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시조 1426

선자령

선자령 바람 길 막아서서 지내온 억겁세월 굽은 허리 못펴고 다져온 저 눈밭은 한가닥 꿈을 그리며 지켜 낸 고갯마루. 조급해 말라는 듯 푸욱 푹 빠지는 발 들리는 물소리에 가는 귀 의심할 때 선자령 하얀 봉우리 새삼 높아 보인다. 억세게 다가서면 못 이긴 듯 굽혀주고 오름세 약해지면 가만히 허리 펴니 세상사 그런 것인 걸 여지껏 몰랐더라. 흰 구름 내려앉아 세상이 환해지면 이기지 못한 의욕 불타는 가슴여도 굽혀진 그림자 만은 일어설 줄 몰라라.

현대시조 2021.03.02

인생은 원(圓)입니다.

인생은 원(圓)입니다. 평생은 원(圓)입니다 맞아야 이룹디다. 태어나 죽는 것은 원(圓)의 완성이지요 완성은 작은 원(圓)들이 이루어낸 흔적입니다. 커다란 큰 원(圓)에는 작은 원(圓)이 하 많아요 찰라에 하나짜리 백년에 하나짜리 그중에 작은 하나도 없어서는 안됩니다. 우리가 살아오며 큰 원(圓)만 생각하고 조그만 원(圓)들은 무심히 보았지만 작은 게 정성껏 모여야 평생이란 원(圓)됩디다.

현대시조 2021.02.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