀는 말없이 와인 잔을 들어 한 모금 마십니다. 그리고 곧이어 나오는 바다가재, 남자는 나무 망치로 가재 집게를 살살 두드려가며 먹기 시작합니다. 여기서 여자도 같은 방법으로 익숙하게 먹는다면 이들 커플은 해피 엔딩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여자가 안절부절 못하다가 망치로 그릇을 내려치거나 큰 소리를 내면 이 두 사람 앞에는 역경이 기다리고 있겠지요. 집안의 반대라든가 신분의 차이 같은 집게발이 다른 사람 테이블로 날아가거나 망치헤드가 떨어지면 그건 코믹물입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둘 중 하나가 조용히 일어서 나가고 홀로 남은 사람이 필사적으로 눈물을 참으며 식사를 하며 그건 새드 무비 가 되는 거죠.

, 꼭 이렇다 할 공식은 아니지만 가재 하나로도 이렇게 많은 결말을 말할 수 있다는 것이 흥미롭지 않습니까? 가장 즐거운 건 온 가족이 오래간만에 외식을 하면서 시끌벅적하게 내가 더 먹겠다. 네가 덜 먹어라 하면서 먹는 장면입니다. 사실 좋은 음식은 함께 즐겨야 맛입니다. 양푼 비빔밥이 뭐가 그렇게 맛있겠습니까. 그저 다 같이 모여 어우렁더우렁 먹으니 맛있지요. 아무리 비싸고 맛있는 것이라도 혼자 먹으면 아마 모래알보다 까끌까끌하고 쓸개보다 더 씁쓸하게 느껴질 겁니다. 그건, 음식의 맛이 아니라 이미 외로움의 맛이거든요.

바다가재는 차갑고 깨끗한 물에서 서식합니다. 전복이나 소라, , 해삼 등의 어패류를 먹고 사는데 최대 40kg까지도 자랍니다. 보통 바다가재가 1kg 정도 성장하기 위해서는 약 8년의 기간이 필요한데 우리가 식용으로 먹는 것은 일반적으로 15년 이상 자란 것으로, 이때가 식용으로서는 가장 적절한 상태입니다. 특히 캐나다 근방에서 잡히는 바다가재는 남미 쪽에서 잡히는 소프트셀(soft shell)과는 다른 하드 셀(hard shell) 품종으로 맛과 영양이 더욱 우수해 고급 요리에 많이 쓰입니다.

바다가재는 회나 구이로 많이 먹지만 요즈음에는 바다가재와 어울리는 각종 요리법이 많이 발달해 다양한 맛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고급 품질의 바다가재를 신선하게 맛보기는 그다지 쉬운 일은 아닙니다. 연근해에서 생산되는 어종이 아닌, 수입을 해야 하는 어종이기 때문이지요. 물론 요즘에는 운송 수단도 발전하고 보관방법도 기술이 좋아졌기 때문에 그다지 어렵지 않게 살아 있는 바다가재를 만날 수 있기는 합니다.

건강을 챙기면서 맛있는 것을 먹고 싶을 때, 혹은 누군가를 소중히 대접하고 싶을 때 바다가재를 먹어보는 것은 어떨까요? 맛도 맛이지만, 긴 세월 동안 차곡차곡 몸 안에 저장되어온 바다의 깨끗한 기운이 온몸을 도는 것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요? 물론 혼자가 아닌 함께여야 더 좋겠습니다만.

 

 

Food in My Kitchen

바다가재찜

바다가재를 꼭 레스토랑에서 먹어야하는 것은 아닙니다. 요즈음에는 수산시장에서도 바다가재를 쉽게 살 수 있고, 인터넷에서도 구입할 수 있으므로 손쉽게 집에서 해 먹을 수 있습니다.

* 바다가재 1마리, 화이트와인 2큰술, 월계수 잎. 레몬. 곁들이 채소(알감자, 브로콜리, 당근 등) 적당량, 소금. 후춧가루 약간씩

1. 바다가재는 깨끗하게 씻어서 찜통 안에 넣습니다.

2. 가재가 잠기지 않게 물을 넣고 거기에 월계수 잎과 레몬, 화이트 와인을 넣어줍니다.

3. 물이 끓고 5~8분 정도면 가재가 익는데, 색이 붉게 변하면 익은 것입니다.

4. 알감자, 브로콜리, 당근 등 곁들이 채소를 모두 알감자와 비슷한 크기로 잘라 끓는 물에 데치거나 기름 두른 팬에 볶아서 소금과 후춧가루로 간해 곁들입니다.

 

 

Author's Choice - Restaurant

바다가재 가리비

영등포구 신길동에 위치한 바다가재 가리비에서는 캐나다에서 잡힌 최고급 바다가재를 신선한 회로 맛볼 수 있습니다. 이곳의 바다가재는 수족관에서 하루 이상 머무는 일이 없을 정도로 빠른 공급과 신선도를 자랑합니다. 특히 이곳에서는 바다가재뿐 아니라 양귀비의 혀라고 불리는 가리비도 함께 즐길 수 있는데 부드럽고 감칠맛 나는 가리비가 담백하고 고소한 바다가재와 잘 어울립니다.

가리비는 회로 먹어도 부담 없이 맛있게 먹을 수 있지만 국물 요리에서 더욱 진가를 발휘합니다. 담백하고 시원한 국물이 자칫 과식으로 부담스러울 수 있는 위장을 달래주기 때문입니다. 이곳에서 맛볼 수 있는 메뉴는 가재찜’, ‘가재회’, ‘가리비회’, ‘가리비 칼국수등입니다. 가재회는 가재의 꼬리 부분을 특히 별미로 치는데 쫀득쫀득하면서도 자연의 단맛이 나는 게 바다가 주는 종합 선물세트 같은 느낌을 줍니다.

가재 꼬리회를 먹은 다음에는 가재찜을 맛볼 수 있습니다. 원하는 크기의 바다가재를 통째로 쪄서 내오는데 된장, 양배추, 청주를 비롯한 비법 양념을 넣고 끓인 물로 먹기 좋게 쪄서 나오는 바다가재찜은 탱탱한 살과 꽉 들어찬 알이 입맛을 돋웁니다. 가재 한 마리에서도 꽤 많은 양의 살이 나오기 때문에 구석구석 파먹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싱싱한 것을 금방 쪄서 내오는지라 살이 탱글탱글한 것이 입 안에서 부드럽게 풀어집니다.

지하철 1호선 대방역에서 7호선 보라매역 방향으로 1킬로미터 가량 가다가 해군회관 방향으로 좌회전한 뒤 10미터쯤 더 가면 대방 한의원 오른쪽 건물입니다. 02-849-4096

 

 

떨어진 기력을 되살리는 최고의 보양식 오리고기

Medical tip

오리고기는 닭고기에 비해 지방이 풍부하고 단백질과 비타민 B군이 풍부합니다. 알에도 영양이 풍부해서 중국요리에서는 예로부터 오리알을 귀하게 사용해왔습니다. 단 오리 알에는 기생충이 있는 경우가 있으므로 날것으로 먹는 것은 삼가는 것이 좋습니다.

특유의 냄새가 있어서 일반적인 조리법보다는 간장, 버터, 전골요리 등으로 많이 이용합니다. 피가 부족한 사람이나 어지러움증이 있는 사람에게 좋으며 오리 고기와 함께 각종 약재, 즉 산약, 당귀, 구기자 등을 넣고 끓인 탕은 예로부터 수족이 저리거나 귀울음이 있는 사람에게 약으로도 많이 이용되었습니다. 동충하초와 함께 탕을 끌이면 저혈압이 있는 사람에게 좋은 보약이 됩니다.

 

 

미운 오리새끼의 환골탈태

어렸을 적 읽었던 동화는 참 오래도록 여운을 남깁니다. 어렸을 때의 독서교육이 그래서 중요하다고 하는 모양입니다. 지금에야 세계 각국의 신진 동화 작가들이 써낸 새롭고 유익한 동화들이 가득 나오고 있고, 우리나라 동화도 멋지게 출판되어 서점 한쪽을 가득 메우고 있지만 제가 어렸을 적만 해도 어린이용 책이 그다지 다양하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지금도 생각나는 것은 20권짜리 세계 명작동화 전집입니다. 겉은 빳빳한 하드커버에 백설공주는 푸르고 붉은 무늬가 들어간 퍼프 소매 드레스를 입고, 신데렐라는 분홍색 드레스에 유리구두를 신고 있는 그림이 있는, 그야말로 꿈과 낭만이 가득한 동화 세상이었습니다.

제가 유난히 많이 읽었던 동화는 미운 오리 새끼였습니다. 어린 마음에도 외톨이 오리는 얼마나 엄마가 그리울까, 얼마나 형제가 그리울까, 얼마나 외로울까 그런 생각을 하면서 동화를 읽었고 마지막 부분에서 알고 보니 오리가 아닌 백조였더라 라는 반전된 결말에 환호성을 올렸습니다. 이미 결과를 안 후에도 어쩜 그렇게도 재미있었는지요. 지금 생각해보면 미처 그리움이라는 감정을 뚜렷하게 알기도 전에 그 미운 오리를 통해 어렴풋이 느꼇던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세계적으로 유명했던 영양 의학자인 고 칼 파이퍼 박사는 유황은 잊혀진 필수 영양소라는 말을 남겼습니다. 그만큼 유황이 우리 몸에 반드시 필요한 요소임에도 불구하고 그 섭취와 발견에 소홀했다는 말입니다. 만일 영양소에도 감정이 있다면 유황은 참으로 서운했을 겁니다. 잊혀진다는 것은 생물이 되었든 아니든 서글픈 것이니까요.

칼슘이나 비타민 등의 영양소는 우리에게 친근합니다. 멸치와 우유에는 칼슘이 풍부하다는 이야기며 칼슘을 포함한 오렌지주스, 비타민이 풍부한 무슨 음식들....... 이처럼 우리는 생활 속에서 각종 영양소의 이름을 익숙하게 듣고 섭취합니다. 하지만 유황의 경우는 우리 몸에 꼭 필요한데도 그동안 그다지 주목받지 못한 것이 사실입니다.

인간의 몸을 구성하는데 생체 원소는 산소, 수소, 질소, 나트륨, 유황을 비롯해 열네 가지가 있습니다. 전체 몸의 99%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중요한 원소들인데 이 중 유황은 뼈, 머리카락, 피부 등에 많이 분포되어 있습니다. 머리카락을 불에 태워보았을 때 나는 노릿한 냄새는 머리카락 안에 포함된 유황 성분 때문입니다. 이러한 유황 성분은 나이가 들면서 급격히 몸에서 빠져나가게 됩니다. 머릿결이 거칠어지거나 피부가 탄력을 잃는 것은 이러한 유황 성분의 손실이 큰 원인을 차지한다고 하네요.

유황 성분은 겨자, 마늘, 달래 등의 강한 향을 가진 음식들에 포함되어 있는데 요즘에는 이러한 음식뿐 아니라 유황을 먹여 키운 오리로 보양식을 대신하기도 합니다. 사실 오래 전부터 유황은 독극물과 보양제의 양면을 가지고 사용되어 왔습니다. 이는 우리 조상들이 부자를 사약으로도 사용하고, 열독을 제거한 후 강력한 보양제로 썼던 것과 같은 맥락입니다. 한방에서 종종 쓰이곤 하였던, 독으로 독을 치료하는 방법이 적용된 것이지요.

유황 역시 그 영어 이름인 ‘sulfer’에서 알 수 있듯 뜨거운 기운을 가진 물질입니다. sulfer의 어원은 산스크리트어인 sulphurium인데, 이는 불의 근원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처럼 유황은 열을 많이 지닌 성분으로 열독이 있어 인체에 바로 투여할 경우는 몸에 매우 해롭습니다. 하지만 강한 음기를 타고난 차가운 동물인 오리와 만났을 때는 그 열독이 제거될 뿐 아니라 오히려 뛰어난 보양식으로서의 면모를 발휘하게 됩니다.

돼지고기와 새우젓, 토마토와 튀김, 토란과 다시마, 찹쌀과 대추, 조개와 쑥갓, 닭고기와 인삼, 굴과 레몬처럼 음식에도 함께 먹었을 경우 영양 섭취에 좋은 궁합이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차가운 성질의 오리와 뜨거운 성질의 유황은 상호 보완적인 부분에서 궁합이 아주 잘 맞는 음식이라고 볼 수 있겠지요. 뿐만 아니라 오리는 다른 동물보다 강한 해독성을 가지고 있고, 시궁창에서도 별 탈 없이 잘 자랄 정도로 병이 드문 동물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러한 오리에게 유황을 꾸준히 먹이면 해독 능력이 더욱 좋아지고, 몸 안에서 독을 이겨내는 성분이 만들어지며 꾸준히 축적되면서 독성은 점차 없어지고 대신 약성이 쌓이게 되는 것이지요. 따라서 유황을 먹인 오리를 사람이 먹었을 경우, 몸 안에 쌓인 독을 풀어줄 뿐 아니라 원기를 보해주는 역할을 하게 됩니다. 이러한 유황 오리 안에 각종 보약재를 넣어 만든 음식은 그 자체로 훌륭한 영양식이 되는 것이고요.

오리 한 마리에 가득 들어 있는 영양을 통째로 한번 즐겨보는 것은 어떨까요. 잊혀진 영양소를 다시 한 번 되새겨보기도 하고 미운 오리 새끼가 아닌 내게 너무나 고마운 오리임을 느껴보면서 말입니다.

 

 

Food in My Kitchen

오리 로스구이 & 간편 샐러드

오리고기는 특유의 냄새 때문에 꺼려질 수도 있으나 맛깔스러운 양념과 함께라면 그 어떤 고기보다 감칠맛이 납니다. 상큼한 샐러드가 입맛을 돋울 뿐 아니라 영양적으로도 균형을 맞추어줍니다.

* 오리고기 600g, 양파 2/1, 사과 4/1, 새싹채소 1컵 분량, 오렌지소스(오렌지주스 2/1, 간장 1큰술, 올리브오일 3큰술), 고기양념(생강즙. 청주. 참기름. 소금. 후춧가루 약간씩)

1. 오리고기는 포장째 찬물에 넣어 해동합니다.

2. 오리고기에 생강즙, 청주, 소금, 후춧가루를 뿌려 30분 정도 재워둡니다.

3. 재운 고기를 참기름에 살짝 구워서 먹기 좋게 접시에 담습니다.

4. 새싹채소는 골고루 구입해서 씻어 건져둡니다.

5. 양파와 사과는 잘게 다져둡니다.

6. 준비한 소스 재료를 모두 섞다간 다진 양파와 사과를 넣어 소스를 만듭니다.

7. 접시에 채소와 구운 고기를 담고 소스를 끼얹습니다.

 

 

Author's Choice - Restaurant

오리와 참게

예술의전당 앞에 위치한 오리와 참게에서는 유황 오리를 제대로 만나볼 수 있습니다. 이곳에서는 유황 오리 안에 찹쌀과 흑미, 서리태로 지은 밥과 당귀, 인삼, 감초 등의 한약재, 은행, 무화과, 잣 등의 보약재를 넣어 황토 진흙 토기 안에 넣어 구워내는데 진흙 안에서 은은하게 세 시간 동안 익은 오리는 각종 보약재와 어우러져 부드러울 뿐 아니라 든든함까지 줍니다. 특히 오리의 육수를 듬뿍 머금은 속재료들이 입맛을 돋우더군요. 보통 조류 요리에서 뱃속에 들어간 재료들은 지나치게 기름을 머금거나 퍽퍽해지기 쉬운데 이곳 오리 요리는 오히려 쇠고기보다 더 맛있다는 느낌마저 줄 정도입니다. 오리뿐 아니라 참게로 만든 참게장도 맛볼 수 있는데 이것 역시 별미입니다. 고기류를 싫어하시는 분이라면 참게장과 함께 뜨끈한 밥을 드시는 것도 좋을 것 같네요. , 게장을 두고 밥도둑이라고 하지 않습니까. 그 말이 맞습니다. 어느새 밥 한 그릇은 뚝딱이니까요.

떨어지는 기력을 보전하기 위해 유황 오리를 맛보는 것은 어떨까요. 혼자서도 좋지만 가족과 함께, 동료와 함께 다 같이 한 끼의 보양식으로 즐기기에도 좋을 것 같습니다. 세 시간 동안 황토 가마에서 구워내야 하므로 미리 예약하고 가는 것이 좋습니다.

남부순환도로에서 사당 방면으로 조금만 진행하다 보면 예술의 전당 맞은편에 위치합니다. 02-597-0767

 

 

돼지고기와 채소의 환상적인 조합 만두

Medical tip

만두소의 주재료는 돼지고기입니다. 돼지고기는 건강을 위한 필수 영양소를 풍부하게 함유하고 있어 특히 성장기 어린이와 수험생들에게 유용한 음식이죠. , 칼륨을 비롯한 각종 미네랄이 풍부할 뿐만 아니라 비타민 B1은 쇠고기보다 10배나 더 들어 있습니다. 또한 돼지고기의 지방은 그 융점이 사람의 체온보다 낮아서 몸 안의 노폐물을 밀어내는 역할을 하고 중금속을 해독시키는 효과가 있으므로 황사 및 매연 그리고 술 담배에 쉽게 노출된 현대인들에게 있어 꼭 필요한 음식입니다.

돼지고기는 쇠고기에 비해 숙성기간이 짧기 때문에 오래 보관하는 것은 피해야 하며 살 전체가 연한 핑크빛이 돌고 지방이 단단하며 끈기 있는 것을 고르는 것이 좋습니다. 돼지고기는 배추, , 새우, 상추, 호박 등 궁합이 맞는 음식이 많아 여러모로 조합해서 먹기도 편리하지요. , 생선회나 도라지, 매실과는 잘 어울리지 않고 또한 찬 음식과 먹으면 설사를 할 수도 있으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그 안에 모두 있었네

<삼국지>는 지금까지 몇 번을 읽었는지도 셀 수 없을 만큼 많이 읽은 책 중 하나입니다. 사내들의 지략과 밀고 당기는 교묘한 심리전은 스토리를 다 알고 보아도 여전히 재미있고 가슴을 두근거리게 합니다. 사람마다 각자 취향이 있듯 <삼국지>에서도 사람마다 좋아하는 부분이 다르더군요. 제가 가장 좋아하는 부분은 남만 정벌 부분입니다. 기괴한 풍광에 대한 묘사 때문일까요, 아니면 그 안에 깃든 제갈 공명의 강한 의지 때문일까요. 어쨌든 각종 무기와 지략이 나오는 남만 정벌은 마치 장대한 모험 서사시를 보는 듯 늘 신기하고 재미있습니다.

