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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산 아래 어느 마을에 여인네 셋이 모여 길쌈을 하다가 밤이 으슥해지자 두견새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하품을 하던 한 여인이 일손을 놓고
'우리 심심한데 남정네들이 기생집에서 하는 것처럼 두견새 울음으로 글을 지어 보자' 는 제안을 하자 마침 무료하던 차에 잘됐다며 두 여인네도 반겼다.
한 여인이 먼저 '금언한촉소(禽言恨蜀小)'라고 지었다.
왜 촉소(蜀小)라고 지었느냐고 물으니
"옛날에 촉나라가 있었는데 그 나라가 너무 작고 힘이 없어 망하는 바람에 그것을 한탄하여 '촉소촉소' 하고 운다"
고 했다.
두번째 여인이
"뭘 옛날 고사까지 들먹이며 글을 짓는가.나는 '금언한정소(禽言恨鼎小)' 로 지었지요. 우리집 솥이 적으니 두견이가 '솥적다 솥적다'하는것 같지 않아요?"
고 하자 가만히 듣고만 있던 세번째 여인이 무릎을 탁 치며
"나는 '금언한양소(禽言恨陽小)' 로 지었소 . 무슨 뜻인고 하니. 우리 집 서방 좆이 적으니 '좆적다 좆적다' 하고 운다는 말이오"
실제로 두견새(소쩍새) 울음소리에 이런 전설이 있다.
옛날, 가난한 집에 시집온 며느리가 있었는데 못된 시어미가 우리집은 밥솥이 적어 밥이 없다며 며느리 밥을 주지 않자, 결국 며느리가 굶어 죽는다. 죽은 며느리가 새가 되었는데 밥을 못먹고 죽은 것이 한이되어 '솥적다. 솥적다' 하고 운다는 것이다. 이 말이 요즘의 소쩍새가 되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