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漢字)

교주고슬(膠柱鼓瑟)

임기종 2023. 3. 9.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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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주고슬(膠柱鼓瑟)

 

:아교 교, :기둥 주, :북 고, :거문고 슬

 

고지식하여 조금도 변통성이 없음의 비유.

 

史記(사기) 廉頗 藺相如列傳(염파 인상여열전)에 나오는 말이다.

 

조나라에 趙奢(조사)라는 훌륭한 장군이 있었다. 그에게 ()이라는 아들이 있어 병서를 가르쳤는데 매우 영리하여 뛰어나게 병법을 잘 알았다. 그러나 조사는,

전쟁이란 생사가 달린 결전으로 이론만으로 승패가 결정되는 것이 아니다. 병법을 이론적으로만 논하는 것은 장수가 취할 태도가 아니다. 앞으로 괄이 장수가 된다면 조나라가 큰 변을 당할 위험이 있다.”

하며 부인에게 나라에서 조괄을 대장으로 삼지 않도록 말려 달라는 유언까지 했다. 뒷날 진나라가 조나라를 침략하면서 첩자를 보내 유언비어를 퍼뜨렸다.

조나라 염파 장군은 늙어서 싸움을 하기 두려워하기 때문에 두려울 것이 없다. 다만 진나라는 조괄이 대장이 될 것을 두려워하고 있다.”

이 유언비어에 빠진 조나라 왕은 염파 대신 조괄을 대장으로 임명하려고 했다. 그러나 藺相如(인상여)가 극력 반대하면서,

임금께서는 그 이름만 믿고 조괄을 대장으로 임명하려는 것은 마치 膠柱(기둥)을 아교로 붙여 두고 거문고를 타는 것과 같습니다. 괄은 한갓 그의 아버지가 준 병법을 읽었을 뿐, 때에 맞추어 변통할 줄을 모릅니다.”(膠柱鼓瑟)

그러나 임금은 그토록 신임하던 인상여의 말도 듣지 않고 조광을 대장에 임명하였다. 조괄은 대장이 되는 그날로 병서에 있는 대로 하여 전부터 내려오는 군영들을 뜯어고치고 참모들의 의견을 듣지도 않고 자기주장대로만 작전을 전개했다. 실전 경험이 전혀 없는 조괄은 이론만으로 작전을 감행한 끝에 40만이라는 대군을 몽땅 죽이는 중국 역사상 최대 최악의 참패를 가져왔다.

거문고의 기둥을 풀로 붙여 고정해두고 거문고를 타니 조율을 할 수 없게 되어 소리가 제대로 날리가 없었다.

 

아무리 큰 지식도 지혜보다 못하고

아무리 영리해도 현명함만 못하니

경험이 받치지 못하면 가볍기만 할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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