하긴 이 재미라는 것도 멀리서 관망하니 생길 수 있는 관점이기는 합니다. 전쟁이 어떻게 재미있을 수 있겠습니까. 당사자들에게는 끔찍한 지옥이며 생명을 위협하는 요소인 것을, 그것이 현실이든 과거든 전쟁은 그런 것이지요. 하지만 이미 지난 역사 속의 전쟁은 많은 것을 시사합니다. 인간의 욕망이 만들어낸 거대한 부딪힘이 곧 전쟁이라고나 할까요. 사실 제갈 공명이 남만을 정벌하려 한 데에는 제갈 공명 자신이 속한 사회의 안정만을 생각한 이기적인 의도가 밑바탕에 깔려 있습니다.

남들의 눈에는 거칠고 미개해 보였을지 몰라도 남만인들 자신은 나름의 행복한 삶을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제갈 공명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죠. 나라의 안정과 평화를 위해, 더 나은 도약을 위한 남만 정벌은 필수라고 생각했던 것입니다. 그리고 공명의 남만 정벌기는 많은 이야기와 전설 그리고 사건을 만들어냅니다. 그중 빠질 수 없는 것이 만두의 기원과 관련된 이야기이고요.

만두는 찹쌀이나 밀가루, 혹은 채소나 생선 등으로 만든 껍질에 갖가지 소를 넣고 감싸 먹는 음식입니다. 보통 우리는 만두와 교자를 구분하지 않고 통칭하지만 중국에서는 만두와 교자를 구분해서 말합니다. 만두가 발효시킨 밀가루 반죽 안에 소를 넣고 쪄낸 찐빵 같은 것이라면 교자는 밀가루 피를 얇게 밀어 그 안에 소를 넣고 튀기거나 삶아낸 것을 의미합니다. 만두의 기원을 찾아 올라가면 두 가지 이야기가 존재합니다. 그 첫째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삼국지>에 기술되는 이야기이지요. 제갈 공명에 의해 만두가 시작되었다는 <삼국지>의 이야기는 만두의 기원을 음식이라기보다는 주술적인 측면에서 조명하고 있습니다.

오랜 전쟁 끝에 남만인을 정벌하고 돌아오는 길에 풍랑을 만난 제갈 공명은 풍랑을 가라앉히기 위해 사람의 머리 49개로 수신에게 제사를 지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필요에 의해 시작했고 이긴 전쟁이지만 이미 많은 사람들의 희생을 겪은 제갈 공명은 전쟁이 끝난 마당에까지 무고한 사람들을 희생시킬 수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그는 그 자리에서 밀가루를 둥글게 빚고 안에 말고기를 채워 넣어 사람의 얼굴 모양으로 빚은 후 강에 던져 넣으며 제사를 지냈습니다. 곧 풍랑은 가라앉았고 그 광경을 지켜보던 남만인들은 제갈 공명의 신통력에 다시 한 번 놀랐다는 이야기가 만두의 시초인 것이지요. 이후 남만인의 머리라는 뜻을 지닌 만두가 전래되었고, 중국에서는 지금도 식사 때마다 온갖 종류의 만두가 빠지지 않고 나올 만큼 대중화 되었습니다.

두 번째는 조금 더 현실에 가까운 이야기인데, 한 마을에 살던 라는 남자가 밀가루 피 안에 갖가지 소를 넣어 쪄낸 것을 팔아 유명해진 뒤 그것을 맛본 서태후가 극찬을 하여 전국적으로 퍼졌다는 설입니다. 지금도 이 라는 사람의 별명을 브랜드로 만든 만두가 중국을 비롯해 우리나라에서도 팔리고 있으니 허황된 말은 아니겠지요?

중국뿐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도 만두는 익숙한 음식인데, 우리나라 만두 역시 고려시대 때부터 존재의 흔적을 찾을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만두는 쭉 그 모습을 보여오다가 조선시대에 들어서 각 지방별로 특성화된 만두가 나타나기 시작했으며, 한글로 쓰인 최초의 요리 책인 <음식디미방>에서는 만두를 만드는 과정까지 자세하게 나타나 있습니다. 삶은 후 초간장을 곁들이는 수교의’, 지져서 먹는 겸절병’, 생선포로 만두피를 만드는 어만두를 비롯해 현재의 물만두, 군만두 등과 비슷한 만두의 원형들이 기술되어 있지요.

이들 만두는 지역에 따라 만드는 재료와 안에 들어가는 소가 조금씩 달라지는데 이러한 소의 특성을 보면 그 지역의 기후나 특산물을 알 수 있을 만큼 만두에서 소는 중요한 특징이 됩니다. 특히 우리 속담에 떡 먹자는 송편이요, 소 먹자는 만두라는 말이 있을 만큼 만두는 그 안에 들어가는 소가 중요합니다. 궁중 음식의 모습을 다채롭게 보여주어 인기를 끌었던 한 드라마에서는 만두를 가지고 경합을 벌이는 장면이 나오는데, 여기에 나온 보만두, 숭채만두 역시 다양항한 소와 함께 다양한 만두피를 보여주었지요.

이러한 갖가지 만두 중 그 안에 육즙을 포함하고 있는 중국 만두를 특별히 소롱포라고 하는데 이 소롱포는 먹는 법도 일반 만두와는 약간 다릅니다. 소가 가득 찬 만두와는 다르게 소롱포는 젓가락으로 살짝 들어 올리면 안에서 찰랑이는 육즙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는 젤라틴질의 국물인데 이런 육즙이 상태를 유지하려면 온도가 낮아서는 안 됩니다. 주문 즉시 빚어서 쪄내는 이유 중의하나가 바로 이 육즙때문입니다.

김이 나는 소롱포 하나를 살짝 집어 생강 채 썬 것이 들어 있는 미초에 찍은 후 소롱포를 스푼 위에 올리고 옆쪽을 살짝 베어 물어 그 향을 먼저 즐깁니다. 그 다음에 육즙을 살며시 들이켜지요. 입 속으로 들러 들어오는 향과 맛의 조화는 미초와 어우러진 피와 소를 함께 베어 물었을 때 극대화되지요. 그리고 이쯤 되면 중국 요리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향. . 맛 세 가지 요소가 그 작은 소롱포안에 모두 들어 있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 아니, 먹기 전에 이미 김이 나는 찜판 위의 만두를 보게 되니 눈으로 먼저 먹게 되는 것일 수도 있겠네요. 작은 만두 하나에서 이 모든 것을 느낄 수 있는 것. 바로 음식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 아닐까요?

 

 

Food in My Kitchen

돼지고기 새우만두

만두에 반드시 만두피가 있을 필요는 없습니다. 녹말물을 살짝 묻혀 익히면 식감뿐 아니라 재료 자체의 맛도 더욱 살아납니다. 대나무로 만든 찜기만 있으면 각종 찜 요리도 쉽게 할 수 있습니다.

* 만두소 : 돼지고기 간 것 200g, 새우살 4/1, 부추 250g, 대파 2/1, 표고버섯 3, 홍고추 2, 간장 1큰술, 참기름 2큰술, 생강즙. 소금. 후춧가루 약간씩 기타 : 상춧잎 적당량, 찹살가루 1, 3/2, 초간장 적당량

1. 돼지고기는 간 것으로 준비하고, 나머지 소 재료도 모두 잘게 다집니다.

2. 고기 간 것에 부추를 제외한 나머지 만두소 재료를 모두 섞고 끈기가 나도록 치댑니다. 부추는 오래 치대면 풋내가 나니 나중에 가볍게 섞어줍니다.

3. 반죽을 동글동글하게 말아 완자 모양으로 빚어놓습니다.

4. 찜통에 찜기를 올리고 상춧잎을 깔아둡니다. 붙지 않게 하려는 것이니 젖은 면보를 깔아도 상관없습니다.

5. 찹쌀가루에 물을 섞어 걸쭉하게 만든 뒤 둥글게 만든 반죽을 적셔 찜기에 올려 찝니다.

6. 초간장과 함께 곁들여 먹습니다.

 

 

Author's Choice - Restaurant

난시앙

국내에서 소롱포를 접할 수 있는 곳은 많지 않습니다. 육즙과 얇은 피를 살릴 수 있는 곳이 드물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청담동의 난시앙에서는 이 모든 것을 즐길 수 있습니다. 최고급 돼지고기, 상하이 민물 게, 샥스핀 등 상하이의 특선 재료를 사용하는 것은 물론이고, 중국의 요리 명인인 주방장과 본토의 요리사들이 직접 소롱포를 빚기 때문에 언제나 일정한 맛의 소롱포를 맛볼 수 있습니다.

돼지고기를 기본으로 게살이나 송이, 샥스핀 등 여러 가지 재료를 배합해서 만드는 다양한 종류의 소롱포는 각기 다른 감칠맛을 가지고 있고 대나무 빨대로 조심스레 빨아 먹는 탕파오라는 육즙 가득한 만두는 알싸한 맛과 함께 부드럽게 씹히는 상하이 민물 게 알의 조화로 금세 몸을 훈훈하게 해줍니다. 소롱포뿐 아니라 각종 상하이 요리도 준비되어 있어 다양한 상하이의 맛을 즐길 수 있습니다.

청담사거리에서 갤러리아 백화점으로 진행하다가 루이까또즈 매장 골목으로 직진하면 바

로 찾을 수 있습니다. 02-3446-0874

 

 

 

우리 몸에 꼭 필요한 필수 영양식 쇠고기

Medical tip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무기질, 비타민은 우리 몸을 구성하는 성분 중 필수적으로 있어야 하는 5대 영양소입니다. 그중 특히 단백질은 생명유지와 성장에 필수적인 영양소로 에너지를 공급하는 중요한 영양소이지요.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들 가운데 고기의 섭취를 줄이고 채소만으로 배를 채우는 경우가 있는데 이렇게 불균형한 식단을 오래 유지할 경우 심하면 생명까지도 위협받을 수 있으니 단백질은 반드시 섭취해 주어야 합니다.

쇠고기에는 비타민 B군뿐 아니라 철분, 아연, 아미노산 등이 풍부하고 특히 양질의 단백질이 듬뿍 들어있기 때문에 성장기 어린이는 물론, 어른들도 꼭 섭취해야 하는 음식입니다. 하지만 두부나 콩에서도 식물성 고단백질을 섭취할 수 있고, 다른 음식에서도 보충이 되며 지나치게 과한 섭취는 콜레스테롤의 수치 증가와 고지혈증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적정한 양을 섭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잔인한 육식인가, 진정한 미식인가

그림 동화, 다 아시죠? 그림 형제가 쓴 동화로 알고 있는데 사실은 그림 형제가 구전되는 이야기들을 모아서 어린이들이 좋아할 만하고 무언가 교육적인 효과가 있을 만한 것으로 재구성한 것입니다. 원본의 이야기는 조금 야하기도 하고, 잔인하기도 하다지요. 하긴, 몇 년 전에 어른들을 대상으로 한 그림 동화의 원본 이야기가 출간된 적이 있어서 한 번 읽어봤는데 좀 찜찜한 느낌이 들더군요. 어린 시절 읽었던 로맨틱하고, 꿈꾸듯 예뻤던 이야기들이 꼭 퇴색된 듯해서 말이죠. 그런데, 우리가 어렸을 때 불렀던 동요 가운데에도 그 가사를 하나하나 생각하면 조금 잔인한 것들이 있기도 하더군요. 그중 하나, 혹시 어린 송아지가 부뚜막에 앉아 울고 있어요. 엄마아~ 엄마아~ 엉덩이가 뜨거워라는 노랫말의 동요, 기억 나세요?

어렸을 때는 아무 생각 없이 불렀던 동요지만 가만히 가사를 곱씹어보면 어떠세요, 좀 잔인한 느낌 안 드세요? 어린 송아지를 뜨거운 부뚜막에 앉혀놓고 엉덩이가 뜨겁다고 엄마를 부르게 만들잖아요. 사진으로든, 실제로든 송아지나 소를 보신 분들은 송아지의 눈망울이 얼마나 예쁘고 맑은지 아실 거예요. 그 눈망울을 하고 부뚜막에 앉아서 뜨거움을 호소하고 있다고 생각해보세요. 갑자기 쇠고기를 먹기가 꺼려진다거나 그러지는 않으신가요? 하긴, 채식주자들 중에는 소의 눈망울을 본 후 고기를 먹지 않게 되었다는 사람들도 있긴 하더라고요, 하지만 고기 요리를 좋아하는 저로서는 그 맛을 포기하기가 쉽지만은 않습니다. 뭐 어때요, 다 사람들의 균형 잡힌 식단을 위해 조물주가 준비해주신 식재료라고 생각하면 되지요.

고들개, 곤자소니, 구녕살, 구리, 다대, 둥덩이, 떡심, 멱미래, 맷고기, 비역살, 수구레, 이보구니, 젖부들기, 횟깟.......우리가 흔히 쓰는 말은 아니지만 이 말은 모두 소의 부위별 명칭입니다. 이외에도 수십 개가 넘는 부위별 명칭이 있지요. 우리말 사전에 명시되어 있는 소의 부위별 명칭은 백 가지가 넘고, 조상들이 분할해서 먹었던 부위는 120여 가지나 되었다고 하니 참 대단하지요? 머리 끝에서 꼬리 끝, 내장에 이르기까지 우리 조상들은 소를 허투루 버리는 법이 없습니다. 이는 농경시대에 그 무엇보다 중요한 일꾼이었던 소를 함부로 도살, 도축하는 것을 금했던 까닭도 있었겠지만 예민하고 세심한 우리네 조상의 미각 덕도 있었을 겁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120여 가지나 되는 부위를 모두 알고 먹지는 않지요. 기껏해야 안심, 등심, 채끝, 사태, 양지 등의 포괄적인 부위만 알고 먹을 뿐이지만, 어디에 붙은 부위인지 제대로 아는 이가 적으니 새삼 조상들의 세심함이 존경스러워지네요.

소의 목 부분은 목심이라고 합니다. 목심을 중심으로 앞다리 쪽은 앞다리, 그 아래가 사태이고 목심 뒤로 등 부분으로 퍼진 부위가 등심입니다. 등심과 앞다리 살 끝부분쯤 갈비가 위치하고, 갈비의 위쪽, 등심이 끝나는 부분부터 채끝, 그 아래는 양지라고 하더군요, 엉덩이 부분은 우둔, 뒷다리에 걸쳐 있는 부분은 설도, 설도 아래에 자리 잡은 것이 사태입니다. 그리고 이 사태 가운데 극히 일부가 힘줄이 고기 사이에 아롱거리며 박혀 있다고 하는 아롱사태입니다. 이름도 참 절묘하고 예쁘지 않나요?

이러한 부위들은 각각 육질과 부드러움이 달라서 요리마다 다르게 이용됩니다. 보통 스테이크 등 직화 구이로 먹는 것은 등심이나 안심을, 얇게 구워 먹거나 고급 불고깃감으로 먹는 것은 채끝 등을 이용하지요. 장조림이나 육포처럼 기름기 적고 단단한 육질이 필요한 요리는 우둔살을 쓰고요. 이렇게 나열하고 나니, 새삼 학교 다닐 때 시험을 보기 위해 고기 부위별로 적당한 음식들을 열심히 외웠던 기억이 나네요. 그러고 보니 별걸 다 외워서 시험을 봤군요.

우리 조상들은 고기 부위에 따라 요리법도 다르게 적용했지만 특히 고기 자체의 맛을 살리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고안해냈습니다. 숯불에 고기를 굽다가 눈 속에 던져 온도차에 의해 육즙이 빠져나가는 것을 막은 뒤 다시 살짝 데워 먹는 것을 비롯해 고기를 양념과 함께 잘게 다져 떡처럼 뭉친 후 구워 먹는 떡갈비, 채소와 국물을 풍성하게 넣고 육수와 함께 즐기는 육수 불고기, 불판에 곧장 익혀 먹는 직화구이 등 그 요리법은 실로 다양합니다. 이들 방법은 모두 고기의 본 맛을 지키면서 좀 더 맛있게 하는 데 그 목적이 있는데, 서양에서도 마찬가지로 불에 구워 먹는 방법이 흔히 쓰이곤 했지요. 그것이 바로 스테이크입니다.

스테이크는 익힌 정도에 따라서 레어, 미디움 레어, 미디움, 웰던 등으로 구별하여 먹습니다. 보통은 소금과 후춧가루로만 살짝 간을 하지만, 부위나 조리법에 따라 육수와 벼의 국물을 섞어 만든 소스 등을 얹어 먹기도 하지요. 예전에 처음 스테이크를 먹기 시작할 때는 바싹 구운 웰던을 즐겼지만 조금씩 덜 익힌 것을 먹게 되더군요. 고기를 자를 때마다 배어 나오는 육즙이나 피가 조금 꺼려지더라도, 한번 살짝 익힌 레어나 미디움 레어의 스테이크를 즐겨보는 건 어떨까 싶네요. 확실히 고기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거든요.

인류가 처음 고기를 불에 익혀 먹은 것은 우연에서 시작되었다고 하지요. 산불에 타 죽은 짐승의 고기를 먹으면서 비로소 화식, 즉 불에 구운 고기의 역사가 시작된 것이라고 하잖아요. 그 시작은 우연이었지만 이제 불에 구운 고기는 우리 생활, 아니 인류의 음식 문화에 없어서는 안 될 것이 되어버렸습니다.

요즘처럼 기력이 떨어지는 듯하고, 무언가 스태미나에 도움 될 만한 음식이 필요할 때, 어김없이 생각나는 것은 두툼한 고기 한 조각이네요.

 

 

Food in My Kitchen

햄버거

샌드위치와는 떠 다른 느낌의 햄버거는 가장 대표적인 패스트푸드입니다. 건강에 좋지 않다는 말이 많아 점점 먹는 것을 줄이는 추세이지만, 신선한 쇠고기를 듬뿍 넣은 햄버거는 만들기에 따라 균형 잡힌 한 끼 식사가 될 수 있습니다.

