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시조

아~ 6.25

임기종 2015. 6. 25. 1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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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25

 

천둥 우레소리에 지축이 흔들릴 때

형제의 피 갈구하며 입을 벌린 마귀들

귀곡성 울리는 소리 그날 새벽 들렸다.

 

철없고 순진했던 남녘의 민초들은

악마가 내친 발에 창시가 터져나고

갈갈이 찢어진 사체 반도에 뿌렸더라.

 

만고에 없던 일이 내 땅에서 일어나

제 형제 죽여대니 피난길이 천리라

굶주려 지나온 길은 고통 속에 묻혔고.

 

그날을 거울삼아 지켜야 할 이 산하를

골빈 무지랭이 서푼 아량 베풀다가

간땡이 키워준 꼴이 연평도가 불바단가.

 

천안함 우리자식 물 밑에 수장하고

얼마나 기도했나 머리숙여 돌아보자

잊으면 죽음이란다. 뼈속 깊이 새겨야.

 

실성해 돌아버린 마귀의 탈을 쓰고

천추에 한이 될 만행까지 저질러도

여지껏 명을 주다니 하늘도 무심하지.

 

제 부모 제 형제가 굶주려 죽어가도

남쪽 하늘 버섯구름 그렇게 보고 싶나.

때려서 고칠 수 있다면 그래서라도 고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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