썰물과 밀물 썰물과 밀물 아직도 못 다한 말 조금은 남은듯해 저 물이 빠지기를 간절히 바랐어요 바닷가 백사장위에 짧게 한줄 쓰려고. 어렵게 쓴 글인데 냉정히 쓸어버려 발자국 하나까지 하얗게 지우더니 모두가 지나간다며 철썩이고 있더이다. 현대시조 2021.05.12
괜한 눈물 괜한 눈물 내년에 대학가는 손녀가 글을 썼다 그런데 왜 이렇게 눈물이 나는 걸까 칠십년 살아온 이유 이제서야 알겠다. 어쩔 수 없는 인연 천륜은 있나보다 절절한 글을 읽다 또 눈물을 닦는다 어버이 날 하루정도는 꼭 있어야 하겠다. 현대시조 2021.05.09
산책길 친구 산책길 친구 산책길 함께하는 친구가 셋이 있다 언제나 곁을 하는 스케치북 한권과 길에서 기다려주는 접시꽃과 뽕나무. 겨우내 어디갔나 궁금해 하던 차에 봄되니 슬금슬금 내미는 작은 손들 접시꽃 커가는 모습 스케치를 해본다. 송송히 달려있는 까맣게 익은 오디 한여름 산책길에 작은 기쁨 되었지 올해도 오디 익기를 봄부터 기다린다. 현대시조 2021.05.09
낡은 우체통(동시조) 낡은 우체통 큰길가 우체통이 배가 엄청 고프대요 굶은지 오래인데 밥을 주지 않는대요 인터넷 휴대폰에게 직장도 뺏겼는데. 빛바랜 그 모습이 안쓰러워 보여요 나이가 많아져서 버티기 힘들지만 누군가 찾아 올까봐 떠날 수가 없대요. 현대시조 2021.05.08
물안개 물안개 수묵화 펼쳐논 듯 호수 위 그림 한폭 산마루 잠겨있고 가던 구름 걸렸다 이 절경 누가 볼세라 피오르는 물안개. 천애의 절벽위에 펼쳐진 진경산수 고목의 매화꽃이 수줍어 붉게피니 그 절경 간직할세라 피오르는 물안개. 현대시조 2021.05.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