* 다진 쇠고기 250g, 양파 4/1, 사과 2/1, 양송이 3, 토마토 2/1, 양상추 약간, 햄버거용 호밀빵 4, 마요네즈 4큰술, 슬라이스 치즈 4, 토마토케첩. 겨자 3큰술씩, 설탕. 소금. 후춧가루. 버터 약간씩, 곁들이(감자 3, 소금 1작은술)

1, 다진 쇠고기에 소금과 후춧가루를 뿌려 살짝 간합니다. 여기에 양파를 다져 넣고 섞어서 둥글게 반죽한 뒤 달군 팬에 부쳐서 고기 패티를 만듭니다.

2. 사과는 얇게 슬라이스해서 설탕물에 담가둡니다.

3. 양송이는 얇게 슬라이스하고 소금과 후춧가루를 약간 뿌려 버터에 볶아둡니다.

4. 감자는 갈아서 소금간 한 뒤 달군 팬에 버터를 두르고 고기 패티와 같은 크기로 떠놓아 바싹 익힙니다.

5. 호밀빵 한 면에 마요네즈를 얇게 바르고 치즈를 한 장 얹습니다. 그 위에 양상추를 얹고, 토마토케첩을 약간 뿌린 다음 고기 패티, 양상추, 양송이, 사과를 얹습니다. 그리고 다시 겨자를 약간 바른 뒤 토마토, 치즈 순으로 올린 후 빵을 덮습니다.

6. 감자부침과 마요네즈를 곁들어 냅니다.

 

 

Author's Choice - Restaurant

맨해튼 그릴

호주산 최상급의 냉장 쇠고기를 맛볼 수 있는 그릴 전문 레스토랑입니다. 양복을 말쑥하게 차려입고 실크 타이를 맨 성공한 남성을 떠올리게 하는 도시, 맨해튼의 이미지를 콘셉트로 한 이곳은 은은한 조명과 육중한 소파, 편안한 선율의 재즈로 레스토랑의 품격을 더합니다.

맨해튼 그릴의 고정재 셰프는 뜨거운 육즙이 고기 표면에 도톰하게 고인 상태에서 스테이크를 먹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소의 부위 역시 스테이크의 맛을 좌우하는 중요 요인인데요, 스테이크용으로 쓰이는 부위는 안심, 갈빗살, 등심, 티본 등입니다. 그중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부드러운 안심을 선호하는데 안심은 너무 익히면 살이 퍽퍽해지니 주의해야 합니다. 쇠고기의 참맛을 느끼고 싶다면 미디엄 레어(medium rare : 고기가 따뜻하고 선홍색이 나는 정도)가 좋다고 하네요.

이곳에서는 사이드 메뉴, 샐러드, 디저트 등도 소홀함이 없습니다. 인기 있는 사이드 메뉴로는 컨트리 튀김감자와 다양한 버섯을 구운 모둠버섯구이등이 있습니다. 주문과 함께 고객이 보는 앞에서 준비하는 시저샐러드그레페수제트도 인기 메뉴입니다.

역삼동 테헤란로 중심에 있는 르네상스호텔 1층에 있습니다. 02-2222-8637

 

 

 

 

몇 년 전만 해도 우리는 식당에서 제일 빨리 나오는 걸로 주세요라고 말하기도 했죠? 물론 요즘에야 그런 사람들이 흔치 않지만요. 그때, 몇 시간이고 식사를 느긋하게 즐기는 영화 속 장면이 얼마나 아름다워 보였는지 모릅니다. 자연의 에너지를 가득 받고 수많은 사람의 정성스러운 손길을 거쳐 식탁에 오른 음식을 단지 한끼 때우기식으로 여기는 것은 음식에 대한 예의가 아닌 듯합니다. 꼭 기억하세요. 음식은 오감이 만족하도록 즐겁게 먹어야 보약이 됩니다.

 

 

Part 3 오감으로 먹는 음식

눈으로 음식을 먹다 꽃

칼슘과 단백질의 원천 치즈

영양 성분이 그대로 소화되는 다이어트식 파스타

입맛을 자극하는 강한 향신료 카레

진정한 신의 감로주 초콜릿

효모가 선사하는 즐거운 대용식 베이커리

세계 3대 산해진미 캐비아 & 트뤼플 & 푸아그라

항암효과와 성인병 예방 효과 차

혈액순환과 노폐물 배출 돕는 카페인 커피

몸과 마음의 약 와인

 

 

눈으로 음식을 먹다 꽃

Medical tip

보기에 좋은 떡이 먹기에도 좋다는 속담은 어쩌면 옛날보다는 지금 이 시대를 사는 우리에게 더욱 적절한 말일지도 모릅니다. 시각화 된 것에 너무도 익숙하기 때문에 입으로 먹기도 전에 이미 눈으로 먹는 요리가 많아진 것도 이러한 시대의 상황을 잘 대변해준 것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그런 의미에서 꽃을 이용한 요리는 현대인들의 미적 욕구뿐 아니라 건강에 대한 관심까지도 잘 충족시켜주는 아이템입니다.

꽃은 그 화려함과 향으로 일단 시각과 후각을 만족시키고 비타민과 각종 무기질, 미네랄이 풍부하기 때문에 자칫 부족하기 쉬운 주변 영양소를 섭취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또한 육식을 위주로 한 서양 식단에서 절대적으로 필요한 콜레스테롤 억제와 기름기 제거에도 효과가 있습니다.

 

 

꽃피는 봄이 오면

기원전 43년 이집트 알렉산드리아의 어느 날 저녁. 그 코가 조금만 더 낮았어도 세상의 역사가 바뀌었을 거라는 말이 전해졌을 정도로 뛰어난 미인이었던 클레오파트라는 시녀들의 도움을 받으며 목욕을 하고 있었습니다. 피곤한 듯 두 눈을 감고 라벤더를 넣은 물에 몸을 담그고 있던 클레오파트라는 아니스를 넣어 향을 우려낸 포도주를 마시며 휴식을 취했습니다. 그렇게 목욕을 마친 그녀가 물 밖으로 나오자 시녀들은 헬리오트러프 꽃에서 뽑아낸 향수와 질 좋은 기름으로 그녀의 몸을 골고루 잘 문질러 몸에 향이 배게끔 합니다. 시녀 하나가 마조람으로 만든 꽃다발을 클레오파트라의 코끝으로 가져다 대자 진정 작용이 뛰어난 마조람 덕분인지 그녀의 표정이 한결 안정되는 듯합니다. 하지만 눈의 피로는 가시지 않는지 눈두덩을 손으로 꼭꼭 누르며 얼굴을 살짝 찌푸립니다. 그러자 곧 다른 하녀가 펜넬(회향) 우린 물을 가져와 그녀의 눈을 부드럽게 마사지 해줍니다.

몸 단장을 끝낸 클레오파트라는 한결 가벼워진 모습으로 실내로 들어서며 입구에 놓인 민트 다발에서 스피어민트를 한 잎 따서 씹습니다. 실내 곳곳에서는 선명한 빨간색과 분홍, 하얀 꽃이 화려한 베르가모트가 가득 놓여 있습니다. 크게 심호흡해 냄새를 맡으며 침대로 걸어가는 클레오파트라. 몸이 나른해진 듯 침대에 누워 베개에 얼굴을 묻습니다. 베개에서는 레몬향이 싱그러운 레몬버베나의 향이 은은하게 풍깁니다. 스트레스를 줄이고 머리를 맑게 하는 레몬버베나의 향을 맡으며 클레오파트라는 깊은 잠에 빠지고, 여왕의 잠을 방해하는 날벌레를 쫓기 위해 밤새도록 침실 밖에서는 시종들이 라벤더 다발을 들고 연신 부채질을 합니다.

위의 이야기는 각종 허브를 애용했다고 알려진 이집트의 여왕 클레오파트라의 생활 일부분을 상상하여 구성해본 것입니다. 클레오파트라가 진짜로 라벤더 목욕을 하고 레몬버베나의 향을 맡으며 잠들었을지는 모르는 일이지만 이미 고대 이집트에서 허브를 일상적으로 사용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클레오파트라가 안토니우스를 유혹할 때 46cm 두께로 장미를 깔고 그 장미의 향으로 유혹했다든가, 미라를 만들 때 정향, 아니스, 커민, 시나몬, 마조람 등을 넣어 부패를 막았다는 등의 이야기는 이미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사실 허브는 향기로운 풀을 총칭하는 말이지만 요즘에는 건강과 미용에 이롭게 쓰이는 식물을 말하는 경구가 더 많습니다.

이러한 허브는 먹기도 하고, 바르기도 하고, 때로는 정유를 얻어내어 흡입하거나 목욕 등에 이용하기도 하지요. 그리고 이러한 풀뿐만 아니라 최근 들어서는 각종 꽃 역시 다양하게 이용하고 있습니다. 꽃은 먹는다는 것이 생소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잘 생각해보면 인류가 꽃을 먹기 시작한 것은 어쩌면 농경 문화보다 더 오래된 일일지도 모릅니다. 수렵을 하며 떠돌아다니던 선사시대 때, 인류는 사냥해서 잡은 동물과 함께 산과 들에서 얻을 수 있었던 꽃을 비롯한 각종 식물들을 먹으면서 살았으니까요.

요즘에도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소꿉장난은 남녀 할 것 없이 어렸을 때 한번 씩은 다 해본 놀이입니다. 좀 더 연령이 높으신 분들은 어린 시절 깨진 사금파리며 이 나간 사발, 나뭇잎 등을 그릇 삼아 흙 눌러 담아 밥을 하고, 모래 담아 국을 하고, 각종 풀을 짓이겨 반찬을 만들어 놀았습니다. 저 역시 소꿉장난을 했던 기억이 있는데요, 꽃이 흐드러지게 핀 감나무 아래서 소꿉장난을 하면서 감꽃을 따 먹던 생각도 나고 진달래인 줄 알고 철쭉을 따 먹었다가 크게 배앓이를 한 기억도 나네요. , 아카시아 가지로 파마를 한다고 머리에 말아두었던 것도 소꿉놀이의 추억입니다.

지금도 이름이 기억나는 옆집 S군은 언제나 제 남편이었습니다. 금 하나 그어놓고 방과 부엌이 만들어지고 넓적한 돌 하나가 대문이었지요. 출근하는 남편을 기다리며 저는 정성껏 밥을 했습니다. 진흙을 담아 밥을 만들고 그 위에 갖은 풀꽃을 뜯어다 장식을 해 꽃밥을 만들었지요. 지금 생각해보면 그 S군이 어린 날 제 첫사랑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어린 마음에도 진흙밥을 준비하면서 가슴이 두근거렸던 것 같거든요.

뭐 이런 놀이문화를 굳이 끌어들이지 않고 전통음식만 살펴보아도 송홧가루로 만든 다식이나 진달래꽃 화전, 국화꽃으로 만든 술과 차, 꽃술을 튀긴 꽃술튀김 등 꽃으로 만든 음식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꽃으로 만든 음식은 그 화려한 색감에 시각적으로 먼저 만족감이 오지만 알고 보면 맛과 영양 면을 따져보아도 여느 채소 못지않게 뛰어납니다.

흔히 먹는 허브 꽃으로는 나스터츔(한련), 스위트바이올렛, 클로브핑크, 달리아, 소국, 장미, 주리안, 튤립 등이 있는데 나스터츔은 비타민 C 함유량이 많아 감기에 좋고 스위트바이올렛은 진해와 가슴 통증에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그 외에도 클로브핑크는 강장 및 해열에 도움을 주고, 체리세이지 등은 기름기를 억제하기 때문에 기름기 있는 음식과 함께 섭취하면 좋습니다.

이러한 꽃들은 튀기거나 볶아서 먹거나 차로 우려 마시는 등의 방법으로 다양하게 섭취할 수 있지만 가장 좋은 것은 생으로 먹는 것입니다. 다행히 요즘에는 각종 백화점과 마트, 인터넷 등에서 여러 종류의 식용 꽃을 쉽게 구할 수 있으니 식탁에 변화를 주고 싶을 때, 건강과 미용, 멋과 맛을 한꺼번에 찾고 싶을 때 꽃을 이용해보면 어떨까요? 색색의 꽃이 밥그릇 위에 놓이면 아마도 어릴 적 소꿉장난 하던 그 기억이, 마음이 떠오를지도 모르겠습니다.

 

 

Food in My Kitchen

화전

우리 조상들은 봄이 오면 들에 핀 꽃으로 화전을 부쳐 먹었습니다. 생동하는 봄을 즐기기 위함도 있었겠지만 겨우내 부족했던 지방분과 비타민을 섭취하고자 하는 지혜 역시 숨어있지요. 꽃집에서 파는 오색의 꽃이 요리 재료가 된다는 사실, 신기하지 않으세요?

* 찹쌀가루 3, 뜨거운 물 3/2~1, 진달래잎, 바이올렛잎, 국화잎 적당량씩, 소금 2작은술, 설탕(또는 꿀)적당량, 식용유 5큰술

1. 찹쌀가루에 소금과 뜨거운 물을 넣어 반죽한다.

2. 반죽을 비닐용지에 넣어 30분 정도 두었다가 밤알 크기로 떼어 동글납작하게 빚는다. 위에 잎을 떼어 얹고 기름 두른 팬에 지진다. 혹은 반죽을 전체적으로 납작하게 만들어 꽃잎을 얹은 뒤 모양틀에 찍어도 좋다 그런 후 기름 두른 팬에 굽는다.

3. 구운 화전을 접시에 담고 꿀이나 설탕을 뿌려 맛을 낸다.

 

 

Author's Choice - Restaurant

상수허브랜드

상수허브랜드에서 만날 수 있는 꽃 비빔밥은 꽃의 다양한 영양소와 함께 각종 새싹들의 살아 있는 생생한 영양을 함께 고루 섭취할 수 있는 아이디어 음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무싹, 깨싹, 앨팰퍼, 브로콜리싹, 순무싹 등 항산화, 항노화 물질이 풍부하게 포함된 각종 새싹과 함께 나스터츔, 스위트바이올렛, 세이지 등의 꽃, 로즈메리, 차빌, 레몬타임 등의 허브가 어우러진 그릇에 밥과 허브오일, 허브고추장을 넣어 비벼 먹는 색다른 비빔밥입니다. 여기에 기름을 빼 담백하게 조리한 각종 고기를 곁들이기도 하니 오감을 만족시키는 식도락이라고 할 수 있지요.

처음에는 꽃을 먹는다는 것이 조금 망설여지기도 했는데 일단 먹어보니 일반 채소와 다를 것이 없더군요. 게다가 신기하게도 꽃마다 각각 맛이 다른 게 느껴지는 겁니다. 달콤한 꽃도 있고 새콤한 꽃도 있고 약간 쌉싸래한 것도 있고....... 모처럼 쉬는 날, 회사 일의 연장으로 바쁘게 보내는 것도 좋고, 집에서 쉬는 것도 좋지만 오래간만에 서울을 벗어나 향 가득한 농원에서 꽃 밥도 맛보고 허브 길도 거닐어 보는 것은 어떨까요.

경부고속도로나 중부고속도로를 타고 가다가 청원 인터체인지에서 청주 대전 방향으로 나와 삼거리에서 대전 방향으로 우회전한 후 150미터쯤 가면 오른편에 상수허브랜드가 있습니다. 043-277-6633

 

 

칼슘과 단백질의 원천 치즈

Medical tip

치즈는 단백질의 원천이라 할 수 있는 식품입니다. 70g의 에멘탈 치즈 안에는 달걀 2, 생선 100g에 들어 있는 양과 같은 단백질이 들어 있습니다. 게다가 유제품에 들어 있는 칼슘이 역시 치즈에도 풍부하지요. 카망베르 치즈 80g 안에는 오렌지 1kg에 들어 있는 양의 칼슘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매일 조금씩 치즈를 먹는다면 단백질과 칼슘을 풍부하게 섭취할 수 있습니다.

다만 우유 단백질에 알레르기 있거나 아토피가 심한 사람들은 유제품에 특정 반응을 보일 수 있으므로 주의해서 먹어야 합니다. 치즈는 하루 중 아무 때나 먹어도 상관없는 식품 중 하나인데, 식사 후에 디저트로 먹거나 과일, 포도주 등과 함께 먹으면 맛을 더욱 깊게 음미할 수 있습니다.

 

 

마음까지 녹이세요

퐁듀는 스위스의 산간지역에서 먹던 전통 음식입니다. 추운 산악지대 사람들이 겨울을 나기 위해 먹었던 음식으로, 난롯가에 모여 앉은 그들은 치즈를 녹여 빵을 찍어 먹으며 함께 추위를 이겨나갔지요. 평소에도 치즈라면 정신을 못 차리게 좋아했던지라 스위스에 가게 되었을 때 도착하자마자 저는 가장 먼저 퐁듀 집을 찾았습니다.

여기저기 헤매다가 간신히 찾아 들어간 퐁듀 집은 참 작았고 겨울이 아니었기 때문인지 사람도 별로 없더군요. 게다가 주인아저씨는 작은 동양인이 와서 퐁듀를 주문하니 별로 미덥지가 않았던 모양이었습니다. 저야 처음 먹어보게 될 퐁듀를 기다리며 설렘 반 기대 반으로 앉아 있었고요. 얼마 있지 않자 아저씨는 치즈가 걸쭉하게 녹은 퐁듀 냄비와 불을 제 앞에 턱 하니 가져다놓고 잘게 자른 빵을 한 바구니 놓고 가더군요. 텅 빈 식당에 홀로 앉아 꼬리꼬리한 냄새가 나는 퐁듀 냄비를 보고 있는데 어쩌면 그렇게 김치찌개가 그리운지....... 갑자기 그 좋아하던 치즈가 딱 먹기 싫어지는 겁니다. 그래도 비싼 돈 내고 먹는 거니 다 먹고 가리라 다짐하며 열심히 먹었습니다. 혼자 먹는 퐁듀는 정말 맛이 없더군요. 어쩔 수 없이 난롯가에 다 같이 모여 앉아 먹는 상상을 하면서 우걱우걱 먹었습니다. 덕분에 하루 종일 느글거리는 속을 진정시키느라 꽤나 힘들었습니다. 뭔가 좀 얼큰한 것을 먹었으면 좋겠는데 얼큰한 것은커녕 치즈가 유명한 나라라서 그런지 치즈가 들어가지 않은 요리는 찾기 힘들더군요. 덕분에 치즈를 비롯한 유제품을 물릴 정도로 많이 먹기는 했지요.

