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시조

남한산성 성곽돌기

임기종 2024. 5. 11. 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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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산성 성곽돌기

 

힘없어 당한수모 구석마다 배어있어

빛바랜 돌이끼가 눈물 자욱 같은데

무너진 성벽아래로 철쭉꽃이 붉더라.

 

그날 일 새기면서 땀 흘려 걷는 길이

병자란 쓰린 과거 묻혀있는 바로 그 길

막걸리 잔 높이 드니 그날 일이 아프다.

 

오르막 내리막길 숨 가쁜 헐떡임이

애타는 인조임금 통곡소리 같아서

등산객 진한 땀 아래 모두 고개 숙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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