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으른 자는 꿈만 꾸다가 만다 게으른 자는 꿈만 꾸다가 만다 할 일이 태산인데 다음에 한다면서 모래가 움트냐고 여유가 만만하다 그깟 것 내일 하면 돼 오늘은 꿈만 꾼다. 눈앞에 해야할 일 아직도 산더민데 식은 죽 먹기라고 허풍을 쳐대면서 푹 쉬고 내일 하면 돼 그렇게 꿈만 꾼다. 현대시조 2021.03.21
봄이 오다 3 봄이 오다 3 새벽녘 산책길에 처음인 듯 생소함 흐릿해 눈 비비니 희미한 연두 색깔 갯가의 버들가지에 오던 봄이 걸렸다. 고요한 개울물에 동그란 파문일어 무얼까 궁금해서 사방을 둘러보다 왜가리 아침 명상(瞑想)을 방해하고 말았다. 현대시조 2021.03.20
봄이 오다 봄이 오다 엊그제 보았던 건 지금 네가 아니야 얼마나 싸늘한지 겁이나 떨었는데 오늘은 왜 이리 변했어 따스하게 대하니. 아니야 정말 아냐 네가 분명 아니야 그렇게 쌀쌀맞게 매정히 굴어놓고 갑자기 왜 이러시나 포근하게 감싸니. 현대시조 2021.03.18
무소유 무소유 하늘을 우러르며 이제는 비우리라 눈감고 다짐하다 나 몰래 눈을 뜬다 어딘지 허전한 듯한 느낌 조금 남아서. 욕심을 버려야지 이제는 버려야지 다짐을 몇 번해도 어딘지 허전하다 무언가 아쉬운 듯한 마음 조금 남아서. 현대시조 2021.03.13
게으른 자의 후회 게으른 자의 후회 안하면 안되는데 지금 해야 되는데 모래가 움이 트나 쉬었다 내일하자 그러다 그러다보니 세월 금방 가더라. 극작가 버나드 쇼 묘비명이 이랬다 ‘우물쭈물 하다가 내 이럴 줄 알았지’ 무덤에 누워있으니 이제 후회 되는 갑다. 현대시조 2021.03.13
이매탈 이매탈 본다고 보았을까 듣는다 들었을까 가면 뒤 감춘 속내 뉘라서 안다할까 허허허 웃는 나더러 속없다 말을 마소. 한세상 살아가며 이만 지혜 있을까 하늘을 올려보며 실없이 웃어대니 바보 탈 바라보는 이 모두가 따라 웃소. 현대시조 2021.03.12
돈키호테와 선자령 돈키호테와 선자령 오를 데 없다면서 이제 그만 오르라며 바람이 막아선 길 헤치며 다가서니 정상에 버티고 서있는 거인들이 보인다 . 호위병 양떼들은 어디로 사라졌나 라만차 들판에는 산초의 동료들뿐 선자령 거닐던 공주 구름 속에 숨었다. 현대시조 2021.03.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