우리가 살면서 편리하게 이용하는 것이나 맛있게 먹는 것들 중에는 오랜 세월 연구를 거듭하고, 필요에 의해 만들어낸 것도 있지만 우연한 기회에 발견되는 것들도 많습니다. 고대 페키니아 상인들이 이집트의 사막에서 취사를 하던 중 소다와 사막의 모래가 열에 의해 엉기면서 무색 투명한 무언가가 만들어진다는 것을 우연히 발견한 것이 지금 우리 생활에서 없어서는 안 되는 유리의 발견이 되었던 것처럼 말입니다. 과학적인 발효식품 중 하나인 치즈 역시 우연히 발견되어 오랜 세월 사랑을 받아온 것 중 하나입니다.

오래 전, 한 아라비아의 상인이 양의 위로 만든 주머니에 우유를 넣어 사막을 건너고 있었습니다. 뜨거운 태양을 피해 잠시 그늘로 들어간 상인은 목이 말라 물 주머니를 열었고, 그때 우유가 덩어리져 있음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상했다고 생각하며 그 덩어리를 버리려다가 아까운 마음에 맛을 보았는데, 생각 외로 맛이 뛰어났습니다. 그래서 그는 소중히 목적지까지 가지고 와 사람들에게 나누어주었지요. 이것이 치즈의 유래로 알려져 있습니다.

물론 이전에도 중앙아시아의 유목민들 사이에서는 아침에 짠 젖이 오후에 응고되면 버리지 않고 먹었던 습관이 있었기 때문에 엄밀하게 따진다면 치즈의 시작은 아시아의 유목민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아라비아 상인이 발견한 것은 치즈가 한 단계 진보된 모습인 것이라고 할 수 있겠고요. 본격적으로 치즈가 역사에 나타난 것은 기원전 3500년 무렵 메소포타미아 지방에서 젖소를 사육하면서부터입니다. 젖소를 사육하면서 자연스레 각종 유가공품이 만들어졌고, 이러한 사실은 당시의 축산, 유가공업 상황을 기록한 석판이 발견되면서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이집트의 파라오 무덤에서 발견된 토기에 묻은 치즈의 흔적을 비롯해, 성경에 나타난 치즈에 대한 언급은 치즈의 역사가 오래되었을 뿐 아니라 폭 넓게 즐기는 기호 식품이었음을 알 수 있게 합니다.

치즈는 그 후 로마인들에 의해 제조 방법이 완성되었는데, 그들은 염소젖이나 양젖에 무화과즙을 넣고 응고시켜 치즈를 만들었습니다. 이때의 치즈는 와인이나 빵과 더불어 로마인들에게 없어서는 안 될 식품이었지요. 치즈가 고대 로마에서 얼마나 사랑받았는지는 작가 플라우토가 그의 희곡에서 사랑하는 이를 부를 때 나의 달콤하고 부드러운 치즈여라는 애칭을 사용한 것에서 단편적으로나마 알 수 있습니다. 로마제국 붕괴 이후 치즈는 수도원에서 그 명맥을 이어나갔는데, 오늘날 유명한 치즈의 일부는 당시 치즈를 만들었던 수도원에서 그 이름이 유래되었습니다. 포르살뤼, 웬슬리데일, 마루알 등이 그것입니다.

치즈가 이토록 오랜 세월 동안 사랑받아온 것은 그 맛의 깊이뿐 아니라 영양학적으로도 훌륭하기 때문입니다. 치즈는 원재료인 동물의 젖에 따라 맛과 향이 달라지는데 젖소, , 염소, 물소의 젖을 이용합니다. 이렇게 동물의 젖을 이용한 까닭에 치즈는 동물 젖의 농축 파이라고 보아도 무방합니다. 뿐만 아니라 발효라는 과정을 거치면서 원재료가 가지지 못한 각종 유기산을 다양하게 함유하게 되고, 또한 우유 단백질인 카세인이 분해되면서 아미노산과 펩타이드 등의 성분이 생성되어 소화와 흡수가 뛰어나게 됩니다. 단백질 역시 같은 질량의 일반 육류보다 함유량이 많은데, 레닛이라는 효소에 의해 숙성, 발효되면서 단백질이 아미노산으로 분해되기 때문에 흡수율이 빠릅니다. 칼슘이 풍부해서 성장기 어린이와 갱년기 여성에게 없어서는 안 될 식품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비타민의 양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므로 치즈를 먹을 때는 과일을 곁들여 영양의 균형을 맞춰주면 좋습니다. 사과나 포도, 배등이 치즈와 잘 어울리는 과일입니다.

전 세계에는 800여 종이 넘는 치즈가 있습니다. 원유에 따라서 분류하기도 하고 치즈가 가지고 있는 수분의 함량에 따라서 소프트, 세미 하드, 하드 등으로 구분하기도 합니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커티지, 모차렐라, 카망베르, 브리 등이 소프트 치즈이고 림버그, 고르곤졸라, 브릭 등의 치즈가 수분 함량이 55% 정도 되는 세미 하드 치즈입니다. 가장 딱딱한 치즈인 하드 치즈로는 체다, 고다, 에담, 에멘탈, 그뤼에르 등이 있습니다.

치즈를 제대로 잘 골라서 사는 것은 사실 매우 어렵습니다. 치즈 전문점에도 드물 뿐 아니라 어떤 치즈를 어떻게 골라야 하는지도 잘 모르기 때문이지요. 때문에 좋은 치즈를 만나기 위해서는 우선 시각과 후각, 미각을 최대한 활용할 줄 알아야 합니다. 표면에 물방울이 있거나 기름기가 있는 것을 피하고, 모양이 흐트러져 있는 것도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치즈는 숨을 쉬는 미생물과 효소가 가득한 살아 있는 음식입니다. 생생함을 간직한 치즈 한 조각으로 일상의 활력을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요?

 

 

Food in My Kitchen

과일 퐁듀

퐁듀는 스위스의 산악지역에서 먹던 시골풍의 음식으로 집에서 별식으로도 안성맞춤인 음식입니다. 빵을 찍어 먹는 것이 정석이지만 과일을 이용하면 디저트로도 훌륭합니다.

* 치즈(에멘탈, 그뤼에르 등) 500g, 화이트와인 2/1, 각종 과일 적당량, 녹말, 후춧가루 약간씩

1. 과일은 먹기 좋은 크기로 자릅니다. 빵을 잘라두어도 좋습니다.

2. 화이트와인 1작은술에 녹말을 약간 넣어 풀어둡니다. 치즈가 분리되는 것을 막아주는 작용 합니다.

3. 나머지 화이트와인을 그릇에 넣고 가열하여 끓기 시작하면 치즈를 조금씩 넣어 녹입니다.

4. 치즈가 끓으면 녹말을 녹인 화이트와인을 넣어 섞습니다.

5. 후춧가루를 뿌립니다.

6. 과일과 빵을 찍어 먹으면 됩니다.

 

 

Author's Choice - Restaurant

엔치즈

우리나라에서는 사실 제대로 치즈의 맛을 느끼기란 참 어렵습니다. 아무래도 치즈가 발달한 문화권이 아니니까요. 하지만 엔치즈라면 치즈 마니아는 물론이고, 치즈의 맛에 빠져보고 싶은 입문자까지 모두 만족할 수 있을 겁니다. 치즈 숙성실이 따로 마련되어 있을 만큼 이곳에는 치즈가 다양하게 갖추어져 있는데요, 외국에서 직접 공수해온 50여 종의 치즈가 언제나 손님들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치즈 요리를 직접 맛볼 수도 있고, 원하는 치즈를 구입할 수도 있기 때문에 다양한 치즈를 만나지 못해 애를 태웠던 분이라면 꼭 한번 들러보실 만하겠네요.

이곳의 치즈 음식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은 당연 퐁듀입니다 뜨겁게 녹인 치즈에 딱딱한 빵을 찍어 먹으면서 와인을 곁들이면 금상첨화인데, 이곳에는 퐁듀와 함께 할 만한 각종 와인 역시 마련되어 있어 즐기기에 더욱 좋습니다. 뿐만 아니라 각종 피자 브랜드 때문에 어느 정도 익숙해진 치즈 이름인 카망베르, 에멘탈, 모차렐라 등의 치즈 외에도 고다, 에담, 블루, 브뤼 등 각종 치즈를 적절하게 배합해 만든 요리 역시 여러 가지가 마련되어 있지요. 치즈의 진한 향미가 어색한 분들은 함께 마련된 스파게티나 애피타이저 느낌이 강한 비스켓&치즈등을 권해드리고 싶네요.

지하철 3호선 압구정역에서 성수대교 쪽으로 진행하다가 오른쪽, 버거킹이 있는 골목에 있으니 치즈를 좋아하신다면 한번 방문해보세요. 02-511-7712

 

 

영양 성분이 그대로 소화되는 다이어트 파스타

Medical Tip

파스타는 밀가루를 사용해서 만들기 때문에 살이 찌기 쉽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원래 파스타에 쓰이는 밀가루는 듀럼밀이라고 해서 연한 호박색의 모래 같은 가루로 빻는 지중해성 밀가루입니다. 이 밀가루는 글루텐이 풍부하고 탄력이 있는데 탄수화물의 함량이 높고 단백질도 풍부합니다. , 비타민과 미네랄이 부족하다는 단점이 있지만 소스를 얹어 먹기 때문에 거의 완벽한 영양적 균형을 갖추고 있습니다.

또한 탄수화물이 글루텐으로 쌓여 있기 때문에 소화, 흡수가 천천히 이루어지므로 체내에서 연소되기가 쉽습니다. 따라서 축적되기보다는 그대로 소화가 되는 경우가 더 많아서 오히려 살이 찌지 않는 다이어트식이라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치즈를 비롯한 각종 고열량의 지방이 듬뿍 들어간 라자냐나 치즈를 뿌려 구운 파스타라면 모르지만, 삶아서 소tm를 얹어 먹는 정도의 파스타는 영양이 뛰어난 것은 물론 다이어트에도 이로운 음식입니다.

 

 

동서양을 묶는 국수 한 가닥

파스타는 어느 나라가 기원일까요? 아마도 대다수의 사람들이 이탈리아라고 대답할 것입니다. 하지만 파스타를 처음 만든 나라는 중국입니다. 물론 파스타라는 단어 자체는 밀가루와 액체의 혼합이라는 의미를 지닌 그리스어가 그 어원이지만, 우리가 지금 먹고 즐기는 파스타는 중국에 기원을 두고, 후에 이탈리아로 전해졌다는 것이 정설입니다.

중국에서는 이미 기원전 3000년경에 국수 형태의 음식을 만들어 먹었습니다. 그리고 마르코폴로의 <동방견문록>에 보면 마로코폴로가 원나라의 황제인 쿠빌라이칸에게 식사 대접을 받을 때 국수 형태의 음식을 먹었다는 기록이 있고요. 후에 마르포 폴로는 이탈리아로 돌아오면서 국수 형태의 음식을 가지고 돌아왔고 이것이 이탈리아 등지에서 파스타라는 모습으로 빠르게 퍼진 것이 중국에서 이탈리아로 파스타가 전파된 유래라고 합니다.

하지만 마르코 폴로가 전달하기 이전에도 이탈리아 곳곳에서는 밀을 이용해 각종 을 만들어 먹은 흔적이 있습니다. , 이탈리아 제노바의 폰지오바스토네라는 사람이 마카로니가 가득 들어 있는 상자를 유산으로 남겼다든가 이탈리아의 에투르스칸족의 무덤 부장품으로 각종 파스타와 제조 기구가 발견된 것 등, 굳이 마르코 폴로를 끌어들이지 않고도 이탈리아에 파스타가 존재했었다는 증거는 곳곳에서 발견됩니다. 이처럼 파스타가 중국, 혹은 이탈리아의 일부 지역에서 시작되기는 했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생으로 뽑아 즉시 먹는 생파스타의 기원입니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언제부터 파스타를 건조시켜서 보관하여 먹게 되었을까요.

우리가 지금 흔하게 접하는 건조 파스타를 만든 사람들은 아라비아의 상인들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오랜 시간 사막을 오가며 장사를 하던 그들에게는 썩지 않고 보관이 편리한 식품이 필요했고, 그 방편으로 밀가루를 물에 반죽, 가늘게 말아 국수 모양으로 만든 뒤 말려서 가지고 다녔던 것이지요. 그러고 보면 필요는 확실히 발명의 어머니입니다. 이렇게 아랍 상인들에 의해 개발된 건조 파스타는 아랍인들이 시칠리아를 점령하면서 이탈리아에 알려졌고, 이후 해상무역의 중심지인 제노바로 전해진 파스타는 지중해 전역에 그 문화를 퍼뜨리게 되었습니다. 제노바는 해상무역의 중심지답게 파스타를 생산하여 수출하는 거점으로도 유명하였는데 이는 바다에서 불어오는 해풍이 파스타를 건조하는 데 큰 몫을 한 것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이후 나폴리에서 재배가 왕성하였던 토마토를 파스타에 뿌려 먹으면서 우리가 지금 먹는 파스타의 원형이 만들어지게 되었다는군요.

그 후 1861년 통일이 이루어지기 전까지 이탈리아는 작은 국가들로 나누어져 각각 독립적인 문화를 발전시켜왔는데, 이는 다양한 요리 문화 형성에 영향을 주었습니다. 대체로 나폴리, 시칠리아를 중심으로 한 남부는 맵고 짠맛이 강한 해산물 요리의 토마토를 이용한 요리가 성행하였고 베네치아, 밀라노, 제노바 등을 중심으로 한 북부는 리소토 같은 쌀 요리나 치즈와 육류를 이용한 요리가 많은 편입니다.

파스타의 모양은 무척이나 다양한데 각각의 모양이 모두 소스의 맛을 가장 잘 끌어내기 위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모양에 따라 어울리는 소스의 조합도 그만큼 다양하기 때문에 파스타의 맛을 내는 조합은 무궁무진하지요. 우선 우리에게 가장 익숙한 국수 모양의 파스타는 스파게티라고 부릅니다. 그리고 꼬불꼬불한 나선형의 모양의 파스타는 푸실리, 가운데에 구멍이 있는 빨대 모양의 파스타는 무카티니, 넓적하고 긴 모양으로 마치 칼국수 면 같은 파스타는 탈리아텔레, 얇고 넓적한 판 모양의 파스타는 라자냐, 짧게 잘린 튜브 모양의 파스타는 펜네라고 부르지요. 그 외에 나비 모양의 파르파레, 조개 모양의 콘길리에, 마차바퀴 모양의 루오타 등이 이탈리아 식당에서 자주 접하는 파스타의 종류들입니다. 보통 이탈리아 음식점에 가면 음식명 아래에 각 파스타의 종류와 소스가 자세하게 명시되어 있습니다. 메뉴에 있는 그대로 주문해도 좋지만 나만의 독특한 파스타를 원하는 무슨 면에 무슨 소스로 해주세요라는 요구를 한번 해보는 것이 어떨까요? 파스타를 활용한 맛의 조합은 무궁무진하니 말입니다.

저는 파스타를 좋아하는 편이라 집에서도 종종 해 먹곤 합니다. 처음에는 스파게티를 사다가 시판되는 토마토소스에 비벼 먹는 간단한 것에서 시작했습니다. 그러다가 덩어리진 파르메산 치즈를 사다가 슬쩍 갈아 얹어 먹기도 하고 가끔은 조갯살 같은 것을 섞기도 하면서는 점점 다양한 파스타에 관심이 가더군요. 그때부터 파스타 전문점에 가면 음식을 유심히 살펴보는 버릇이 생겼습니다. ‘이 소스에 이 재료를 넣으면 이 맛이 나는구나, 이건 어떻게 만든 소스일까하면서 열심히 분석하며 먹고 나서는 집에서 꼭 한번 흉내를 내봅니다. 그러다 보니 어느새 갖가지 파스타와 소스들을 갖춰놓게 되더군요.

사실 파스타는 서양식 국수지만 은근히 우리나라 음식과도 궁합이 잘 맞습니다. 특히 명란젓과 참기름으로 살짝 비빈 파스타는 의외로 어른들로 좋아하시더라고요. 된장에 비빈 것은 실패했지만 말입니다. 어쨌든 요리는 역시 관심을 가지고 이것저것 해보는 것이 제일 좋은 것 같네요. 그러다 보면 또 압니까? 후세에 대대로 남길 요리 하나쯤 나들어질지도.......

 

 

Food in My Kitchen

김치 날치알 스파게티

스파게티는 의외로 우리나라 전통 음식인 김치와도 잘 어울립니다. 김치를 곁들이는 파스타는 적당히 맵고 상큼해서 느끼한 것을 싫어하는 사람도 즐겨 먹을 수 있습니다.

* 스파게티 200g(2인 기준, 검지를 엄지의 마디에 대서 만든 원 안에 들어가는 것이 스파게티 1인분의 분량), 송송 썬 김치 2/1, 낱치알 5큰술, 붉은 고추 3/1, 올리브오일 5큰술, 겨자. 마요네즈 1큰술씩, 설탕 2/1 작은술, 다진 마늘 1작은술, 소금. 후춧가루 약간씩

1. 스파게티는 안에 약간 심이 씹히는 정도인 알덴테 상태로 삶아둡니다. 삶을 때 소금과 올리브오일 약간 넣으면 달라붙지 않고 빠르게 삶을 수 있습니다.

2. 김치는 살짝 gpd궈서 꼭 짠 후 다집니다. 여기에 날치알과 마요네즈, 겨자, 설탕을 넣어 버무립니다.

3. 올리브오일을 두른 팬에 다진 마늘과 어슷 썬 붉은 고추를 볶다가 삶은 스파게티와 양념 한 김치를 넣어 함께 볶습니다.

4. 소금과 후춧가루를 살짝 뿌립니다.

 

 

Author's Choice - Restaurant

라 칸티나

라 칸티나에는 이탈리아 남부와 북부의 요리를 골고루 맛 볼 수 있는 100여 가지의 메뉴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모든 메뉴가 각각 특성이 있지만 그중에서도 스칼로피네 알라 볼로네제라는 요리는 벌써 20년이 넘게 한결같은 사랑을 받고 있지요. 쇠고기 안심과 파르메산 치즈, 토마토소스를 곁들인 볼로네풍의 음식입니다. ‘스파게티 콘 레봉골레는 손님들의 요구에 맞추어 국물의 양을 늘린 메뉴입니다. 올리브오일과 각종 해물이 어우러진 국물은 깊은 맛의 조개탕을 먹는 듯한 느낌을 주기 때문에 느끼하지 않습니다. 직접 테이블 앞에서 만들어주는 시저 샐러드는 담백함과 고소함이 일품이라 찾는 사람이 많습니다. 처음 찾을 때부터 한결같이 늘 같은 기구와 같은 방법, 같은 재료로 만들어주는 그 샐러드를 먹으며 변함없는 의자에 앉아 있노라면 옛 추억에 젖게 됩니다.

