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한 촌에 대머리에다 육손을 가진 약간 쳐지는 외동아들 노총각이 있었는데, 그 노모가 어찌어찌 애를 써서 건너 마을 째보처녀한테 장가를 들게 하였다.
아들이 워낙 철없고 순박한지라 첫날밤 거사가 못내 미덥잖은 노모는..
첫날밤.
"야야, 니 몸에서 젤로 부끄러븐기 뭐꼬? 고거를 오늘 밤에 니 색시 몸에서 젤로 부끄러븐데다가 갖다대고 자야된데이"
이렇게 넌즈시 귀 뜀을 한 후 신방으로 들여보냈다.
다음날 아침 부시시한 모습으로 방문을 나서는 아들에게...
"그래...잘 잤드나?"
"어데..어무이 땜에 잘 못잤다. 내 육손을 각시 코밑에 밤새두록 대고 잘라카이 잠이 오겠드나..."
이 아들..평소에 육손이 무척 부끄러웠던 모양이다.
둘쨋날 밤. 조금 더 구체적으로...
"야야, 육손말고 더 부끄러븐데 또 않있나? 고거를 니색시 오줌 누는데다가 대고 자그래이"
다음날 아침. 어제보다 더 꺼칠해진 모습으로 아들이 나오길래
"그래...잘잤드나?"
"어데..더 못잤다. 머리를 요강에다가 꺼꾸로 쳐박고 자라카믄 어무이는 잠이 잘 오겠드나?"
세쨋날 밤. 이런 방법으론 않되겠다 싶은 노모.
"야야, 온 지녁에는 말이다...(소곤 소곤....?)"
다음날 아침. 방문을 나서는 아들에게 잘하면 일년후 쯤 떡두꺼비같은 손주 놈
안아볼 수도 있겠다 싶은 기대에 찬 눈으로 쳐다보며.... 노모가 묻는다.
"그래..어제 밤에는 잘 잤드나?"
"그래 잘잤다. 그런데 어무이, 어제 밤에 내 각시캉 내캉 약속 안했나. 요로케 조은거는 맨날하믄 아까브니께 애끼애끼 놔돟다가 설 명절캉 추석 명절에만 하자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