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漢字)

과전이하(瓜田李下)

임기종 2023. 2. 16.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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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전이하(瓜田李下)

:오이 과. :밭 전. :오얏 리. :아래 하.

 

오이 밭에서 신을 고쳐 신지 말고

오얏나무 아래서 갓을 고쳐 쓰지 말라

즉 의심받을 짓은 처음부터 하지 말라는 말.

 

원말은 瓜田不納履 李下不整冠(과전불납리 이하부정관)이다. 같은 뜻으로 瓜田履 李下冠(과전리 이하관 )이 있다. 列女傳((열녀전), 文選(문선) 樂府篇(악부편)에 나오는 말이다.

 

전국 시대 주나라 열왕烈王 6(B.C. 370), 나라 위왕威王 때 일이다. 위왕이 즉위한지 9년이 되었지만 간신 주파호가 국정을 제멋대로 휘둘러 왔던 탓에 나라꼴이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어지러웠다. 그래서 이를 보다 못한 후궁 虞姬(우희)가 위왕에게 아뢰었다.

전하, 주파호는 속이 검은 사람이오니 그를 내치시고 북곽北郭선생 같은 어진 선비를 등용하시오소서.”

이 사실을 알게 된 주파호는 우희와 북곽 선생은 전부터 서로 좋아하는 사이라고 우희를 모함하기 시작했다. 위왕은 마침내 우희를 옥에 가두고 관원에게 철저히 조사하라고 명했으나 이미 주파호에게 매수된 관원은 억지로 죄를 꾸며내려고 했다. 그러나 위왕은 그 조사 방법이 아무래도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래서 위왕이 우희를 불러 직접 묻자 그녀는 이렇게 대답했다.

전하, 臣妾(신첩)은 이제까지 한마음으로 전하를 모신 지 10년이 되었사오나 오늘날 불행히도 간신들의 모함에 빠졌나이다. 신첩의 결백은 靑天白日(청천백일)과 같사옵니다. 만약 신첩에게 죄가 있다면 그것은 오이 밭에서 신을 고쳐 신지 말고(瓜田不納履) 오얏나무 아래서 갓을 고쳐 쓰지 말라(李下不整冠)’고 했듯이 남에게 의심받을 일을 피하지 못했다는 점과 신첩이 옥에 갇혀 있는데도 누구 하나 변명해 주는 사람이 없었다는 신첩의 부덕한 점이옵니다. 이제 신첩에게 죽음을 내리신다 해도 더 이상 변명치 않겠사오나 주파호와 같은 간신만은 내쳐 주시오소서.”

위왕은 우희의 충심어린 호소를 듣고 이제까지의 악몽에서 깨어났다. 그러자 위왕은 당장 주파호 일당을 삶아 죽이고 어지러운 나라를 바로잡았다.

 

매사를 미리 알아 대처를 한답시면

훗날에 걱정할 일 조금은 줄일텐데

소인은 이를 알지 못하네 발등의 불만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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