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시조 1424

운명(運命)

운명(運命) 삶이란 무엇이고 죽음은 무엇인가 숨 쉬면 사는 거고 멈추면 죽는 건데 찰라로 나눠진 순간 그 경계는 어딜까. 평생을 안달하며 붙들고 살던 목숨 죽음이 내친 후에 그 생(生)은 어디갔나 삶이란 산(生)자 가슴에 그리는 그림 한폭. 순간을 알 수 없는 영과 육의 분리(分離)에 동행할 수 없는 길을 생각이 따라 간다 죽음은 그런 것인가 남은 자의 탑(塔)쌓기.

현대시조 2021.05.25

여수의 맛

여수의 맛 서대 회 새콤 달콤 장어탕 얼큰 매콤 샛서방 챙겨주는 금풍생이 통구이 박하지 게장 속에는 밥도둑이 숨었다. 좌판에 펼쳐있는 갖가지 생선 욕심 값싸고 푸짐해서 보따리 커져갈 때 새롭게 깨달아지는 여수 만의 정겨움. 반찬이 수십가지 상차림 한식뷔페 식대를 치루면서 주인을 걱정한다 정겹고 그리운 맛에 다시 찾는 여수항 . (금풍생이: 군평선이의 사투리. 이 생선을 샛서방고기라 부르는데 미운 서방은 안주고 예쁜 샛서방에게만 챙겨 준다고 함)

현대시조 2021.05.20

해남 땅 끝에 서다

해남 땅 끝에 서다 여기가 끝이라고 더 이상 못 간다고 한걸음 내딛으면 돌아올 수 없다며 막아선 파도를 보며 머뭇대고 있었다. 살아온 세월동안 못가 본 끝이 여기 생각 속 그린 곳이 이렇게 평범하니 땅 끝은 낭떨어지도 육지 끝도 아니더라. 생각을 바꾸면은 시작도 끝이 되고 상상을 하다보면 평지도 절벽되니 모두가 마음이 하는 걸 이제서야 깨닫다.

현대시조 2021.05.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