중후하면서도 예스러운 분위기 때문에 이곳은 중. 장년층과 외국인들이 많이 찾는데 특히 외국인들의 경우 본국에 돌아가서도 맛있었다는 감사의 편지를 보내올 정도라고 하니 외국인 손님을 대접하려면 한번 방문해보는 것도 좋겠네요.

을지로 롯데호텔 맞은 편에 있는 삼성화재 건물 지하에 있습니다. 02-777-2580

입맛을 자극하는 강한 향신료 카레

Medical Tip

카레에는 강황이 많이 들어 있습니다. 한 인스턴트 카레 광고에서 이를 강조하면서 일반인에게도 많이 알려진 강황은 생강과의 식물로 울금이라고도 불립니다. 강황은 속을 따뜻하게 해주기 때문에 더운 날씨에 오히려 차가워질 수 있는 속을 보해주는 데 좋습니다. 이열치열이라고나 할까요. 인도에서는 이 강황을 개어 타박상에 바르기도 합니다. 강황에는 울혈을 풀어주는 성질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야말로 내외로 골고루 쓰이는 향신료입니다.

그러나 카레 자체가 자극적이고 자칫 매울 수 있기 때문에 너무 자주 먹거나 집중적으로 먹는 것은 자제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카레를 조리할 때에는 고기와 채소를 골고루 넣어 영양소의 균형을 맞추고, 인도인들이 즐겨 먹는 유산균 음료인 라씨같은 속을 보해주는 음료를 디저트로 마시는 것도 좋습니다.

 

 

남녀노소 모두에게 사랑받는 맛

지금은 대부분의 학생들이 점심 때 급식을 하고 있지만 얼마 전 까지만 해도 점심 도시락을 싸 가지고 학교를 다니는 일이 더 흔했습니다. 한창 나이에 먹어도 먹어도 배고픈 친구들은 2교시 끝내고 바로 도시락을 열어 미리 먹기도 했지만, 고된 4교시가 끝난 뒤 삼삼오오 모여 먹는 도시락의 맛은 학창시절에서 가장 기분 좋은 추억중 하나일 것입니다. 그날 반찬에 따라 나머지 공부시간이 즐겁기도 하고 우울하기도 하고 그랬습니다. 좋아하는 반찬이 들어 있는 날은 친구들에게 자랑스레 도시락 뚜껑을 열어 보이지만 그렇지 않을 때는 슬금슬금 숨겨가며 먹던 기억도 있습니다.

점심시간 때의 교실은 온갖 음식 냄새로 가득합니다. 김치 냄새, 각종 반찬 냄새, 게다가 누구 하나 청국장이라도 싸 가지고 온 날에는 계절에 상관없이 사방의 문을 열어 음식 냄새를 없애야 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드물게 친구들이 와 맛있겠다라는 말을 하며 하나 둘 모이게 하는 냄새가 있었습니다. 바로 카레였습니다. 제 기억 속에 카레를 싫어했던 친구는 없었던 것 같네요. 모두들 한 입씩 나누어 먹으며 입맛이 돈다는 듯 쩝쩝거리던 기억이 납니다. 그걸 아셨는지 엄마는 늘 카레는 따로 큰 그릇에 담아서 싸주시곤 했습니다. 한꺼번에 밥에 비벼 퍼먹던 맛은 양푼비빔밥 저리 가라 하게 맛있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일본에서 오래 살다 온 친구는 비빈 카레밥을 낯설어하던 것도 떠오릅니다. 일본 사람들은 카레를 국처럼 떠먹는다나요? 어쨌든 지치고 기운 없을 때 한 입의 카레는 그 향과 특이한 맛이 청량함마저 주었습니다. 그 청량함이 카레의 향신료 덕분이라는 것을 알게 된 것은 나중 일이지만요.

향신료, 즉 스파이스(spice)의 어원인 라틴어 ‘species'약품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는 초기의 향신료가 요리 재료나 양념으로 쓰인 것이 아니라 약용으로 사용되었다는 것을 뜻합니다. 그리고 아직도 향신료를 가장 많이 사용하는 나라 중 하나인 인도에서는 이 향신료로 웬만한 병은 고칠 수 있다고 믿는다는군요. 향신료는 한자로 향기 향 매울 신 헤아릴 료 라고 쓰는데 글자 그대로 풀이해보자면 향과 매운맛을 가진 질료라는 뜻이 됩니다. 향신료와 species. 지역이 다르고 쓰는 언어는 다르지만 그 안에 담긴 뜻은 비슷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향신료는 화학적인 조합을 거치지 않습니다. 100% 식물성인데 꽃을 이용하는 것, 열매를 이용하는 것, 뿌리를 이용하는 것, 씨앗이나 줄기 또는 껍질을 이용하는 것 등 그 부위만 조금씩 달라질 뿐입니다. 또한 우리가 흔히 생각하기를 향신료라고 하면 올스파이스, 강황, 넛트메그 등 서양의 것, 이국적인 것을 먼저 떠올리지만 사실 마늘, 고추, 참깨, 계피 등 우리 조상들이 먼 옛날부터 이용해왔던 양념들도 향신료의 범주에 속합니다. 또한 인도 등지에서 향신료로 병을 치료할 수 있다고 믿었던 것처럼 우리 조상들 역시 향신료를 의학적으로 이용해왔습니다. 우리네 할머니들이 기침이 날 때는 계피로 음료를 만들어 먹게 하고, 추위를 많이 타는 사람에게 꿀과 함께 마늘을 장복시키기도 했던 것은 모두 이런 향신료의 특성을 알고 생활 속에서 이용해온 것이라고 할 수 있지요.

각종 향신료에 대한 옛사람들의 주장이 근거 없이 들리지 않는 이유는 이미 향신료들의 다양한 효능이 과학적으로 증명되어 그 진위를 뒷받침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항암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머스터드, 위장염을 완화하고 각종 항균 능력이 있는 세이지. 강장제 역할을 하는 너트메그, 빈혈과 피로 회복에 효과가 있는 타임, 소화를 돕고 다이어트에 효과가 있는 펜넬(회향)등 향신료의 종류와 효과는 무척 다양합니다.

고대 로마의 유명한 식도락가인 마르쿠스 가비우스 아피키우스는 암퇘지의 젖통, 공작의 혀 같은 특이한 식재료를 이용한 괴벽 요리사로도 유명했지만, 갖가지 향신료를 적절하게 사용한 요리사로도 기록되어 있습니다. 온갖 향신료를 적절하게 배합하여 요리에 사용, 그 맛과 멋을 배가시켰다고 전해지는데, 아무리 그래도 암퇘지의 젖통은 별로 먹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네요.

오늘날 향신료를 요리에 가장 많이 이용하는 나라는 인도입니다.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카레도 실은 커민, 고수, , 강황, 생강, 후추 등 온갖 향신료가 배합되어 만들어지는 음식입니다. 이러한 카레가 서구 세계에 알려지게 된 계기는 인도를 식민지 삼았던 영국에 의해서였습니다. 1774. <요리법 대백과>라는 책에 터메릭(심황)과 생강, 후추만 들어가는 간단한 카레의 레시피가 나오는 것으로 보아 영국 사람들은 식민지 국가의 음식을 새롭게 받아들여 꽤나 즐겼던 것 같습니다. 그 이전인 1598, 네덜란드 사람인 리스보텐이 쓴 <동방안내기> 라는 책에도 영국인이 이미 카레를 알고 있음을 시사하는 글이 있습니다.

이후 1774년경까지 영국인들은 직접 카레를 제조해 먹는 단계까지 발전하였는데, 우리가 흔히 접하고, 익숙하게 알고 있는 인스턴트 카레의 맛 역시 이 시기부터 서구인의 입맛에 맞게 향신료를 조합, 배합하여 영국인들이 취향대로 배합한 것입니다. 어쩌면 우리에게 익숙한 카레는 그래서 인도 본토의 맛이라기보다는 영국인들에 의해 다분히 변형을 거친 것이라고 볼 수 있겠네요. 그 증거로 인도의 그 어느 지역을 가도 카레가루라는 것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 마치 우리네 조상들이 각 가문마다 고유한 장맛의 비법을 간직하고 장을 담가 먹었듯 인도에서는 각 가정마다, 향신료를 파는 가게마다 자신들만의 노하우를 가지고 수십, 수백 가지의 향신료를 적절하게 배합하여 만들어 먹습니다. 때문에 엄밀하게 말하면 카레는 향신료 조합의 마술이 만들어낸 각종 향신료로 맛을 낸 건더기가 들어간 수프라고 하는 것이 맞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사실은 먹고 즐기는 데 있어서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겠지요. 이미 독특한 맛과 뛰어난 영양학적 균형이 입증된 카레는 그 형태와 구성에 구애받기보다는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사랑받는 기호 식품의 하나로 단단히 자리 잡았기 때문입니다.

 

 

Food in My Kitchen

카레버터 닭가슴살구이

닭가슴살은 지방이 적어 다이어트식으로 좋습니다. 여기에 몸을 따뜻하게 해주는 카레로 만든 버터와 채소를 곁들이면 든든한 건강식으로 손색이 없습니다.

* 닭가슴살 2, 버터 2큰술, 카레가루 4큰술, 양파 1, 당근 2/1, 피망 3/2, 셀러리 3, 콜리플라워 50g, 식용유, 소금, 후춧가루 약간씩

1. 닭가슴살은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 기름을 살짝 프라이팬에 소금과 후춧가루를 뿌려 노릇하게 굽습니다. 처음부터 불을 세게 하면 풍미를 잃게 되니 약한 불에서 살짝살짝 뒤집어가며 굽도록 합니다.

2. 카레가루는 팬에 살짝 볶은 뒤 버터와 잘 섞어둡니다. 버터를 실온에 두면 크림 상태가 되는데 이때 섞으면 부드럽게 잘 섞이지요.

3. 카레 버터에 네모지게 자른 양파, 당근, 피망, 셀러리, 살짝 데친 콜리플라워를 함께 볶습니다. 여기에 구운 닭가슴살을 넣어 함께 살짝 익힙니다. 채소는 너무 익히면 물컹하며 심각이 줄어드니 살짝만 익히도록 합니다.

4. 채소와 닭가슴살을 모양 좋게 담으세요.

 

 

Author's Choice - Restaurant

스와가트

향신료와 채소, 고기를 주로 쓰는 북인도 요리 전문점입니다. 고기와 채소, 향신료 하나까지 세심하게 고르고 배합해, 주문 받은 즉시 만드는 요리는 너무 맵지도 않고, 그렇다고 밋밋하지도 않습니다. 또한 소금 등의 인위적인 간보다는 향신료 자체에 스며 있는 염분의 맛이라 자극적이지 않고 기분 좋게 혀끝에 감돕니다.

이곳에서 쓰이는 향신료는 총 60여 가지가 넘습니다. 그중 메인으로 쓰이는 향신료는 펜넬, 커민, 코리앤더, 사프란 등 30여 가지인데, 최대한 현지에서 구입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전통적인 방법으로 햇볕에 말리거나 탈두르라는 인도 전통 화덕에서 말린 후 보관, 사용하고 있습니다. 손님이 주문하면 즉석에서 인도 빵인 을 굽고, 카레를 비롯한 음식을 만드는데, 아무리 바빠도 절대 미리 만들어놓지 않습니다.

갓 구운 난을 Em거울 때 손으로 쭉쭉 찢어 카레를 찍어 먹는 맛은 완전한 만족감과 포만감을 줍니다. 각종 카레도 순하고 개성 있는 맛을 지닙니다. 재료끼리 어우러져 내는 맛의 하모니. 이 표현이 가장 근접한 표현일 것입니다. 그때그때 배합한 향신료로 맛을 내고, 즉석에서 음식을 만드는 것이 스와가트가 손님을 대접하는 방법입니다. 계산 후 카운터에 준비되어 있는 향료를 껌 대신 씹으며 나오는 것도 특이한데, 어떤 껌도 주지 못한 청량감을 줍니다.

지하철 7호선 논현동 학동역 10번 출구로 나와 골목길로 두 블록 들어가서 우회전하면 있습니다. 02-511-0207

 

 

진정한 신의 감로주 초콜릿

Medical Tip

초콜릿은 맛에서 느껴지는 그 달콤함 때문에 살이 찌는 식품이라고 오해받기 쉽습니다. 물론 하루에 몇 개씩, 과량을 섭취하면 분명 살이 찌는 데 이유가 되겠지만 보통 한두 조각의 초콜릿은 오히려 건강에 이롭습니다. 초콜릿 안에는 단백질뿐만 아니라 탄수화물이 함유되어 있고, 카카오버터에는 지방과 섬유질도 들어 있습니다. 특히 초콜릿의 단백질은 동물성 단백질이 아닌 식물성 단백질이기 때문에 동물성 단백질에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들에게도 좋습니다. , 이때는 유제품이 들어가지 않은 다크 초콜릿이어야만 합니다. 초콜릿에는 이외에도 각종 무기질과 칼륨, 마그네슘 등이 풍부하게 들어 있습니다.

초콜릿은 식후에 먹거나 식전에 즐기는 것이 가장 적당합니다. 간식으로 먹는 경우는 체중 증가에 영향을 주지만 식전과 식후의 초콜릿은 영양적으로 균형을 맞춰주기 때문입니다. , 건강을 위해 먹는다면 밀크나 화이트 초콜릿보다는 다크 초콜릿을 먹는 것이 더 좋습니다.

 

 

오후 4, 초콜릿을 먹어라

007 시리즈 영화 속에서 제임스 본드도 검사를 받기 위해 찾아간다는 대사가 나올 정도로 노화예방 분야에 있어 최고봉인 프랑스의 클라르 쇼사르 박사는 시간대별로 다른 영양소를 섭취해야 한다는 타임리 뉴트리션(Timely Nutrition) 프로그램의 개발자로 유명합니다. 그는 췌장에서 인슐린이 분비되어 당분이 지방으로 저장되지 않는 오후 4시에서 6시 사이에 코코아가 70% 이상 함유된 다크 초콜릿을 먹으라고 권장합니다. 초콜릿 안에 들어 있는 여러 가지 영양 성분이 자칫 피곤하기 쉬운 오후 시간에 활력을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초콜릿 안에는 사고 작용을 높이고 강심, 이뇨 작용을 하는 데오브로민, 피로를 풀어주고 뇌의 움직임을 돕는 당분, 정신을 안정시키는 페닐에틸아민 등의 성분뿐만 아니라 암과 노화를 방지하는 에피카테킨, 타닌 등의 성분이 함유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카페인 역시 커피 한 잔의 2~5% 정도밖에 들어 있지 않고 생각보다 칼로리도 높지 않기 때문에 카페인에 민감한 사람이나 살찔 염려가 있는 사람들도 과하지만 않다면 섭취에 문제가 없습니다.

초콜릿의 원료는 카카오입니다. 카카오나무의 원산지는 중남아메리카인데 멕시코의 원주민들은 이 카카오 콩을 신이 내린 선물이라고 부르면서 약용으로, 음료로, 때로는 화폐로까지 사용했을 만큼 귀한 열매였다고 합니다. 카카오를 비롯한 초콜릿 음료는 19세기 멕시코를 정복한 에스파냐의 코르테스에 의해 유럽에 전파되었습니다. 처음의 초콜릿은 음료로 전파되었으며 쓴맛이었다고 전해집니다. 일반 서민들은 귀해서 맛보지 못했으며, 귀족들이 작은 잔에 마치 우리가 지금 에스프레소를 마시듯, 쓴 카카오를 음료로 즐겼다고 합니다.

처음 코코아’, 즉 카카오 음료를 대중화시킨 사람은 루이 13세와 결혼한 스페인 펠리페 3세의 딸인 안 도트리슈 공주였습니다. 그녀는 루이 13세와 결혼하면서 프랑스 궁정에 코코아를 전파시켰고, 이후 프랑스 궁정에서는 초콜릿을 고귀하고 귀족적인 음료로 취급하며 마시기 시작하였습니다. 이후 영국에서 고체형의 과자로 만들어지고, 다시 스위스에서 우유지방을 첨가한 밀크 초콜릿이 만들어지면서 지금의 초콜릿과 비슷한 모양이 완성되었습니다.

영국에서 처음 만들어진 초콜릿은 블랙 초콜릿이었는데 이는 곧 스위스에서 만들어진 밀크 초콜릿에 밀려 조금씩 수요가 줄어들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아직도 블랙 초콜릿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기는 하지만 부드러운 맛의 밀크 초콜릿을 찾는 사람이 더 많습니다. 요즘에는 초콜릿 안에 견과류나 각종 과일을 넣는 것들도 선호하는 추세이기는 합니다.

제가 아는 한 작가는 작품을 쓰기 시작하면 우선 초콜릿을 듬뿍 준비합니다. 그리고 끊임없이 이 초콜릿을 먹어가며 집필을 합니다. 따로 식사를 할 시간이 없을 만큼 빡빡한 스케줄 속에서 피곤함을 완화시켜주고 열량이 보충되면서 두뇌를 잘 돌게 하는 데는 경험상 초콜릿이 최고라는 겁니다. 하긴, 히말라야나 에베레스트 등의 고산을 오르는 등반가나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이 비상식으로 꼭 챙기는 것도 이 초콜릿인 것을 보면 확실히 일리 있는 말이기는 합니다. 저 역시 지나치게 신경을 써서 머리가 지끈거리거나 극도로 피곤하면 자꾸 단 것이 생각나더군요. 그때마다 진한 초콜릿을 하나씩 먹곤 하는데, 가끔은 두통약만큼이나 상쾌한 효과를 가져다주기도 합니다.

초콜릿은 그 맛이 지닌 달콤한 때문인지 사랑과도 많은 연관을 가집니다. 사람이 사람을 사랑하는 것은 가장 기본적인 감정이지만 그것이 정도를 넘어서면 비뚤어진 욕망으로 변하곤 합니다. 사실 누가 먼저 정하는 것인지도 모르는 정체불명의 기념일인 밸런타인데이가 돌아올 때마다 그런 생각이 들더군요. 작게 몇 천원에 불과하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몇 십만 원 이상을 호가하는 밸런타인데이용 초콜릿을 보면 사랑을 표현하는 데 그렇게 많은 돈을 들이며 굳이 유행을 따라갈 필요가 있는지 생각해보게 됩니다. 큰 바구니를 주면 사랑이 큰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이미 사랑의 범위를 비뚤게 넘은 것 아닐까요? 모두 주고 싶은 순수한 마음과 모두 주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안절부절 못하는 마음은 엄연하게 그 출발점이 다른 것을요. 초콜릿의 달콤함이 씁쓸함으로 변해버리는 것이 가끔 안타깝더군요.

초콜릿을 만들기 위해서는 우선 카카오의 열매에서 씨를 분리해 카카오 콩이라 불리는 그 씨를 볶아서 가루를 내야 합니다. 그 가루를 카카오매스라고 하는데 이를 냉각시킨 것이 플레인 초콜릿이라고 하는 베이킹용 초콜릿입니다. 여기에 설탕과 우유, 카카오매스에서 추출한 지방분인 코코아 버터를 섞어 만든 것이 밀크 초콜릿이지요. 전 세계적으로 프랑스나 스위스 그리고 벨기에의 초콜릿이 유명한데 좋은 초콜릿을 만드는 데에는 카카오의 함유량뿐 아니라 섞는 유지방의 품질도 일조를 합니다.

유지방과 카카오 버터 때문에 초콜릿은 차가운 온도에서는 표면에 습기가 차고 하얗게 변하며 온도가 높아지면 녹습니다. 녹았다가 다시 굳은 초콜릿은 카카오 버터가 분리, 응결되면서 하얀 결정이 생기는데 이는 초콜릿의 맛을 현격하게 떨어뜨리는 요소가 됩니다. 빛 역시 초콜릿의 맛을 떨어뜨리므로 초콜릿은 햇빛이 들지 않는 건냉한 장소에 보관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그리고 이처럼 잘 보관한 초콜릿은 피곤한 일상에 활력과 기운을 줍니다. 오죽하면 프랑스의 미식가였던 앙텔므 브리야 사바렝은 초콜릿에 대해 이렇게까지 찬사를 보냈을까요.

쾌락에 빠져 과음한 사람들, 밤새 일하면서 보낸 사람들, 현명하나 일시적으로 바보가 되었다고 느끼는 사람들, 생각의 자유를 박탈당하고 고정관념으로 고통받는 사람들. 이들 모두는 내가 번민하는 자들의 초콜릿이라 이름 붙인 맛 좋은 초콜릿을 0.5리터만 마셔보라.”

고민하는 일이 있거나 피곤하다면 지금 곧 초콜릿을 먹어보는 것은 어떨까요? 달콤함이 입 안에 퍼지면서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오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잊지 마세요. 달콤함도 너무 꽉 쥐고 있으면 끈적이며 녹게 되고, 너무 꼭꼭 숨겨두면 맛이 변해버린다는 것을요. 그러고 보면 초콜릿과 사람의 감정은 참 닮은 구석이 있네요.

 

Food in My Kitchen

초콜릿 빵튀김

식빵 주변의 빵 껍질은 딱딱해서 잘 먹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때 이 빵 껍질만 모아서 튀긴 다음 초콜릿을 묻혀 굳히면 훌륭한 간식이 됩니다.

* 식빵 껍질 5~6, 제과, 제빵용 다크 초콜릿 100g, 버터약간, 가루 설탕, 레인보 초콜릿 기호에 따라 적당량씩

1. 식빵 껍질은 5cm 정도 길이도 잘라둡니다.

2. 프라이팬에 버터를 녹여 스틱 모양으로 자른 식빵 껍질을 바삭하게 굽습니다.

3. 초콜릿은 중탕으로 녹입니다. 될 수 있으면 다크 초콜릿을 이용하며, 잘게 자른 후 녹이면 더 잘 녹습니다. 전자레인지를 이용해도 좋습니다.(단 이때는 지나치게 녹아 타지 않도록 시간을 잘 조절합니다.)

4. 튀긴 빵을 녹인 초콜릿에 담가 코팅하고, 석쇠 같은 것에 늘어놓아 굳힙니다. 이때 비닐 랩을 깔면 더 깔끔합니다.

5. 초콜릿이 굳기 전에 레인보 초콜릿이나 가루 설탕을 뿌려 장식합니다.

 

Author's Choice - Restaurant

다니엘

다니엘의 초콜릿은 각 제품마다 마니아층을 형성할 정도로 골고루 인기가 좋습니다. 자신이 원하는 초콜릿이 품절됐을 경우 미리 주문하고 기다렸다가 사 가는 경우도 많고요. 특히 당뇨 환자들도 걱정 없이 먹을 수 있는 초콜릿이 마련되어 있어 인기가 있습니다.

초콜릿 트뤼플는 진한 다크 초콜릿의 맛이 부담스럽지 않게 부드러움으로 다가오는 초콜릿입니다. 카카오의 씁쓸함이 기분 좋게 입 안을 맴돌아서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초콜릿입니다. ‘오랑제트는 오렌지 껍질 위에 초콜릿을 코팅한 것인데 마멀레이드 같은 느낌을 오렌지 필에 부드러운 초콜릿이 달콤하고 향기롭게 조화를 이뤄 단것에서 오히려 텁텁함을 느끼는 사람들에게 인기가 좋습니다. 오렌지의 향기가 초콜릿의 맛과 잘 어우러집니다.

갤러리아 백화점 명품관 맞은편 현대 오일뱅크 골목으로 들어가서 바로 오른쪽으로 꺽어져 내려가면 왼쪽에 전면이 유리로 된 숍이 있습니다. 02-512-5217

 

효모가 선사하는 즐거운 대용식 베이커리

Medical Tip

몸에 해로운 식품 세 가지, 즉 삼백(석 삼, 흰 백)에 들어가는 것 중 하나가 흰 밀가루입니다. 그리고 나머지 두 가지는 흰밥과 흰 설탕이지요. 빵은 익히 알고 있는 대로 밀가루를 주재료로 하여 만드는 식품입니다. 하지만 요즘의 빵은 좀 다릅니다.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하나를 먹어도 맛과 건강이 조화된 것을 찾는 현대인의 특성에 맞게 요즈음의 빵은 통밀과 잡곡, 올리브와 각종 견과류, 과일 등을 넣어 만든 영양 빵이나 유기농 재료와 천연효모를 이용한 빵이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빵이 건강에 해롭다는 말은 이미 옛말이 되어버렸습니다. 오히려 빵과 함께 채소, 우유를 곁들이면 균형 잡힌 훌륭한 한 끼 식사가 되기 때문에 성장기 어린이의 간식으로 아주 좋습니다.

 

빵이 없다고? 그럼, 고기를 먹지?

역사적으로 유명한 여성이 간간히 있지만, 대부분 그다지 좋은 이미지로 유명해지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퀴리 부인이나 헬렌 켈러처럼 역경과 고난 속에서 우뚝 일어선 극히 소수의 위인을 제외하면 마타하리 같은 스파이 혹은 클레오파트라같이 한 시대의 남성 편력을 풍미했던 여성이 대부분이죠.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 깊은 여성 중 한 사람이 마리 앙투아네트 왕비입니다. 프랑스 혁명을 온몸으로 겪은 여자이면서도 그 이유를 아마 죽을 때까지 몰랐을 그녀는 어쩌면 시대를 잘못 타고난 죄가 가장 클지도 모르겠습니다. 하긴, 시대를 잘못 타고났다는 말은 너무 무책임하기는 하네요. 어차피 그 시대라는 것도 인간이 만들어가는 것인걸요.

프랑스 베르사유를 방문했을 때는 무척이나 더운 여름이었습니다. 정말 전 세계에서 몰려든 관광 인파로 발 디딜 틈이 없더군요. 분수며 궁전 안을 모두 둘러보는데 혁명 당시 시민군이 궁전 안으로 들어왔다가 길을 잃어버렸다는 우스개가 이해가 되더라고요. 도저히 걸어서는 다닐 수가 없어서 궁전 안을 운행하는 꼬마 기차를 탔습니다. 기차는 궁전 곳곳을 돌아가 정원의 끝부분에서 사람들을 내려놓았습니다. 거기서부터 한참을 걸어 들어갔더니 마치 시골의 한 부분을 옮겨놓은 듯한 풍경이 펼쳐지더군요. 바로 마리 앙투아네트가 시골 생활을 경험해보고자 만든 일종의 간이 시골인 왕비의 촌락이었습니다.

왕비는 이곳에 머물면서 아마도 소꿉장난을 하는 심정이었을 겁니다. 그렇게 물정을 몰랐으니 시민들이 빵을 달라고 혁명을 일으켰을 때 빵이 없으면 고기를 먹으면 되지 않으냐고 반문을 했겠지요. 그런데 화려한 궁정 생활이 어땠기에 그녀는 궁에서 한참 떨어진 곳에 그런 공간을 만들었을까요? 어린 나이에 정략결혼을 하고 화려함과 사치만 가득했던 궁정 속에서 어쩌면 그녀는 고독하지 않을까요? 그렇기 때문에 끊임없이 시끌벅적한 파티를 열어 그 번잡스러움 속에 안주하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네요. 그녀가 정말로 눈물 젖은 빵을 한 번만이라도 먹어보았다면 그리도 허망하게 죽지는 않았을 텐데 말입니다.

사람들은 언제부터 빵을 먹었을까요. 아마도 그 첫 단추는 농경문화에서 시작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하지만 점차 먹다 남은 것을 보관하게 되고, 더 나아가 먹을 것을 안정적으로 마련할 필요가 생겼습니다. 그리하여 마침내 재배와 수확의 순환 고리를 발견하였고, 이를 실천하게 되었지요. 그러면서 인류는 점점 수렵과 채집이라는 생활에서 농경 생활로 그 패턴이 바뀌게 되었습니다. 이를 시작으로 정착 생활을 하게 되었고, 농사를 지어 안정된 식문화를 형성할 수 있는 기반도 만들었으며, 더불어 먹고 남은 것을 축적해서 부를 쌓을 줄도 알게 되었습니다. 부를 쌓은 후부터는 조금씩 신분의 격차가 만들어지고, 다시 신분의 격차는 우두머리를 중심으로 한 부족과 단체를 만들어내었으며 이들 부족과 사회는 조금씩 그 범위를 넓혀 결국 구가를 이루는 초석이 되었던 것이지요.

농경문화는 비단 사회적인 부분뿐 아니라 식생활에도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농경 생활과 함께 시작되어 지금까지 꾸준히 발전해온 먹을거리 가운데 하나가 바로 빵입니다. 농경 초기에는 곡물과 과일류가 자라는 곳에 삼삼오오 모여 살던 형태를 이루었고, 이것이 점점 인위적인 재배를 하는 단계에 이르죠. 그리고 다시 재배해서 수확한 것들을 저장하는 단계까지 발전하면서 인류는 큰 발견을 하게 됩니다. 바로 불의 발견입니다. 처음에는 어디선가 떨어진 벼락이 낸 불이 곡식을 익히고, 짐승을 익힌 것을 맛보는 데서 불의 효용가치를 알게 되었겠지요. 그리고 불이 있으면 동물이 무서워하고, 어둠도 쫓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 후에 인류는 불을 적극적으로 이용하게 되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불을 이용한 화식의 방법이 나타나게 되었고 우리가 지금 먹고 있는 빵은 화식과 저장의 방법 중 하나로 만들어진 먹을거리라고 볼 수 있습니다. 수확한 곡식을 저장하기 위해 일단 잘게 부수어 가루로 만들고, 이 가루를 그냥 섭취하다가 물에 개어 먹게 되고, 다시 물에 갠 것을 뭉쳐 익혀 먹는 단계에서 만들어진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초기의 빵은 지금의 것처럼 부드럽지도, 달지도 않은 구운 밀가루 덩어리였을 것입니다. 이러한 빵의 원형은 지금도 프랑스나 독일의 농경지대는 물론 때로는 인도나 아프리카 등 밀 문화권이 아닌 곳에서도 종종 발견됩니다. 효모를 넣어 부풀린 것이 아닌, 곡식가루를 뭉쳐 구운 형태의 빵, 인도의 난, 아프리카의 원주민들이 곡식을 저장하기 위해 둥글게 구운 형태의 빵 등 인류가 초기에 먹었던 빵의 원형은 지금도 세계 곳곳에 남아 있습니다.

오늘날처럼 풍미가 있고 부드러운 빵이 나오게 된 것은 유제품을 이용한 치즈와 더불어 발효가 되게 하는 효모라는 효소의 발견 이후부터입니다. 치즈가 소나 양의 젖이 일정 시간이 흐른 후 굳어졌을 때 여기에서 독특한 맛이 느껴지던 우연 속에서 발견된 것과 마찬가지로 효모 역시 물에 갠 밀가루가 부글거리며 팽창하는 과정에서 의도하지 않게 발견된 것입니다. 그리고 이 두 발견은 지금의 빵과 과자, 케이크 등의 음식이 발전하는 데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어쨌든 지금 빵은 밥만큼이나 우리 생활에 친숙한 것이 되었습니다. 독신자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간편식이기도 하면서 한참 자라나는 아이들에게는 중요한 간식 역할까지 톡톡히 해냅니다. 문득, 파리 노천카페에 앉아 바게트를 뜯어 먹던 일이 생각나네요. 아이로니컬하게도 그 카페 앞 광장은 옛날 마리 앙투아네트가 목이 잘렸던 단두대 자리였다고 했습니다. 지금은 커다란 오벨리스크가 대신 서 있지만요.

 

Food in My Kitchen

흑설탕 견과류 찜 케이크

보통 빵은 오븐으로 구워 만드는 것이 정석입니다. 하지만 스펀지 케이크의 경우는 굳이 오븐으로 구워 만들지 않고 찜통이나 전기밥솥을 이용해도 멋지게 완성됩니다.

* 박력분 150g, 베이킹파우더 2작은술, 흑설탕 100g, 달걀 3, 대추, (또는 통조림 밤), , 호두 잘게 부순 것 적당량씩, 식용유, 소금, 버터 약간씩

1. 박력분과 소금, 베이킹파우더는 체에 쳐서 가루를 내립니다.

2. 흑설탕을 중탕해서 녹인 뒤 달걀을 풀어 넣어 함께 잘 섞습니다. 이것을 밀가루에 넣고 씨를 빼서 채친 대추 삶아서 식힌 밤, 호두 잘게 부순 것, 잣 등을 함께 넣어 잘 반죽합니다. 이때 식용유를 약간 넣어주세요.

3. 작은 밥그릇에 반죽을 3/2정도 붓고 김이 오른 찜통에 30분 정도 찝니다. 전기밥솥으로 찔 경우 밥솥 안에 버터를 골고루 발라주고 반죽을 붓습니다.

4. 취사버튼을 40분 정도에 맞춰서 익힌 후 꺼내어 식힙니다.

 

 

Author's Choice - Restaurant

뒤샹

청담동의 뒤샹은 지나치게 현대적이지도, 그렇다고 고풍스럽지도 않은 딱 적절한 휴식공간의 모습을 갖춘 베이커리 숍이자 카페입니다. 이곳의 케이크는 일본인 셰프가 직접 개발, 매일 아침 만드는데 달콤한 맛이 부드럽게 넘어가며 잡맛 없이 깔끔하게 마무리되는 특징이 있습니다. 특히 콤뉴요커라는 치즈 케이크와 슈 파리지엔이라는 커스터드 크림이 듬뿍 든 슈는 인기가 좋아 종종 품절이 되곤 합니다.

케이크뿐 아니라 간단하게 즐길 수 있는 홈메이드 샌드위치와 각종 건강빵도 식사대용으로 인기가 좋은데 참치와 게살, 고추냉이 드레싱이 어우러진 상큼하면서도 감칠맛 나는 튜나 앤드 크랩 샌드위치’, 식빵에 모차렐라 치즈. 와인 통새우, 올리브오일, 바질 등을 첨가한 슈프림 카나페가 권할 만합니다. 대니시 빵에 버터를 듬뿍 넣은 프랑스 브루타뉴 지방의 대표적 빵인 크이니아만역시 인기가 높은 품목입니다. 특히 각 케이크에는 당도가 표시되어 있어 원하는 단맛을 골라서 먹을 수 있습니다. 부드러우면서도 과하지도 모자라지도 않은 맛에 종종 들르게 되는 곳입니다.

영동대교 방면에서 청담사거리로 직진, 사거리 바로 못미쳐 있는 녹색 길 골목으로 200미터 정도 올라가면 바로 찾을 수 있습니다. 02-3446-9007

 

 

세계 3대 산해진미 캐비아 & 트뤼플 & 푸아그라

Medical Tip

간에는 철분과 엽산 비타민 B, C가 풍부하게 들어 있습니다. 특히 푸아그라에는 인과 구리, 양질의 단백질이 풍부해서 스태미나 향상에 도움이 됩니다. 간에는 비타민 A가 당근의 10배나 들어 있기 때문에 눈이 좋지 않은 사람들과 여성들에게 특히 이로운 음식입니다. 하지만 특유의 냄새가 있기 때문에 조리 과정에서 주의해야 합니다.

버섯에는 인과 칼륨, 필수 미량원소가 풍부합니다. 그리고 생식이 가능하기 때문에 영양소를 최대로 살려서 섭취할 수 있지요. 일부 버섯에는 항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도 합니다.

 

만한전석과 물 만 찬밥

언젠가 중국 요리사를 다룬 만화에서 만한전석이라는 것을 본 적이 있었습니다. 코끼리와 독사, 제비둥지와 상어, 사향고양이까지 온갖 재료를 사용해서 만드는 요리로 자그마치 3일에 걸쳐서 맛보는 장면이 나오더군요. 만화적 묘사가 더해져서 더욱 그러했겠지만 보는 내내 꿀떡꿀떡 넘어가는 침을 주체할 수가 없었습니다. 결국 꼬르륵거리는 배를 잡고 먹을 것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참 이상하지요. 그날따라 마침 집에 아무도 없고, 그 흔한 중국집 전단지 하나 보이지 않는 겁니다. 라면이라도 끓여 먹을까 싶어 찾아보았지만 그 역시 없었고요. 전기밥솥에 남는 찬밥 한 덩이가 집 안에 있는 식량의 전부였습니다. 이미 온갖 산해진미를 눈으로 본 탓에 뱃속에서는 난리가 난 지 오래입니다. 밥 달라고요. 하는 수 없이 찬밥에 보리차를 부어 훌훌 말았습니다. 그러고는 잘 익은 총각김치와 마늘종 무침을 앞에 놓고 물 만 찬밥 한 덩이를 먹는데 세상에나! 그렇게 맛있을 수가 없었습니다. 만한전석 생각은 금세 달아나버리더군요. 그때는 며칠 뒤 만한전석을 차려준다고 해도 지금 눈앞의 찬밥 한 덩이와 바꾸고 싶은 생각이 없었습니다.

그게 참 이상합니다. 사람의 미각이란 정답이 없는지라 누구나 다 맛있다고 해서 나도 맛있는 것은 아니고 다들 맛없다며 쳐다보지도 않는 것을 정작 나는 없어서 못 먹지 않습니까. 문화권이 달라지면 더 그렇지요. 언젠간 대만에 갔을 때 어디선가 끊임없이 나는 냄새에 코를 싸맨 적이 있습니다. 바로 초두부 냄새 때문이었는데요, 쉽게 말해 삭힌 두부 요리로 우리나라 떡볶이처럼 길에서 쉽게 먹을 수 있는 음식입니다. 그런데 현지인들은 너무 맛있다는 그 초두부가 전 냄새만 맡아도 영 아닌 겁니다. 즐겨 먹는 사람들에게는 미안한 말이지만 열흘쯤 빨지 않은 걸레 냄새 같더군요. 반면 그들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먹는 김치며 장 냄새를 질색하며 싫어한답니다. 그 구수하고 맛깔스러운 냄새를요.

그러고 보면 사실 진미라는 것의 의미도 한번 다시 생각해보아야 할 필요는 있는 것 같습니다. 흔히 세계 삼대 진미하면 캐비아, 트뤼플, 푸아그라를 꼽는데 과연 이것들이 그렇게 맛있기는 한 걸까요? 솔직히 트뤼플은 잘게 썰어 소스로 만든 것을 푸아그라에 얹은 것을 먹어보았을 뿐 제대로 모양 잡힌 것은 못 먹어보았고 나머지 두 가지는 모두 먹어보았습니다만 그렇게 못 견디게 맛있는 음식은 아니었습니다. 그저 삼대 진미라니 , 이게 진미구나하면서 먹는 거지, 먹어도 먹어도 먹고 싶고 자꾸자꾸 손이 가는 음식은 아니었다는 거지요. 어쩌면 이건 제가 가지고 있는 진미에 대한 가치관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제게 있어 진미는 귀한 것이라기보다는 맛있는 것 쪽에 더 초점이 맞춰져 있거든요. 하지만 이들 세 요리의 진미는 아마 귀한 것이기 때문에 진미라 일컬어지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첫 번째, 트뤼플은 송로라고 불리는 버섯의 일종입니다. 송로버섯은 땅 속에서 자라기 때문에 돼지나 개의 후각을 이용해서 찾아내며 인공 재배가 불가능하고 그 양도 적어서 땅 속의 다이아몬드라고도 불린답니다. 향이 독특하고 값이 비싸서 버섯 자체를 요리에 사용하기보다는 주로 소스에 첨가해서 먹는다고 하네요. 검은색과 흰색의 두 종류가 있는데 특히 하얀 송로버섯을 식품의 보석이라고까지 부른다고 합니다. 거창하지요? 트뤼플은 고사하고 향 좋은 송이만 하나 있어도 참 좋겠는데 말입니다.

두 번째, 푸아그라는 잘 알려졌다시피 조금 잔인하게 만들어집니다. 오리를 옴짝달싹 못하게 가두어서 사육하면서 목에 깔대기를 꽂아 끊임없이 고단백의 사료를 집어 넣어줍니다. 그러면 운동을 못한 오리의 간이 비정상적으로 비대해지는데 이 간을 요리하는 것입니다. 일종의 지방간을 먹는 것이지요. 간에서 나는 특유의 냄새 때문에 싫어하는 사람도 있지만 부드럽게 넘어가는 맛에 마니아도 꽤 있다고 합니다. 정식으로 요리한 푸아그라를 먹어본 적이 있는데 부드럽고 맛이 있긴 했지만 그렇게 호들갑을 떨 만한 맛은 아니었습니다. 그냥 독특하게 혀끝에 감기는 맛이었다고 할까요?

마지막으로 캐비아는 철갑상어의 알을 소금에 절인 것입니다. 맛을 즐기기 위해 유리나 자개, 순금으로 만든 숟가락과 그릇을 사용하는, 그야말로 사랑스러운 음식입니다. 빵 등에 살짝 얹어 손을 이용해서 먹습니다.

생각해보면 이들 세 가지의 음식은 그 재료를 찾는 과정이 복잡하거나 재료 자체가 희귀해서 구하기가 힘들거나 조리하기가 까다로운 것이지 천상의 맛이라거나 둘이 먹다 하나 죽어도 모를 그런 맛은 아닌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진미를 만드는 것은 과연 누구일까요? 아마도 사람들이겠지요. 음식에 대한 사치는 날이 갈수록 심해져서 현대를 사는 우리들 역시 옷 젓가락에 금 대접, 상아 수저를 만들라고 했던 중국의 어느 왕에 버금가는 호사를 누리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음식의 궁극적인 목적은 신체의 활동을 원활하게 하고 건강에 도움이 되게끔 영양소를 공급하는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물 만 찬밥에 김치 한 덩이면 어떻습니까. 좋은 사람들과 다정하게 먹을 수 있으면 그게 산해진미요. 만한전석 아닐까요?

 

Food in My Kitchen

간전

푸아그라를 집에서 요리해 먹기는 힘들지만 쇠간이라면 충분히 요리해서 먹을 수 있습니다. 우유에 담가 간 특유의 냄새를 제거하는 것이 포인트입니다.

* 쇠간 600g, 우유 3, 달걀 4, 밀가루 녹말 약간씩, 실고추 약간

1. 소의 간을 준비해 핏물을 빼고 깨끗하게 씻은 뒤 적당한 크기로 잘라 우유에 한나절 정도 담가둡니다.

2.우유에 담갔던 간을 건져 흐르는 물에 헹구고 물기를 뺀 후 밀가루를 뿌리고 치대서 누린내를 가시게합니다.

3. 밀가루를 털어낸 간에 녹말을 얇게 묻히고 다시 달갈 푼 물로 옷을 입혀 지집니다. 지진 간전 위에 실고추를 얹어 장식합니다.

4. 초간장이나 양념한 겨자를 곁들이면 더욱 맛있게 먹을 수 있습니다.

 

Author's Choice - Restaurant

캐비아

캐비아를 구하기 힘들다는 편견은 이제 버리세요. 유통이 힘들었던 예전에는 머나먼 카스피 해의 철갑상어 알인 캐비아를 구하기가 힘들었고, 그래서 그만큼 귀했지만 최근에는 유통 구조가 좋아져서 얼마든지 싱싱하고 맛있는 캐비아를 구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크기와 품질에 따라 가격대도 다양해서 주머니 사정에 맞게 골라서 살 수 있지요. 사실 캐비아는 미리 포장해서 파는 제품은 아닙니다. 프랑스에서 가장 유명한 캐비아 숍인 페트로시안에서는 절대 미리 포장한 캐비아를 팔지 않고, 그 자리에서 담아 판매할 정도이니까요. 하지만 카스피 해에서 멀리 멀리 떨어진 우리나라에서는 그렇게 캐비아를 구하지는 못하고, 백화점의 매장에서 미리 포장된 것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현대백화점 본점과 무역점 지하, 혹은 신세계백화점의 스타 슈퍼에서 다양한 종류의 캐비아를 만날 수 있습니다. 이제, 고급 레스토랑에서 맛보았던 캐비아 요리를 집에서 간단하게 즐겨보세요. 캐비아를 흑빵에서 살짝 얹어서 먹거나 달걀 요리와 더불어 즐긴다면 그런 호사가 또 없겠지요? 그게 가끔 맛있게 먹는 방법이라는군요. , 참고로 캐비아를 뜨는 스푼은 순금이거나 혹은 나무 등이 좋고, 금속이 아닌 것이어야 한다네요, 그래야 맛을 더 잘 살린다나요?

지하철 3호선 압구정역 현대백화점, 지하철 3호선 고속터미널역 신세계백화점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항암 효과와 성인병 예방 효과 차

Medical Tip

차의 효능은 아직 밝혀지지 않은 것이 더 많습니다. 다만, 항암 효과를 비롯한 성인병 예방과 비만 억제, 중금속과 니코틴 해독 등에 효과가 있다는 점만 밝혀졌을 뿐이죠. 차에는 폴리페놀, 카페인, 아미노산, 그 외에 여러 무기질이 풍부하게 들어 있고, 피를 맑게 합니다. 또한 저항력을 키워주기 때문에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누구에게나 유용한 음료지요. 다만 녹차의 경우 몸을 차게 하는 성질이 있기 때문에 몸이 찬 사람들은 삼가는 것이 좋고, 각종 대용차인 대추차, 모과차, 유자 등의 경우는 설탕으로 당장을 한 것이기 때문에 단 음식을 자제해야 하는 사람들은 양을 조절할 필요가 있습니다.

 

잔속에 출렁이는 유토피아

향 숯에 불을 붙여 향로에 넣고 그 위를 향재로 잘 덮습니다. 그리고 투명한 향판을 얹은 후 침향을 조금 올려둡니다. 곧이어 올라오는 가느다란 연기, 은은한 향이 공간을 맴돕니다. 뜨거운 물로 한번 씻어낸 다호에 찻잎을 넣고 펄펄 끊는 물을 붓습니다. 차가 우러나기를 기다려 차를 따르고, 공간 가득 퍼진 침향과 차의 향을 함께 마십니다. 무성 영화처럼 고요하게 진행되는 그 동작이 마치 한 폭의 수묵화 같습니다.

차의 역사는 오래되었습니다. 인류가 가장 먼저 마시기 시작한 음료 중 하나인 차는 중국을 기원으로 하여 이미 오늘날에 이르러서는 커피와 더불어 세계적인 음료가 되었습니다. 차에는 폴리페놀, 카페인, 아미노산, 그 외에 여러 무기질이 풍부하게 들어 있습니다. 피를 맑게 하고 저항력을 키워주기 때문에 각종 공해에 노출되어 있는 현대인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음료입니다.

이러한 차의 작용은 기원전 중국의 신농씨가 차를 해독제로 썼다는 기록에 가장 먼저 나타납니다.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동의보감>에도 차는 해독과 이뇨작용을 하고 머리를 맑게 하며 갈증을 해소한다고 나와 있습니다. 특히 최근 들어 차에 항암 효과를 비롯한 성인병 예방, 비만 억제, 중금속과 니코틴 해독, 변비 예방, 피로 회복 등의 효능이 있음이 과학적으로 증명되었습니다.

우리나라와 중국, 일본에는 모두 차 문화가 있지만 우리나라의 차 문화는 다른 나라에 비해 발전이 더딘 편이었습니다. 주로 선방에서 이루어졌던 다도가 불교 억압정책으로 오랫동안 밖으로 드러나지 못한데다가 굳이 무언가를 우려마시지 않아도 충분히 깨끗하고 좋은 물을 마실 수 있는 자연 환경 덕분입니다. 반면, 다양한 환경이 공존하던 중국이나 물이 좋지 않았던 일본의 경우는 제각각 특징을 가지고 차 마시는 법이 발전하였습니다.

중국에 갔을 때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그들의 생활 속에 깊이 침투한 차 문화였습니다. 분명 중국 내에도 커피 전문점이 있고 그들 역시 차 외에 다른 음료도 마시기는 하지만 정말 차는 중국과 중국인들에게서 절대 떼놓을 수 없는 필수품이더군요.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작은 차통을 들고 다니며 수시로 마실 뿐 아니라 곳곳에 차관도 성업하고 있었습니다. 마치 우리나라의 명동 거리를 걷는 사람들 반 정도가 손에 커피를 하나씩 들고 다니는 것 같은 풍경이 중국에서는 차통을 들고 다니는 모습으로 재현되더군요. 어디를 가나 가장 먼저 차부터 나오고요. 그 점이 참 인상 깊었습니다. 유난히 기름진 음식이 많은 그들이지만 그들에겐 풍부한 차가 있으니 조물주는 또 그렇게 균형을 맞춰주는가 보다 싶었습니다. 이미 중국인들의 삶과 떼놓을 수 없는 중국차는 차의 발효도에 따라 크게 여섯 가지로 나뉘게 됩니다. 불발효차인 녹차, 찻잎을 그대로 말린 백차, 발효도가 낮은 황차와 청차, 발효도가 높은 홍차 그리고 가장 발효도가 높은 흑차가 그것입니다.

녹차는 뜨거운 열로 쪄서 만든 차로 비타민과 타닌의 함유량이 높아 항균 작용을 하고 저항력 증강에 효과가 있습니다. 가장 흔하게 마시는 차 중 하나이지요. 요즘에는 슈퍼마켓에서도 인스턴트 녹차를 흔히 사서 마실 수 있으니까요. 그런데 녹차 자체가 몸을 차갑게 하기 때문에 냉녹차는 그다지 권장할 만한 것은 아니라고 하더군요. 백차는 어린 찻잎을 그대로 건조해서 만든 차로 향이 맑고 깨끗해서 산뜻한 느낌으로 마실 수 있으며, 황차는 약하게 발효한 차로 은은하고 순한 단맛이 부드럽게 감기는 특징을 지니고 있습니다. 청차와 홍차는 각각 반발효차와 전발효차라고 하는데 다양하고 깊은 맛과 향을 가지고 있습니다. 흑차는 가장 맛이 진한 후발효차로 숙취해소와 소화 촉진에 탁월한 효과가 있고 특히 체중 감량에 효과를 나타냅니다. 이 중 녹차와 홍차 그리고 보이차로 대표되는 흑차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알고 즐기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백차나 황차, 청차는 많이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이러한 차의 맛과 향을 좀 더 즐기기 위해서 간단한 음식을 곁들이기도 하는데 이런 차 음식은 진하지 않고 가벼우면서 차의 맛과 향을 더욱 깊게 느낄 수 있도록 해줄 뿐만 아니라 그 자체만으로도 영양이 가득하여 건강을 챙기는 식사대용으로 알맞습니다. 흔히 우리나라에서는 송홧가루, 밤가루, 콩가루, 깨가루 등을 꿀에 반죽해서 다식판에 찍고 문양을 만들어 차와 함께 즐깁니다. 이런 음식을 다식이라 하는데, <성호사설>에 보면 신라. 고려 시대 때 차를 마시는 풍습이 널리 퍼졌는데, 여기에 곁들여 먹던 달콤한 과자류라고 다식을 설명해놓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다식이 꿀과 각종 가루를 섞어 만든 달콤한 한입 거리 과자류였던 것에 비해 중국이나 일본은 말리 견과류나 달콤한 전병, 설탕을 묻혀 말린 과일, 금평당 등 그 종류가 조금 다르다는 차이가 있습니다. 특히 중국의 경우는 차의 역사가 오래된 만큼 차와 다식 자체가 하나의 문화로 형성되어 이어져오고 있지요. 그에 비해 우리나라의 다식 문화는 그다지 길거나 다양한 편은 아닙니다. 차 문화 자체가 발전을 더디한 탓에 곁들이는 다식 역시 발전하지 못한 까닭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차를 접하는 인구가 늘어나면서부터는 차와 함께 즐기는 다식도 조금씩 다양성을 추구하고 있는 것이 요즘의 모습니다.

보통 차는 오감으로 즐긴다고 합니다. 귀로는 찻물 끊는 소리를, 코로는 향기를, 입으로는 맛을, 눈으로는 차와 다기를 감상하고 손으로는 다기의 감촉을 느끼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건강을 생각한 다찬과 귀환 침향이 함께한다면 그곳이 곧 무릉도원이 되지 않을까요?

 

Food in My Kitchen

찻잎무침

우려마시고 난 찻잎은 그냥 버리기에는 아깝습니다. 목욕할 때 목욕물로 사용하거나 냉장 고 등의 탈취제로 이용하는 것도 좋지만 매콤하게 무쳐서 먹으면 쌉쌀한 맛이 입맛을 돋워 줍니다.

* 우리고 남은 찻잎 적당량, 고추장 참기름 설탕 약간씩

1. 찻잎은 찬물에 헹궈서 꼭 짜둡니다.

2. 참기름을 넣고 살짝 볶다가 고추장과 설탕을 넣고 버무리듯 볶습니다.

3. 취향에 따라 깨를 뿌려도 좋고 가다랑어포 우린 국물을 약간 넣어 간을 해도 좋습니다.

 

 

Author's Choice - Restaurant

천재향

청담동의 티하우스 천재향에서는 고품질의 6대 중국차뿐 아니라 고급 차로 만든 다양한 웰빙 음식을 맛볼 수 있습니다. 화학조미료를 전혀 쓰지 않고 오직 차와 자연이 준 재료만으로 순수한 맛을 더한 대홍포 죽인 대홍지순’, 보이차와 닭고기 완자가 부드럽게 어우러져 속을 따뜻하게 해주고 원기를 보해주는 천상미각’, 철관음을 넣어 지은 밥과 치로 만든 달콤한 소스가 어우러진 쌀 케이크의 황후지사는 이름만큼이나 입 안에 호사스럽고 고급스런 만족감을 줍니다. 또한 봉황단총의 향그러운 차 맛을 살려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차 셔벗인 설원지란과 달콤한 봉황단총소스와 어우러진 요구르트 젤리인 봉황지구는 중국차를 접한 적이 없어 차 맛에 익숙하지 않아 조심스러운 사람들에게 부담 없이 다가가 차의 맛과 향을 전해주는 건강 메뉴입니다. 차를 즐기면서 가벼운 요깃거리까지 함께 해결할 수 있기 때문에 혼자서도 부담 없이 찾을 수 있습니다.

청담사거리에서 녹색길을 따라 30미터 정도 올라가면 찾을 수 있습니다. 02-514-0874

 

혈액순환과 노폐물 배출 돕는 카페인 커피

Medical Tip

커피를 처음 마시기 시작한 사람들은 음료가 아닌 약으로 커피를 먹었습니다. 커피를 마시면 힘이 나고 정신이 맑아짐을 느꼈기 때문입니다. 이는 커피 안에 들어있는 성분들 때문인데요, 커피에는 불필요한 지방을 분해하고 이뇨 작용을 돕는 성분이 들어 있어서 혈액순환과 노폐물 배출에 도움이 됩니다.

간혹 예민한 사람들은 커피를 마시고 지나치게 가슴이 뛰는 것을 느끼거나 숨이 가쁠 정도로 순환이 되는 것을 느끼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는 커피 안에 함유된 카페인 때문인데요, 카페인은 혈관 수축과 점성을 가진 분비물을 멎게 하는 효과가 있으므로 천식에도 효과를 보이기도 합니다. 또한 간 기능을 활발하게 하므로 숙취해소에 도움이 되고 항우울 기능이 있기 때문에 적당히 마시면 오히려 건강에 도움이 됩니다.

 

악마처럼 검고 지옥처럼 뜨거우며 사랑처럼 달콤하다

동양은 차로 상류사회의 응접실을 침투했고, 커피로 그들의 뇌를 침투했다.’

1936년 폴 모랑이 <인도 항로>라는 저서에서 쓴 커피에 대한 단상입니다. 수천 년 전부터 에티오피아의 고원지대에서 자생하던 커피나무는 홍해 건너 예멘 땅에 이식되었고, 곧 전 세계로 퍼져 나갔습니다. 그리고 15세기 이후, 대중에게 그 모습을 온전히 드러내기 전까지 커피는 잠을 쫓는 약제로, 혹은 특정 계층의 특권으로 존재하였습니다. 하지만 대중에게 모습을 드러낸 이후, 커피는 빠르게 전파되었고, 오늘날에는 물 다음으로 많이 소비되는 음료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그토록 오랫동안,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것은 커피에 그만한 매력이 있기 때문입니다. 나라마다, 지역마다 마시는 방법의 차이는 있을지 몰라도, 커피가 주는 즐거움은 한결같았던 것이지요. 커피가 처음 발견된 것은 에티오피아의 염소 치는 소년에 의해서였습니다. 칼디라는 이름을 가진 소년은 어느 날, 기르고 있던 염소들이 마치 흥분하여 춤을 추듯 사방을 달리는 것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리고 곧, 염소들이 숲 속에 있는 나무의 붉은 열매를 먹고 나서 흥분을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지요. 소년은 그 열매를 직접 따서 먹어보게 됩니다. 그러자 곧 힘이 나면서 정신이 맑아지는 것을 깨닫지요. 이후 이 열매는 에티오피아 사원에서 잠을 쫓는 음료로서 사용되게 되는데 이게 커피의 기원입니다. 이렇게 발견된 커피는 예멘으로, 다시 오스만투르크라는 거대 제국을 건설했던 터기에 의해 유럽 곳곳으로 퍼져 나갔고, 때로는 성스러운 음료로, 또 때로는 악마의 유혹으로 불리며 조금씩 기호음료의 하나로 자리 잡기 시작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먼저 커피를 마신 사람은 고종황제입니다. 러시아 공사관에서 머물 당시 손탁 여사에 의해 커피를 맛본 고종황제는 그 후 커피 맛에 매료되었다고 합니다.

커피의 재배 지역은 남북위 25도 사이의 강수량이 1500mm가 넘는 열대와 아열대 지방입니다. 이 지역을 지도에서 보면 하나의 띠처럼 되어 있다 해서 커피 벨트라고 부른다네요. 이 커피 벨트 지역에서도 해발 1500~3000m의 고산지대에서는 특히 질 좋은 원두가 생산되는데 브라질, 콜롬비아, 자메이카, 탄자니아의 킬리만자로 등이 그 지역에 속합니다. 이러한 기후 조건이 갖추어진 곳에서만 커피나무가 자라는데 커피나무의 재배는 대부분 우기에 이루어집니다. 묘목을 옮겨 심고나면 커피나무는 금세 자라는데 꽃이 피기가 무섭게 빨간 열매가 열립니다. 이 커피나무의 열매는 그 빛깔 때문에 체리라고 부르지요. 이 커피 체리 안에는 커피 빈이 들어 있고, 이 커피 빈이 우리가 마시는 커피입니다. 커피 빈을 얻기 위해서 체리를 다루는 방법은 물을 이용하는 습식법과 태양을 이용하는 건식법의 둘 중 한 방법으로 이루어집니다. 보다 완전하고 질 좋은 커피를 얻기 위해서는 물에 체리 빈을 넣어 불린 후 과육을 제거하는 습식법이 태양 아래서 건조한 후 과육을 벗기는 건식법보다 유용합니다. 커피 빈에 상처가 덜 나는데다 이물질 제거가 보다 잘 되기 때문입니다.

과육을 벗긴 커피 빈은 크기가 상태에 따라 분류가 되고 로스팅이라는 과정을 거쳐야 비로소 우리가 맛볼 수 있는 커피 원두의 상태가 됩니다. 로스팅이란 커피 고유의 맛과 향을 끌어내기 위해 볶는 과정을 말하는데 푸른색의 생두는 로스팅을 거치면서 점점 다갈색으로 변하고, 콩 자체에서 오일 성분이 배어나와 매끈해지며 향이 짙어지게 되지요. 로스팅이 끝난 원두는 재빨리 냉각시켜야 그 맛과 향이 오래도록 지속됩니다.

이렇게 볶은 커피는 분쇄하여 물을 통과시켜 액체를 뽑아내게 되는데 분쇄되는 정도에 따라서 커피의 맛과 향이 달라지므로 잘 조절해야 합니다. 커피 안에 들어 있는 성분들 역시 로스팅 정도, 그라인딩 정도에 따라 맛이 달라지기 때문에 자신에게 맞는 커피를 만나기란 그다지 쉬운 일이 아닙니다. 하지만 조금씩 바뀌는 커피 맛을 음미하다 보면 어느새 그 안에 숨어 있는 다양한 맛과 멋에 빠져들기도 합니다. , 커피를 이교도의 음료라 하여 금지시키려다 그 맛에 자신이 반해서 결국 커피에 세례를 주고 만 클레멘트8세 교황처럼 말이지요.

악마처럼 검고, 지옥처럼 뜨거우며, 천사처럼 아름답고, 사랑처럼 달콤하다‘(프랑스 작다 타테랑의 커피예찬 중에서) 하는 커피, 이미 커피는 단순히 마시는 음료가 아닌 현대인들을 지칭하는 하나의 아이콘이 되어버린 것일지도 모릅니다. 사실 저 역시 몹시 피곤하거나 졸린 날이면 커피가 생각나곤 합니다. 그리고 이상하게도 비 오는 날이면 창가가 멋진 카페에 앉아 있어야 할 것만 같은 센티멘털한 기분도 들고요. 미디어가 만들어낸 이미지의 환상에 빠져 그런 것이라고 할지는 몰라도 확실히 커피 안에 다량 함유된 카페인은 기분을 상승시키는 작용을 어느 정도 하는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카페인에 민감한 편이라 한 잔만 마셔도 심장 박동수가 빨라지는 것을 느끼기는 하지만 말입니다.

그럼에도 이상하게 기름기 많은 고기류의 음식을 먹고 나면 왜 꼭 커피가 생각나는 걸까요? 그것도 설탕과 인스턴트 크림을 듬뿍 넣은 자판기 커피가요. 조건반사 신경이 작동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네요. 그리고 그게 커피가 가진 매력이고 마력이라면 할 말 없습니다. 커피의 본능은 유혹이거든요.

 

Food in My Kitchen

커피셔벗

달콤하고 쌉싸래한 커피와 새콤한 맛이 도는 레몬 절임으로 만드는 커피셔벗은 의외로 만

들기 쉬우면서도 접대용으로 훌륭한 여름 디저트가 됩니다.

* 인스턴트 커피가루 4큰술, 2, 설탕 2, 레몬 껍질 1개 분량

1. 커피에 물 1컵과 설탕 1컵을 넣은 후 섞어서 얼립니다.

2. 얼린 커피는 2시간 간격으로 꺼내어 숟가락으로 긁어 셔벗을 만들어둡니다.

3. 레몬 껍질은 깨끗하게 씻어 잘게 자른 후 설탕 1, 1컵을 넣고 졸입니다.

4. 셔벗에 레몬 껍질 조린 것을 골고루 섞습니다.

 

Author's Choice - Restaurant

허형만의 압구정 커피집

허형만의 압구정 커피집에서는 각 나라에서 습식법으로 수확된 아라비카 원두를 그린 빈 상태로 수입합니다. 그리고 모양도, 크기도 조금씩 다른 그린 빈을 각각 로스팅하고 블렌딩하며 알맞은 커피를 만들어냅니다. 다른 맛과 맛이 만나서 좀 더 좋은 맛이 되고,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맛이 어우러져 특별한 향과 맛을 낼 때마다 이곳의 커피는 한 단계씩 더 진화합니다. 그래서인지 이곳에서는 품종과 로스팅 정도, 농도까지 지정해서 커피를 주문하는 손님들이 꽤 많습니다. 그리고 오히려 그런 손님을 더 반기는 집이기도 합니다. 특히 이곳의 에스프레소는 에스프레소에 대한 종전의 인식을 모두 바꾸어놓을 만큼 짙고 농후한 향고 깊은 맛이 일품입니다.

또 집에서 먹더라도 매장에서 먹는 것과 동일한 맛으로 커피를 즐길 수 있도록 커피에 대해 알 수 있는 강좌도 마련되어 있습니다. www.design.co.kr스토리 숍에서도 허형만의 갓 볶은 커피를 만나실 수 있습니다.

3호선 압구정역 6번 출구에서 현대백화점을 지나 쭉 걸어오다 보면 보이는 낮은 상가 건

1층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02-511-5078

 

몸과 마음의 약 와인

Medical Tip

와인, 그중에서도 레드와인 안에는 폴리페놀이라는 성분이 들어 있는데 이 성분은 감기 바이러스 등에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또한 케르세틴이라는 성분은 항암 효과가 있으며 그 외에 레드와인 안에 포함된 효소들은 장 내의 박테리아 제거, 해독 등에 효과가 있기 때문에 매일 조금씩 섭취할 경우 건강에 도움이 됩니다. 무엇이든 과한 것은 좋지 않으니 과음은 삼가되, 심장을 비롯한 신체의 건강을 위해 매일 레드와인 한 잔씩 즐겨보시는 건 어떨까요?

 

신의 축복인가, 악마의 저주인가

인류가 가장 먼저 마신 술은 아마도 와인일 것입니다. 맥주는 효모가 발견된 이후 만들어지기 시작했고, 인류가 가장 먼저 맛볼 수 있었던 것은 아마도 과일이 스스로 발효되어 만들어진 술이었을 테니 말입니다. 와인의 원료가 되는 포도의 껍질에는 천연 이스트가 생식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으깨진 채로 두면 포도 안에 있는 단맛의 포도당과 천연 이스트가 발효되어 술이 만들어지게 됩니다. 그러므로 최초의 포도주는 인간이 스스로 압착, 발효시켜 만든 것이 아니라 포도 더미에서 자연적인 발효를 통해 만들어 졌다고 보는 것이 더 맞습니다.

인간이 원시 시대 때부터 술을 마셨다는 것은 추측이고, 현재 남아 있는 술과 관련된 유물로는 기원 6000년경부터 만들어 먹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다마스커스 남서쪽에서 발견된 과일 압착기가 그것인데, 과일을 압착해 즙을 짠 뒤 발효시켜 마셨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는 유물입니다. 기원전 2500년경에는 이집트에서도 포도를 재배해 포도주를 만들어 마셨고, 페키니아의 시리아, 이집트 등은 기원전 1500년경 와인으로 서로 왕래하고 교류하기도 하였습니다.

제조와 보관 방법은 다양하게 발전시킨 소아시아 지방의 와인 문화는 그리스 로마로 넘어오면서 획기적이라 할 만큼 발전하게 되었습니다. 보관법, 제조법, 포도 재배법, 품종 개량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로마인들은 와인을 세분화, 세밀화 해 발전시켰고, 이러한 와인은 로마의 중요한 무역 상품이었습니다. 특히 유럽 전반에 걸쳐 광범위한 영토를 확장했던 로마 제국은 지금의 프랑스, 포르투갈, 스페인 등지에 의도적으로 포도나무를 많이 심어 재배하였고 이들은 하나의 포도원을 이루며 점점 규모가 확대되었습니다. 그리고 이것이 오늘날 유럽 포도주 생산의 기반이 되었지요. 그 후 콘스탄틴 황제의 기독교 공인 이후 포도주는 교회 행사와 미사에서 중요한 한 부분을 차지하게 되었습니다. 그중에서도 성찬용으로 사용되는 포도주가 유난히 소중하게 취급되었기 때문에 자연히 종교 단체인 수도원과 교회를 중심으로 포도 재배가 이루어졌습니다. 그리고 양조 기술 역시 각 종교단체에 따라 조금씩 다르게 발전, 전승되어오게 됩니다.

이러한 와인은 16세기 이후 선교사들에 의해 세계 각국으로 퍼져나가기 시작했는데 우리나라의 경우는 포도 자체가 늦게 유입되었기 때문에 와인 역시 그 역사가 그다지 길지 않습니다. 다만 고려의 충렬왕이 장인인 원나라 세조에서 포도주를 하사 받았다는 기록이 있는 것으로 미루어보아 동양에서도 포도로 꽤 오래 전부터 술을 만들어 먹었음을 짐작할 수 있을 뿐입니다.

와인에는 여러 가지 인체에 유익한 성분들이 들어 있는 것으로 밝혀져 있습니다. 때문에 10여 년 사이에 와인의 소비량과 와인이 차지하는 위치가 급격하게 변해왔습니다. 상류계급의 전유물처럼 여겨졌던 와인이 이제는 일반 대중도 스스럼없이 즐길 수 있는 와인 문화로 폭 넓게 형성되었고 그로 인해 와인에 대한 인식도 많이 변하였습니다.

와인을 구분하는 가장 흔한 방법은 색깔로 분류하는 것입니다. 투명한 것에서부터 옅은 노란색, 조금 진한 노란색, 황금색, 호박색 등의 색깔을 띠는 것을 화이트와인이라고 합니다. 화이트와인은 청포도나 적포도를 이용해 만드는데 포도를 으깨어 압착 과정을 거친 뒤 나온 주스를 발효한 것입니다. 차게 마셔야 제 맛이 나며 순하고 부드러워 생선 요리에 곁들이면 제격입니다. 레드와인은 붉은 벽돌색, 자주색, 루비색, 적갈색을 띠는데 화이트 와인과는 달리 껍질과 씨를 함께 발효시켜서 약간의 떫은맛과 깊은 맛이 함께 납니다. 알코올 농도는 화이트와인보다 조금 높고 상온에서 제 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화이트와인과 레드와인의 중간 정도 와인이 옅은 붉은색 혹은 분홍빛을 띠는 로제와인입니다. 껍질을 넣고 함께 발효시키다가 어느 정도의 시간이 흐른 후 껍질을 제거해 발효시키기 때문에 맛은 화이트와인에 가깝습니다. 또 다른 구분 방법은 제조 방법에 의한 것인데 여기서 일반 와인과 샴페인이 분류됩니다. 샴페인은 발포성 와인으로 일반 와인에 다시 설탕을 추가해 인위적으로 발효를 유도하는 과정을 거친 와인을 말합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와인은 안에 기포가 생기게 되는데 이 중에서도 프랑스 상파뉴 지방에서 생산되는 것을 특별히 샴페인이라고 부릅니다.

와인은 포도 외에 다른 첨가물이 들어가지 않은 순수한 과일 술이므로 다른 술보다 영양학적으로도 성분이 뛰어납니다. 비타민과 무기질이 풍부하고 몸 안의 각종 질병을 만드는 활성산소를 제거하는 기능이 있습니다. 다만 한 가지 주의할 것은 무리한 섭취는 결코 건강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사실 술을 취할 때까지 마시는 것은 좋은 술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는 말도 있습니다. 그만큼 술은 취하는 것이 아니라 즐기는 것입니다. 하지만 아직도 대다수의 사람들은 취해서 인사불성이 될 때까지 마셔야 술을 제대로 마셨다고 생각하는 인식을 가지고 있지요. 하지만 술에 취하는 행위는 남은 차치하고 일단 자신의 건강에 치명적임을 알아야 합니다. 가끔 와인 한 잔에 기분 좋게 귀가를 하다가 곤드레만드레 취해서 자기 몸도 못 가누는 사람을 만나면 기분이 썩 좋지는 않더군요. 그런 생각이 듭니다. 술은 분명 신이 인간에게 준 기막힌 선물이고 축복이지만, 양날을 가진 칼처럼 그 선을 조금만 넘으면 금세 악마가 준 저주로 변한다고요. 칼에 베지 않으려면 무엇보다 균형을 잘 잡고 조심해야겠지요. 그것만 잘 지킨다면 충분히 행복하게 누리고 즐길 수 있지 않을까요? 신의 축복을 말입니다.

 

Food in My Kitchen

와인젤리

와인으로 젤리를 만드는 것은 의외로 쉽습니다. 과즙을 섞으므로 알코올 함량도 낮아지면서 색이 고와 디저트로 적당합니다.

* 가루 젤라틴 50g, 와인 400ml, 사과주스(또는 배주스) 100ml, 거품 낸 생크림 허브 잎 약간씩, 냉동 산딸기5~6

1. 젤라틴은 따뜻한 물에 불립니다.

2. 와인과 사과주스를 섞고 그 안에 불린 젤라틴을 넣어 섞습니다. 단맛을 원하면 이때 설탕도 함께 넣어서 섞으면 됩니다.

3. 틀에 넣고 냉동실에서 2시간쯤 얼려서 굳힌 후 냉장실로 옮겨 좀 더 굳도록 합니다.

4. 젤리 위에 생크림을 적당히 짜 얹고 산딸기와 허브 잎을 올려 장식합니다.

 

 

Author's Choice - Restaurant

르클럽드뱅

()와인나라에서 운영하는 르클럽드뱅와인 클럽이라는 의미를 가진 와인 복합 문화 공간으로 마치 프랑스 고급 살롱에 들어온 것 같은 기분을 만끽 할 수 있는 곳입니다.

400~600여 종의 세계 각국 와인을 합리적인 가격에 구입할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소믈리에로부터 컨설팅도 받을 수 있어서 자신에게 맞는 와인을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특히 와인을 처음 접하는 사람들에게는 더욱 자세하게 안내하여 실패하지 않고 무난하게 와인의 세계로 입문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 때문에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습니다. 특히 와인은 비싸다고 다 좋은 것도 아니고, 수확 연도에 따라 맛있는 와인이 만들어지므로 저렴한 와인 중에서도 맛있고 좋은 것을 찾을 수 있습니다. 이제 손쉽게 내게 맞는 와인을 찾아 즐겨보세요.

삼성동 인터컨티넨탈 호텔 지하 아케이드에 있습니다. 02-558-98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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